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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은 1901년 시작해 지금까지 총 11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벨문학상은 작품성도 고려되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 등 작품 외적 요소도 많이 고려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상자들도 정통 문학인 시인부터 소설가 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가수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 파문에 휩싸여 수상자를 내지 않으면서 올해는 115, 116번째 주인공을 한꺼번에 발표하기로 했다.
◇유독 여성들에게 높았던 노벨의 문턱 =1900년대 초반 시작된 노벨문학상은 그동안 ‘유럽권’, ‘남성 작가’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지막 수상인 지난 2017년까지 114명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4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12.3%이다. 첫 여성 수상자는 스웨덴의 아동문학작가 셀마 오틸리아나 로비사 라겔뢰프였다. 그 후 다시 여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까지는 이탈리아 소설가 그라치아 델레다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이후 여성 수상자들이 간간이 호명됐지만 90년대 이전까지는 총 6명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1970~1980년대를 지나면서는 20년 넘게 여성작가 수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 당시 문학계에서의 여성 차별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대륙별로도 성별만큼이나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프랑스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영국과 미국이 11명, 독일 9명, 이탈리아·스웨덴 6명, 스페인·폴란드 5명, 노르웨이·덴마크·아일랜드·소련·일본 3명, 스위스·칠레·그리스·남아프리카공화국·중국 2명 등이다. 대륙별로 구분하면 유럽 출신이 총 79명(69.2%)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제3국 출신으로는 1913년 인도 출신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뱅골어와 영어로 출간한 시집으로 처음 유럽이 아닌 국가 출신의 수상자로 기록을 남겼다. 남아메리카에서는 1945년 칠레 시인 카브리엘라 미스트랄이, 아프리카에서는 1986년 나이지리아 소설가 월레 소잉카가 각각 처음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노벨문학상에서 아시아 출신 작가들의 수상은 중국(2명), 일본(2명), 인도(1명)에 그칠 정도로 기회가 적었다.
◇이색 수상자와 수상을 거부한 이들도=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시인, 소설가들이지만 그외에도 철학가나 정치인, 가수에게도 상을 수여했다. 노벨문학상 역사상 처음으로 작가가 아닌 수상자는 윈스턴 처칠(1953년) 전 영국 총리다. 그는 평의원 시절 역사서 ‘제2차 세계대전사’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터라,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역사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사상 최초로 대중음악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가수 밥 딜런(2016년)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딜런은 수상자 발표 직후 한동안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림원은 독일 역사가 테오도어 몸젠(1902년), 독일 철학자 루돌프 오이켄(1908년),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1927년), 영국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1950년), 프랑스 철학자 겸 소설가 장 폴 사르트르(1964년), 벨라루스의 르포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까지 총 7명의 비문학계 인사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했다.
모두가 바라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이도 있었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1958년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자의로 수상을 거부한 최초이자 마지막 노벨문학상 수상 거부자로 기록돼 있다. 노벨문학상은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200명의 후보군을 추천 받은 위원회가 1차로 후보 20명을 고르고, 2차에 5명을 가려낸 후 한림원 위원들이 투표를 실시해 과반 이상 최다 득표자를 수상자로 선정한다. 후보군 명단은 50년간 공개하지 않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10억9,791만원)가 주어지는데 공동 수상일 경우 상금을 나눠 갖는다.
/서울경제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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