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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 “너는 그 박치기 선수 팬이구나.” “실수 한 번 한 걸 갖고 그를 판단해서는 안 되지. 그는 최고였어. 필드의 마법사라고.” “나는 더 잘하는 사람을 봤어.” “그래? 누구?” “마라도나.” “마라도나라고? 마라도나는 부정행위를 했어! ‘신의 손’ 사건 기억나니?” 소설 <그리고 산이 울렸다>에 열서너 살 먹은 두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나옵니다. 힘 있는 아버지 밑에서 부족한 게 없는 생활을 하는 아이와 난민 수용소에서 태어나고 자란 가난한 아이입니다. 우연히 만난 둘은 페널티킥 내기를 하고 최고 축구선수를 꼽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하지만 만남은 오래가지 못하지요. 축구에 관한 소설은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한 오누이의 슬픈 사랑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의 굴곡진 삶을 그린 작품이죠.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현대사와 고단한 현실이 녹아 있습니다. 축구 신문을 만들다보니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도 축구 이야기가 나오면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신의 손 이야기를 들은 소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두가 속이고 모두가 거짓말을 하지.”
어린이에게 축구는 꿈입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세상이지요. 그런 세상이 반칙으로 얼룩진다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팀이 심판을 매수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느 선수가 경기 중에 주먹질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큰 상처를 입겠지요. 어디 어린이뿐이겠습니까. 반칙은 모든 사람을 화나게 하지요. 2016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일도 많았고 나쁜 일도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나쁜 일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 축구 종사자 모두가 어린이의 꿈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깨끗한 축구 세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지단의 박치기도 마라도나의 신의 손도 없는 축구, 반칙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그런 축구 말입니다. ‘비닐봉지 메시 유니폼’으로 화제가 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가 리오넬 메시를 만나 행복한 포옹을 했다는 뉴스를 보며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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