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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기적 - 반칠환
새해에 부치는 시 /김남조
첫 눈뜸에
아득한 날에
새해/황갑윤
새벽에 일어나 파란 하늘을 본다
이슬에 목을 축인 숲들 사이로
방금 배달된 갓-구운-365일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해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나 또한 해로 들어간다
우리가 서로 안에 들어가지 않는
그런 순간은 없다
정월초하루의 우렁찬 발소리
자욱한 새벽의 기운에
가슴이 가득차서 터질듯하다
해야 솟아라
바다마저 흔들리고 땅마저 요동치도록
힘차게 솟구쳐라
그리하여 마셔도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여명의 빛으로 멈추게 하라
뜨겁게 박동치는 심장은
새 삶의 부활을 위해
붉은 피를 끓이고 있다
새해의 시 / 김사랑
새 날이 밝았다
오늘 뜨는 태양이
어제의 그 태양은 아니다
겨울 산등성이로 불어가는 바람이
지난 밤에 불던 바람이 아니다
독수리는 하늘 높은 곳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땅에 꼿았다
산양은 절벽의 바위를 뛰어 올라
산정을 향한다
우리가 꾸는 행복은
내일을 향해 뻗어있고
사랑하는 심장은
겨울에도 장미처럼 붉었나니
이루지 못할 꿈은 어디에 있던가
나의 하루의 삶이
나의 인생이 되듯
흘러지난 세월은 역사가 되나니
다시 나의 소망을 담아 꿈을 꾸나니
가슴은 뜨겁고
나의 노래는 날개를 매단듯 가볍다
이 아침에 돋는 태양을 보라
이글거리며 타는 태양은
나를 위해 비추나니
고난 속에 시련이 온다해도
나 이겨 내리니
그대 소망하는 바 더디게 올뿐
언젠가 다 이루어 지리니
우리 함께 달려 가보자
"설날"에 대한 시모음 - 10편
1.)설날 - 최경신
아직 살아 새해를 맞으니 고맙다
내 앞에 엎드린 너희들의 듬직한 등이 너희 서로를 바라보는 가슴들이 따뜻해서 고맙다
이것 줘서가 아니고 저것 줘서가 아니고 세상을 바르게 살아 줘서 고맙다
너희가 있는 자리에서 너희가 받는 신뢰와 사랑과 칭찬이 하나같이 이 어미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 주니 이 보다 더 큰 효 어디 있으리
이런 나날이 있어 내 사람이 고맙다
3)설날 전야/이재무
아부지와 엄미가 죽고 나서 맏이인 내가 제사 모셔온 지 시오년이 넘는다 오늘은 설날 전야 동생네 식구들을 데리고 중국집에 간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저녁을 먹는다 숟가락 젓가락 소리 높고 맑고 환하다 생활은 빨지 않은 이불처럼 눅눅하고 무거운 법이지만 모처럼 이산을 살아온 가족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덕담을 하고 집 떠나 돌아오지 않는 살붙이들 하나하나 떠올리며 호명하다 보면 영하권의 추위도 무섭지 않고 또, 마음은 금세 더운 국물과 함께 후끈 달아오른다
2
돌아와 아홉 시 뉴스를 본다 화면 속으로 모천회귀하는 연어떼 같은 귀성차량 행렬이 어지럽게 지나고 천장에 매달려 곰팡이냄새를 피우는 시골집 오래된 메주같이 누렇게 뜬 얼굴들 클로즈업 되고 있다 '6개월 체불임금 돌려 달라' 절규하는, 연변에서 온 저, 비늘 떨어지고 지느러미 상한 연어들! 달게 먹은 저녁 늦도록 내려가지 않아 더부룩한 아랫배 하릴없이 문질러대다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벌린 입 다물지 못하는 아내에게 벌컥 화를 내며 소화제를 찾는다
4) 설날가는 고향 길 / 오광수 *
설날 아침에 (김 남주)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 그릇에도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 아침이라그런지 까치도 한 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뭣하러 왔나 때때옷도 없고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마을에 이제 우리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형이 주눅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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