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자료} - 기자, 죄범, 그리고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2017년 01월 03일 20시 25분  조회:4306  추천:0  작성자: 죽림

1.

나는 어제 저녁 xxxx가 언론계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본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방송사가 보도 윤리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보도 윤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으로 보여서 사용하지 못할 뿐, 이제까지 규범으로 여겨져온 중요한 원칙 하나를 가볍게 던져 버렸다는 게 내 생각이다.

2.

zvr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xxx기자는 현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체포되는 장면을 촬영해서 보도한 것은 기자는 사건을 보도만 할 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백하게 어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기자이기에 앞서 하나의 시민이고, 그의 신고는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개인의 결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가 시민으로서 신고하기로 했다면 보도를 포기했어야 했다. 그리고 만약 보도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관찰자로 남았어야 했다. 그게 보도윤리다. 그런 게 2017년 언론계에 남아있다면 말이다.

3.

CNN의 정치부 에디터인 레이첼 스몰킨은 2006년에 American Journalism Review에 기고한 글에서, 언론을 공부하는 대학생들과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말리아에서 구호활동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구호요원이 물을 나눠주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빨리 나눠주지 못하면 폭동이 날 것 같다는 거다. 기자는 그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가?"

활발한 토론을 기대했던 스몰킨은 그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도와줘야 한다는 대답을 하는 데 충격을 받았고, 기자는 역사의 관찰자이지 참여자가 아니라고 가르쳐줘야 하는 상황에 의아해했다.

"요즘 학생들"이 '보도를 하는 기자는 자신이 취재하는 상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이티에서 지진피해를 보도하던 앤더슨 쿠퍼가 생방송 도중에 부상당한 아이를 구조하며 영웅이 되는 시대에 사는 기자들에게 냉정한 관찰자의 역할을 요구하는 건 고루해 보인다.
기자들이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트위터로 무장한 일반시민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손발을 다 묶는 원칙을 지켜야 할까?

4.

하지만, 그것이 정말 불필요한 원칙일까?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자연사진작가의 수상작에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새끼새들이 가지에 줄줄이 매달린 장면은 자연에서 일어나기 힘든 장면이고, 그것을 우연히 목격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어두운 곳에 둥지를 짓는 새들을 찍기 위해 가지를 쳐냈고, 심지어 본드로 다리를 붙였다는 혐의까지 받았다).

야생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도 먹이사슬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개입할 수 없는 원칙이 있다. 가령, 어린 새끼들 앞에서 치타에게 물려죽을 위기에 처한 어미 사슴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서는 안된다는 원칙 말이다.

사슴 한 마리를 살려준다고 아프리카의 생태계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선례는 다른 개입을 불러온다. 카메라맨들이 너도나도 불쌍한 사슴 살리기에 나서면서 유튜브에서 스타가 되기 시작하면 아프리카의 생태계는 영향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5.

zvr는 체포되었어야 한다, 그것도 진작에... 

하지만 그것은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양심있는, 행동하는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기자의 역할은 다르다.

특히 자신의 신고로 자신이 속한 언론사의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그 때부터는 이해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라는 심각한 문제 마저 낳는다. 신고하고 체포되는 장면까지 방송한 JTBC 보도는 재난 현장에 있다가 갑자기 도와줘야 하는 위치에 처한 기자의 윤리를 논하는 수준이 아니라 훨씬 더 심각한 명백한 이해의 충돌이다.

애널리스트라는 사람이 방송에 A사의 경영호전을 이유로 구매를 독려하는 것 자체는 아무런 잘못이 아니지만, 그가 A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비록 A사의 경영이 실제로 호전되어도 말이다.

6.

"그럼 경영이 호전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항변하는 애널리스트는 없다. 그들은 그 정도 윤리를 최소한 알고는 있다. 방송을 하는 애널리스트는 자신이 다루는 분야의 주식을 보유하면 안된다.

같은 이유로 xxxx기자는 "그럼 눈 앞의 범인을 신고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항변해서는 안된다.

보도를 하기로 했다면 신고하지 말았어야 하고,
신고하기로 했으면 보도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게 프로페셔널리즘을 지키는 댓가다.

미국대학에서 교수나 조교는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을 듣는 학생과 데이트를 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데이트를 하고 싶으면 학생은 그 수업을 마치거나 포기해야 한다. 그 규칙이 없을 때 일어날 엄청난 결과를 생각하면 "어떻게 사랑을 막을 수 있느냐"고 항변할 사람은 없다.

7.

나는 xxxx가 이번 p,c문제를 다루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권력 앞에 움츠러 들었던 언론사, 특히 방송사의 대열에서 이탈해 진정한 저널리스트로서의 용기와 직업정신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 저녁에 xxxx가 했던 보도를 상업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보도가 앞으로 hg언론에 중요한 선례를 남긴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제까지 아무도 넘어서지 않았던 선을 넘었고, 열지 않았던 문을 열었다. 비록 xxxx는 선한 의도로 문을 열었겠지만, 문이 한 번 열리면 그리로 쓰레기가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57 영화 "동주"에서 나오는 노래 2016-02-27 0 5665
356 영화 <<귀향>> 보다... 2016-02-26 0 7021
355 "동주"에서 나오는 두 녀자의 대사와 동주의 시 2016-02-23 0 6935
354 "동주" 에서 삭제된 영상 보고싶다... 2016-02-23 0 5020
353 윤동주와 그를 빛내게 해준 <<흰 그림자>>들 2016-02-23 0 5826
352 두번 다시 본 영화 "동주" 2016-02-23 0 5041
351 <<368>>,ㅡ 그는 누구인가... 2016-02-21 0 4853
350 큰 어른이 그립다... 2016-02-21 0 4732
349 어제, 영화 "동주" 보다... 2016-02-21 0 4478
348 말은 사라지지만 글자는 영원히 남는다... 2016-02-20 0 4369
347 <<475>>는 바닷물 주사로 생체실험 당하다... 2016-02-19 0 5624
346 기억해야 할 죽음을 위하여 2016-02-19 0 5939
345 바로 지금, 동주를 기억해야 하는 까닭은... 2016-02-19 0 4607
344 역시 잊지 말아야 할 청년문사 - 송몽규 2016-02-19 0 5863
343 윤동주 친구들... 2016-02-19 0 4520
342 영화 <동주>를 보면서 가슴을 정화하기 2016-02-19 0 4735
341 <동주>, 청춘은 언제나 아파왔다... 2016-02-19 0 6053
340 흑백 저비용 영화 <동주> 는 상업성 영화가 아니다... 2016-02-19 0 5365
339 <동주>를 찍기 위해, 동주 묘소 다녀오다... 2016-02-19 0 6781
338 동주에 다 담지 못한 장면;우리가 맞고 있는 주사가 뭡니까... 2016-02-18 0 4880
337 <동주>가 개봉 되다... 2016-02-18 0 4616
336 2월 16일, 오늘, 윤동주 옥사 70번째 기일... 2016-02-16 0 4964
335 빛나던 미완성의 청춘 우리가 기억해야 할 별... 2016-02-16 0 7335
334 땡- <<우표학교>> - 윤동주 우표에 오르다 2016-02-16 0 6482
333 요즘 청춘들이 아무리 아프다 한들, 윤동주만 하겠나... 2016-02-16 0 4892
332 별을 노래한 영원한 청년 시인 윤동주 2016-02-16 0 6045
331 신화가 된 윤동주 2016-02-16 0 4731
330 땡땡!!- 국어시간; - 아이고 머리가 아찔... 2016-02-16 0 4445
329 땡!- 생활상식 93 2016-02-16 0 4816
328 진정한 친구가 그립다... 2016-02-15 0 5224
327 "등대'같은 친구 그립다... 2016-02-14 0 4716
326 땡~ 미술시간 - 색이미지 2016-02-14 0 5938
325 땡! 땡! 땡!- 축구는 서민 스포츠, 축구를 돌려 달라... 2016-02-12 0 4778
324 땡! 땡!- 생일축하의 노래의 어제와 오늘... 2016-02-11 0 4769
323 땡!- 1억파운드짜리 "피의 다이아몬드" 돌려달라!!! 2016-02-11 0 4913
322 영화로 배우는 윤동주 시인 2016-02-10 0 5462
321 영화 '동주'에 시 13편 흐르다... 2016-02-10 0 4850
320 영화 '동주' 이어, 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예막... 2016-02-10 0 5457
319 영화 '동주'를 기다리며 2016-02-08 0 6286
318 전라도 사투리모음 2016-02-07 1 7458
‹처음  이전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