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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은 니체로 끝나지만 공자는 공자로 지속되다...
2016년 10월 31일 22시 11분  조회:3668  추천:0  작성자: 죽림

    유교의 미학은 무엇인가?


    ‘문명의 충돌’이라고 거창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문화의 충돌이 더 실질적이다. 결국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문화다. 문화는 만남의 수단이다. 어떤 문화인가는 누구와 어느 레벨에서 혹은 어떤 방식으로 만나는가다.


    결국 인간이 원하는 것은 만남이다. 돈과 명성과 지위는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나 대상에 접근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만난 다음에는? 의사결정한다. 만남의 한 순간에 인간은 전율하고 만나서 의사결정할 때 인간은 즐겁다.


    그것이 인간의 전부다. 우월한 문화가 열등한 문화를 잡아먹는다. ‘문화 상대주의’를 떠드는 사람이 있지만 그거 낡은 시대의 계몽주의다. 초딩들에게는 필요한 교양이 되겠으나 어른이라면 진지한 이야기를 해야한다.


    21세기 문화전쟁의 시대다. 승자가 패자를 비웃으면 안되지만, 그 시점에 이미 승자와 패자는 가려져 있다. 문화 상대주의는 승자의 표정관리에 다름 아니다. 우월주의에 취한 백인 하고도 WASP들의 교양에 불과하다.


    ‘숨은 전제’가 있다.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도’는 문화전쟁의 승자이므로 패자들 앞에서 관대해야 한다는 거다. 그게 문화 상대주의다. 분명히 말한다. 문화는 격차가 있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과 같다.


    문화는 한 방향으로 흐른다. 부지런한 독일인이 게으른 프랑스인을 먹여살리듯이, 문화의 격이 낮으면 보이지 않게 착취당한다. 우월한 문화는? 사람을 만나게 한다. 열등한 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을 세운다.


    만나려 해도 만나기 어렵다. 카스트는 열등한 문화다. 만남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성차별을 한다면?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한다. 문화실패다. 인종차별을 한다면?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만나지를 못한다.


    역시 문화실패다. 인간의 간間은 사이다. 사이는 만나고자 하는 두 사람의 사이다. 만나지 못하면 인간이 아니다. 노예는 만나지 못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지 못한다. 사장은 아무 때라도 부하를 호출하여 만난다.


    부하는 회의 때 아니면 사장 얼굴보기 힘들다. 돈으로 만남의 권한을 사므로 착취 당한다. 명품으로 치장하면 만날 확률이 올라가지만 그렇게 조롱당한다. 명품을 휘감고도 조롱당하고 있음을 모르니 더욱 비참하다.


    만남의 문화를 결정하는 것은 철학이다. 그 철학을 반영하는 것은 종교다. 기독교를 두고 ‘노예의 도덕’이라고 시비한 사람이 니체다. 현대철학이 거의 니체로 시작되고 또 니체에게서 끝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니체를 이리저리 붙였다가 뗐다가 하며 주무르고 있으니 이를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탈근대’니 한다. 니체가 주장한 것은 ‘귀족의 도덕’이다. 귀족의 도덕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공자다. 공자의 표현으로는 군자다.


    귀족 혹은 군자의 신분이 아니라 정신의 귀족 혹은 군자 포지션임을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 군자의 도덕이냐 소인배의 도덕이냐다. 유교가 군자의 도덕이라면 도교는 소인의 도덕이다. 약자의 생존술이다.


    한때 유럽이 노예의 도덕인 기독교에 빠져 질식했으니 중세 암흑시대다. 종교개혁이 유럽을 살렸다. 그러나 조금 살아났을 뿐이다. 서구정신은 여전히 혼미하다. 좋은 사상이라도 좋은 시대와 만나지 못하면 실패한다.


    공자를 망친 사람은 제자인 증자이고, 니체를 망친 사람은 여동생 엘리자베스다. 그들 개인을 탓한다면 허무한 일이고, 시대의 한계로 봐야 한다. 유교는 역대 중국의 군주들이 망쳐놓았고, 니체는 히틀러가 망쳐놓았다.


    시대를 앞서가면 손해를 본다. 시대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본래면목을 봐야 한다. 군자냐 소인배냐 혹은 귀족이냐 노예냐는 표현이고 중요한건 의사결정권이다. 니체의 표현으로는 권력의지the will to power가 된다.


    ‘힘에의 의지’라고도 한다. 권력의지가 더 입에 달라붙는 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권리의지다. 니체가 종이에다 뭐라고 써놨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니체의 직관을 봐야 한다. 니체를 움직인 그 사유의 모듈 말이다.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기起에 서려고 하는 것이 권력의지다. 자신이 사건의 원인측에 서려고 한다. 그것이 권력욕, 재물욕, 명예욕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성적인 욕망으로 변할 수도 있다. 인간을 지배하는 근본이다.


    구조론의 언어로는 ‘존엄’이다.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려는 것이다. 어떤 일의 첫 시작부분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만날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화가는 붓을 만나려고 하고, 악사는 현을 만나려고 한다.


    철학자는 신을 만나려고 한다. 뛰어난 연주자는 가장 좋은 바이얼린을 가지고자 한다. 니체가 그것을 '힘에의 의지' 혹은 '권력의지'로 표현한 것은 단지 그 단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빈곤한 독일어 어휘 중에서 말이다.


    철학은 의사결정원리다. 일의 어느 단계에서 의사결정하느냐다. 인간은 기에서 만나고, 승에서 대장을 뽑고, 전에서 방향을 틀고, 결에서 수확한다. 결을 강조하는 문화는 보석과 화려한 장식으로 다수의 이목을 끈다.


    전을 강조하는 문화는 우아함과 세련됨으로 사람을 유혹한다. 승을 강조하는 문화는 권위적인 질서를 강조한다. 파시즘 예술양식을 떠올릴 수 있다. 웅장함을 강조하는 바로크 양식도 같다. 사람을 제압하려는 의도다.


    기를 강조하는 문화는 만나기 좋게 한다. 권위적인 분위기로는 진지하게 만날 수 없다. 우아한 분위기로도 진지하게 만날 수 없다. 그것은 다수의 군중을 만나려는 것이다. 연기자가 대중의 인기를 끌려고 하는 것과 같다.


    진짜라면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 조용하고 담백한 만남이어야 한다. 그 안에 미학이 있다. 미학은 만남의 장에서 질을 균일화 한다. 판을 고르게 해야 만날 수 있다. 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 단계로 나눈다.


    질의 만남, 입자의 만남, 힘의 만남, 운동의 만남, 량의 만남이 있다. 귀족의 만남이 있는가 하면 노예의 만남도 있다. 차 한 잔의 만남이 있는가 하면, 배불리 먹는 만남도 있다. 나의 전부로 세상 전부를 만나야 멋진 거다.


    철학이 타락하여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면 종교다. 대개 타락한다. 대중이 량의 만남을 원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노예였던 시대라면 자연히 노예의 도덕을 따르게 된다. 다수가 원하는대로 가면 당연히 문화가 망한다.


    문화는 그 시대에 가장 잘나가는 사람 기준에 맞추어 평균을 끌어올리는 장치다. 대개 왕실의 문화가 전파된다. 왕실이 망해서 졸지에 실업자 된 궁중요리사가 파리 시내에 식당을 개업하니 프랑스 요리가 발전한 거다.


    일은 만남으로 시작된다. 군자의 직업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CEO의 일은 만나야 할 사람을 찾는 것이고, 말단직원의 일은 만나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만나는 것이다. 유교 미학은 최고의 사람과 어떻게 만날거냐다.


    공자를 나쁘게 말하는 것은 니체를 인종주의자로 몰아가는 것과 같다. 그 시대가 나쁜 시대였다. 공자든 니체든 난세에 처하여 고군분투 한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왜곡되어졌다. 시대를 앞서가면 그렇게 된다.

 

 

   

 

 

    무위자연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을 움직이는 궁극적인 기제는 자연법칙에 근거해야 합니다. 그것은 일의 흐름입니다. 엔트로피에 따라 일은 앞이 뒤를 지배합니다. 구조론의 마이너스원리입니다. 그것이 도입니다. 앞에는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를 행사하면 권력입니다. 행사하지 않으면 덕입니다. 인간은 권력을 원하는게 아니라 존엄을 원합니다. 본질은 같으나, 권리를 행사하면 욕을 먹고, 행사하지 않으면 칭찬을 듣습니다. 공자는 권력을 적극 행사하라고 가르쳤지만 정작 본인은 그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참뜻을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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