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진정한 시는 "찾아지는 감춤"의 미덕과 미학의 결과물이다...
2017년 02월 21일 18시 43분  조회:2773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7년 02월 21일 09시 13분 ]

 

 

최근, 안후이(安徽)성 완난황산훙촌 촌민들이 봄날의 쾌청한 날씨를 빌어 “후이저우 햄”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알아본데 의하면, 봄이 오면 완난 현지 사람들은 햄을 햇볕에 말리는 전통 풍속을 가지고 있다. 돼지 통다리를 집앞과 집뒤의 나무판 건조대에 말리는데 그 장면이 장관이다. 햇볕에 말린 햄 색갈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며 향이 좋고 오래동안 저장할 수 있다.
/원문 출처: ntp /조글로






* 시(詩)는 감춤의 미학(美學)이다 


시는 예쁜 포장지 속에 들어 있는 빛나는 보석이다. 고로 감춤의 미학이다. 
그러나 시는 감춤만을 본질의 특성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때론 우회나 굴절 그런 다음 스팩트럼의 추상에서 즐거움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은 시가 지각(知覺)에 의해서만 기쁨과 즐거움을 배태하기 때문이다. 
그럼 시는 지각 이외에는 기쁨과 즐거움을 얻을 수 없는 것일까? 불행하게도 그렇다. 그러나 다른 장르는 예외다 

또한 예술과 관련,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모두 다 아름다우며 모두 다 가치 있는 것이냐 하는 명제의 질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만 답변할 수는 없다. 
가령, 미술에 있어 ‘로센버그’의 <침대>를 예로 들어보면 페인트칠한 침대를 벽에 걸어놓음으로써 침대는 예술작품으로 인정되는데 이때 폭신폭신한 느낌을 주는 예쁜 색깔의 침대가 우리에게 대단한 즐거움을 주는 사물임은 분명하게 인지되지만 실용성과 관련 있는 그 침대가 꼭 아름다워야 한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결국 시는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예술에서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순으로 보면 예술의 맨 앞자리에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미’는 본디 유용성이나 그와 비슷한 이유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미’란 바라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천착해 보면 진정한 즐거움이란 현상적 감각적 즐거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적 즐거움에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 시각이나 청각에 의존한 감각적 즐거움은 순간적이며 단순하지만 지각에 의존한 즐거움은 직선적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비밀이 이해되지 않는 한 쾌미음을 부를 수 없다. 

그러나 어려운 수학문제를 한참 끙끙거리며 풀어나가다가 갑자기 해답이 전광석화처럼 눈에 들어올 때의 그 기쁨은 예상외로 크다. 그것은 노력 뒤에 오는 배가된 희열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기쁨을 <재인식의 쾌감>이라고 하였는데 감춤의 껍질을 벗긴 뒤에 나타나기에 피부반응보다 더 큰 물결 같은 감동이 되는 것이다. 
시는 바로 이 <재인식의 쾌감>이라는 장르이기에 다른 예술보다 한 단계 위에 자리 매김 되어진다. 

예술은 신의 예지에 의해 창조된 질서정연한 자연을 인식함으로써 성립하는 모방이다. 따라서 예술에는 자연의 질서가 반영된다. 또 예술은 자연에서 표현수단과 방법을 빌려온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예술을 신의 창조와 비교한다. 신은 자연의 내적 원리에 따라 창조를 하셨지만 예술가는 자연의 외적원리에 따라 모방할 뿐이다. 

예술은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없고 단지 신이 창조한 자연 속에서 형상을 인식하여 그걸 모방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예술은 신의 창조보다 저급하다. 하지만 예술은 인식활동 및 도덕적 실천 활동과 함께 인간정신 활동의 하나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시는 이런 토양 위에서 삶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정신적 행복을 가장 작은 그릇에 담아내기 위하여 비유를 통한 압축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노력의 산물인 예술이 '시’이다. 

그런데 문제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분절성, 상상의 한계성, 추상성이 전제되어 있는 정형성을 깨뜨리지 않는 한 진정한 시문학이 탄생할 수 없다고 제창하며 추상적 기호로서의 언어를 극복하고 언어의 인습을 거부해야 한다는 낯설게 하기(포스트 모더니즘 포함)의 기법을 주장하면서 실천해야 한다는 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이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인의 모방은 아무런 통일성도 없는 사건의 복합을 사진사처럼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유기적인 통일을 이루고 있는 사건을 필연적인 인과관계의 테두리 내에서 재현하는데 있다’라는 이 말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어떤 형태로든 시인들은 단순한 모방자가 아니라 일종의 창작자임이 분명하기에 기존의 질서와 전통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감춤의 원리에 의한 암시성의 본질을 몰각한 채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긴장감이 흘러 넘쳐야만 좋은 시가 되는 줄 알고 기상(.奇想)과 절연(絶緣)만을 일삼는 시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란, 자아와 세계의 만남으로 인한 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구원으로 나가야함을 직시해야 하는데, 그것은 웅변과 같은 호소나 만화 같은 표현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찾아지는 감춤만이 진정한 시의 미덕이며 미학이기 때문이다. 
 

================================================================================

 

 

 

잠이 참 많은 당신이지 
―김충규(1965∼2012)

 

 

오늘 내가 공중의 화원에서 수확한 빛
그 빛을 몰래 당신의 침대 머리맡에 놓아주었지
남은 빛으로 빚은 새를 공중에 날려보내며 무료를 달랬지
당신은 내내 잠에 빠져 있었지
매우 상냥한 것이 당신의 장점이지만
잠자는 모습은 좀 마녀 같아도 좋지 않을까 싶지
흐린 날이라면 비둘기를 불러 놀았겠지
비둘기는 자기들이 사람족이 다 된 줄 알지
친절하지만 너무 흔해서 새 같지가 않지
비둘기가 아니라면 어느 새가 스스럼없이 내 곁에 올까
하루는 길지 당신은 늘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하지만
그건 잠자는 시간이 길어서 그래
가령 아침의 창가에서 요정이 빛으로 뜨개질을 하는 소리
당신은 한 번도 듣지 못하지 그게 불행까진 아니지만 불운인 셈이지
노파들이 작은 수레로 주워모은 파지들이
오래지 않아 새 종이로 탄생하고 그 종이에
새로운 문장들이 인쇄되는 일은 참 즐겁지
파지 줍는 노파들에게 훈장을 하나씩!
당신도 그리 잠을 오래 잔다면
노파가 될 때 파지를 줍게 될 거야
라고 악담했지만 그런 당신의 모습도 나쁘진 않지
잠이 참 많은 당신이지 마부가 석탄 같은 어둠을 마차에 싣고
뚜벅뚜벅 서쪽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보지 못하지만
꼭 봐야 할 건 아니지
잠자면서 잠꼬대를 종달새처럼 지저귈 때
바람 매운 날 이파리가 서로 입술을 부비듯
한껏 내 입술도 부풀지
더 깊은 잠을 자도 돼요 당신



화자는 ‘공중의 화원에서 수확한 빛’, 아마 시 한 편을 잠든 연인의 머리맡에 놓아준다. ‘남은 빛으로’, 버리기 아깝지만 시에 넣지 않은 구절들로 ‘빚은 새를 공중에 날려 보내며 무료를’ 달랜다. 연인이 내내 잠에 빠져 있으니 다툴 일도 없을 테지만 외로울 테다. 밤새 한숨도 자지 않은 화자는 잠자는 연인의 모습을 굽어보며 연인의 잠에 대한 상념을 흘러가는 대로 나른히 풀어놓는다. 불면증 남자와 기면증 여자인 이들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입맞춤으로 그녀 잠을 깨우는 왕자가 아니다. 가난한 연인들이다. 가난한 젊은이가 잠이 너무 많으면 더욱 가난한 노년을 보내게 될 테다. 출근시간을 지켜야 하는 직장생활인들 할 수 있을까. 미래도 암담한 현실의 압박감으로 졸리고 또 졸리기만 할 테다. 어쩌면 화자도 연인의 눈감고 싶은 현실일까. 잠꼬대 하는 연인의 뽀뽀를 부르는 입술에 화자의 입술이 한껏 부풀지만, 연인의 혼곤한 잠을 외로이 지키는 화자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0 [시문학소사전] - "블랙리스트"이란?... 2017-01-01 0 4071
89 시인은 모든 리익과 다툼에서 손해보는 사람이다... 2016-12-31 0 3450
88 문학과 비평은 쌍두마차... 2016-12-31 0 2539
87 여보게 친구,분위기가 얼쑤인데 한잔 안할수가 없잖은가... 2016-12-31 0 3199
86 술과 시와 삶은 잘 삭혀야 제맛!~~~ 2016-12-31 0 2484
8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학생들께 론문쓰는법 가르치자 2016-12-31 0 2744
84 "전설의 편집자", 53, 그리고 외길 인생 2016-12-31 0 3033
83 안중근 유묵 106년만에 해빛 보다... 2016-12-30 0 3150
8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뜻뜨미지근", "뜨뜻미지근" 2016-12-30 0 2713
8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임대"냐? "임차"냐?... 2016-12-30 0 2612
8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우리말 애정 표현은?... 2016-12-30 0 2720
79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달이다", "다리다","졸이다", "조리다" 2016-12-30 0 2988
7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치어"를 쓸때, "치여"를 쓸때... 2016-12-30 0 2770
77 소리로 날려 보내던 생각을 그 소리를 붙잡아 시로 남기기... 2016-12-29 0 2299
76 세기의 혁신가 10인 2016-12-29 0 2900
75 [시문학소사전] - 추상표현주의란?... 2016-12-29 0 2848
74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작문평정과 평어쓰기 2016-12-28 0 2640
73 시는 추상적관능과 비평정신을 고도의 음악성과 결부해야... 2016-12-28 0 2746
72 말안장에서 용사를 가려내고 달빛아래에서 미인을 보다... 2016-12-28 0 2675
71 시를 쓴다는것은 인생의 마지막역을 잘 인테리한다는것... 2016-12-27 0 2881
70 진리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자기 자신속에서 구하라... 2016-12-27 0 2748
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소나무와 첫락엽 2016-12-27 0 2270
68 [시문학소사전] - "퓨전"이란?... 2016-12-27 0 2822
67 시의 건초더미에서 겨우겨우 찾을수 있을가말가 하는 시를 쓰라... 2016-12-26 0 2585
66 시인이 시 한수를 빵으로 바꿀수 있을까?... 2016-12-26 0 2625
65 술,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시,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시... 2016-12-26 0 2706
64 대만 현대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2-26 0 2922
63 대만 녀성시인 - 수샤오리엔 2016-12-26 0 2643
62 리백 음주시 관련하여 2016-12-25 0 2606
61 로신과 겨레의 문인들 2016-12-25 0 2739
60 李陸史는 魯迅을 만나 보았을까? 2016-12-25 0 2756
59 력사, 문학, 그리고 미래... 2016-12-25 0 2791
58 영웅이 없는 시대에 그저 하나의 사람이 되고싶을 뿐... 2016-12-25 0 3110
57 몽롱시와 그 "찬란한 빛" 2016-12-25 0 2475
56 시는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세계를 담아야... 2016-12-25 0 2668
55 진정으로 뛰여난 담시(譚詩) 한수라도 보고지고... 2016-12-23 0 2623
54 시인은 정화가 된 "저체온의 성스러운 언어"로 시를 써야... 2016-12-22 0 2792
53 시인, 석류, 그리고 파렬, 분출, 문여는 소리... 2016-12-22 0 2757
52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마구잡이로 쓰는 "~의 대하여" 2016-12-22 0 2555
51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16-12-22 0 2489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