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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은 세계 미술 시장이 아주 호황이던 때라 미술품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무렵에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가격에 거래된 그림이 많이 나왔다. 〈요, 피카소〉는 원래 1981년에 미국의 사업가 웬들 체리가 소더비 경매에서 580만 달러(60억 원)에 산 것인데 8년 만에 다시 내놓아 무려 여덟 배가 넘는 가격으로 팔았다.
4785만 달러(502억 원)는 1989년 당시 파블로 피카소 작품 중 최고가이자, 전 세계 미술 경매 역사상 두 번째로 비싼 금액이었다. 사실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가격이 이렇게까지 치솟는 일은 흔하지 않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세계 미술 시장이 워낙 달구어진 데다 피카소 작품 중 시장에 흔하게 나오지 않는 초기 작품이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 그림이 그려진 1901년은 피카소의 청색 시대가 시작된 시기다. 사실 청색 시대 경향은 1901년 후반기에 나타났고 이 그림은 1901년 전반기에 그려졌기 때문에 청색 시대의 우울한 모노톤이 나타나기 직전의 작품이다. 1902년에 그려진 〈팔짱을 끼고 있는 여인〉처럼 청색 시대의 우울한 특징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 그림에는 오히려 당시 스무 살이던 젊은 화가 피카소의 자신감에 찬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모델이 이젤 앞에 앉아 관객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는 화가의 자화상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자세다. 눈에 띄는 짙은 주황색 머플러, 관객을 바라보는 매서운 눈매, 전체적으로 굵고 힘찬 붓질 등에서 매우 자신만만한 젊은 예술가의 힘이 느껴진다.
이런 힘있게 묘사된 피카소의 자화상은 흔하지 않다. 피카소는 서른 살 이후부터는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그림은 20대 때 그린 다른 자화상에 비해서도 훨씬 당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피카소는 1901년 5월에 두 번째로 파리에 가서 그해 2월에 자살한 친구 카사게마스의 집에 자리를 잡고 전시 준비를 한다. 바로 그해 6월에 앙브루아즈 볼라르 갤러리에서 열릴 개인전을 위한 준비였다. 앙브루아즈 볼라르는 피카소의 초기 딜러이면서 당시 파리의 아방가르드 화가들을 일찍부터 알아본 역사적인 딜러다.
이 그림은 이렇게 중요한 앙브루아즈 볼라르 갤러리에서 전시된 데다 당시 전시 도록의 제일 앞부분에 소개되었다. 이후에도 이 그림은 뉴욕 현대 미술관과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공동으로 연 피카소 일흔다섯 살 기념 회고전, 뉴욕 현대 미술관의 피카소 회고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기획전 등 세계적인 미술관 전시에 여러 번 나왔다. 이런 뛰어난 전시 기록이 있으면 작품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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