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원의 빚짐을 등에 무겁게 지고 뚜벅뚜벅 락타는 오늘도 아득한 사막의 어딘가를 향해 잘도 간다. 가도가도 막심한 삶의 어느 계곡에 잠시나마 짐을 부려놓고 무거운 한숨을 풀어 놓으면서 세월의 가락을 어설프게 뽑아본다. 가끔은 경쾌함과 어렴풋한 희망이 보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석고처럼 굳어진 마음의 근육은 아픔과 서러움만 뽀얗게 실어온다. 길게 뽑아 든 가락마다에 실실히 드리운 그리움은 비줄기를 만든다. 그 줄기마다에 대롱대롱 애처롭게 매달린 보고 싶은 얼굴들은 어느새 굳어진 모습이여서 마음은 갈기갈기 찢기운다. 떨리는 손끝으로 열심히 한듬한듬 기워보지만 자꾸만 늘어만가는 이랑은 메울수가 없어진다. 숨이 가쁘게 눌려오는 등의 빚산은 줄어들줄 모르고 날마다 높아만 간다. 사막의 고요를 깨뜨리며 애처롭게 터쳐나오는 비명마다에는 락타의 울음소리가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캄캄한 어느 골짜기에서 길게 울으믈 풀어놓지만 자신마저 두려움에 공포는 높이높이 떠오른다. 끝도 시작도 없는 아득한 세상을 향해 락타는 간다. 요사스레 불어오는 바람이 존재의 리유마저 깡그리 묻어버리는 그 자욱마다에는 아픔과 슬픔이 내려 앉는다. 뜨겁게 퍼붓는 해살에 고향마저 희미해지는 서글픔에 고운 꽃들은 누렇게 말라가며 게걸스런 하픔을 퍼붓는 보기마저 흉측한 몰골이다. 향기롭던 담배연기마저 오염같이 다가서는 낯설은 또 하나의 세상에 락타는 앙상한 뒤다리를 힘겹게 내 디디며 굽은 등을 펴보려고 모지름을 써보지만 뼈를 깎는듯한 아픔에 그만 무너진다. 어설프게 허공에 드리운 네 다리는 소경의 막대질을 시작한다. 다행히도 곁을 지나가던 퍼어런 락타새끼가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도움을 보내온다. 그러면서 이상한 고개짓으로 어딘가를 자꾸 반복한다. 허옇게 멀쩡한 두 눈을 슴벅이며 밝아오는 동창을 부여잡고 락타는 일어선다. 질서없이 찍혀지는 걸음마다에는 오직 절망의 물기가 력력하기만하다. 여기저기에 가끔씩 널려있는 골격들이 공포를 몰아오지만 그래도 락타는 간다. 등의 무거운 짐을 부려보려고 목을 높이 쳐들고 아예 두 눈을 감아버린채 락타는 간다. 한줌의 삶이라도 아껴보려고 어느 세상을 찾아 보려고 열심히 열심히 락타는 간다.
녕안시조선족소학교 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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