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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시모음
2016년 02월 08일 03시 31분  조회:4450  추천:0  작성자: 죽림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 뛰듯
    건너 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옷 입고
    아니, 헌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굴러라 발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 새해 아침 - 송수권

    •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꺠긋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 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듯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눈부신 소금곷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서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새해의 시 1 - 이동순

    새해가 왔는가
    미처 맞이할 겨를도 없이 불쑥
    들이닥친 길손처럼 새해는 와 버렸는가

    어제 방구석에 쌓인 먼지도 그대로
    내 서가의 해방기념시집의 찢어진 표지
    그 위를 번져 가는 곰팡도 아직 못 쓸고 있는데
    새해는 불현듯 와 버렸는가

    파헤쳐 놓은 수도공사도 끝내지 못했는데
    태어나리라던 아기예수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는데
    여지껏 나무에 대룽대룽 매달려
    애잔한 잎들은 팔랑이는데
    못다 쓴 원고뭉치는 그대로 밀려 있는데
    미처 남쪽으로 떠나지 못한 새들도 있는데
    불현듯 불현듯 새해는 왔는가

    기다리던 첫눈도 나리지 않고
    적적한 마당귀를 덮고 있는 김장독 이엉 사이로
    시궁쥐만 분주히 쏘다니는데

    새해는 왔는가
    헛꿈을 잔뜩 안고 돌아와 저 혼자 설레이는
    놈팡이처럼 새해는 왔는가 와서 무얼 하려는가

    모듬판에서 돌아오는 밤
    이미 자정을 넘겨 볼에 스미는 찬 기운
    텅 빈 호주머니와 마음 속으로
    아무거나 새것이라면 마구 채워야 하는 걸까

    해마다 와서 속절없이 가 버리는 것이
    새해일까 나라는 깨어지고 깨진 틈서리는
    서로 붙을 생각조차 품지 않는데
    보리싹 파릇파릇 움 틔우는 저 들판이
    후루룩 겨울참새를 허공에 뿌리는 그 속마음은
    무엇일까

 

 새해에 부치는 시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 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기름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의 생명인 우리네 영혼 안엔

 

사철 자라나는 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

 

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 날마다

 

주님의 음식상에 바치게 하옵소서

 

 새해/황갑윤

 

 

새벽에 일어나 파란 하늘을 본다
이슬에 목을 축인 숲들 사이로
방금 배달된 갓-구운-365일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해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나 또한 해로 들어간다
우리가 서로 안에 들어가지 않는
그런 순간은 없다

 

정월초하루의 우렁찬 발소리
자욱한 새벽의 기운에
가슴이 가득차서 터질듯하다

 

해야 솟아라
바다마저 흔들리고 땅마저 요동치도록
힘차게 솟구쳐라
그리하여 마셔도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여명의 빛으로 멈추게 하라

 

뜨겁게 박동치는 심장은

새 삶의 부활을 위해

붉은 피를 끓이고 있다

 

새해의 시 / 김사랑

 

새 날이 밝았다
오늘 뜨는 태양이
어제의 그 태양은 아니다
겨울 산등성이로 불어가는 바람이
지난 밤에 불던 바람이 아니다

독수리는 하늘 높은 곳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땅에 꼿았다
산양은 절벽의 바위를 뛰어 올라
산정을 향한다

우리가 꾸는 행복은
내일을 향해 뻗어있고
사랑하는 심장은
겨울에도 장미처럼 붉었나니
이루지 못할 꿈은 어디에 있던가

나의 하루의 삶이
나의 인생이 되듯
흘러지난 세월은 역사가 되나니
다시 나의 소망을 담아 꿈을 꾸나니
가슴은 뜨겁고
나의 노래는 날개를 매단듯 가볍다

이 아침에 돋는 태양을 보라
이글거리며 타는 태양은
나를 위해 비추나니
고난 속에 시련이 온다해도
나 이겨 내리니
그대 소망하는 바 더디게 올뿐
언젠가 다 이루어 지리니
우리 함께 달려 가보자


"설날"에 대한 시모음 - 10편

 

 

1.)설날 - 최경신

 

아직 살아 새해를 맞으니 고맙다

 

내 앞에 엎드린 너희들의 듬직한 등이

너희 서로를 바라보는 가슴들이

따뜻해서 고맙다

 

이것 줘서가 아니고

저것 줘서가 아니고

세상을 바르게 살아 줘서 고맙다

 

너희가 있는 자리에서 너희가 받는

신뢰와 사랑과 칭찬이

하나같이

이 어미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 주니

이 보다 더 큰 효 어디 있으리

 

이런 나날이 있어 내 사람이 고맙다

 

 

 

2.)설날 아침에 - 김종길

설날 아침에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3)설날 전야/이재무

 

아부지와 엄미가 죽고 나서

맏이인 내가 제사 모셔온 지

시오년이 넘는다 오늘은 설날 전야

동생네 식구들을 데리고 중국집에 간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저녁을 먹는다

숟가락 젓가락 소리 높고 맑고 환하다

생활은 빨지 않은 이불처럼 눅눅하고

무거운 법이지만 모처럼 이산을 살아온

가족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덕담을 하고

집 떠나 돌아오지 않는 살붙이들

하나하나 떠올리며 호명하다 보면

영하권의 추위도 무섭지 않고 또, 마음은

금세 더운 국물과 함께 후끈 달아오른다

 

 

2

 

돌아와 아홉 시 뉴스를 본다

화면 속으로

모천회귀하는 연어떼 같은

귀성차량 행렬이 어지럽게 지나고

천장에 매달려 곰팡이냄새를 피우는

시골집 오래된 메주같이 누렇게 뜬

얼굴들 클로즈업 되고 있다

'6개월 체불임금 돌려 달라'

절규하는, 연변에서 온 저,

비늘 떨어지고 지느러미 상한 연어들!

달게 먹은 저녁 늦도록 내려가지 않아

더부룩한 아랫배 하릴없이 문질러대다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벌린 입 다물지 못하는

아내에게 벌컥 화를 내며 소화제를 찾는다

 

 

4) 설날가는 고향 길 / 오광수 *


내 어머니의 체온이
동구밖까지 손짓이 되고
내 아버지의 소망이
먼길까지 마중을 나오는 곳

마당 가운데 수 없이 찍혀있을
종종 걸음들은
먹음직하거나 보암직만해도
목에 걸리셨을 어머니의 흔적

온 세상이 모두 하얗게 되어도
쓸고 또 쓴 이 길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아도
종일 기다렸을 아버지의 숨결

오래 오래 사세요.
건강하시구요
자주 오도록 할께요
그냥 그냥 좋아하시던 내 부모님.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요?
내 어머니, 내 아버지

 

설날 아침에

(김 남주)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 그릇에도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 아침이라그런지

까치도 한 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뭣하러 왔나

때때옷도 없고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마을에

이제 우리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형이 주눅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 눈 부셔라

      저 아침
      새벽길을 내쳐 달려와
      세세년년의 산과 들,
      깊은 골짝을 돌고 돌아
      넉넉한 강물로 일어서거니
      푸른 가슴을 풀고 있거니
      이슬, 꽃, 바람, 새
      온통 그리운 것들 사이로
      이 아침이 넘쳐나거니
      남은 날들의 사랑으로
      오래 눈부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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