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실 정확한 실제 모습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남아 있는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인데, 조선 후기 실학자가 직접 보고 그린 거북선 그림이 최근 발견됐다고 합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돌격선으로 혁혁한 공을 세운 거북선.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거북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은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미술사 연구자가 조선 후기 실학자의 서화첩에서 뜻밖의 장면을 찾아냅니다.
19세기 호남을 대표하는 하백원이란 실학자가 충남 보령 유배 시절인 1842년 보령 앞바다에서 뱃놀이를 합니다.
지금의 충청 수영, 즉 조선 수군 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유람을 마친 일행이 시와 그림을 모아 펴낸 서화첩입니다.
하백원이 직접 그린 그림 한쪽에 배 두 척이 보입니다.
조선 수군의 주력 선박인 판옥선 옆에 있는 배를 자세히 보면, 갑판 위에 거북 모양의 구조물이 얹혀 있고, 거북 등껍질 무늬가 선명합니다.
영락없는 거북선입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실제 거북선의 모습은 어땠는지 그게 매우 궁금했는데, 아마 판옥선이나 그런 데 위에 거북의 모습을 장식해서 매우 튼튼한 형태로 만든 게 거북선이 아니었나..."]
이뿐만이 아닙니다.
하백원은 그림과 함께 실은 시에서 "거북을 숨겨 오묘하게 사용했던 이충무공의 전함이 물가에 가로놓여 있다"고 적었습니다.
실물을 보고 그렸다는 얘깁니다.
1795년에 간행된 '이충무공전서'에 거북선 그림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당대 인물이 실제 거북선을 보고 그린 건 이 그림이 유일합니다.
거북선이 1842년까지도 운용됐음을 알려주는 획기적인 기록입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단순한 회화라기보다는 실학적 사상을 담고 있는 회화라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은 그동안 자료 부족에 시달려온 거북선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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