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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아, 너희들 세상이야...
2017년 07월 24일 03시 37분  조회:2278  추천:0  작성자: 죽림

<풀 시 모음> 

+ 들풀

허구한 날
베이고 밟혀
피 흘리며
쓰러져놓고

어쩌자고
저를 벤 낫을
향기로
감싸는지…

알겠네
왜 그토록 오래
이 땅의
주인인지
(민병도·시인, 1953-)


+ 풀꽃

오다가다
마주치면
늘 반가운 얼굴인데

어쩌니?

부끄럽게도
부끄럽게도
너의 이름도 몰라

그래도 자꾸만
뒤돌아보이고

어느새 가슴에
들어와 앉은 꽃.
(김재수·아동문학가)


+ 그냥 풀처럼

매일 오후 두 시가 되면 나는 
홍은동에 있는 작은 산을 오른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내 몸이 원하는 일만 할 뿐이다 
먹는 일 자는 일 노는 일도 있지만 
몸을 햇볕에 내놓아 쪼여주고 
숲으로 들어가 산소를 마시게 하고 
눈에는 푸른 하늘 파란 나무를 보여준다 
몸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오직 생명이니 
그 원을 들어주려고 나는 매일 
혼자 이 적막한 산을 오르내린다 
그냥 풀이 바람에 나부끼듯이 
(김종희·시인, 1937-)


+ 겨울풀 

들새의 울음도 끊겼다 
발목까지 차는 눈도 오지 않는다 
휘파람 같은 나들이의 목숨 
맑은 바람 앞에서 
잎잎이 피가 돌아 
피가 돌아 
눈이 부시다 
살아 있는 것만이 
눈이 부시다. 
(이근배·시인, 1940-) 


+ 심검(心劍)

풀을 뽑다 손가락을 베였다 

풀잎도 날을 곧추세우면 
한 자루 훌륭한 劍이 된다는 것을 
손가락 피를 빨며 알았다 

풀은 드러나지 않게 
바람에 맞선다 
제 한 몸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풀은 劍을 뽑는다 

풀은 공격적이지 않고 
다른 영역을 탐내지 않고 
풀은 풀을 베지 않는다 
(고영·시인, 1966-)


+ 풀들의 언어 

풀이 말을 한다 
하루종일 하고 또 
듣는 이 없어 눈물 달고 
말한다 
아침 
이슬 
눈물 아, 싱그러워지면 
풀은 고개 숙여 
한없이 함초롬해진다 
(정윤목·시인, 충북 보은 출생)


+ 풀 한 포기 만나는 일 

비 내린 오후 수북히 자란 풀밭을 지나다가
싱그런 향기에 발을 멈춘다
멀리서만 보던 풀을 고개 숙여 본다
밟기만 하던 풀, 
드러누우면 침대가 되고
뛰어놀면 운동장이 되지만 
개미에게 집을 주고
지렁이에게 먹이를 주는 풀,
바람 불면 넘어지고
비 오면 고개 숙여 더 낮아지는 풀,
다 자란 자식 잃고
밤새도록 기도로 몸을 낮추던
단칸방 김 노인
텅 빈 가슴에 
아침 햇살 쏟아지면
파릿파릿 얼굴을 편다
깎고 깎아도 다시 솟는 풀처럼
상처 먹고사는지 멀리서도 여윈 팔을 흔든다
오월의 하늘은 저리 높은데
풀 한 포기 만나는 일은
고개를 숙여야 한다
(유상옥·재미 시인)


+ 꽃과 풀 

세상 사람들은 눈에 확 들어오는
예쁜 꽃을 좋아합니다

길가의 풀들에게는
별로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풀의 겉모양은
꽃보다 훨씬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깜빡 잊고 있는 게 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꽃은
어느 틈에 벌써 지고 없어도

못생기고 투박한 풀은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것.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도 
굳세게 자라고 살아가는 풀은

오가는 발길에 채이고 밟히고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와 태풍이 몰아쳐도

온몸이 상처투성이 될지언정 
뿌리째 뽑히지는 않아

잠시 고개 숙였다가는
힘차게 다시 일어선다는 것을.
(정연복·시인, 1957-)

+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시인, 1945-) 


+ 풀꽃 

세상길 오다가다 
나도 법문 같은 개소리 
몇 마디쯤 던질 줄은 알지만 
낯선 시골길 
한가로이 걷다 만나는 풀꽃 한 송이 
너만 보면 절로 말문이 막혀 버린다 
그렇다면 
내 공부는 아직도 멀었다는 뜻 
(이외수·소설가, 1946-) 


+ 풀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김종해·시인, 1941-) 


+ 들풀 

세상이 싫고 괴로운 날은 
바람 센 언덕을 가 보아라 
들풀들이 옹기종기 모여 
가슴 떨고 있는 언덕을 

굳이 거실이라든가 
식탁이라는 문명어가 없어도 
이슬처럼 해맑게 살아가는 
늪지의 뿌리들 
때로는 비 오는 날 헐벗은 언덕에 
알몸으로 누워도 
천지에 오히려 부끄럼 없는 
샛별 같은 마음들 

세상이 싫고 괴로운 날은 
늪지의 마을을 가 보아라 
내 가진 것들이 
오히려 부끄러워지는 
한 순간 
(이영춘·시인, 1941-) 


+ 족필(足筆) 

노숙자 아니고선 함부로 
저 풀꽃을 넘볼 수 없으리 

바람 불면 
투명한 바람의 이불을 덮고 
꽃이 피면 파르르 
꽃잎 위에 무정처의 숙박계를 쓰는 

세상 도처의 저 꽃들은 
슬픈 나의 여인숙 

걸어서 
만 리 길을 가본 자만이 
겨우 알 수 있으리 
발바닥이 곧 날개이자 

한 자루 필생의 붓이었다는 것을 
(이원규·시인, 1962-) 


+ 들풀 

방금 
손수레가 
지나간 자리 

바퀴에 밟힌 들풀이 
파득파득 
구겨진 잎을 편다. 
(권영상·아동문학가, 1953-) 


+ 작은 풀꽃 

후미진 골짜기에 
몰래 핀 풀꽃 하나 
숨어 사는 작은 꽃에도 
귀가 있다. 
나직한 하늘이 있다. 
때때로 
허리를 밀어 주는 
바람이 있다. 
초롱초롱 눈을 뜬 너는 
우주의 막내둥이. 
(박인술·아동문학가) 


+ 풀꽃의 노래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 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이해인·수녀, 1945-) 


+ 들꽃 같은 시 

그런 꽃도 있었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더 많지만 
혹 고요한 눈길 가진 사람은 
야트막한 뒷산 양지바른 풀밭을 천천히 걷다가 
가만히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만나게 되지 
비바람 땡볕 속에서도 오히려 산들산들 
무심한 발길에 밟히고 쓰러져도 
훌훌 날아가는 씨앗을 품고 
어디서고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저 풀밭의 초롱한 눈으로 빛나는 하얀 별꽃 
허리 굽혀 바라보면 눈물겨운 작은 세계 

참, 그런 눈길 고요한 사람의 마을에는 
들꽃처럼 숨결 낮은 시들도 
철마다 알게 모르게 지고 핀다네 
(조향미·시인, 경남 합천 출생) 


+ 작은 들꽃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조병화·시인, 1921-2003) 


+ 들꽃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 문턱에서도 
꽈악 끼어 붙은 
보도 블록 사이에서도 
들꽃 한 송이는 
피어납니다. 
(김창근·시인) 


+ 들꽃에게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서정윤·시인, 1957-) 


+ 나누기 

풀꽃의 어깨가 차가워지고 있을 때 
해님은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기운 차린 풀꽃은 지친 꿀벌을 불러 
"쉬었다 가렴" 
예쁜 꽃 의자를 내어 주었습니다. 

꿀벌은 마당 한쪽 빌려 준 할아버지에게 
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심효숙·아동문학가) 


+ 더하기 

들이 심심해하고 있을 때 
꽃이 한 송이씩 피었습니다. 
들의 눈길이 온통 그리로 쏠리고 
들의 귀가 온통 그리로 열렸습니다. 

꽃이 심심해하고 있을 때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꽃들의 눈길이 온통 그리로 쏠리고 
꽃들의 귀가 온통 그리로 열렸습니다. 

들과 꽃은 
셈을 시작했습니다. 

더하기 고요함 
더하기 평화로움 
더하기 아름다움… 
온통 더하기 더하기만 했습니다. 
(박두순·아동문학가) 


+ 잠시 눕는 풀 

풀은 조용하다.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뿌리의 정적 쪽으로 
마음을 눕히고 풀은 조용하다. 바람은 
흐린 하늘을 쓴 소주처럼 휘저으며 
벌판을 들끓는 아픔으로 흔들며 
온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것과 
흔들며 지나가는 것 사이의 
긴장은 고조된다. 시간은 
어디론가 숨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바람은 오고 
잠시 풀은 눕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것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의 
풀은 지나가는 바람에 몸을 눕히지만 
끝내 바람은 흙 속에 숨은 
풀의 흰 뿌리를 흔들지 못한다. 종일을 
빈 벌판은 푸른 모발을 날리며 
엎드려 있고 종일을 빈 벌판은 
통곡을 하며 엎드려 있고 
또 다시 바람은 불어오고 
풀은 잠시 눕고 다시 풀은 
일어서며 풀은 조용하다 
(장석주·시인, 1954-) 


+ 들풀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류시화·시인, 1958-) 


+ 들꽃의 노래 

유명한 이름은 
갖지 못하여도 좋으리 

세상의 한 작은 모퉁이 
이름 없는 꽃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라봐도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영혼을 가진 
오직 한 사람의 

순수한 눈빛 하나만 
와 닿으면 행복하리 

경탄을 자아낼 만한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박한 꽃과 향기로 
살며시 피고 지면 그뿐 

장미나 목련의 우아한 자태는 
나의 몫이 아닌 것을 

무명(無名)한 
나의 꽃, 나의 존재를 

아름다운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리 
(정연복) 

+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윌리엄 블레이크·영국 시인, 1757-1827)


+ 들꽃

들꽃은 
들이 좋아 
들에서 모여 사네 

이른 아침 
이슬방울 거울 삼아 
담소로이 피어 있어 

오가는 사연들을 
고스란히 주워 모아 
향기 되고 빛깔 되니 
아, 그 모습 영롱쿠나 
(김옥진·시인, 1962-) 


+ 들꽃 

한 모금 생수 길어 
갈증 푸는 새벽 풀 섶 
우연히 마주친 눈 
숨소리도 낮춘 그녀 
티 없는 
하늘 끌어안고 
심호흡을 하고 있다 

세상에 이름 없는 이 
어디 있을까만 
있는 듯 없는 듯이 사는 이도 여기 있네 
문패 건 
정원(庭園)에 핀다고 
내세우던 부끄러움 

밤이슬 머금고서 촉촉이 젖은 입술 
넌지시 물어보면 
제 이름 밝힐 듯도 한데.... 

다가가 
눈빛 맞추면 
내 안에서 피는 꽃. 
(경규희·시인)


+ 들풀 옆에서 

이름 없는 들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별 경치도 볼 것 없는 
그곳으로 나가 
나는 풀빛 울음을 혼자 울 거야. 

환한 저승 같은 꽃빛깔 앞에 
차라리 눈이 부시어 
어질어질 눈을 뜨지 못하면 
하는 수 없지, 
나를 안심하고 
눕게 하는 것 
포근한 그 들풀 옆에서나 
나는 멍청한 
내 눈물 속 하늘을 가질 거야. 
그리고 꽃이여 
진실로 아름다운 꽃이여 
나는 너를 미워하지도 못할 거야. 
(박재삼·시인, 1933-1997)


+ 들꽃 세상

들풀같이 많은 사람들 속에 
들꽃처럼 피어나는 사람 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세월처럼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 있습니다.
구석진 자리에서 조금은 외롭더라도
철저하게 자기를 만들어가면서
세상을 향하여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 있습니다.
활짝 핀 꽃잎은 
찡그리는 법을 모릅니다.
자기만의 향기와 자기만의 사랑으로
어둠 속에 빛이 되어
들꽃으로 활짝 피어 있는 사람들
스스로를 태우고 촛불처럼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
하나같이 들꽃으로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송연·시인)


+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향기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이슬 받고
땅의 심장에 뿌리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어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평생 홀로 견딘 그 아픔의 비밀로
미련 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이현주·목사 시인, 1944-)


+ 꽃 중의 꽃 - 들꽃을 노래함 

세상의 모든 꽃들은 
저마다의 모양과 색깔을 뽐내지만

그 중에 제일은
아무래도 들꽃이다

산이나 들에서 
절로 나고 자라는 꽃

눈에 잘 띄지 않아
무심코 스쳐 지나기 쉬운 꽃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눈에는 들꽃이 으뜸으로 예쁘다.

장미의 황홀한 미모도
목련의 우아한 자태도 

있는 듯 없는 듯
살그머니 피었다 지는

이름 없는 들꽃의
조용한 기품(氣品)에는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는  
꼭 들꽃 같은 사람도 있다.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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