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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28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젊은 시인 윤동주. 그는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인이었다. 어두운 시대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시를 남긴 윤동주 그리고 그와 삶과 죽음을 함께한 송몽규를 그린 영화 [동주],- 영화 [동주]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과 강하늘, 박정민 두 배우가 그동안 하지 못한 진심을 담아 네이버 매거진에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영화 [동주]의 시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 윤동주의 영화는 왜 없을까', '누구나 다 알지만, 과연 그의 삶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의문에서 영화 [동주]를 시작했다.
윤동주를 영화화하기에 앞서 정확하게 그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그와 공존했던 가장 가까운 관계부터 살펴보게 되었고 같은 중국 용정에서 태어나 함께 일본 교토로 유학을 갔으며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함께 죽음을 맞이한, 매 순간 같은 행로를 걸어온 송몽규의 존재를 발견했다. 윤동주는 아름다운 시를 남기고 떠났기에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반면 송몽규는 윤동주처럼 결과물을 남기진 않았지만, 그 과정만큼은 아름다웠던 인물이다. 영화 [동주]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송몽규의 과정과 윤동주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살면서 죽기 전에 거창한 결과를 만들어내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정말 치열하게 그 순간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송몽규도 우리와 같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려 했든 아름다운 과정들을 겪었든 것이고 그 과정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 하나로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동주]는 결과가 아름다운, 과정이 아름다운 청년 윤동주와 송몽규의 이야기로 비롯된 것이다.
▣ 강하늘과 윤동주, 그리고 송몽규와 박정민
강하늘 : 윤동주 선생님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위대한 시인이죠. 하지만 정작 그분이 어떤 생을 살았는지는 다들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랬으니까요. 우리에게 시 작품으로만 익숙한 윤동주 선생님의 시가 어떤 시간과 아픔을 겪고 우리에게 남았는지, 또한 어둠의 시대를 산 스물여덟 청년이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았는지를 정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박정민 : 또래 배우 중에서 하늘이가 가진 이미지가 윤동주 시인의 역할과 잘 맞는 것 같아요. 또 하늘이가 영화 [쎄시봉]에서 윤동주 시인의 육촌 동생인 윤형주 선생님의 역할을 하기도 했잖아요. 이 영화는 아마 하늘이가 운명적으로 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박정민 : 처음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걸 왜 나한테 하자고 했지?' 라는 생각에 매니저한테 내가 한다고 하면 이 영화를 할 수 있는 거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너무 좋고 설렜죠. 그런데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면 긴장되는 것처럼 조금은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윤동주 묘소 안내 표지 |
명동촌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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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몽규 묘소 (이미지 출처 : 배우 박정민) |
강하늘 : 정민이 형은 대본을 받고 실제로 중국에 있는 두 분의 생가와 묘소까지 다녀왔어요. 주변을 살펴보고 혼자 고사까지 지냈다고 하더라고요. 정민이 형은 이 역할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는 능력도 마음도 갖춘 사람이었어요. 송몽규 선생님 역시 독립을 위해 온몸을 내던지셨는데 그런 열정이 정민이 형과 많이 닮아있지 않나 생각해요.
▣ 강하늘이 윤동주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강하늘 : 지금껏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을 흘린 건 [동주]가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울렁이는 감정을 느꼈죠. 저는 윤동주 선생님 앞에 '흔들림'이라는 수식을 붙이고 싶어요. 선생님의 청춘은 굉장히 뜨겁고 푸르렀기 때문에 흔들린 것 같아요. 이 작품으로 잠시나마 그 당시 시대로 돌아가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민 : 저 역시도 관객분들께서 보시고 얻는 것이 있다면 고스란히 가져가 주셨으면 하는 큰바람이 있어요. 영화 속 송몽규로 돌아가 비슷한 삶을 살았지만 다른 선택을 했던 윤동주에게 "너는 나처럼 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나는 그걸로 좋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 박정민이 송몽규 독립운동가에게 보내는 편지
박정민 : 과정이 아름다웠던 독립운동가 송몽규 선생님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연기한 진심이 관객분들께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둠의 시대에서도 별처럼 빛난 청춘 송몽규 선생님을 기억해주세요.
강하늘 : 송몽규 선생님과는 둘도 없는 벗이었지만 '나의 벗'이라는 말이 영화에선 없어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말해주고 싶어요. "나의 벗 몽규야. 그리고 나의 소중한 사람 몽규야. 고생 많았고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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