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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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년의 마지막 날 (박춘월)
2013년 07월 26일 11시 09분  조회:1341  추천:2  작성자: 박춘월
일년의 마지막 날 

박춘월

시간이
바람의 실오리를 잡아쥐고
둥그런 매듭을 짓는다
씨실과 날실이 만나서 엉키는 순간
맵짠 회오리바람소리가 난다
365일의 숨소리가 출렁이는
매듭의 문양
그에게서 풍기는 산과 들의 향
잘 구워져 구수하다
매듭을 꼭 쥐여 짜면
시간이 호명했었던 만물이
뚝뚝 방울로 떨어진다

허공의 페지가 넘어가면
매듭에서 다시
거세찬 바람이 뿜겨져나오고
너와 나 바람에 말려들어
오만가지 색실로 뽑혀져나오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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