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언어는 인권이며 "한글 병신체"는 도구 장치, 모독 폭거이다...
2018년 04월 17일 01시 00분  조회:3215  추천:0  작성자: 죽림

© News1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명작 ‘마지막 수업’은 ‘모국어를 지켜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엘레강스하고 시크한 리듬이 비비드한 컬러로 콜레보된 콤비 이번 윈터 시즌 머스트 해브’가 무슨 말인지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고급 패션 잡지 등의 광고에 유행하는 소위 ‘보그 병신체’라는데 이는 한글을 쓰는 한국인이 같은 한국인들에게 저지르는 모독이자 언어 폭거다.

담당자들은 한글로 쉽게 써놓으면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해서 그렇다고 할지 모른다. 이 문체에 반응하는 소비자도 책임이 좀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아파트 단지 이름을 ‘샹드리안클래식’ 식의 어려운 외국어로 짓는 이유가 ‘시어머니가 찾아오기 어렵게 하려는 것’이란 애교 섞인 해학이 더 이상 해학으로 들리지 않는다.

광고만 그런 것은 아니다. 검사, 판사,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이나 백성 위에 군림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관직의 세계 역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언어’가 실존한다. "환자가 어정쩡한 지식으로 뭐라뭐라 하기에 전문용어 몇 개 동원했더니 입을 다물더라"는 말을 아는 의사로부터 들은 게 바로 얼마 전이다.

이는 학자나 종교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토론에 나오거나 신문에 칼럼을 쓰는 교수의 말과 글은 가급적 어려워야 ‘과연 학자’로 자부한다. 나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선문답의 뜻을 여태 알지 못한다. 정치인들이 종종 자신을 위장하거나 책임을 은근슬쩍 회피하려 할 때 이런 어려운 말을 동원한다.

지하철이나 관공서마다 ‘에이이디(AED)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機)’가 비치돼 있다. 설명을 듣지 않고는 ‘자동제세동기’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한자를 읽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 기계가 뭔지 관심을 기울이고, 위급할 때 가져다 쓸 생각을 할 사람이 있겠는가 말이다. 그냥 ‘심장마비 응급 충격기’라 써놓으면 법에 걸릴까.

...결정문이나 ...연설문이 상대적으로 박수를 받는 것은 대부분 알아듣기 쉬운 말들이라 그렇다. ...얼마든지 쉬운 우리 한글로 폼 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걸 안 할 뿐인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말했다. 물론 당사자들은 절대 아니라고들 하겠지만.

...10월 9일 한글날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설계(디자인)됐다는 ‘한글’의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지만 우리에게는 달력의 빨간 글자가 그저 반가울 뿐이었다. 몇 년 전 그날을 빨간색으로 되돌리는데 일조했던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언어는 인권이다’를 펴낸 이유 중 하나가 거기에 있다.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도록 외국어와 전문용어로 어렵게 말을 늘어놓는 것은 듣거나 읽는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지만 주권에 앞서 인권이 먼저다. 언어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생명, 존엄, 기득권, 군림, 효율, 평등, 공생을 지키거나 방해한다. 어려운 용어의 말과 글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침해하는 도구이자 장치인 것이다. 이건범의 ‘쉬운 언어 쓰기’ 주장을 모두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여기에 있다.
///뉴스1 / 최보기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553 [고향문단] - 이제도 늦지 않다... 시조 향기 모락모락... 2018-12-12 0 3203
2552 [동네방네] - 고추먹기대회 2018-12-12 0 3099
2551 [그것이 알고싶다] - 인류는 워낙 어디에서부터?... 2018-11-30 0 3919
255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 떼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11-30 0 4094
2549 [그것이 알고싶다] - 털을 버렸다?... 털을 잃었다?... 2018-11-27 0 3638
2548 [세상만사] - 11층 아파트에서 추락된 두살배기 아기 살다... 2018-11-27 0 3247
2547 윤동주와 "비로봉" 2018-11-26 0 4387
2546 [타산지석] - 나무잎으로 돈 번다... 2018-11-26 0 3413
2545 [세상만사] - 분실된 지갑 찾았고 그속에 본래있던 돈보다 더... 2018-11-26 0 3254
2544 [그것이 알고싶다] - 철새 = 찌르레기 2018-11-26 0 5227
25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철새가 문제냐? 인간이 문제냐!!! 2018-11-25 0 3724
254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풍산개야, "통일개"야, 무럭무럭... 2018-11-25 0 3147
254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빛공해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11-24 0 3839
2540 [그것이 알고싶다] - 달(월)과 요일의 유래?... 2018-11-24 0 4475
2539 [작문써클선생님께] - 달력의 월(달)별 영어로 어떻게 쓸가ㅠ... 2018-11-24 0 4832
2538 [고향사람] - 김경도 축구선수, 그는 누구냐... 2018-11-23 0 3517
2537 [고향자랑] - 길림 서란 금성촌으로 놀러 오시라우... 2018-11-23 0 2980
253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화재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11-23 0 3483
2535 [그것이 알고싶다] - 라침반 없이 오지에서 방향찾기... 2018-11-22 0 3358
2534 [그것이 알고싶다] - 도시에서 방향 찾기... 2018-11-22 0 3338
2533 [그것이 알고싶다] - 년륜으로 방향을 알수 있다?... 없다! 2018-11-22 0 3175
253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황새야, 맘껏 날아예거라... 2018-11-22 0 3428
2531 [동네방네] - "피사의 사탑" 은 "젊음"을 찾아가는가... 2018-11-22 0 3615
2530 [고향문단] -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 3년만에 해빛 보다... 2018-11-22 0 3266
2529 [고향자랑] - 장백산 아래 연변 놀러 오이소(3) 2018-11-22 0 2674
2528 [고향자랑] - 장백산 아래 연변 놀러 오이소(2) 2018-11-22 0 2835
2527 [민속유산] - 룡정에서도 장훈아~, 멍훈아~... 2018-11-22 0 2821
2526 [겨레자랑] - 8천여명속에 울러퍼진 아리랑... 2018-11-20 0 3035
2525 [고향자랑] - 장백산 아래 연변 놀러 오이소(1) 2018-11-20 0 3172
2524 [그것이 알고싶다] - 백두산 2018-11-18 0 5965
252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농부, 농민, 농촌, 귀농... 2018-11-17 0 3906
2522 [쉼터] - 약, 약, 약... 2018-11-17 0 3867
2521 [타산지석] - 바람으로 부자 되라... 2018-11-17 0 3412
2520 [쉼터] - 책, 책, 책... 2018-11-17 0 3640
2519 [콕콕] -남들은 "김장쓰레기" 처리 이렇게 하는데 우리 이곳은? 2018-11-16 0 3713
2518 [그것이 알고싶다] - 킬로그램과 130여년... 2018-11-16 0 3827
2517 [문단소식] - 김응준 시백 "희비 쌍곡선" 그리다... 2018-11-15 0 2866
2516 표절현상은 원작자, 독자, 팬들까지 큰 상처를 준다... 2018-11-15 0 3254
2515 [세상만사] -일년간 주워 모은 동전과 각자 주머니 돈=쌀 기부 2018-11-15 0 2952
2514 [세상만사]-환경미화원 134명 2년간 모은 락전 260만원=기부 2018-11-15 0 3028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