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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사전'이라는 사전이 있읍니다.
모든 사물에 관하여 사전, 도록, 도감 등을 만들 수 있읍니다.
그러나 사전에 있는 것을 무조건 받아 들이는 것은 재고해야 합니다.
시어사전은 시에서 나오는 시어를 모아서 해설을 붙인 것입니다. 편자에 따라 천차 만별한 시어사전을 만들 수 있읍니다. 시어사전에 있는 낱말을 써야 시가 되는 것이 아니며 그것을 써서 시를 지으라고 장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해설을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시인은 비유법을 많이 쓰고 신조어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시어사전에 올려집니다.
남이 쓴 신조어나 시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시인으로서 할 일이 못됩니다. 시어사전에 있는 시어들은 다른 시인이 선점해 버린 낱말입니다. 그 시인에게는 영광이지만 나에게는 수치입니다.
시어사전에 있는 시어인줄 모르고 또는 다른 적절한 낱말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쓸 수는 있어도 일부러 골라서 쓸 이유가 없읍니다.
신조어가 오래되어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쓰는 낱말이 되었을 때는 시인도 일반인의 자격으로 쓸 수는 있지만 다른 시인이 만든 신조어를 바로 따라 하는 것은 모방입니다. 창작이 아닙니다.
시인이 아닌 일반인이 시어사전에 있는 낱말을 적소에 골라 쓰면 탓할 바 못되지만 일상의 대화나 글쓰기에서는 가급적 권위있는 국어사전에 있는 보편어를 쓰는 것이 제격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일상어,보편어에만 매달리면 안됩니다.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 입니다. 관중에게 언제나 똑 같은 마술을 보여 주어서는 안됩니다.
꾸준히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언어를 기술적으로 갈고 다듬는 것이 시인의 특기요,권리이면서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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