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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것이 참 묘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풀어 주기도 하고 맺히게도 하고, 긴장을 풀고 혈액 순환을 도와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아니면 무리한 음주로 인하여 역으로 건강을 해치기도 하고
그 한계가 사람마다 다르고 술 먹는 환경에 따라 다르고
그 날 몸 상태에 따라 다르고 다른 것 같습니다.
예부터도 술 주량은 대장부의 자격을 검증하는 척도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술 못하면 졸장부 취급을 당한 사례들도 적지 않죠.
물론 예외적 상황도 존재하여 반증을 하기도 했지만,
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듯싶습니다.
먼저 술 하면 중국 당나라 시선인 이백(자:태백,호:청련거사)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술 한잔에 시 한 수를 짓는다 하여 유명해진 시인이지요. 이백이 쓴 유명한 월하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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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의 술사랑
당대최고의 시성으로 불리였던 이백과 두보
신비로운 달을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태백의 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달을 손으로 잡으려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 낭만적인 전설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가 얼마나 술을 멋있게 즐겼는가를 말해준다.
이태백보다 11세 연하인 당대의 시인 두보 역시 술의 시인으로 후에 시성, 주성으로 불리었다. 두보는 조정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달아갈 때마다 곡강의 주막에 들러 옷을 맡기고 취하도록 마셨다.
외상 술값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가는 곳마다 빚투성이였다. 그러나 그는 70세까지 사는 사람은 예로부터 드물기 때문이 이 짧은 인생의 한때나마 술을 마시고 세상의 번뇌를 잊는다는 것 또한 즐겁다고 노래했다. 이러한 인생관이 표현된 구절이 바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이다. 후에 사람들은 이 구절에 있는 ‘옛 고(古)’자와 ‘드물 희(稀)’자만 빼서 칠순
나이를 고희라 하고 칠순 잔치를 고희연이라 불렀다.
※月下獨酌1(월하독작)-이태백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으면
하늘에 酒星(술별)이 없을 것이며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으면
땅에 응당 酒泉(술샘)이 없어야 하리
하늘도 땅도 원래 술을 좋아하거니
술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노라
이미 듣기로 청주는 성인에 비할만하고
거듭 말하거니와 탁주는 현인과 같아라
성인도 현인도 이미 다 마셨거늘
꼭 신선을 구해야 할 이유 무엇인가
석 잔이면 대도에 통하고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 될지니
애오라지 취중의 뜻 알았거든
술 안 마시는 자에겐 전하지도 말게나
※月下獨酌2-이태백
꽃 새에 놓인 술 한 동이
따라주는 친구도 없이 홀로 마시노라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그림자 대하니 세 사람 되었고녀
달이야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거늘
그림자만 부질없이 날 따라 마셔대누나
잠시 달과 그림자 벗되어 노니나니
모름지기 행락이 봄과 함께한 듯 흥겹고야
내 노래 소리에 밝은 달 머뭇거리고
내 춤 그림자 어지러운듯 흔들리매라
취하기 전 우리 함께 즐거움 나눴지만
취한 연후엔 각기 흩어져 헤어질지니
주고받은 정 없어도 맺은 인연 영원하여
아스라한 미리내에서 상봉 기약할거나.
※月下獨酌3-이태백
3월이라 함양성에
온갖 꽃 백주의 비단 같은데
무엇이 봄날 홀로 슬프게 하는가
이럴 때 대하기 쉬운게 그저 술이라
수양이 부족하면 궁통이 허락되니
조화로움이 예로부터의 천품일세
한 통의 술이 생사를 가르거늘
세상만사 참으로 알기 어렵네라
술에 취해 천지 분간 못하고
널부러진듯 쓰러져 홀로 자노라면
내 몸 있는 것도 모를지나
이 즐거움이 진실로 으뜸이로고.
※月下獨酌4-이태백
근심 걱정은 천 갈래 만 갈래
빛 고운 술은 삼백 잔뿐이로다
근심은 많고 술은 비록 적지만
술잔 기울이면 근심 오지 않으니
술 좋아하는 이유 짐작 하리라
술 좋아하면 마음이 절로 열릴진대
녹봉도 마다하고 수양산에 은거하며
처지 곤궁하면서도 굶주린 안회여
살아생전 술 마시기 좋아하지 않고
헛된 이름 남긴들 무슨 소용 있던가
게의 집게발이 바로 금액이요
술지게미 더미 무릇 봉래산이어라
모름지기 빛 고운 술까지 마셨거늘
높은 대에서 달을 타며 취해 보리라
이백과 달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는 한판 향연...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저녁 달 밝은 밤에 혼자 술을 마십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봄날 저녁 한잔의 술이란 보약과 같죠.
삼라만상이 다 내 것이고 자연 속의 나는 자연이 되고
내속의 자연은 내가 되는 풍물 그 자체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요?
혼자 술 마실 수 있어야 진정한 주당이라 했는데
이백은 그 경지를 넘어선 것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달과 자신의 그림자와 술을 마시다니 그리고 같이 놀기도 하니 그 붓놀림이 놀랍기만 합니다.
또한 천지인이 하나됨을 느끼니 술의 기운이 놀랍기만 합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사이로 비추는 달빛을 바라보며, 한잔 하는 술! 아름답지 않나요? /
’사귐 길이 맺어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나기를’ 이란 표현에서 이것도 인연인데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는 모습에서 법정스님의 ‘一基一會(일기일회)’가 생각납니다.
한번의 소중한 만남과 단 한번의 주어진 기회라는 말인데 한번의 만남이 되는 이 인연이
너무나 소중하고 뜻 깊은 기회이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 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는 잠언이기도 합니다.
시인들이 노래하는 술 시(詩);ㅡ
너무나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있는 조선 중기 문신이며 시인인 정철(호: 송강)의
최초의 사설시조인 <장진주사( 將進酒辭)>...
장진주사(將進酒辭)>
<장진주사(將進酒辭)>
(송강 정철)
한 잔 먹새 그려 또 한 잔 먹새 그려
곳 것거 算(산) 노코 無盡無盡(무진무진) 먹새 그려
이몸 주근 후면 지게 우해 거적 더퍼
주리혀 매여가나 流蘇寶帳(유소보장)의 만인이 우러네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白楊(백양)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가난비 굴근 눈 쇼쇼리 바람 불 제 뉘 한잔 먹쟈 할고
아믈며 무덤 우해 잰 나비 파람불 제 뉘우찬달 엇더리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을 꺾어 술잔 수를 꽃닢으로 셈하면서 한없이 먹세 그려
이 몸이 죽은 뒤면 지게위에 거적을 덮어
꽁꽁 졸라매 가지고 (무덤으로) 메고 가거나
아름답게 꾸민 상여를 많은 사람들이 울며 따라 가거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은백양이 우거진 숲을 가기만 하면
누런 해, 밝은 달, 가랑비, 함박눈, 회오리 바람이 불 적에 그 누가 한 잔 먹자고 하리오?
하물며 무덤 위에서 원숭이가 휘파람 불며 뛰놀 적에는 (아무리 지난 날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옛날에 유명한 의학자이신 '九仙子'라는 분이 계셨다.
하루는 나이 40 정도의 환자가 찾아 왔다. 증상이 이러했다.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 나가고 일할 의욕이 없어지며, 온몸
어차피 한번 가면 다시 못 오는 인생인데 좋은 술 먹고 즐기기에도 짧은 인생이 아닌가 싶네요.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부귀영화가 다 무엇이며,
죽고 한줌의 흙으로 가면 다 마찬가지인데 거적 덮고 가는 장사길이나 상여 타고 가는 장사길이나
다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일 것을, 욕심과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우리네 인간들에 대한
절묘한 풍자가 숨어 있지 않은가요.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갑니다. /
이런 숨가쁜 세상에 술 한잔의 여유도 없이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술은 이렇게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현대에서 술을 노래한 시인들이 많은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서정적·철학적으로 노래하는 중견시인인 오세영시인...
술보다 더 깊은 망각을 위해 마신다라는 의미는 뭘까요?
우리는 한번은 완전히 기억에서 자유롭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을까요?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이런 것에서 벗어나서
무지의 세계로의 회귀를 생각한다면 술은 그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다고 생각하며
술 그 자체의 의미 보다 깊은 뜻이 있다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막걸리를 정말 좋아 했던, ‘귀천’으로 유명한 천상병 시인...
천상병 시인의 ‘막걸리’...
막걸리라면 시골에서 밭을 메고 논물을 대고 새참을 먹을 때 곁들이는 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허기진 배에 음식처럼 먹고 꺽~ 하며 트림하는 서민의 주식이라는 생각도 들고,
가난한 대학생 때 낭만이라도 부리려면 투박한 사발에 그득그득 부어
김치전 한 조각에 삼켰던 그때도 생각이 납니다.
비 오는 날, 김치전에 막걸리 먹으며 읊는 시 한 수라면 마음까지 따뜻해 질 것 같습니다.
가난한 시인이 막걸리를 밥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 할 때가 가장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라 하죠.
하물며 가장 좋아하는 음식 먹을 때는 오죽하겠습니까.
술을 즐기는 사람이 술을 마실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마실 때를 비교한다면, 전자가 다음날 훨씬 속이 편한 것은
애주가들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닐까요?
ㅡㅡㅡ<<책과술, 항상 나누면 좋은것! 아름다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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