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 김주완(1949~)
저 방, 들고 나는 자
누구든
나를 밟고 드나드시라
나는 침묵하는 받듦이니
참으로
밟을 자만 밟을 것이라
“세계 안에 존재한다(세계 내 존재)는 것은 타자와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하이데거) “나”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다. 시인은 자신을 “디딤돌”이라 정의한다. 말없이 타자들을 “받듦”으로 디딤돌은 비로소 존재의 의미와 이유를 갖는다. 그러나 “참으로/ 밟을 자만 밟을 것”이라는 조건은 받듦의 대상에도 선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함부로 밟을 일이 아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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