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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박춘월
옷섶에 매달린
무더위 몇알 털어버리고
긴 동굴 입구앞에서
잠간 휴식하는
중년의 사나이
어리광대같은
알락달락한 얼굴
이맘 때면 기어이
신비의 광대극 연출한다
그가 손 한번 휘저으면
팔소매 안에서
익은 열매
무수히 쏟아져 내린다
그가 수염 한 대 뽑아서 불면
하얀 갈대
온 산등성이에 나붓긴다
그가 과장된 웃음 한번 웃으면
나무들이 그의 얼굴처럼
울긋불긋 물들여진다
모자에 떨어져 내린
단풍잎 털어버리며
동굴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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