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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 월드컵과 축구공 력사?...
2018년 06월 27일 01시 37분  조회:5672  추천:0  작성자: 죽림

월드컵 공인구의 역사

1930년 초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공’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월드컵 공인구가 존재하지 않았던 만큼 서로가 자국의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양 국은 피파의 중재 하에 전반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을, 후반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해프닝이 월드컵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디다스의 공인구가 사용되기 시작한 1970년 제9회 대회부터다.

 

 

 

1970년 텔스타

1974년 텔스타

1978년 탱고

1982년 탱고 에스파냐

 

 

  

 

1970년 멕시코 월드컵: 텔스타(Telstar)

아디다스는 이미 1963년부터 축구공을 한 층 가볍고 탄성 있게 개량하기 위해 부단한 연구와 노력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아디다스가 제작한 ‘텔스타(Telstar)’는 피파에 의해 1970년 월드컵 공인구로 지정됐고, 더 나아가 아디다스는 피파로부터 공인구 제작 독점권까지 부여받았다. 참고로 텔스타는 ‘TV 속의 별’이란 뜻을 지닌 줄임말이며, 이러한 이름은 1970년 대회의 월드컵 최초 위성 생중계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텔스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가벼운 무게와 탄성 이외에도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던 디자인에 있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축구공은 배구공과 같은 줄무늬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었지만, 텔스타의 경우 12개의 검정 오각형과 20개의 흰 육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이십면체’를 기본 모양으로 삼았다. 이 디자인은 텔스타 등장 이후 축구공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74년 서독 월드컵: 텔스타, 칠레(Telstar, Chile)

텔스타는 1970년 대회를 통해 뛰어난 탄성 및 가벼운 무게, 그리고 한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그로 인해 피파는 1974년 대회에서도 텔스타를 공인구로 채택했으며, 여기에 텔스타와 기능은 같았지만 모든 면이 흰색으로 이루어진 ‘칠레(Chile)’를 새로운 공인구로 추가시켰다. 오로지 흰색으로만 구성된 칠레는 야간 경기 때 눈에 훨씬 잘 들어온다는 점이 텔스타와 구별되는 특징이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탱고(Tango)

1978년 대회 공인구 ‘탱고(Tango)’는 기능보다 디자인 면에서 커다란 혁명을 일으켰다. 아르헨티나의 고전 춤으로 잘 알려진 탱고를 형상화시킨 삼각 무늬를 삽입, 기존의 텔스타에 시각적 효과를 더한 것이다. 참고로 이 탱고 디자인은 1998년 대회까지 무려 20년 간 월드컵 공인구의 고정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밖에 탱고는 방수 기능을 크게 보완하여 수중전에서도 문제없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탱고 에스파냐(Tango España)

‘탱고 에스파냐(Tango España)’는 4년 전 공인구 탱고의 개량판 쯤에 해당하는 공이며, 개최국 스페인의 정식 국명을 뒤에 붙여 재탄생했다. 이 공은 천연 가죽에 폴리우레탄 소재를 더하여 제작됐는데, 그로 인해 탄성과 반발력이 탱고나 텔스타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수력 또한 탱고보다 한 층 강화됐다.

 

 

 

 

1986년 아스테카

1990년 에트루스코 유니코

1994년 퀘스트라

1998년 트리콜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스테카(Azteca)

1986년 대회 공인구 ‘아스테카(Azteca)’는 디자인에 아스텍 문명의 화려한 벽화문양이 추가, 기존의 탱고에 비해 세련미가 느껴진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또한 아스테카의 제작에는 축구공 역사상 최초로 인조 가죽이 사용됐으며, 그로 인해 겉 표면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광택이 흘렀다. 천연 가죽보다 탄성과 방수력이 모두 뛰어난 인조 가죽으로 제작됨에 따라 기능 면에서도 발전을 이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에트루스코 유니코(Etrusco Unico)

1990년 대회 공인구 ‘에트루스코 유니코(Etrusco Unico)’의 이름은 이탈리아 고대의 에트루리아 문명에서 유래한다. 1978년 대회부터 도입된 탱고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에트루리아의 상징인 사자 문양을 첨부시켜 한 층 세련미를 더했다. 기능적으로 아스테카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볼의 내부에 폴리우레탄으로 된 폼(Foam)을 첨부시켜 탄성과 방수력을 한 층 강화시켰다. 이 공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호의적이었으며, 그로 인해 2년 뒤 199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공인구로 사용됐다.

 

 

1994년 미국 월드컵: 퀘스트라(Questra)

1994년 대회를 통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퀘스트라(Questra)’는 월드컵 공인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디다스의 대히트작으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 퀘스트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작은 혁명을 일으켰는데, 그 이유는 볼의 표면에 기포강화 플라스틱(Syntactic Foam) 소재를 사용하여 볼의 탄성과 반발력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면에서의 향상은 1994년 대회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는 피파 측에서 수비적이고 지루한 성향으로 크게 비판 받았던 1990년 대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아디다스에 특별 지령을 내린 결과였다. 1994년 대회를 통해 호평을 받은 퀘스트라는 2년 뒤 1996년 올림픽 공인구 ‘퀘스트라 올림피아(Questra Olympia)’, 1996년 유럽선수권대회 공인구 ‘퀘스트라 유로파(Questra Europa)와 같은 후속작까지 탄생시켰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리콜로(Tricolore)

1998년 대회 공인구 ‘트리콜로(Tricolore)’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컬러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아디다스는 프랑스 국기의 3색인 파랑색, 흰색, 빨강색으로 탱고 무늬를 구성하는 한편,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을 형상화시켜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해냈다. 트리콜로라는 이름 또한 ‘세 가지 색깔’이라는 의미다.

 

퀘스트라와 마찬가지로 기포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으며, 미세한 고압력의 공기 방울들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볼의 탄성 및 반발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표면을 최대한 매끄럽게 하여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 했다는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그로 인해 공격하는 팀의 슈팅은 더욱 빠르고 날카로워진 반면, 골키퍼들은 상당한 고난을 겪어야 했다. 아디다스의 신기술이 공격축구 흐름을 주도한 셈이다.

 

 

 

 

2002년 피버노바

2006년 팀가이스트

2010년 자블라니

 

 

 

 

2002년 한/일 월드컵: 피버노바(Fevernova)

2002년 대회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는 1978년 대회 이후 최초로 탱고 디자인에서 탈피한 아디다스의 야심작이었다. 이 볼의 디자인 및 색상은 열정(Fever)과 별(Nova)을 형상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4개의 바람개비 무늬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참고로 바람개비 바깥쪽의 황금색은 한일 양 국이 월드컵 개최를 쏟아 부은 에너지를, 붉은색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상징하는 불꽃을, 그리고 카키색의 삼각무늬는 한국과 일본의 균등한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피버노바는 기능 면에서도 탄성, 반발력, 회전력 등을 모두 트리콜로보다 한 층 향상시켰다. 특히 뛰어난 반발력에 비해 회전력이 부족했던 트리콜로의 단점은 피버노바에 이르러 효과적으로 보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 피버노바는 지나치게 화려한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로 인해 팬들의 선호도에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팀가이스트(Teamgeist)

2006년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Teamgeist)’는 독일어로 팀의 정신이란 뜻이며, 이는 독일 대표팀 전통의 패기와 승부근성을 상징한다. 이 공은 피버노바에 비해서도 더욱 혁신적인 디자인을 채택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이십면체’에서 8개의 정육각형과 6개의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팔면체’ 모양으로 변화됐다는 점이 트리콜로나 피버노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이처럼 가죽 면수가 크게 줄어듦에 따라 팀가이스트는 이전 공인구들보다 구형(球刑)에 좀 더 가까운 모양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가죽 간의 접착에도 열접착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으며, 최대한 원형에 가까워진 공의 모양 덕분에 슈팅 시 힘 전달이나 공기 저항력 등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그 외에 방수력과 내구력 부문에서도 피버노바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자블라니(Jabulani)

2010년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는 개최국 남아공의 토착언어인 줄루어로 ‘축제를 위하여’라는 의미다. 전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가죽 패널수를 더욱 줄여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형을 구현해냈다. 그로 인해 자블라니는 반발력 면에서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비약적인 성능을 과시 중에 있다.

 

또한 자블라니는 공인구 역사상 최초로 골키퍼를 배려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그 이유는 공 표면에 배치된 미세한 특수 돌기들이 미끄러짐 방지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돌기들은 필드 플레이어들이 공을 트래핑 할 때에도 한 층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 밖에 특징으로는 공이 무회전 슈팅 형식으로 날아갈 때 그 흔들림이 다른 어떤 공보다도 심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블라니의 특징은 2010년 대회를 한 층 공격적인 성향으로 이끌 것이 유력시된다.

 

축구공하면 정오각형 12개, 정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축구공이 떠오른다.

우리 집에 몇 개 굴러 다니는 크고 작은 축구공 모두가 그렇고, 도형 수업하느라 만든 파자박스 축구공 또한 그렇다.

5각형, 6각형으로 이루어진 축구공은 1970년 월드컵 공인구부터 사용되어 2002년 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까지 그 구조가 같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오각형 12개, 정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 축구공은 구가 아니라 다면체이다.

2006년 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는 최초로 다면체 구조를 벗어났다.

총 32개의 정오각형, 정육각형 조각을 버리고 14개의 조각을 이어 붙여 구에 가까운 모양을 만들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공인구 '자불라니'는 조각의 수를 더욱 줄여, 3차원 곡선형태의 조각 8개를 붙여 더욱 구에 가깝게 만들어 졌다. (자불라니는 줄루어로 '축하한다'라는 뜻)

자불라니는 지름이 가장 큰 곳과 가장 작은 곳의 차이가 불과 1%에 불과하단다.

자불라니는 물에 젖지 않아 비가 와도 무게 변화가 없고, 반발력이 커서 골키퍼가 막기 더욱 어렵다 한다.

공은 둥글수록 날아가는 동안 균형을 유지해 목표 지점으로 정확히 날아간다 하니 점점 구에 가까워진 축구공 덕에 더 예측 불가능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86 멕시코월드컵 - 아즈테카
특징 : 멕시코 중앙고원에 발달한 아메리카인디언 문명, 즉 아스텍문명의 벽화 문양을 형상화한 당시의 경기장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90 이탈리아 월드컵 - 에투르스코 유니코
특징 : 이탈리아의 고풍스런 멋을 돋보이는 그림이 있음

 

 

 

 

94 미국 월드컵 - 퀘스트라
특징 : 기포를 주입했다는 뜻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사용된 에트루스코(etrusco)보다 반발력과 회전력이 크게 향상되어 이른바 골키퍼들이 고달픈 수난 시대를 맞기 위한 공이기도 하다

 

98 프랑스월드컵 - 트리콜로
특징 : '파란색-흰색-빨간색' 3색으로 만든 축구공.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사용된 컬러 공이며, 신택틱 폼이라는 신소재를 사용해 기존의 축구공보다 반발력을 높였다. 또 표면을 최대한 매끄럽게 가공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한편, 발로 차는 순간 전달되는 에너지를 공에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도록 제작해 공의 스피드와 방향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2002 한일월드컵 - 피버노바
특징 : 열정과 별을 상징하는 축구공. 이전 대회에서 사용하였던 축구공보다 스피드와 반발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 특징이다. 
 

 

 

2006 독일월드컵 - 팀가이스트

특징 : 팀의 정신을 상징하는 축구공인 팀가이스트이다. 

구형에 더욱 가깝게 만들어 정확도를 높였으며,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 자블라니
특징 : 지금까지의 월드컵 공인구와는 달리 새롭고 혁신적인 테크놀로지가 특징이다. 평면이 아닌 입체 형태로 제작된 8개 3D 패널은 완벽한 구형이며, 고열 접합 방식을 통해 강력하게 결합하여 자블라니로 탄생한다.

기존의 축구공보다 스피드, 반발력, 탄력이 훨씬 좋아졌으나, 낙하지점을 포착하기가 어려워, 몇 주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 : 슛골닷컴

 

 

 

 

축구공은 월드컵에서 사용되는 공인구를 통해 한 단계씩 발전을 해왔다

▶ 1963년 : FIFA가 최초로 인증한 축구공 '산티아고'를 아디다스에서 개발

 1970년 멕시코 월드컵 : 5각형 조각과 6각형 조각이 만난 '텔스타'.
천연가죽으로 만든 최초의 현대적 축구공 등장

▶ 1974년 서독 월드컵 텔스타

▶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탱고'. 둥근 격자 무늬의 '탱고'볼은 탄력과 회전력에서 탁월해
현대 축구공의 원형으로 꼽힌다.
특징으로는 완전 방수와 축구공 표면에 패널을 붙여 완벽한 구(球)의 모양을 실현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 1982년 스페인 월드컵 '탱고 에스파냐'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즈테카'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에투르스코'

▶ 1994년 미국 월드컵 '퀘스트라'. 공기층이 들어가 있는 합성수지 표피로 반발력을 증가시킨 공.
공을 슈팅하는 순간 미세하게 거품들이 수축했다가 팽창해
골키퍼 앞에서 예측할 수 없는 스피드와 방향으로 휘어 나간다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리콜로'. 퀘스트라와 달리 가죽 내부의 폴리우레탄 거품을 더 강화하고
규칙적으로 배열해 수축력과 반발력을 높였다.
미세한 거품들은 발의 충격을 받고 순간적으로 수축했다가 팽창하면서 강한 반발력을 발휘한다.
거품은 강한 폴리우레탄 거품으로 독립돼 있어서 차는 힘이 강할수록 요술을 부린다.

▶ 2000년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테레스타 실버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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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의 공인구 ‘아디다스 텔스타18’이 수개월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최근 지구로 귀환했다. 텔스타18은 이달 초 소유스 MS-07 우주선을 타고 카자흐스탄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우주정거장(ISS) 내 여러 임무를 완수한 러시아의 안톤 시카플레로프 등 우주인 3명과 함께였다. 앞서 텔스타18은 지난 3월 러시아 우주인 올렉 아르테미예프가 탄 다른 우주선 소유스 MS-08로 ISS에 옮겨졌다. 월드컵 공인구의 첫 ‘우주여행’이었다.

1970년 멕시코 대회서 첫 공인구 사용

 

월드컵 공인구는 이처럼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공인구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아디다스의 텔스타가 첫 공인구로 인정되기까지 어떤 공을 써야 할지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지기 일쑤였다.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은 축구공이 세계 축구사를 바꿔 놓은 대회로 꼽힌다. 당시 결승에 올랐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경기 전부터 공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공인구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였다. 두 나라는 서로에게 익숙한 공을 쓰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이 중재에 나섰다. 전반에는 아르헨티나 공을, 후반에는 우루과이 공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의 공을 사용한 전반에 2-1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부터 양상이 바뀌었다. 우루과이 공으로 바꾸자 우루과이가 내리 3골을 몰아쳤다. 결국 승리는 4-2 역전 우승을 일궈낸 우루과이의 몫이었다. 축구공이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당시의 관전평이었다.

이 같은 해프닝은 1970년 멕시코 대회와 함께 사라졌다. FIFA 월드컵 공인구를 제작하는 아디다스는 1963년부터 축구공을 가볍고 탄성 있게 개량했다. 멕시코 대회 때 처음으로 텔스타를 내놓으며 공인구 지정은 물론 제작 독점권까지 손에 넣었다. 텔스타는 ‘TV 속의 별’이란 뜻이다. 당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TV 생중계를 기념하기 위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텔스타는 흑백 텔레비전이 상용화됐던 당시 화면 속에서 공인구가 더 잘 보이도록 흑백 컬러만이 사용됐다. 워낙 잘 제작됐다는 평가 속에서 다음 대회인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도 공인구로 채택됐다.
아디다스, 매회 개량된 공 선보여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아디다스 텔스타18'

아디다스는 이후 연구개발비를 대거 투입해 매번 개량된 공인구를 내놨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공인구 ‘탱고(Tango)’는 아르헨티나 고전 춤으로 널리 알려진 탱고를 형상화해 삼각 무늬를 삽입했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탱고 디자인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20년간 공인구의 고정 디자인으로 채택됐을 정도다.

다만 1982년 스페인 대회 때 기본 탱고 디자인에서 스페인의 정식 국명을 붙이는 등 조금씩 변화를 줬을 뿐이다.


1986년 나온 공인구 ‘아스테카(Azteca)’는 탱고 디자인을 유지한 채 인조 가죽을 뒤집어쓴 최초의 축구공으로 관심을 모았다.

1990년 공인구 ‘에트루스코 유니코(Etrusco Unico)’는 내부에 폴리우레탄으로 된 폼(foam)’을 첨부해 탄성과 방수력을 끌어올렸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쓰인 ‘퀘스트라(Questra)’는 볼의 표면에 기포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탄성과 반발력을 높여 출시됐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공격적인 축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 안에 칩 넣어 속도 위치 추적도 가능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인구는 ‘피버노바(Fevernova)’였다.
1978년 대회 이후 최초로 탱고 디자인에서 벗어난 공인구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매 대회 디자인의 변화를 거듭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쓰이는 텔스타18은 최초의 공인구인 텔스타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의 공인구 브라주카(Brazuca)의 기본 골격이 되는 틀을 살렸고 새 기술력을 도입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아디다스는 텔스타18을 총 6개의 다각형 패널로 구성했다. 안에는 NFC(근접무선통신) 칩을 넣어 공의 속도와 위치를 추적하게 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공이 골대나 파울 라인을 넘어섰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게 됐다.

///조희찬 한국경제신문 레저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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