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수필의 허구문제를 알아보다(3)
2017년 05월 05일 23시 16분  조회:2478  추천:0  작성자: 죽림

 

 

 

 

수필에 있어서의 상상과 허구 문제

                              임 병 식 




한국 수필문단에서는 한때 허구(虛構)도입 문제를 두고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열띤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하나, 이 문제는 지금까지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채 내연(內燃)을 거듭중이며 잠복해 있는 게 사실이다. 양측이 주장하는 논거를 보면 허구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수필도 문학인만큼 문학성을 획득하려면 어느 정도 그 수용은 불가피하며 따라서 용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반대측의 주장은 수필은 어디까지나 자기 체험의 세계를 바탕으로 해서 쓰여지는 글인 만큼 만약에 허구가 도입하면 수필 본래의 특성을 훼손할 뿐만이 아니라, 사실로 믿는 독자에게도 배신행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모두에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결코 이 주제와 무관치 않은게 뇌리를 스쳐서이다. 많은 사람들은 구리요혜이가 쓴 '우동 한 그릇'이란 작품을 기억할 것이다. 일본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 수필은 매우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사실이 아닌 것을 허구로 꾸며낸 것이 밝혀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그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책의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필과 다른 문학장르와는 어떻게 다른것인가. 여기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 분기점은 진실을 쓴 글인가, 허구로 꾸민 글인가로서 갈린다고 본다. 예를 들어보자. 다른 장르의 경우는 비록 허구로 쓰여진 글이라도 작가의 기량에 따라 그 영절스런 표현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고운 시인이 있지도 않은 여동생이 죽은 것처럼 눈물나게 표현했다하여 시비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탁월한 표현력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수필만이 진실이 요구되며 중요시되는가. 그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수필은 '진실을 기초로 하는 문학, 체험의 문학'이기 때문이다. 가령, 어느 수필가가 허구로 '아버지의 별세'에 대하여 글을 써서 발표를 했다고 치자. 아마 모르면 몰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소식을 듣고 부의금을 전달하거나 위로의 말을 전할 것이다. 나중에 아무리 거짓으로 쓴 글이라고 손사래를 쳐도 곧이 들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다. '귀밥파기'라는 작품인데, 작가 스스로 사실이 아닌것을 지어 썼다고 토설을 한 것이다. 그 작품은 부자지간의 살가운 정이 듬뿍 담겨진 글인데, 그로인하여 감동이 반감되어 버린 것이다. 이를 보면 결론은 자명해 지는 것이다.

한데, 여기서 미묘한 문제, 즉 상상의 문제와 허구의 문제가 부딪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는 교통정리가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상의 경우는 그것이 꿈이 되었건 어떤 사물을 보고 느끼건 간에 그것은 자유로운 범위 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기법상의 가미 정도에 그친다면 굳지 엄격주의를 표방할 것까지는 없는 것이다.

만약, 중요하고도 명백한 공지의 사실이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허구는 당연히 배제가 되어야겠지만, '자기가 자기의 마음도 모르는 마당'에 하나 하나의 일들을 시시비비 가린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머리 속의 사상을 처벌할 수 없듯이 양념으로서의 가미는 발설만 하지 않으면 문제소지도 없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약에 꿈속에서 옛 애인을 만나 즐겁게 놀다가 그만 잠꼬대하여 아내에게 들켰다고 치자.

아내가 물었을 때 가정의 평화를 위해 '당신과 옛날 데이트 하던 꿈을 꾸었다'고 얘기하고 그런 글을 썼다고 하여 그것을 비난할 것인가. 자기가 말을 않는데 알 수 도 없을 뿐더러 자기만 알고 있는 비밀의 범주를 시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스스로 발설하는데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미 용인되지 않는 부도덕한 범위하고 보아야 한다 . 지금도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는 노인'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인불언귀부지(人不言鬼不知)라는 말과 같이 본인이 가부간 말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체험한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 사단은 대개 그 원인이 두 가지에 의해서 드러나는 게 보통이다. 별안간 증언자가 나타나거나 당사자가 연득없이 정직한 척 고백성사 하여 '나는 사실 그 작품을 이렇게 썼다'고 발설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작품 속의 그 날의 기상이 내리지도 않은 비나 눈이 내렸다고 한다면 모를까, 심상에 비추어 겨울비를 진눈개비가 내렸다는 등의 서술(착오나, 기법 상으로나 )은 그리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30 윤동주묘 발견 당시 "묘비는 제대로 서있었다"... 2017-09-15 0 2122
729 시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이다... 2017-09-15 0 2029
728 미국 시적 스타일 실험영화 감독, 시인 - 제임스 브로톤 2017-09-15 0 3195
727 미국 실험영화 감독, 시인 - 크리스토퍼 맥클레인 2017-09-15 0 2816
726 미국 비트시인 - 코소 2017-09-15 0 3109
725 미국 시인 비트운동의 지도자 - 케루악 2017-09-15 0 2993
724 [시문학소사전] - "비트"문학이란?... 2017-09-15 0 3413
723 만약 당신과 함께 지구별 한 골목에서 세탁소를 연다면... 2017-09-14 0 3242
722 "새는 자기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2017-09-14 0 2244
721 시인은 시에서 때론 목소리를 낮출줄도 알아야 한다... 2017-09-14 0 1899
720 이상시인 문학의 매력은 "모호함"... 2017-09-14 0 2044
719 "윤동주 전문가" - 마광수님 2017-09-14 0 2028
718 마광수님은 "값비싼 대가"로 통시적 진실를 치렀다... 2017-09-14 0 2019
717 시쓰기는 남자가 녀자를, 녀자가 남자를 꼬시는것과 같다... 2017-09-13 0 2303
716 시를 쓰는것은 집을 짓는것과 같다... 2017-09-13 0 2017
715 "윤동주는 기적, 우리 문학 축복"="윤동주처럼 멋진 시인이 꿈" 2017-09-12 0 2154
714 윤동주 "별 헤는 밤"에서의 "패, 경, 옥"은 "페이, 징, 위"로... 2017-09-12 0 2383
713 "600년보다 더 길고 긴 60년"... 2017-09-11 0 1899
712 "평생을 같은 수컷의 씨를 품는 암늑대란 없다"... 2017-09-09 0 2010
711 마광수님과 "대추 한알" 2017-09-09 0 2579
710 마광수님의 자유로운 령혼과 죽음앞에서... 2017-09-09 0 2176
709 "시대의 狂人" - 마광수님은 시인이였다... 2017-09-09 0 2238
70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글은 쉽게 써내는것 명문장이야... 2017-09-09 0 2162
707 {쟁명} - 동시도 "하이퍼동시"로 쓸수 없다?... 있다!... 2017-09-08 0 1903
706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은 '엄마의 젖강'인것을"... 2017-09-08 0 1792
705 "시인"을 마음대로 사고 파는것은 절대 용납할수 없다... 2017-09-08 0 1944
704 진정한 프로시인은 내용과 형식을 절제, 일치하게 쓰는 시인... 2017-09-07 0 2208
703 시는 운률도 적절히 살리고 여백의 미도 적당히 활용할줄도... 2017-09-07 0 2261
702 "문단의 이단아" 마광수님은 항상 "자유인"이 되고싶어 했다... 2017-09-07 0 2178
701 "별것도 아닌 인생"길에서 미술도 열심히 좋아했던 마광수님 2017-09-07 0 2239
700 마광수,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2017-09-07 0 3636
699 마광수-국문학 력사상 처음으로 윤동주시인의 모든 시를 분석 2017-09-07 0 3769
698 구수한 "배추국"과 마광수님의 "배출구"는 어디?!... 2017-09-07 0 2152
697 "솔직한 시인" 윤동주와 "부끄러움" 찾아낸 마광수 2017-09-07 0 2309
696 시교육은 권위주의적인 주입식 일방적 통로와 결별해야... 2017-09-04 0 2254
695 독일 시인 - 베르톨트 브레히트 2017-09-03 0 3677
694 시인들이여, "낯설게 하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왔을가... 2017-09-03 0 3715
693 "가져오기주의"와 "받아먹기주의"와 그리고 "민족적인것주의" 2017-09-02 0 1982
692 동시의 예술은 오로지 이미지변형, 그 표준;- 하하하 없단다... 2017-09-02 0 2050
691 시에서 낯설음의 이미지용법은 곧 시적 해방이며 자유이다... 2017-09-02 0 2189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