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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되기 먼저 자기자신을 완전히 깨닫는것, 곧 구리쇠 잠깨어 나팔 되기
2016년 11월 06일 00시 03분  조회:3620  추천:0  작성자: 죽림
아방가르트(avantgarde) 예술의 이해와 감상

-동양철학의 관점에서


   법문 박태원


1. 서론

  


능엄경에서 말하였다. “견(見)을 볼 때에 견은 견이 아니다. 견은 견까지도 여의었으므로 견으로도 미치지 못한다“ (㘄嚴經에 云하되 見見之時에 見非是見이니 見猶離見이라 見不能及이니라하다) ”지견(知見)에 지(知)를 세우면 무명의 근본이요, 지견에 견(見)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열반이니라.“ (知見에 立知하면 卽無明本이요 知見에 無見하면 斯卽涅槃이니라)

이에 대하여 열재(悅齋)거사가 송(頌)했다.

달빛은 구름에 섞여 희고
솔바람은 이슬을 동반하여 차다.
이렇게 보거나 듣지 않는 자는
일체가 삿된 관법이다.

月色和雲白
松聲帶露寒
非玆聞見者
一切是邪觀

랭보는 말하였다. “‘나’라는 것은 하나의 타인이나 설사 구리쇠가 잠깨어 나팔이 된다 하여도 구리쇠의 잘못은 아닙니다. ...시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선 자기 자신을 완전히 깨닫는 일입니다. 그는 그의 영혼을 추구하며, 그것을 검토하며, 시련을 가하고 가르쳐 갑니다. 자신의 영혼을 알고 나서는 곧 그것을 가꾸어가야만 합니다....나는 감히 견자(見者)이어야 하며, 의식적으로 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1. 아방가르트 예술의 개념

마시모 본템펠리는 아방가르트 예술을 “예술이 하나의 역사적 양상 아래 자체를 관조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서 태어난, 하나의 현저하게 현대적인 착상”이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
그 예술은 창조적인 것이며, 이전에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무엇”이다. 문화사에서 객관적인 현실은 그 현실에 대한 주관적인 의식과 일치된다. 문화의 분야에서 발견은 창조이며 의식은 존재다. 인문학에서 유일한 인식론적 원리는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또는 ’그것은 의식체다, 그러므로 그것은 존재한다 est cogitatum, erst est'라는 것이다.
아방가르트는 현재와 미래에 의하여 과거를 판단한다. 아방가르트는 집단의 선언이다. 그런데 고대의 집단화에는 학파라는 이름이 부여되는 반면 현대의 집단화에는 운동이라는 이름이 부여된다. 낭만주의 이래 출현했던 일체의 예술적 문화적 선언들은 운동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명명하고 정의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학파의 개념은 스승과 방법, 전통적인 기준과 권위적인 원칙을 전제로 한다. 그것은 역사를 구성인자로 하지 않는다. 그것을 구성하는 것은 다만 시간이다. 학파는 논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학파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파의 개념은 현저하게 정태적이고 고전주의적인 반면 운동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역동적이고 낭만적이다. 운동은 문화를 축적된 보물로서가 아니라 창조로 이해하고 활동과 에너지의 한 중심으로 바라본다.
상징주의는 아방가르드의 가장 특징적인 외적표명들(집단과 모임, 운동의 정기간행물등 하나의 특수한 창작 유파, 어떤 하나의 심미안의 경향을 표방함)을 최대의 발전단계로 끌어올렸다. 아방가르드 잡지는 우리 시대의 상업적인 대중잡지의 출판에 정면으로 대립하며, 문화의 저속화 내지 통속화에 맞서는 반항의 도구로 정당화된다.

2. 운동의 변증법

a. 행동주의

쿠르트 힐러(Kurt Hiller)에 의해서 만들어진 행동주의라는 용어는 독일 표현주의에서 형성된 어떤 하나의 구체적인 경향을 정의하는 것이다. 그는 개인주의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인 충동을 신계몽주의적인 차원에서 개혁함으로써 심리적 반항을 실천적이고 사회적인 개혁으로 끌어올리려는 목적에서 행동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두 개의 표현주의 잡지인 <<행동 Die Aktion>>과 <<질풍 Der Sturm>>의 제목에서 잘 표현되었듯이 표현주의는 직선적인 행동과 힘의 과시를 특징으로 하며 정열과 대중보다도 조작과 운동을 지향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파는 특히 마야코프스키의 작품을 통해서 전쟁이나 게릴라 이상 가는 살아있는 표현을 이 정신에 부여했다.
행동주의 또는 심리적 역동론은 육체적인 역동론의 찬미와 기계적 역동론의 취향을 배제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마야코프스키는 그의 유명한 시구인 “우리의 하나님은 달리기다. 우리의 심장은 북이다.”가 말해주듯이 스포츠를 메시아주의의 단계로 치켜세운다. 이탈리아의 미래파 시인 마리네티는 “포효하는 자동차는 사모트라치아의 승리보다 더 아름답다”라는 시구가 말해주듯이 기계의 미학, 속도의 미를 찬양한다. “우리는 공격적인 운동, 질주의 순간, 전력을 쏟음, 손뼉과 주먹을 높이 사고자 한다.”,“예술과 삶에서의 영웅주의와 광대정신”등으로 표현되는 이탈리아의 미래파는 창작보다는 운동에, 행위 자체보다는 표출에 더 관심을 쏟았다. 이는 속도의 개념과 진보의 이상을 혼동하여 예술을 순수한 감성과 감각작용으로 축소하는 심미주의 저속한 변형태를 나타낸 것이다.
랭보는 <<견자의 편지 Lettre du Voyant>>에서 “문학은 더 이상 행동을 리듬에 맞추어 노래하지 않는다. 시는 앞서나갈 것이다. elle sera en avant" 하여 문학의 역동적이고 진보적인 비전을 관념적으로 보여준다. 문학의 꿈은 새로운 현실을 단순히 동반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창조하는 것이다. 미래의 문학이 존재의 순수한 원천으로 돌아가는 고귀한 꿈을 생각하는 것이 진보주의의 이상이다.

b. 적대주의

아방가르드주의 중 가장 두드러지고 눈에 띄는 태도는 공중에 대한 적대주의와 전통에 대한 적대주의이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는 개인적인 반항을 전제로 한 무정부주의를 절대적인 정치적 이상으로 하며, ‘행복한 소수 happy few'를 찬미하는 배타적인 의미의 자유의지 관철론을 주장하여 귀족적인 특징을 띤다.
앙드레 말로는 <<예술 심리학 Psychologie de l'art>>에서 “예술가는 이전의 것과의 단절과 자기 자신에 대한 점차적이고 의연한 정복에 의거해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예술가는 스스로의 정복활동을 동지애로 뭉쳐진 ‘당파 clan'로 향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그 정복활동은 예술가 자신의 특수하고 구체적이 상황에서 점점 더 분리된다.”라고 말하였다. 현대의 예술가는 "초(超)계급자 fuori-classe"로서 내적인 심리적 원인과 소명의식에 따라 운동과 분파에 참여하고 소속됨으로써 보다 넓은 범위의 외적 상황에 대처하는 “사회 예술가 milieu artiste"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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