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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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2013년 05월 19일 07시 45분  조회:2419  추천:1  작성자: 리창현
나는 누구의 어떤 그물속에서
매일을 버둥거리며 사는걸가?
그물속에 갇힌 세상은 숨막히고
이 그물 저 그물 기우뚱하면서
싱겁게 휘젓는 사람들의 모습
내 그물이나 정성껏 짤거지
하필이면 비김을 들고 나서선 뭘하랴!
내 그물속엔 오물이 설자리가 없고
그물밖엔 유혹이 얼씬거리건만
무형의 당김속에 나는 나를 지친다
앞발 뒤발 모두가 동원되여
날카로운 발톱까지 예리하게 세워가면서
내 그물안으로 끌어들이는 어떤 현상
하늘에선 번개불이 끊길줄 모르고
땅우에선 우뢰소리 톱날에 걸렸지만
그물은 그물대로 몸부림을 쳐댄다
눈곱을 뜯고 여기저기 살펴보면
성한 그물 얼마 안보이고
헐망하게 늘어진 그물안에서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하수구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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