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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인 - 생 종(존) 페르스
2017년 04월 10일 00시 15분  조회:3909  추천:0  작성자: 죽림
 
 
생 종 페르스Nobel Prize.png


 
출생 1887. 5. 31, 과들루프 생레제레푀유
사망 1975. 9. 20, 프랑스 프레스킬드지앵
국적 프랑스

요약 프랑스의 시인·외교관.
본명은 MarieRen대체이미지-Auguste-Al대체이미지xis Saint-L대체이미지ger L대체이미지ger.

 

1960년에 '시의 드높은 비상과 생생한 회화적 형상'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보르도와 파리의 대학에서 공부한 뒤, 1914년에 외교관이 되었다. 중국으로 가서 상하이 주재 영사와 베이징 주재 서기관을 지냈으며, 1921년에는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로 워싱턴 군축회의에 참가했다.

그 후 정치가인 아리스티드 브리앙의 비서(1921~32)가 되었으며, 1933년에는 대사급인 프랑스 외무부 사무국장에 임명되었다. 1940년에 비시 정권이 그를 공직에서 해임하고 프랑스 시민권까지 박탈하자, 미국으로 건너가 국회도서관에서 프랑스 문학 담당고문으로 일했고 1957년에 프랑스로 돌아왔다.

그가 정식으로 외교관이 되기 전에 발표한 초기 시로는 상징주의의 영향을 보여주는 〈찬가 Éoges〉(1911)가 있다. 그후에는 좀더 개성적인 표현 양식을 개발했다. 특히 정확함과 순수함 때문에 시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그의 시 언어는 매우 까다로워서, 일반대중에게는 별로 호소력을 갖지 못했다.

그의 시는 흔히 랭보의 시와 비교되었다. 그는 최면 상태에 빠진 듯한 환상을 기도서와 같은 운율과 특이한 어휘로 전달하고 있다. 초기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장시인 〈원정(遠征) Anabase〉(1924)이다. 망명시절에 쓴 시 〈망명 Exile〉(1942)·〈바람 Vents〉(1946)·〈항로 표지 Amers〉(1957)·〈연대기 Chronique〉(1960)·〈새 Oiseaux〉(1962) 등에서 그는 매우 개성 있는 문체를 구사했다.

어떤 사람들은 생 종 페르스를 프랑스 국민정신의 화신으로 생각한다. 즉 지적이면서도 열정적이고, 삶의 비극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완벽과 균형에 대한 예술가적 감각과 실무적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비교적 잘 알려진 그의 시 가운데 영어로 옮겨진 것은 〈나는 비둘기 나무 옆에 내 말을 세웠다〉·〈그리고 그대, 바다여〉·〈청동색 나뭇잎 아래서 수망아지가 태어났다〉 등이다.
==================================
 

 

원정(遠征) / 페르스  

 

1

세 위대한 계절 위에 영예롭게 포진(布陣)하며 나는

나의 법을 세운 이 땅의 전도(前途)가 탄탄하리라 점친다.

 

아침에 무기들은 아름답고 또한 바다도: 우리들의 말에

맡겨진 이 편도(扁桃) 열매 없는 땅은

맑고 변함없는 이 하늘과 더불어 우리들에게

손색이 없다. 태양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으나 그 힘은

우리들 가운데 있다.

그리고 아침의 바다는 정신의 오만함과 같다.

힘이여, 너는 우리들의 야간 행군길에 노래 불렀다

--아침이 한창 퍼진 지금 우리들은 우리들의 상속권자인,

꿈에 대하여 무엇을 아는가?

아직 일 년 동안 그대들과 함께! 곡식의 주인, 소금의

주인으로, 그리고 공사(公事)는 공평의 저울로!

나는 다른 기슭의 사람들을 부르지 않으리라. 나는

산비탈 위에

산호(珊瑚)의 백사(白沙)로 도시들의 구역들을 긋지

않으리라, 허나 나는 너희들과 함께 살 계획이다.

천막(天幕) 입구에 높은 영광 있으라! 나의 힘은

너희들 가운데! 그리고 소금알같이 순수한 관념이 대낮에

회합한다

 

 

---그런데 나는 너희들의 꿈의 거리에서 자주 나타나

인적 없는 장터에서 내 영혼의 순수한 교역을 결정하

는 것이었다. 너희들 가운데서

보이지 않게 그리고 재빨리 마치 강품 속의

가시나무 불같이

힘이여, 너는 우리들의 장도(壯途)에서 노래 불렸

다--- "정신의 모든 창(槍)날은 소금의 단맛에 황홀하며

---나는 소금으로 욕망의 죽은 입을 소생케 하리라!

목마름을 찬양하며 모래밭의 물을 투구로 떠마시지

않은 자와의

영혼의 교역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그리고

태양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으나 그 힘은 우리들 가운데

있다).

 

인간들, 먼지 같은 자들과 또 가지각색의 인간들,

상인과 한가한 자, 변두리 사람과 타처 사람, 아, 이

고장의 기억 속에 아무 무게도 없는 자, 골짜기와 고원에

사는 자, 우리들의 기슭의 말단에 사는 자: 징후(徵候)와

종자의 냄새를 맡는 자, 그리고 서방(西方)의 숨결을

듣고 보는 자; 발자취와 계절을 쫓는 자, 새벽의 미풍에

장막을 걷는 자; 오 다른 곳으로 떠나기 위해 이유를 찾는

자, 오, 그 이유를 얻은 자,

그대들은 이 때보다 더 강력한 소금을 사지 못한다.

즉 아침에 왕국들과 죽은 듯한 바닷물이 높이 이 세상의

연기 위에 걸려 있는 예조(豫兆) 가운데 유배의 북소리

가 변경에서

모래 위에서 하품하는 영원을 깨울 이 때.

 

*

---청결한 옷을 입고 너희들과 더불어, 아직 1년 동안

너희들과 더불어! "나의 영광은 바다 위에, 나의 힘은 너

희들 가운데!

우리들의 운명에 약속된 다른 기슭에서 오는 이 소슬 바

람은, 저울대에서 그 정점(頂點)에 이른 세기의 광휘를

시대의 파종을 넘어 저 먼 곳으로 싣고 간다----"

소금의 떠 있는 얼음에 매달린 수학! 시가 자리잡는

나의 이마의 예민한 점(點)에 나는 불멸의 배들을 조선

창(造船廠)으로 끌고 가는 나는 가장 도취된 한 민족 전

체의 이 노래를 새긴다.

 

*'Anabase'란 진군(進軍) 또는 원정이란 뜻이 있다. 역사상으로는 사이러스 2세가 이끈 그리스 용병대의

중앙 아시아 원정이 유명하며 또 이 장시(長詩)와 약간의 공통점이 있다. 시집 <원정>은 전후 두 편의 노래

와 10편의 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 게재한 것은 그 제1편이다.

 전체적으로 어느 군단이 대륙의 연안을, 그러나 황무지와 고원을 넘어 서쪽으로 서쪽으로 일면 파괴하며 일면

건설하며 진군하여 마른나무라는 도착지까지 이르는 군사적 원정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는 모험에 대한 인류의 끝없는 도전, 영원한 것, 상승, 확대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갈망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 1편은 도시를 건설할 땅에 정복자가 도착한 장면이다.

 생-존 페르스는 유년기의 회상을 담은 <찬가>를 발표한 지 13년 만에 이 서사시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그가

외무성 재직시의 일이다.

 이 장시는 그의 다른 모든(초기 작품은 제외) 작품같이 난삽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어구와 표현이 산재해 있

다. 이 점이 노벨 문학상과 세계의 여러 위대한 작가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경원시되고 일반

에게는 읽혀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 인류적이며 문화사적인 서사시는 그 방대한 구상, 백과 사전적인 해박한 지식과 아울러 간소하

며 강력한 리듬, 고양(高揚)된 억양과 변화 있는 문체로 프랑스의 옛 서사시에 견주어지고 있다.

 

 

 

시인이 증언한 것은--- / 페르스

 

 

시인이 증언한 것은 이렇듯 극한적인 순간에서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대망(待望)의 극한점에서 누구도

방으로 되돌아갈 생각은 하지 말라!

"탄생되는 날이 황홀함--- 새 술이 이보다 더 진

실될 수 없으며 새로운 삼베가 이보다 더 신선할 수 없

으니---

 

이방인인 나의 입술 위에 느끼는 이 월귤의 맛은 무

엇인가? 이는 나에게는 새로운 것이며 이상한 것인데?

---

 

서두르지 않으면 나의 시는 해방을 잃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은 이 순간에 탄생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밖에 없다.

(이는 마치 제주(祭主)가 새벽 제사(祭司)를

드리기 위해 한계단 한 계단 안내를 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때와 같다.

- 삭발한 머리와 맨손, 그리고 손톱에 이르기까지 빈틈

없이 차리고 - 그의 존재의 향기로운 이파리가 낮의 첫

햇살에 발하는 메시지는 매우 빠를 것이다.)

그리고 시인도 우리와 함께 그의 시대의, 인간의

길 위에 있다.

우리들의 시대의 흐름에 쫓아, 이 큰 바람의 흐름에

따라,

 

우리들 사이에 그의 사명; 주어진 메시지를 명료히

하는 일, 그리고 심정의 계시에 의하여 그의 마음 속에

주어지는 응답.

 

쓰여진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 생동하는 사물

에서 직접 얻은 것이며 전체적인 것.

 

복사된 것이 아니라 원본의 보존, 그리고 시인의

기술(記述)은 조서(調書)를 따른다.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기술된 것들도 또한 변하

리라고 - 문제의 장소; 이 세상의 모든 모래 사장들)

 

"드디어 나는 나타나리라, 잃어버린 숫자여!---

너무나 많은 기대가 우리들의 청각의 기능을

 

무디게 하지 않기를! 어떤 불순함도 시각의

문턱을 더럽히지 않도록!---

 

그리고 시인은 아직 우리와 함께 있으니, 그 시대

사람들 가운데, 그 시대의 악을 지닌 채----

 

낙인 찍힌 자의 침상에서 자고 나서 그로 인해

온통 얼룩이 진 자와 같이

엎질러진 기름 속을 걸어 흠뻑 더러워진 자와 같이

꿈으로 부패된 인간, 성스러운 것에 감염된 인간,

 

스키타이* 인처럼 대마초 연기 속에 취함을 찾는 자

들이 아니라

                    *스키타이: 기원 전 6~3세기에 걸쳐 흑해와 카스피해 연안에서

                                    활약한 이란계의 기마 민족

                                    새나 짐승 무늬를 청동기에 새기는 등의 독자적인 문화를

                                    확립했고 중앙아시아를 거쳐 초원 지대의 여러 유목 민

                                    족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가지의 식물 - 벨라돈나나 사리풀에 중독되는 것도

아니며

 

아마존의 사람들이 먹는 올로기의 둥근 씨앗을 냄

새 맡는 자도 아니며

 

사물의 이면(裏面)을 나타나게 하는 빈자(貧者)의

칡뿌리, 야게나 필루 풀도 아니고

 

자신의 명철한 정신을 주시하며 자신의 권위에 민

감하며 바람 속에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대낮같이 명

확하게 견지하는 자.

 

"이 부르짖음! 신의 날카로운 부르짖음! 그것이

우리들을 방 속에서가 아니고 군중의 한가운데서 붙잡도

 

그 소리는 군중에 의하여 전파되어 우리들의 지각(知覺)

의 한계점까지 울려 퍼지기를----

 

자기의 열매를 찾아 끈적끈적한 담벽 위에 그려진

새벽이 우리들의 이 강렬한 소망을 흐리게 하지 못하리

라."

 

그리고 그 시인은 아직도 우리들 가운데 있다----

이 시간, 아마 마지막일지 모르는 이 시간, 아니 바로 이

순간, 이 찰나!---

그런데 우리는 이 순간에 태어나기에는 너무나 짧

은 시간밖에 없다.

 

"---약속 자체가 숨결이 되는 이 기대의 극한적인

시점에서,

 

그대는 스스로 숨을 죽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보는 자에게 기회가 있지 않을까? 듣

는 자에겐 그 응답이?---

 

시인은 아직도 우리들 가운데----아마도 마지막일

이 시간---바로 이 순간--- 이 찰나!

 

-"이 부르짖음, 우리들 위에 신의 날카로운 부르짖

음!

 

*이 시는 그의 주요 작품의 하나인 <바람>의 제 3 제 6가(歌)이다. 생-존 페르스는 바람, 비, 눈 등의 자연 현상을

주제로 한 몇 편의 시집을 펴내었다. <바람>에서는 우주 현상이 가진 무한한 힘과 이것이 인간의 생활-문명-

문화가 가지는 관계를 우화나 신화처럼 다루고 있다. 시인은 바람을 땅과 인간과 시와 정신을 창조하는 근원적

인 힘으로 보고 노래하고 찬양하고 있다. 여기 제 6가(歌)가 발췌된 제 3편에서는 이러한 창조적인 바람과 인간

과의 협력 관계가 취급된다. 따라서 <원정>에서 정복자의 동료들과 같은 인간 문명의 선구자들에 대한 열거가 전개

된다. 자산가, 상인, 법률가, 성직자, 개혁자, 과학자, 집제사(執祭司) 등등이다. 이 가운데 시인은 특수한 위치에

있다. 시인은 극한적인 간구에서 증언하기 때문이다. 제 6가에서는 시인과 시, 특시 시가 탄생하는 최고의 그리고 최후

의 순간에 대한 시인의 증언을 나타내고 있다. 시인은 현실 배후에 숨어 있는 시, 생동하는 사물 자체이며 전체적인 것

을 붙잡으려는 정신의 최후의 순간에 대하여 그 긴박성, 찰나성을 증언하고 있다.

 

 

생-존 페르스(1887~1975): 1960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생-존 페르스는 시인으로서의 그의 이름은 모국인 프랑스에게서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더 유명하며 그의 작품은 현대 시인 가운데 가장 많이 외국어로 번역된 시인의 하나다.

 그는 쿠바 동쪽 과들루프라는 프랑스 령(領) 섬에서, 프랑스의 오랜 명문 가정에서 태어나 귀공자와 같은 유년 시절을 보냈다. 11세 때 온 가족과 더불어 프랑스 서남단의 포(Pau)시로 이주하였는데 이 곳 중고등 학교에서 프랑시스 잠, 발레리, 라르보 등과 만나 친구가 되었고 또 잠의 소개로 그의 집에서 클로델과 알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젊은 페르스는 클로델과 같이 자기도 장차 외교관이 될 뜻과 시를 쓸 의욕을 가지게 된 듯하다. 그후 보르도 대학으로 진학하여 법률 공부와 함께 시의 창작도 병행하였다.

 이 시기에 그는 수십 편의 시를 써서 <크루소에게 바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적도 있으나. 1911년 여러 친구들의 권고와 주선으로 <찬가>라는 첫 시집을 낸 것이 그의 문학 활동의 첫걸음이었다. 이 시들은 카리브 해의 과들루프에서 지낸 그의 유년 시기의 생활과 그의 머리에 비친 어린 시절의 신선하고 이국적인 풍물에 대한 회상, 바다, 종려나무, 꽃 선풍(旋風), 원주민들의 풍습 등을 다채롭고도 섬세하게 그린 것이다.

 1914년 외무성 외교관 시험에 합격하였고, 이어서 중국 북경 공사관에 파견되어 서기관으로 약 5년 동안 근무하며, 일본, 한국, 몽고, 중앙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였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로 돌아와 외무성에서 일하게 되었다. 당시 유명한 정치가이며 외무 장관이던 아리스티드 브리앙의 중요한 보조자가 되어 1920년대에서 20년 동안 그는 외무성의 모든 중요한 자리를 맡았고 최고 실무 책임자인 외무 차관으로 재직하였다. 이 시기에도 일면 창작 생활을 계속한 듯하며 1924년 생레제 레제라는 필명으로 <원정>이라는 장시를 발표하였다. 이는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와 같은 모험과 정복의 서사시이나 전설과 현실과 꿈이 뒤섞인 신화(神話)와 같은 작품이다.

 1940넌 제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 6월 14일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하고 페탱 원수가 비시 정부를 수림함에 이르러 페르스는 6월 16일 보르도에서 배를 타고 처음에는 영국으로 갔으나 다시 미국으로 망명길을 떠났다. 그는 미국 정부의 호의로 워싱턴의 국회 도서관에서 프랑스 어 자문 의원으로 일하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였다. 1942년 비로소 생-존 페르스라는 필명으로 <유배>를 1944년 <비, 눈>, 1945년에 <바람>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작품들은 인간 존재의 고뇌를 극복하려는 철학적인 시이거나 혹은 바람-비 등 자연적인 힘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우주적인 서사시로 방대한 구상과 장중한 음률, 박학 심오한 지식으로 위대한 시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영국-미국의 시인-비평가들로부터 높은 인정을 받고 있으며, 영국의 엘리어트는 일찍부터 그의 작품을 소개-번역하였다.

 1944년 전쟁의 종식으로 그는 40년에 박탈당했던 프랑스 국적과 영예가 복권되었으나 1958년이 잠시 프랑스에 귀국하였을 뿐 계속 워싱턴 근처에 살며 시작과 연구 그리고 카리브 해와 뉴 멕시코 등지를 여행하며 지냈다. 이 시기의 작품으로는 바다와 사랑의 무한성을 찬미한 <항로 표지 (1957)>. 시간을 정복한 인간과 지구의 위대함과 영원함을 노래한 <연대기 (1960)> 등이 있다. 이 해에 그는 프랑스 대사로 복권되고 그의 전작품에 대한 노벨상이 수여되었다. 이후에도 시의 창작 활동이 계속되어 1963년에는 13가(歌)로 된 <새>를 출간하였고 1975년에는 몇 편의 장시를 모은 시집 <주야 등분시(晝夜等分詩)를 위한 노래>를 내놓았다. 이는 그의 최후의 메시지가 되었다. 그는 이 해 지중해의 지앙 반도에서 숨을 거두었다.

 

 생-존 페르스는 넓은 뜻에서 자연 시인이다. 자연과 세계는 그에게 있어서 늘 경이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그는 쉬지 않고 여행하며 보통 사람보다 훨씬 광대한 세계에 살았다. 이미 그의 초기 작품인 <찬가>에서 자연에 대한 영광의 노래를 불렀고, <원정>에서도 중앙 아시아 지방 유목지의 풍물과 사물에 대한 깊은 애착과 동경을 그리고 있다. 또한 빛과 색체와 동식물이 넘쳐 흐르는 땅과 세계는 그에게 있어서 늘 신선한 놀라움과 신비의 근원이었다. 대지를 비단같이 감싸주는 눈, 때에 따라 부는 바람, 우주의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바다 등은 그의 시의 영원한 원천이었다. 그는 자연을 무한히 또한 쉬지 않고 찬양한다. 현대시의 조류가 세계와 자연을 멸시하고 저주하는 경향과는 극히 대조되는 태도이다. 그러나 시인 생-존 페르스는 자연을 그리는 데 있어서 서정(抒情)이나 감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구성할 뿐 아니라 자연의 현상과 힘을 인간의 역사와 운명, 인류의 문화와 문명과의 관계에서 다룬 점에 그의 작품의 깊은 뜻이 있다. 또한 언어와 리듬의 장중함, 다채로움, 풍부함, 다양한 이미지와 불가해(不可解)한 상징이 곁들어 그의 작품의 위대함과 신비함과 또한 난해함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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