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 안녕?- 따끈따끈한 아침 詩 한잔]- 풍경
2016년 03월 14일 08시 07분  조회:3862  추천:0  작성자: 죽림

달력에 기억하고 싶은 생일을 써넣는 일로 한 해를 시작해요. 멀어진 사람, 몇 백 년 전 사람의 생일도 있어요.

양력이면 요일이 새삼스럽고 음력이면 날짜가 새삼스럽죠. 생일을 써넣어야 한 해의 달력이 도착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뭐 생일이 별 거라고, 엄마가 잘하는 말이에요. 특히 본인 생일을 그리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식들 생일은 일찌감치부터 챙깁니다. 엄마 말대로 생일이 뭐 별 거라고…. 별 거는 아닌데 반짝반짝, 따끔따끔 마음이 생겨나는 날입니다. 당사자보다 축하해주는 사람이 환해지는 날이니, 생일인 사람이 자신의 생일을 선물해주는 날인지도 모르겠어요.

누구나 한 번 가는 길을 내가 어슬렁어슬렁 갈 수 있는 것은 싱그러운 거목 때문입니다. 멀리 가도 거목이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언덕은 아름답습니다. 나도 환합니다. 천천히와 어슬렁은 잘 어울립니다. 거목들은 처음 생겨난 곳, 연한 그곳을 잊지 않습니다. 거목이 고목이 되지 않는 비결이기도 하겠지요.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악기를 가진 아이와 손쥐고 가는 것은 누구일까요? 나일까요? 거목일까요? 언덕일까요? 아이 자신일까요? 어쩌면 거목과 나와 아이와 언덕은 서로가 있어 점점 더 길어지는 손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말개질 때까지 씻긴 언어라서 김종삼 시를 청교도적이라고 하지요. 김종삼 시는 말을 덧붙이기 어려워요. 다만 너무 조용하죠. 생일처럼요.

생일이라는 풍경. 들리지 않는 악기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이를 만나러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이 만들어집니다. 모두가 숨죽였을 때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행이에요. 일 년에 한 번씩 생일이 돌아와서요. 당신의 처음 시간에 닿아볼 수 있어서요. 되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도 괜찮아요. 당신이 있잖아요.

생일의 풍경. 어둠 속에서 케이크에 켜진 촛불을 막 끄려는 순간처럼 ‘너무 조용’해도 괜찮아요. 오늘은 당신의 생일입니다.

/ 이원 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63 [안녕?- 아침 詩 한송이]- 미친 약속 2016-03-10 0 4037
1162 <노을> 시모음 2016-03-10 0 4841
1161 詩作初心 - 시의 제목 잘 선별하기 2016-03-10 0 5100
1160 詩作初心 - 시는 두겹으로 그림을 그려라 2016-03-09 0 5532
1159 詩作初心 - 시는 20행이하로... 2016-03-09 1 6852
1158 <개> 시모음 2016-03-08 0 4314
1157 [안녕?- 아침 詩 한송이]ㅡ 봄소동 2016-03-08 0 4005
1156 "나는 단어를 찾는다"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 2016-03-07 0 3656
1155 [동시야 놀자]- 지각 대장 싸움 대장 2016-03-07 0 4091
1154 [동시야 놀자]- 쫑마리 2016-03-07 0 3642
1153 [동시야 놀자]- 오줌싸개 지도 2016-03-07 0 4151
1152 [동시야 놀자]- 아름다운 국수 2016-03-07 0 4242
1151 [동시야 놀자]- 까만 밤 2016-03-07 1 4179
1150 [동시야 놀자]- 봉숭아 2016-03-07 0 4197
1149 [안녕?- 아침 詩 두송이]- 들깨를 터는 저녁 / 뜨개질 2016-03-07 0 4421
1148 {안녕? - 아침 詩 한송이} - 白石 詩 2016-03-06 0 5322
1147 詩作初心 - 좋은 시를 모방하되 자기 색갈 만들기 2016-03-06 0 7842
1146 詩에서 상상은 허구, 가공이다... 2016-03-04 0 5002
1145 {안녕?- 아침 詩 두송이} - 나무들의 목소리 2016-03-04 0 4256
1144 詩는 그 어디까지나 상상의 산물 2016-03-04 0 4567
1143 [아침 詩 두수] - 황지우 시 두수 2016-03-03 0 4469
1142 산문시가 산문이 아니다라 詩이다 2016-03-03 0 4613
1141 산문과 산문시의 차이 알아보기 2016-03-03 0 4763
1140 산문시와 산문을 구별해보자 2016-03-03 0 4179
1139 "시의 본질" 이라는 거울앞에 서보자 2016-03-03 0 4142
1138 독자가 없으면 詩는 존재할수 있다... 없다... 2016-03-03 0 4559
1137 밀핵시(密核詩)란? 2016-03-02 0 4601
1136 [아침 詩 한수] - 내가 뜯는 이 빵 2016-03-02 0 4075
1135 눈물보다 독한 술은 없다... 있다... 2016-03-02 0 4029
1134 詩의 천하루밤 2016-03-02 0 4084
1133 詩作初心 - 독자 없는 시대를 독자 있는 시대로... 2016-03-02 0 4499
1132 詩作初心 - 詩를 읽는다는것은... 2016-03-01 0 4244
1131 詩作初心 - 한편의 시를 탈고하기 위하여... 2016-03-01 0 5081
1130 [아침 詩 한수] - 어떤 평화 2016-02-29 0 4591
1129 詩作初心 - 좋은 詩 없다... 있다... 2016-02-26 0 4322
1128 詩作初心 - "詩의 본질"이라는 거울앞에서ㅡ 2016-02-26 0 4329
1127 [아침 詩 두수] - 늙은 꽃 / 기적 2016-02-26 0 4221
1126 [아침 詩 한수] - 가벼운 농담 2016-02-25 0 4296
1125 민족시인들을 찾아서... 2016-02-25 0 4873
1124 詩作初心 - 詩의 출발은 사춘기, 고정관념 벗어나기 2016-02-24 0 4392
‹처음  이전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