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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장자경(長者經)11)
11) 『증일아함경』 제6권 4번째 소경을 참조하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지국(婆祇國) 설수바라산(設首婆羅山)의 녹야원 깊은 숲 속에 계셨다.
그 때 120세에 나이가 많아 감각기관이 허물어지고, 파리하고 쇠약하며 병들어 괴로워하던 나구라(那拘羅) 장자라는 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존과 또 전부터 존경하며 가까이 알았던 비구들이 뵙고싶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나이 많고 쇠약하며 병들어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세존과 또 전부터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스님들을 뵈려고 왔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설법하시어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게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나구라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실로 나이 많아 감각기관이 허물어지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여래와 또 다른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비구들을 찾아왔구나. 장자야, 마땅히 알라. 괴롭고 병든 몸에서 항상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는 마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나구라 장자를 위해 가르치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잠자코 계셨다. 나구라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이 때 존자 사리불은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어떤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나구라 장자는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이 때 존자 사리불이 장자에게 물었다.
"지금 그대는 모든 감각기관에 기쁨이 넘치고 얼굴빛이 선명합니다. 세존에게서 어떤 깊은 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까?"
나구라 장자는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오늘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법(甘露法)으로 제 몸과 마음을 적셔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모든 감각기관에 기쁨이 넘치고 얼굴빛이 선명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그대에게 어떤 법을 말씀하시어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법으로 윤택하게 하셨습니까?"
"저는 아까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저는 나이 많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 애를 써서 세존과 또 존경하고 가까이 알던 비구들을 뵈러 왔습니다'고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게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실로 나이 많고 쇠약하여 병으로 괴로워하면서도 능히 스스로의 힘으로 나와 또 전부터 존경하던 비구들을 보러 왔구나. 너는 지금 그 괴롭고 병든 몸에서 항상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는 마음을 닦아야 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이러한 법을 말씀하시어 가르쳐 기쁘게 하시고 감로(甘露)로써 윤택하게 하셨습니다."
존자 사리불은 장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왜 아까 '어떤 것이 몸도 병들어 괴롭고 마음도 병들어 괴로운 것이며, 어떤 것이 몸은 병들어 괴롭지만 마음은 병들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입니까' 하고 세존께 거듭 여쭈지 않았습니까?"
장자는 대답하였다.
"제가 그 때문에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그 법의 요긴한 점을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존자 사리불은 장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장자여,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십시오.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의 발생[色集]과 색의 소멸[色滅]과 색의 재앙[色患]과 색에 맛들임[色味]과 색에서 벗어남[色離]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합니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거두어 취하다가 만일 그 색이 무너지거나 달라지면 마음도 그 따라 움직여 고통과 번민이 생깁니다. 고통과 번민이 생긴 뒤에는 두려워하고 마음이 막히며, 돌아보고 근심하며 잊지 못합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이것을 몸과 마음이 괴롭고 병든 것이라 합니다.
어떤 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지만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하는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그것을 사랑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아 '색은 나다.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색이 혹 변하거나 달라지더라도 마음이 그것을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따라 움직여 괴로움과 번민이 생기는 일이 없으면, 두려워하거나 마음이 막히거나 돌아보거나 애착하지 않습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것을 몸은 괴롭고 병들었으나 마음은 괴롭지도 병들지도 않은 것이라 합니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나구라 장자는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 때 나구라 장자는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 모든 의심을 벗어나서,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민 뒤에 공경히 합장하고 존자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저는 이미 초월하였고 이미 건넜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 삼보에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저를 인증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그 때 나구라 장자는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一○七)
如是我聞
一時。佛住婆祇國設首婆羅山鹿野深林中
爾時。有那拘羅長者。百二十歲。年耆根熟。羸劣苦病。而欲覲見世尊及先所宗重知識比丘。來詣佛所。稽首佛足。退坐一面。白佛言。世尊。我年衰老。羸劣苦病。自力勉勵。覲見世尊及先所宗重知識比丘。唯願世尊為我說法。令我長夜安樂
爾時。世尊告那拘羅長者。善哉。長者。汝實年老根熟。羸劣苦患。而能自力覲見如來并餘宗重知識比丘。長者當知。於苦患身。常當修學不苦患身
爾時。世尊為那拘羅長者示教照喜。默然而住
那拘羅長者聞佛所說。歡喜隨喜。禮佛而去
時。尊者舍利弗去世尊不遠。坐一樹下。那拘羅長者往詣尊者舍利弗所。稽首禮足。退坐一面。時。尊者舍利弗問長者言。汝今諸根和悅。貌色鮮明。於世尊所得聞深法耶
那拘羅長者白舍利弗。
今日世尊為我說法。示教照喜。以甘露法。灌我身心。是故我今諸根和悅。顏貌鮮明
尊者舍利弗問長者言。世尊為汝說何等法。示教照喜。甘露潤澤
那拘羅長者白舍利弗。我向詣世尊所。白世尊言。我年衰老。羸劣苦患。自力而來。覲見世尊及所宗重知識比丘。佛告我言。善哉。長者。汝實衰老。羸劣苦患。而能自力詣我及見先所宗重比丘。汝今於此苦患之身。常當修學不苦患身
世尊為我說如是法。示教照喜。甘露潤澤
尊者舍利弗問長者言。汝向何不重問世尊。云何苦患身.苦患心。云何苦患身.不苦患心
長者答言。我以是義故。來詣尊者。唯願為我略說法要
尊者舍利弗語長者言。善哉。長者。汝今諦聽。當為汝說。愚癡無聞凡夫於色集.色滅.色患.色味.色離不如實知。不如實知故。愛樂於色。言色是我.是我所。而取攝受。彼色若壞.若異。心識隨轉。惱苦生。惱苦生已。恐怖.障閡.顧念.憂苦.結戀。於受.想.行.識亦復如是。是名身心苦患
云何身苦患.心不苦患。
多聞聖弟子於色集.色滅.色味.色患.色離如實知。如實知已。不生愛樂。見色是我.是我所。彼色若變.若異。心不隨轉惱苦生。心不隨轉惱苦生已。得不恐怖.障礙.顧念.結戀。受.想.行.識亦復如是。是名身苦患.心不苦患
尊者舍利弗說是法時。那拘羅長者得法眼淨。爾時。那拘羅長者見法.得法.知法.入法。度諸狐疑。不由於他。於正法中。心得無畏。從座起。整衣服。恭敬合掌。白尊者舍利弗。我已超.已度。我今歸依佛.法.僧寶。為優婆塞。證知我。我今盡壽歸依三寶
爾時。那拘羅長者聞尊者舍利弗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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