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쉼터] - 세상에 없는 세가지???
2016년 10월 19일 20시 52분  조회:4667  추천:0  작성자: 죽림
   
▲ 김남미 
 
서강대 교수·글쓰기연구센터
 
맞춤법 강의에서 항상 등장하는 항목이 `다르다/틀리다`이다. `다르다`를 써야할 맥락에 `틀리다`를 자주 사용하기에 생기는 일이다. `머리색이 다르잖아.(O)`를 `머리색이 틀리잖아.(X)`로 말하는 방식은 일상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런 사용법을 보면서 가끔은 잘못된 우리 현실이 언어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평가에 민감한 사회적 경향이 언어에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다르다`는 것을 `맞다`, `틀리다` 또는 `옳다, 그르다`로 바꿔 생각하는 우리 세계가 반영된 일일지도 모른다고.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에 말했다고 생각해 보자.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말에 대해 `그건 좀 달라`가 아니라 `그건 좀 틀려`라고 대응하는 상황은 사람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가치를 약화시킨다. `다르다, 비슷하다, 같다`라는 다층적인 판단이 `맞다, 틀리다`라는 양분 속에서 단순화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한 경계다. 이런 불안 속에서 모든 문제에서 정답을 발견하려는 사람들의 허기를 본다. 

사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언어학적으로는 경계해야 할 방식이다. 언어 외적 경향이 직접적으로 언어에 반영되는 일은 드물다. 사회는 언어에 간접적 영향을 줄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말에 `된소리(ㄲ, ㄸ, ㅃ, ㅆ, ㅉ)`와 `거센소리(ㅋ, ㅌ, ㅍ, ㅊ)`가 많아진 원인을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시대적 각박함에 두는 해석은 언어학에서 금기다. 양란으로 삶이 각박해진 것이 언어에 직접적 영향을 끼쳐 이런 소리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사고는 가능하다. `다르다`와 `틀리다`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이와 관련된 다른 언어 관계에서도 나타난다면 앞서 보인 우리의 우려의 개연성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 즉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다르다`를 `틀리다`로 잘못 쓰는 일이 많다면 이들의 반대말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앞서 보인 정답 찾기의 허기가 거기에도 반영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틀리다`의 반대말인 `맞다`에서 비슷한 경향이 발견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 이 경우에는 `틀리다`라는 단어보다 `다르다`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 단락에서는 강조점이 어디인지를 늘 생각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거든.

㉢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위의 예문들은 면담 과정에서 학습자들이 `맞아요.`로 대답한 것들이다. 그 일부만을 보인 것으로 이런 방식으로 `맞다`가 등장하는 일은 비교적 흔한 일이다. 학생들이 위의 예문들에 `맞다`라고 답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 안에는 `다르다` 대신 `틀리다`를 사용하는 현황에서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불안이 존재한다. 그 불안은 학생들이 정답을 찾고 있음을 발견한 데서 온다.

친한 소설가 한 명이 강의 서두에 세상에 없는 세 가지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세 가지는 `공짜, 영원한 것, 정답`이었다. 나도 그 친구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세상 속의 문제들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일상에서 익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없는 정답을 찾아다니느라 더 절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맞다`를 `틀리다`를 `가능성의 백분율`로 전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위의 교수의 말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전제하고 그 중 하나를 제시한 것이다. 그 가능성을 `맞다, 틀리다`로 대응하는 학생들에게서 `정답`을 갈망하는 허기를 본다. `맞다`든 `틀리다`든 언어 사용 방식에 언뜻언뜻 보이는 학생들의 정답 찾기가 계속될수록 학생들의 허기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37 ... 2016-11-20 0 4116
636 ... 2016-11-20 0 3914
635 ... 2016-11-20 0 3330
634 ... 2016-11-20 0 3578
633 ... 2016-11-20 0 4288
632 ... 2016-11-20 0 3975
631 ... 2016-11-20 0 3795
630 ... 2016-11-20 0 3925
629 ... 2016-11-20 0 3807
628 ... 2016-11-20 0 3556
627 ... 2016-11-20 0 3593
626 ... 2016-11-20 0 3897
625 ... 2016-11-20 0 4082
624 ... 2016-11-20 0 3835
623 ... 2016-11-20 0 3929
622 ... 2016-11-20 0 3874
621 ... 2016-11-20 0 4626
620 ... 2016-11-20 0 3687
619 ... 2016-11-20 0 4278
618 ... 2016-11-20 0 4468
617 [쉼터] - 명언과 격언 2016-11-20 0 4715
616 [쉼터] - 나도 독특한 결혼식 차려 봤으면... 2016-11-18 0 4129
615 고향시단뉴스 한토리 - 김파시인 賞 타다... 2016-11-18 0 5165
614 노벨문학상 수상자 불운하게도 불참한단다... 2016-11-17 0 5020
613 동판 악보 알아보다... 2016-11-15 0 4470
612 최초 채보 악보 "아리랑" 2016-11-15 0 3656
611 最古의 악보 동요 "고향의 봄" 2016-11-15 0 5468
610 동요 "아리랑" 과 8마디 선률 2016-11-15 0 4361
609 세상에서 최고의 실패작은 조물주가 만든 인간물 2016-11-12 0 3850
608 [민속오락놀이] - "되놀이" 해보신적 있으십니까... 2016-11-12 0 3996
607 [민속오락놀이] - "수천"을 아십니까... 2016-11-12 0 4056
606 물, 술, 약, 독... 그리고 주덕(酒德) 2016-11-12 0 4055
605 7,500자와 25,000자 2016-11-12 0 3717
604 시작과 끝이 하나인 원처럼 영원한것은 있다?!...없다?!... 2016-11-12 0 3274
603 상(賞)과 상(上) 2016-11-11 0 5053
602 {자료} - 동북조선인민보와 연변일보 2016-11-11 0 4391
601 30일과 30가지 2016-11-11 0 4014
600 "돈"과 "도" 2016-11-11 0 3820
599 <<이>>가 그립지 않다?!... 그립다?!... 2016-11-11 0 4702
598 중국 조선어와, 조선말 "잘 나아간다?!... 글쎄ㅠ?!... 2016-11-11 0 4380
‹처음  이전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