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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버려진 집"에서 살며 시작해야...
2017년 01월 20일 19시 59분  조회:2670  추천:0  작성자: 죽림

 

 

 

‘국제 전문 결혼식사진 협회’ (ISPWP)에서
2016년 한해동안 가장 아름다웠던 결혼식사진을 공개, 그중 한컷...



시창작 강의-5(시인과 현대 사회)  
김송배   

어떻습니까? 지난 주까지의 강의는. 꾸준하게 경청해 봅시다. 무엇인가 새로운 마음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시작합시다.

   인간은 누구나 감수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때가 있다. 막연하나마 어떤 정신적인 동경이나 갈망이 솟구쳐서 이를 표현해 보려는 의욕이 일어나서 종이에 낙서를 하거나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데 이러한 표현 욕구는 시를 쓰는 목적이나 그 뜻을 분명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만, 마음의 공허를 채우기 위한 습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씌어진 시란 다분히 자기 본위의 일상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앞날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청춘의 감성은 대체로 자기자신의 내부적인 세계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인 세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불안감의 표시로 봐야하며 이러한 표현의 욕구는 언젠가는 새롭게 발견되어질 미(美)의 세계에 대한 예술적 탐구정신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시인으로서 살아간다.’는 하이데거의 말처럼 시적인 표현 욕구는 시를 쓰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 속에 깊이 잠재한 내외적 세계의 조화로서 표현의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시를 쓰는 일은 사회적 불안이나 내 자신의 불안 등 여러 형태의 모순들이 보다 안정되고 보다 차원 높은 세계의 강망이나 희구, 또는 향수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시를 쓰는 즐거움의 뒤안에는 이러한 욕구나 동경에 대한 충족감이 깃들어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적어도 시를 쓰고자 하는 의지로 창조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참된 보람과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요즘 시인들의 시창작 경향을 살펴보면 대체로 현실의 비합리성에 따른 위기의식의 극복과 절박한 갈증의 해소가 시적인 동기로 나타나는 예가 많은데 이는 시창작을 통해서 화해나 조화를 모색하고 정신세계의 안온을 위한 기원의 의지를 추구하려는 시의 목적의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방지원 시인의 작품 [해뜰 무렵]도 이러한 인식이 깊게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밤새 불을 밝히던 고깃배가
  놀란 물살을 바쁘게 가르고
  느린 듯 빠르게
  그 찬란한 불덩이를 들어올릴 때
  바다 한가운데 검게 앉은 그 사람도
  바닷가의 사람들도 모두 한마음이었을까
  연한 살점 태워 하늘에 올리는 소지(燒紙)
  오존층까지 오르고
  그 불덩이가 세상을 돌아
  노을이 될 때
  우리는 눈부신 황금빛으로 남기를 바란다.
  
  과연 시는 무엇 때문에 쓰는가? 말할 필요도 없이 시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리하여 자기의 정갈한 세계를 구축하고 시를 쓰는데서 지적인 만족을 획득하는 또다른 희열을 느낄 수 가 있를 것입니다.
매슈 아놀드의 말대로 ‘시는 인생 비평이외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3. 시인과 현대 사회

  현대 사회는 대단히 복잡다단한 사회입니다. 살아가는 일마저 다양한 형태이지만 물질문명의 팽창으로 어쩌면 정신의 활폐화가 극도에 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시인들은 남다른 능력을 가졌거나 탁월한 그 무엇을 소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시인을 예언자나 초자연적인 느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행각한 적 있었습니다.
  영국의 시인 C. D 루이스는 구약성서에서 히브리의 많은 예언자들은 시인이었으며 그리스의 사람들은 시인들이 시를 쓸 때에는 어떤 신(神)에게 홀렸다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접신(接神)의 경지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고도로 발달된 과하문명이나 자본주의의 자유경쟁이라는 생활방식에서 시는 그 가치가 축소되고 그 기능이 감소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척박한 사회일수록 시의 가치성과 기능을 더욱 공고히 해야한다는 역설적인사실을 중시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잠시 문덕수 시인의 시론을 들어 봅시다.

  그것은 마치 일반적으로 종교와는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되는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그만큼 우주의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영역이 넓어져 가고 따라서 신에 대한 믿음이 더욱 증대되어 가고 있는 현상과 같다고 하겠다. 현대는 산문의 시대, 곧 소설의 시대라고도 하지만 시의 기능이 점점 중요시되어 가고 있고 시인의 존재 이유가 더욱 절실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시인은 복합적이면서 다원화된 현대 사회를 어떤 시각으로 보면서 어떻게 그 기능을 살릴 수 있을까하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마치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과 같은 존재로 인격이 전락하여 인간관계는 바로 물질적 관계로 변형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인간과 인간이 단절되고 사회의 분열현상마저 초래되고 있는 서글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들의 혹독한 아픔이며 비극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격의 파괴나 인간의 소외, 도덕의 소멸 등으로 현대인들은 불안하고 또한 고뇌의 원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현대 사회가 고뇌의 늪으로 빠질수록 우리는 일찍이 예감할 구 없던 새로운 인류의 공동운명을 느낄 수 있게 되어 자연의 파괴나 전쟁의 위험, 빈부의 차이, 이데올로기의 대립 등 더욱 큰 고뇌를 인류 전체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인가 먹구름 홀연히 천지를 덮는다
   지구 저쪽에서 날아온 조전(弔電)
   펼친다, 펼치면서 꿈꾼다
   먹구름 속 유영하던 꿈
   깨진 꿈 껍질이 풀풀한 지상에는
   오오, 누군가 온몸으로 오열하는
   거기, 그곳에는 찌그러진 언어 몇 개만
   막숨을 몰아 쉬고
   이제 피와 눈물과 마지막으로 섞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먹구름은 저승쪽으로만 몰려가고
   무방비의 이 지상에서
   가녀린 기원마저
   시름시름 무너지고 있다
   --그래, 우리 살아남을 수 있겠나.

  이 시는 졸시 [不在中 . 12]의 전문입니다. 참으로 암담한 지구상의 존재들을 나름대로 고뇌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인은 현대 문명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이를 조화와 예지로서 화해의 가교 역할과 함께 비판적이면서도 통합하는 기능을 보유하지 않으면 언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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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집에서 
―복거일(1946∼ )

입 다문 소설(小雪)의 하늘
돌쩌귀 하나로 걸린 문짝의 나섬,
테만 남은 물동이가 대담하게 소묘해주는
목적의 틀,
마른 풀줄기들 사이 팔 없는 펌프의
좀 어색한 단아함―
재생의 단계를 넘어선 것들의
자부심에 가까운 몸짓들 앞에선
늙어가는 목숨이 아니더라도
경외의 몸짓이 어색하지 않으리라.

사람은 깊은 자국을 남긴다.
벌써 지붕을 뚫은 황무(荒蕪)는 결국 이기겠지만
사람의 자취를 말끔히 지울 수 있을까?
숨결을 불어넣는 것처럼
사람은 만진 것들에 완강함을 남긴다.
그 생각은 어쩐지
위안보다는 절망을 불러낸다.
그래도 절망은 지녔다
허무의 흐릿한 선과는 다른,
든든할 만큼 단단한 얼굴을.

나에게선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
허물어진 돌담 한구석
덜 불편한 자세로 돌아눕는 돌의
과묵한 소리가 들린다.
하긴 새로워질 수 없을 만큼 짙은
절망은 없다.
믿음의 따스함이 없이 나이 들어가는
이 허름한 풍경
그래도 햇살은 새로운 욕망들을 깨워서
그림자 문득 또렷해진다.


전아한 산문으로 그림과 시를 이끄는 3중주(三重奏) 같은 책, 복거일의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들’은 페이지마다 깊고 아름다운 생각과 마음의 풍경이 펼쳐진다. ‘그렇다, 삶은 이어진다. 아무리 재앙의 골짜기가 깊어 보여도, 삶은 그 골짜기를 지나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어려운 시절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면, 멀리 보아야 한다’ 같은 문장이 대표적이다. 선생은 문제에 매이기보다 그걸 풀 방도를 생각하는,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이성적인 현실주의자다. 그런데 미래를 소중히 생각한다는 건, 당장 현재만 움켜쥐고 있는 현실주의자가 득세하는 부박한 현실에서 얼마나 이상주의적인가. 이 독특한 현실주의자가 ‘현실’을 옹호하는 전망을 발랄한 지성으로, 그러나 완강히 보여주는 사회비평 산문만 읽은 이들은 그의 시에서 배어나는 페이소스가 색다를 테다. 
 

 

남자들은 오십 줄에 들어서면서 제 늙음을 느끼는 것 같다. 늙은 것도 서럽거늘 생활의 안정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거의 찌그러져 있다. 어르신들은 병들고 아이들 앞날은 불안하고, 제 노후도 대책 없는 우리들 오십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의 따스함이 없이 나이 들어가는’ 화자의 절망감이 버려진 집의 허름한 풍경에 버물린다. 젊은 날 열심히 산 이들은 그 자부심으로 단단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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