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박두진 - 해
2016년 05월 01일 18시 40분  조회:4198  추천:0  작성자: 죽림
▲ 일러스트= 잠산

 

쥐띠 해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새해가 밝았다. 현대시가 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가 밝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근심과 탄식의 소리가 멈춘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둠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에서 우리 시는 시대의 고통을 살라먹고 ‘청산(靑山)의 해’를 예감하는 첨병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

‘해’ 하면 떠오르는 시, 그것도 ‘새해’ 하면 떠오르는 시, 현대시에서 드물게 희망으로 충만한 시,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서 읽게 되는 시가 바로 박두진의 ‘해’이다. 1946년에 발표된 이 ‘해’가, 해방을 염원하던 해든 해방의 기쁨을 담은 해든, 솟지 않는 해를 향한 촉구든 솟고 있는 해를 향한 경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 해가 여전히, 지금-여기에서, 이글이글 솟구치고 훨훨훨 분방하고 워어이 워어이 불러모으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막 솟는 해처럼, 말의 되풀이는 힘차고 뜻의 개진은 꿋꿋하다. 언어가 어떻게 되풀이되고, 그 되풀이가 어떻게 노래가 되고 주술에 가까워지는가를 보여주는 시다. 

‘씻고’ ‘살라먹는’, 그 세례와 정화에 의해 날마다 생생(生生)하게 새로 뜨는 해. 그 해 아래 시를 살(生)고, 사는(生) 시를 꿈꿔 보는 새벽이다. 삶 속에서 이글이글 솟아나는 예의 그 생생지락(生生之樂)과, 시 속에서 훨훨훨 깃을 치는 시시지락(詩詩之樂)을 꿈꿔 보는 아침이다. 미움과 갈등의 시간을 버리고 강자와 약자가 워어이 워어이 더불어 상생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보는 새해다.

우리는 이제 달밤에 벌어진 상처, 눈물 같은 골짜기에서 일어난 죄악을 (불)살라 태우고 ‘앳된 얼굴’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새해야 부디 ‘늬’도 그렇게 솟아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든 희망아, ‘늬’도 꼭 그렇게 고운 해처럼 오라. 삼백예순 날의 삶아, ‘앳되고 고운 날’들아, ‘늬’들도 꼭 그렇게만 좋아라. 백년의 백년 내내 낙희낙희(樂喜樂喜)하고 럭키럭키(lucky lucky)하게!
<정끝별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63 [안녕?- 아침 詩 한송이]- 미친 약속 2016-03-10 0 4062
1162 <노을> 시모음 2016-03-10 0 4904
1161 詩作初心 - 시의 제목 잘 선별하기 2016-03-10 0 5121
1160 詩作初心 - 시는 두겹으로 그림을 그려라 2016-03-09 0 5585
1159 詩作初心 - 시는 20행이하로... 2016-03-09 1 6879
1158 <개> 시모음 2016-03-08 0 4385
1157 [안녕?- 아침 詩 한송이]ㅡ 봄소동 2016-03-08 0 4020
1156 "나는 단어를 찾는다"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 2016-03-07 0 3695
1155 [동시야 놀자]- 지각 대장 싸움 대장 2016-03-07 0 4135
1154 [동시야 놀자]- 쫑마리 2016-03-07 0 3711
1153 [동시야 놀자]- 오줌싸개 지도 2016-03-07 0 4192
1152 [동시야 놀자]- 아름다운 국수 2016-03-07 0 4263
1151 [동시야 놀자]- 까만 밤 2016-03-07 1 4208
1150 [동시야 놀자]- 봉숭아 2016-03-07 0 4219
1149 [안녕?- 아침 詩 두송이]- 들깨를 터는 저녁 / 뜨개질 2016-03-07 0 4452
1148 {안녕? - 아침 詩 한송이} - 白石 詩 2016-03-06 0 5348
1147 詩作初心 - 좋은 시를 모방하되 자기 색갈 만들기 2016-03-06 0 7874
1146 詩에서 상상은 허구, 가공이다... 2016-03-04 0 5037
1145 {안녕?- 아침 詩 두송이} - 나무들의 목소리 2016-03-04 0 4292
1144 詩는 그 어디까지나 상상의 산물 2016-03-04 0 4610
1143 [아침 詩 두수] - 황지우 시 두수 2016-03-03 0 4515
1142 산문시가 산문이 아니다라 詩이다 2016-03-03 0 4627
1141 산문과 산문시의 차이 알아보기 2016-03-03 0 4795
1140 산문시와 산문을 구별해보자 2016-03-03 0 4300
1139 "시의 본질" 이라는 거울앞에 서보자 2016-03-03 0 4209
1138 독자가 없으면 詩는 존재할수 있다... 없다... 2016-03-03 0 4603
1137 밀핵시(密核詩)란? 2016-03-02 0 4661
1136 [아침 詩 한수] - 내가 뜯는 이 빵 2016-03-02 0 4106
1135 눈물보다 독한 술은 없다... 있다... 2016-03-02 0 4046
1134 詩의 천하루밤 2016-03-02 0 4126
1133 詩作初心 - 독자 없는 시대를 독자 있는 시대로... 2016-03-02 0 4507
1132 詩作初心 - 詩를 읽는다는것은... 2016-03-01 0 4380
1131 詩作初心 - 한편의 시를 탈고하기 위하여... 2016-03-01 0 5210
1130 [아침 詩 한수] - 어떤 평화 2016-02-29 0 4614
1129 詩作初心 - 좋은 詩 없다... 있다... 2016-02-26 0 4351
1128 詩作初心 - "詩의 본질"이라는 거울앞에서ㅡ 2016-02-26 0 4342
1127 [아침 詩 두수] - 늙은 꽃 / 기적 2016-02-26 0 4296
1126 [아침 詩 한수] - 가벼운 농담 2016-02-25 0 4322
1125 민족시인들을 찾아서... 2016-02-25 0 4898
1124 詩作初心 - 詩의 출발은 사춘기, 고정관념 벗어나기 2016-02-24 0 4424
‹처음  이전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