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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인 - 필립 라킨
2017년 02월 13일 22시 01분  조회:4466  추천:0  작성자: 죽림
 
출생일 1922. 8. 9, 잉글랜드 워릭셔 코벤트리
사망일 1985. 12. 2, 험버사이드 킹스턴어폰헐
국적 영국

요약 영국의 시인.

 

1950년대 영국 시에 지배적이던 간결하고 반낭만적인 정서에 표현력을 불어넣은 시인으로 높이 평가된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장학금으로 공부했으며, 이때의 경험이 첫 소설 〈질 Jill〉(1946, 개정판 1964)의 소재가 되었다. 이에 앞서 1945년에는 자비로 첫 시집 〈북선 The North Ship〉을 출판했다. 뒤이어 소설 〈겨울 소녀 A Girl in Winter〉가 1947년에 발표되었다.

그는 〈덜 속은 사람들 The Less Deceived〉(1955)로 유명해졌는데, 이 시집의 제목에서 라킨이나 당시 주목을 받았던 킹슬리 에이미스, 존 웨인 등과 같은 영국 작가들이 1930년대의 정치에 대한 열광이나 1940년대의 지나치게 감정적인 시에 대해 보인 반응을 엿볼 수 있다. 라킨의 시에는 감정적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절제된 표현의 경향을 띤다.

그는 1955년 요크셔에 있는 헐대학의 사서가 되었고 1961~71년에는 〈데일리 텔레그라프 The Daily Telegraph〉지의 재즈 비평가로 일하기도 했다. 〈재즈의 모든 것 : 기록일지 1961~68 All What Jazz : A Record Diary 1961~68〉(1970)에 수록된 수필들은 이 일을 하면서 모은 자료들에서 나온 것이다. 후기 시집으로 〈성령강림절의 결혼 The Whitsun Weddings〉(1964)·〈높은 창문들 High Windows〉(1974)이 있다.

〈옥스퍼드판 20세기 영국시 Oxford Book of Twentieth-Century English Verse〉(1973)를 편집하기도 했다. 수필집 〈청탁받은 글 Required Writing〉(198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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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라킨은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몇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으며, 임종 때까지 30년을 헐(Hull) 대학교 도서관에서 근무했다. 그의 작품은 생시에 출간한 두 권의 산문집을 제외하면 두 권의 소설과 네 권의 시집이 전부이다. 그는 과작(寡作)인 시인으로 사후에 그의 작품 의로인인 앤서니 스웨이트(Anthony Thwaite)가 1988년에 출간한 『시 전집』(Collected Poems)에는 단지 172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킨의 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적 분위기와 중산층 영국인들의 경험과 영국 사회를 잘 반영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또 그는 50년대에 영국 시단을 주도했던 "운동"(The Movement)이라는 일군의 시인들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으로 평가 받아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상 그의 작품이 단순, 간결해 보이지만 빼어난 기교로써 복잡한 경험과 감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본 논문에서는 라킨의 시 작품 중에서 사랑에 관한 작품의 주제를 그의 시론에 입각하여 분석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주로 결혼, 이별, 사랑의 기만, 부부관계와 같은 연인들의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들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연구??초점은 라킨이 이러한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있고, 그의 사랑 시의 특질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에 두어져 있다. 이러한 접근이 라킨 연구에 있어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연구되어 온 것을 시인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조망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라킨은 자신의 시 창작 원칙을 1956년에 있었던 한 회견에서 밝힌 바 있는데, 이 회견에서 자신은 자기가 보고,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자신의 시작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의무는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는 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그의 시 창작 원칙은 근본적으로는 영국 철학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경험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즉 라킨의 창작원리는 이론이나 추상적 사상에 기초를 둔 시가 아니라 시인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되 자신의 상상력을 첨가하여 보통의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것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결과로 그의 시는 흔히 일반적인 통념으로 영원, 행복, 슬픔을 대변하는 사랑, 결혼, 이별 등이 인간의 삶 자체가 그러하듯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 자체가 영구한 것이 아니라 유한적인 시간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대적인 종교적 가치를 상실한 현대인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인간의 삶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영원을 전제로 한 사랑, 결혼 등의 남녀 관계도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킨의 시의 특질은 낭만적인 시인들이 추구했던 이상적이고 영원 불변하는 세계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가변적 현실 세계와 보통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적인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환상이 없는 인간 삶의 또 다른 실재를 제시한 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런들 무덤>-
                     라킨 /김정환 옮김

 

나란히, 얼굴들 뭉개져,

백작과 백작 부인 돌로 누워 있다,

그들 고유의 복장 막연하게 전시되었다

관절 마디 갑옷, 뻣뻣해진 주름으로,

그리고 그 희미한 부조리 암시-

그들 발아래 몸집 작은 개들로,

 

바로크 이전의 이런 평이(平易)

눈길 끌기 힘들다, 그 눈에

그의 왼쪽 갑옷 장갑, 여전히

비어 다른 것에 움켜쥐여진 그것 띄기 전에는; 그리고

우리는 본다. 예리하게 연한 충격으로,

물러난 그의 손, 그녀 손 쥐고 있는 것을,

 

그들은 그렇게 오래 누워 있을 거라 생각 안했을 것.

이런 석상 충실은

그냥 친구들 보라는 상술(詳述)이었을 터;

임명 조각가는 멋진 우아

떨쳐버렸으니, 기단을 둘러

라틴어 이름 늘이는 거 돕느라 말이지.

 

그들은 짐작 안 했을 것 자기들의

반듯이 누운 고정의 여행 중 얼마나 일찌감치

공기가 소리 없는 손상으로 변할지,

그 오랜 임차를 퇴짜 놓을지;

얼마나 곧 뒤를 잇는 눈들이 시작할지

보기를, 읽지는 않고, 엄격하게 그들

 

존속했다, 연결되어, 길이와 너비 들,

시간의 그것들로 말이지. 눈 내렸다, 날짜 미상, 빛이

여름마다 모여들었다 그 유리에, 새가 짝을 부르는

빛나는 소리들의 쓰레기 한 더미 흩뿌려졌다 그 똑같은

뼈로 구멍 숭숭 뚫린 땅에. 그리고 통행로 위로

끝없는 바뀐 사람들 왔다.

 

그들의 정체로 목욕을 하며,

이제, 문장(紋章) 없는 시대의

움푹 꺼진 곳에 실타래 연기의

그것, 그들의 역사 스크랩 위에 하릴없이,

단지 하나의 자세만 남는다:

 

시간이 그들을 변형시켰다

비(非)진실로, 그들이 별로

의도하지 않았던 그 돌 정절이 이르렀다

그들의 최종 문장(紋章) 되기에, 그리고 증명하기에

우리의 거의 본능인 것이 가장 진실되다는 것을 말이지:

우리 중 살아남을 것은 사랑이다.

 

두꺼비 / 필립 라킨

 

 

 

왜 나는 두꺼비가 내 인생에

작동하고 웅크리게 해야 하지?

내 재치를 갈퀴처럼 써서

그 짐승을 쫒아낼 수 없을까.

 

일주에 엿새를 두꺼비는

그 구역질나는 독으로 얼룩진다.

무슨 셈을 치르는 걸까!

어째튼 격에 맞지 않는다.

 

무수한 사람들이 그들의 재치로 산다.

강연강사도 말더듬이도

깡패도 군의관조수도 시골뜨기도-

그들은 극빈자로 끝나지는 않는다.

 

많은 그들은 불난리를 한아름

안고 뒷골목에 사는데

뜻밖의 횡재나 깡통 정어리를 먹고

그것을 그들은 좋아해 보인다.

 

애들은 그저 벗은 발이고

그들의 말 못할 아내들은

경주용 강아지처럼 말랐지만

아무도 실제로는 굶지 않는다.

 

아이참! 그까짓 年金 따위

내게 이렇게 외칠 용기 있다면

그러나 누가 아니라나 바로 그것에

우리 꿈들이 생겨나는 걸.

 

하기는 두꺼비와 매양 닮은 것이

내 안에도 웅크리고 있으니까.

그 궁둥이가 액운처럼 무겁고

눈처럼 차겁고 나아가서

 

명예와 아가씨 그리고 돈줄을

모두 한자리에

내가 낚는 방법을

감언으로 얻어낼 엄두도 못내게 한다.

 

나는 말을 않는다. 어느 한 면이

다른 면의 정신의 진실을 나타낸다고.

다시 말해 우리가 둘을 다 지녔는데

어느 한쪽만을 버리기는 힘들다.

 

 

 

필립 라킨 Philip Larkin

 

1922~1985    2차대전, 즉 1945년 이후 영국시단이 낳은 가장 유명한 시인으로 영국 모던과는 완전히

결별하므로써 그의 시의 새로움을 추구했고 시적 감동면에서도 성공했다. 그는 대체로 앞선 세대들이

이룩한 것을 추종하지 않는 생리를 지녔다. 평민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영국의 새로운 어감과 리듬을

찾기에 이른다.오든에서 자주 보이는 주지주의 관점도 보류했다. 그는 새로운 감동 면에서 예리했고

많지 않은 시집 <북쪽의 배> <덜 속은 바람> <강림절의 결혼>등이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그는 그 전후 세대의 가장 특성 있는 목소리였다. 물론 앞서의 오든이 5대륙에 이름을 떨친 것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그러나 그는 웨스트민스터사원의 계관시인 묘소에 묻히는 영광을 얻었다. 박태진

 

 

 

 

 

 

 

 
 

 잔디 깎는 기계

                     / 필립 라킨

 

잔디 깎는 기계가 멈추었다, 두 번째다
무릎을 꿇고 들여다보니, 칼날 사이에
고슴도치가 끼어 
죽어 있다, 긴 풀 속에 있었던 것이다

전에 이 녀석을 본 적이 있고, 한 번은 
먹을 걸 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그 세계를 
내가 망가뜨린 것이다

수리할 수도 없이
땅에 묻는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아침 나는 일어났지만
고슴도치는 그러지 못했다
하나의 죽음 다음의 첫날, 새로운 부재는
언제나 똑같다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을 쓰고
친절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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