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1월 5일자 신문에 개주시 서해판사처 쌍천안촌에서 촌지(村志) 발간으로 마을알리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는 소식이 보도된바 있다. 올 들어 새 지도부가 구성되여 촌지발간을 통해 마을살리기운동의 새로운 스타트를 뗐다는것이다.
촌지란 촌사(村史)로서 촌의 력사를 기록한 책자이다. 우리 전 세대들이 살아온 력사의 기록으로서 민족의 력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자료이며 또한 민족문화의 유산이라 할수 있다. 특히 19세기말 20세기초 일제강점기 독립투쟁과 강제이민정책으로 대량 중국에로 천입해온 우리 1, 2세대들은 삶의 슬기와 지혜로 중국 동북땅에 뿌리를 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성원으로 되였다. 그러나 개혁개방과 21세기 격변기시대를 맞아 산업화물결을 탄 급격한 도시진출과 출국바람으로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이 크게 위축되였으며 피땀으로 이룩해놓은 학교와 촌들이 하나하나 력사에서 사라지게 되였다.
필자가 살던 마을도 존속위기에 처해있다. 해방전 연씨라는 지주가 살았다해서 “연가황”이라 하였는데 해방후 부강한 마을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부강”, 현재는 “흥성”으로 개명하였다. 원래 4개 자연부락으로 200여가구가 단란하게 모여사는 조선족집성촌이였으나 현재는 중청년들은 보기 드물고 로약자들과 어린이들만 남고 몇년 가도 갓난애기울음소리 한번 들어보기 힘든 촌으로 되였다. 학교는 이미 몇년전에 소실되였다. 이런 현실은 흥성촌뿐만아니다. 인구급감과 학교페쇄는 나아가 촌의 소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에서 우리의 촌사는 매우 필요한것이다. 허나 조선족촌에서 촌사를 펴내는 일이 극히 드문데 몇년전 화평촌에서 촌사를 펴낸바 있다. 이제 몇년 안가면 이러저러한 원인으로 마을이 사라지고 촌의 증인들이 없어진다면 그 촌의 력사는 영원히 없어지고말것이다.
우리에게 족보문화가 필요한것 못지 않게 촌사는 필요하다. 얼마전 연변에서 전 주에 조선족 근, 현대사문물을 기증 헌납할데 관한 발기문을 보고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족보를 통하여 종친뿐만아니라 그 민족의 력사를 정확하게 파악할수 있듯이 촌사도 인류사회 특히 한개 민족의 력사, 정치, 문화, 경제 등 력정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귀중한 재산임은 두말할것 없다.
지금부터 소실된 가사를 잇는 족보도 만들어야 하거니와 촌사도 만들어 후세들에게 “대물림보배”로 남겨주어야 한다. 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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