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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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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속에는 시작과 시간이 흐른다...
2016년 10월 01일 17시 33분  조회:3718  추천:0  작성자: 죽림

시간과 시작은 빨리도 지났네요.

별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세월이 빠르네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겟고 나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올렸습니다.

저 자신도 표는 안나지먄 글 올리면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비록 돌아 서면서 잊었지만........

그렇다고 실력이 확 오른 것은 아니지만 내공이 조금은 쌓였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반복된 세뇌 속에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느는게 아닐런지요?

지금도 시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기웃기웃  글쎄요.........

차라리 사랑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눈물에 씨앗이라고 답할수 있지만요.

보고 잊어버리고, 또 보고 잊고

순환 속에 즐기는 마음으로 읽어주십시요.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시길......

지난 폭염 속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 선생님들 건강하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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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를 못 따라 잡으신 분 ^^*~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님들이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려 주겠습니다.

ㅎㅎㅎ
실은 저도 다 못읽어서요 ^^
게시판 넘어가기 전에
한동안 밑에 있는 자료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같이 읽어 봅시다

여러분께
문학강좌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

 

 

바람
―신경림(1935년∼ )

산기슭을 돌아서 언 강을 건너서 기름집을 들러 떡볶이집을 들러 처녀애들 맨살의 종아리에 감겼다가 만화방도 기웃대고 비디오방도 들여다보고

큰길을 지나서 장골목에 들어서서 봄나물 두어 무더기 좌판 차린 할머니 스웨터를 들추고 마른 젖가슴을 간질이고 흙먼지를 날리고 종잇조각을 날리고

가로수에 매달려 광고판에 달라붙어 쓸쓸한 소리로 축축한 소리로 울면서 얼어붙은 거리를 녹이고 팍팍하게 메마른 말들을 적시고



‘시인 신경림’ 하면 시 ‘농무(農舞)’를 떠올리는 독자가 많을 테다. 특히 ‘민족문학권’ 후배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농무’를 비롯한, 기층 서민들의 한과 애환을 ‘우리끼리 퍼질러 앉으면 삶은 편하고/더러는 훈훈하기도 해서’(시 ‘진도 아리랑’에서)의 정조로 꽹꽹 울리는 농악 리듬이나 남도민요 가락에 담은 선생의 시편들은 ‘원한도 그리움이 되던가?’(시 ‘연어’에서), 그 삶을 지긋지긋하게 잘 아는 이들에게는 물론이고 모르는 이들에게도 가슴 시큰하거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바람은 안 가는 데 없겠지만 시인의 바람은 나지막하고 허름하고 흔한 곳, 이름 없는 곳으로 간다. 시인의 마음 가는 곳 따라, 돌아서, 건너서, 들러, 감겼다가, 기웃대고, 들여다보고, 지나서, 들어서서, 들추고, 간질이고, 날리고…. 종결 어미 없는 동사(動詞)들로 이어지는 바람의 행로에 재개발이 되려다 만 우리 동네같이 친근한 풍경이 펼쳐진다. 오래도록 비어 있는 점포 유리문에는 지금도 ‘비디오’라는 글자가 적혀 있지. 윤기 없이 까칠한 거리를 ‘흙먼지를 날리고 종잇조각을 날리고’ 달리는 바람. 그러나 봄바람이다. ‘봄나물 두어 무더기 좌판 차린 할머니 스웨터 들추고 마른 젖가슴을 간질이는.’

삶의 모든 습기 다 거둬가 먼지처럼 가벼이 말라가게 하는 바람, 언젠가부터 선생 시에서 종종 만나는 바람이다. 허무가, 따뜻한 허무가 깃든 바람…. 그러나 인생무상이거나 말거나 삶은 무상하지 않다고, 선생의 시는 그침 없이 거침없이 ‘쓸쓸한 소리로 축축한 소리로’ 우는 바람처럼 ‘팍팍하게 메마른’ 세상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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