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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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세운 풍경
2015년 08월 14일 21시 50분  조회:1632  추천:2  작성자: 허창렬
수필 멈춰 세운 풍경

             허창렬

   가다가 멈춰선다. 멈춰서면 아름다운 풍경이 보인다. 차창밖의 풍경을 보고싶다면 멈춰 서라. 멈춰서면 자연이 보이고 또한 자신이 보인다. 500도 넘는 안경을 벗고 나의 신변을 곰곰히 살펴봐도 세상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은 나름대로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나름대로 불행하다.>> 말이 있질 않던가?

   불행하게도 나는 요즘 나름대로 너무나도 행복하게 고민한다. 왜냐하면 가진 자들이라면 누구 하나 함부로 가졌다고 자부할수조차 없는 포용과 관용, 인내심과 자비심이 가슴 한가득 자리잡고 새쌋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때문이다. 비록 석가의 깨달음이나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깊은 도의 경지에 이르른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조급한 심정을 스스로 멈춰 세울수 있는 그런 마력과 인내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실 내가 보건대 행복이란 이외로 너무나도 간단하다. 언제 어디서나 가던 길을 멈추고 <<멈춰 세운 풍경>>을 사심없이 들여다 보면서 아무런 저애도 없이 믿을수 있는 그 누군가와 함께 웃고 떠들며 흔상하는것이다.그 풍경이 간혹 너무 초라하여 누군가의 발밑에서 나뒹구는 한잎의 작은 락엽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추억이라면 목숨처럼 귀중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며 또한 덧없는 세월속에서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이 될수 있기때문이다

    세계적인 명작 <<죄와 벌>>에 이런 구절이 하나 있다. <<나는 오직 한가지 사실만을 증명하고 싶다.그것은 곧 그때 마귀가 나를 유혹하였으며 또한 썩후에야 내가 그 길조차 갈수 없음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왜냐하면 나 역시 벼룩에 지나지 않으며 또한 다른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我只是想证明一件事,就是,那时魔鬼引诱我,后来又告诉我, 说我没有权利走那条路,因为我不过是个虱子,和所有其余的人) 많은 시간을 들여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똑같이 싫어하고 미워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만큼 자신을 좋아하고 흠모하는 사람들과 교류할 시간마저 아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고는 하지만 그중에는 악연도 있기 때문에 악연에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을 혼자 끙끙 앓으며 가슴 깊숙히 간직할 필요조차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 너그럽게 포용과 관용으로 그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보다듬노라면 더욱 큰 성숙이 되기때문이다. 만약 한 사람이 남의 어려움을 아예 모른다면 그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인내심이나 자비심마저 있을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랑도 미움도 아닌 익숙했던 사람이 점차 낯설어가는것이다.》.(这世上最远的距离不是爱与恨,而熟悉的人渐渐变成陌生) 《나에게는 더 이상의 적은 없다. 있다면 그들이 나를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종래로 그들을 가슴에 담아두지 않기때문이다》(我没有敌人,有只能是把我当成眼中刺的一些人,但我从来不把他们放在我心上)  

   돌이켜 보면 고작 백년도 채 못살고 칠팝십년을 겨우 사는 우리네 인생, 우리가 날마다 노래로 부르싶은 아름다운 풍경은 곧바로 마음의 풍경뿐일다.우리 말 속담에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구절이 있질 않던가.? 뜻인즉 아무리 아름다운 산천경개라도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하면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될수가 없다는 말로도 풀이가 가능할것 같다.

   마음이 조급할수록 우리는 잠간 멈춰서서 자신의 지나온 발자취를 뒤돌아 볼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을 뒤돌아본다는것은 자신을 자세히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어쩌면 날에 날마다 물에 물을 탄것만 같이 슴슴하기만 한 이 현실속에서 나름대로 행복하고 즐거워지고 싶다면 너무 총명한척 하지 마라. 왜냐하면 총명과 어리석음의 사이, 그 사이에 비로소 지혜가 자리잡고 있기때문이다. 너무 총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꺼리기 마련이며 너무 어리석으면 또한 남에게 리용당하기 십상이다. 정판교의 난득호도(难得糊涂)가 오늘까지도 그처럼 유명한 리유는 무엇일가? 그것은 곧바로 알면서도 때로는 모르는척 남에게 져주고 양보할줄을 알아야 하는ㅡ 지혜이기때문일것이다.

   진정한 고통은 누구 하나 나를 대신하여 분담할수조차 없다. 하루빨리 그 음영에서 헤쳐 나올수 있는것은 오직 자신의 꿋꿋한 의지뿐, 고독하다고 하여 아무나 제 멋대로 사랑하여서도 안된다. 더우기 잘못된 사랑때문에 평생을 적막하게 혼자 살아야 할 필요조차 없다. 어쩌면 인연은 언녕 정해져 있는것이며 래일은 알수조차 없는것이기에 아무리 좋다고 굳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추구하며 크나 큰 고통까지 줄 필요는 없다. 억울함을 말로 할수 있을때 그것은 더 이상의 억울함도 아니다. 억울함을 말하지 않는것이야 말로 자신을 더욱 억울하게 하는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당신이 가난할때 그래도 누군가가 당신을 믿고 굳게 따른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당신이 아플때 누군가가 당신의 곁을 지켜주며 당신을 보살펴준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당신이 추워할때 누군가가 선뜻이 옷을 벗어 덮어주고 포근히 감싸 안아준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당신이 괴로워 할때 누군가가 함께 괴로워 하며 당신을 위로해 준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당신이 힘들어 할때 누군가가 가슴 아파하며 함께 걱정하여준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행복은 지키는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모른다면 말을 하라. 만약 알고 있다면 말하지 마라. 웃음이 모든것을설명해주리라>>(如果你不知请讲,如果你已知请别讲,微笑会说明一切)진리편에 나와 있는 너무나도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다.돌이켜 보면 우리네 인생은 얻는것보다 항상 잃는것이 더욱 많다.적어도 나를 놓고볼때 더욱 그러하다. 어떤 사람은 나보고 왜 지나간 옛일들에 한마디 변명조차 없이 바보처럼 시무룩히 사느냐고 묻는다. 또 어떤 사람은 남 부렵잖게 가졌던 모든것을 다 내려놓고 시 한수에 차 한잔 <<세외도원>>에 홀가분하게 사는것도 괜찮아 보인다고 우스개 삼아 익살스레 말을 한다.

   그들이 여직 나도 잘 모르는 나 자신을 알고 있으면 또한 얼마나 잘 알고 있으랴? 이 세상의 긍정과 부정에는 수많은 가시와 사탕이 발려 있기 마련이다. 진한 아픔도 짱한 기쁨도 더 이상 나에게 정서화(情绪化)가 되질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당신들과 다른 점이라면 당신들보다 못났거나 또한 잘나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나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사는게 뭐 별거 있더냐
욕 안 먹고 살면 되는거지
술 한잔에 시름을 털어
너털웃음 한번 웃어보자 세상아
시계바늘처럼 돌고 돌다가
가는 길을 잃은 사람아
미련따윈 없는거야 후회도 없는거야
아아 세상살이 뭐 다 그런거지 뭐

   사람은 누구나 숱한 허울과 가식을 다 내려놓고나서야 비로소 누구라도 진실한 자아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 마련이다.한국의 인기가수 신유가 불러 히트 친 노래다. 내가 제일 즐겨 부르는 애창곡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 매일 아침 흥얼거리노라면 나의 눈앞에는 멈춰선 풍경들이 다시금 하나 둘씩 즐겁게 나타난다. 그속에서 나는 다시금 나름대로 울고 웃으며 일상속의 작은 세절속으로 긴 산책을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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