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0월 2024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박두진 - 해
2016년 05월 01일 18시 40분  조회:3753  추천:0  작성자: 죽림
▲ 일러스트= 잠산

 

쥐띠 해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새해가 밝았다. 현대시가 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가 밝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근심과 탄식의 소리가 멈춘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둠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에서 우리 시는 시대의 고통을 살라먹고 ‘청산(靑山)의 해’를 예감하는 첨병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

‘해’ 하면 떠오르는 시, 그것도 ‘새해’ 하면 떠오르는 시, 현대시에서 드물게 희망으로 충만한 시,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서 읽게 되는 시가 바로 박두진의 ‘해’이다. 1946년에 발표된 이 ‘해’가, 해방을 염원하던 해든 해방의 기쁨을 담은 해든, 솟지 않는 해를 향한 촉구든 솟고 있는 해를 향한 경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 해가 여전히, 지금-여기에서, 이글이글 솟구치고 훨훨훨 분방하고 워어이 워어이 불러모으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막 솟는 해처럼, 말의 되풀이는 힘차고 뜻의 개진은 꿋꿋하다. 언어가 어떻게 되풀이되고, 그 되풀이가 어떻게 노래가 되고 주술에 가까워지는가를 보여주는 시다. 

‘씻고’ ‘살라먹는’, 그 세례와 정화에 의해 날마다 생생(生生)하게 새로 뜨는 해. 그 해 아래 시를 살(生)고, 사는(生) 시를 꿈꿔 보는 새벽이다. 삶 속에서 이글이글 솟아나는 예의 그 생생지락(生生之樂)과, 시 속에서 훨훨훨 깃을 치는 시시지락(詩詩之樂)을 꿈꿔 보는 아침이다. 미움과 갈등의 시간을 버리고 강자와 약자가 워어이 워어이 더불어 상생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보는 새해다.

우리는 이제 달밤에 벌어진 상처, 눈물 같은 골짜기에서 일어난 죄악을 (불)살라 태우고 ‘앳된 얼굴’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새해야 부디 ‘늬’도 그렇게 솟아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든 희망아, ‘늬’도 꼭 그렇게 고운 해처럼 오라. 삼백예순 날의 삶아, ‘앳되고 고운 날’들아, ‘늬’들도 꼭 그렇게만 좋아라. 백년의 백년 내내 낙희낙희(樂喜樂喜)하고 럭키럭키(lucky lucky)하게!
<정끝별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03 <새> 시모음 2015-04-17 0 3944
402 <개나리> 시모음 2015-04-17 0 4135
401 <봄맞이> 시모음 2015-04-16 0 4195
400 <풀꽃> 시모음 2015-04-16 0 3578
399 <아버지> 시모음 2015-04-16 2 4539
398 <채송화> 시모음 2015-04-16 0 4226
397 <나이테> 시모음 2015-04-16 0 3874
396 반칠환시인 시모음 2015-04-16 1 5216
395 <소나무> 시모음 2015-04-16 0 4692
394 시 낯설게 하기와 조향시인 2015-04-14 1 4197
393 조향시인을 그리며... 2015-04-14 0 3738
392 사랑의 계관시인 - 김남조 2015-04-14 0 4666
391 영국 잉글랜드 시인 - 엔드류 마블 2015-04-14 0 4286
390 왕당파 시인 / 형이상파 시인 2015-04-14 0 5757
389 형이상시의 고찰 2015-04-14 1 4354
388 사랑의 형이상적 시인 - 존던 2015-04-14 0 4961
387 영국 형이상학파 시인 - 존단 2015-04-14 0 4943
386 無韻詩 2015-04-14 0 4294
385 詩의 飜譯 2015-04-14 0 4395
384 <장미꽃> 시모음 2015-04-14 0 4710
383 멕시코 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5-04-13 1 4738
382 아르헨티나 시인 - 후안 헬만 2015-04-13 0 4243
381 혼다 히사시 시모음 2015-04-13 0 4957
380 詩의 病 2015-04-13 0 3798
379 <축구> 시모음 2015-04-13 0 5534
378 100세 할매 일본 시인 - 시바타 도요 2015-04-13 0 4401
377 로동자시인 - 박노해 2015-04-12 0 4587
376 박용래 시모음 2015-04-12 0 5711
375 <민들레> 시모음 2015-04-12 1 4236
374 <매화> 시모음 2015-04-12 0 5856
373 러시아 농민시인 - 이사코프스키 2015-04-12 0 4521
372 명시인 - 백석 2015-04-12 1 6448
371 <그릇> 시모음 2015-04-12 0 4193
370 <봉숭아> 시모음 2015-04-12 0 4250
369 <숟가락> 시모음 2015-04-12 0 3970
368 시인의 明과 暗 2015-04-12 0 3955
367 <진달래> 시모음 2015-04-12 1 4037
366 <국화> 시모음 2015-04-12 4 4426
365 <목련> 시모음 2015-04-12 0 4879
364 김지하 / 五賊 2015-04-10 0 4142
‹처음  이전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