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http://www.zoglo.net/blog/xql 블로그홈 | 로그인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홈 > 나의 시작품

전체 [ 17 ]

17    [시] 퉁 소(허창렬) 댓글:  조회:915  추천:0  2017-08-21
시 퉁 소   허창렬   마디 마디가 빨간 눈물이였다   토마토가 방울방울 쏟아놓은   새빨간 피방울이였다 누군가의   심장을 훔친 가장 진실한 새빨간 거짓말이였다   령혼이 없는 허수아비들이 너울너울 춰대는 날마다 고단한 탈춤이였다   언제 들어도 무릎 관절이 아픈 아버지의   땅이 꺼지는 깊은 탄식이였다. 연변일보 2017-8-3
16    미친꽃 2 댓글:  조회:1463  추천:1  2016-09-30
미친꽃 2 외 4 수 허창렬 어디서 무얼 하다 달려 온 늦 바람이기에 코신에 봉두란발에 무르팍마저 홀랑 ㅡ 까져 버렸느냐? 속절 없는 인생 비애로 흔들어 보는 숨 막힌 률동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또르륵 또르륵 굴려 보는 아득한 미소 삶이 덧 없어 너는 이름없는 언덕아래 봉선화 들국화로 활짝 피는구나 평생을 꽃으로만 산다는건 미친 짓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저물어가는 세월 한끝에 웃음으로 활짝 피여나 마가을 너는 하루종일 행복에 울고 있구나 한번쯤 미치지 않고 어찌 삶을 살았다 하리 미쳐서 사는 네 모습에 갈채 보내리 히마와리 히마와리 너는 북국의 젖 가슴을 안고 해변가에 그림처럼 우뚝 서 있다 사찌꼬와 미쯔꼬의 쨍그랑 덧이처럼 까맣게 불타 오르는 손발, 바다물에 풀썩 헹구어 모래톱에 훨훨 널어놓고 싶은 일본의 얼굴, "시나카라 아오쪼라 미나미 가제" 목 메여 불러본다 춤추는 앵두 입술 꺽두러니 일어서는 속눈섭 히마와리 너는 뒷태가 남달리 예쁜 여자 껍질보다 속살이 탱글탱글 부풀어 올라 구수한 여자ㅡ 주:히마와리(일어 : 해바라기) 속세에 살며 저 산이 머리 깎고 중이 되려 하네 어데선가 들려오는 무거운 목탁소리 산아, 산아, 가진게 너무 많아 괴로운 산아 산아, 산아, 버릴게 너무 많아 외로운 산아 산문에 기대여 노을 한웅큼 쥐여들면 땅거미 닭울음소리 찾아 어슬렁 어슬렁 마을로 내려오네 속유가(俗游歌) 세상 사람 나를 보고 바보라고 부르네 그래서 나 역시 바보가 되여 가려 하네 세상 사람 나를 보고 원숭이 같다 하네 그래서 나 역시 원숭이 되여 가려 하네 세상 사람 나를 보고 저 노픈 산을 닮았다 하네 그래서 나 역시 민둥산이 되여 가려 하네 산이 좋아 물이 좋아 이 세상을 다시 찾아왔건만 정든이들 옷자락 펄럭일뿐 나를 아예 몰라버리네 멸치야 반찬감이면 족하거늘 명리도 영예도 싫은 이 몸ㅡ 뜬 구름이면 또 어떠하리 인간의 조건 사람이면 사람인가? 사람이라면 사람처럼 사람답게 살아야 내 너를 사람이라 부르리라 너를 보면 보리밭의 까마귀가 더욱 귀엽다 너를 보면 옥수수밭의 깜부기가 더욱 구수하다 너를 보면 옆꾸리 터진 김밥 생각에 웃음이 샐샐 새여나온다 사람이면 사람인가? 사람이라면 사람처럼 사람답게 살아야 내 너를 사람아라 부르리라 인간답게 산다는건 참 어려운 일이다...
15    오늘에 살자 댓글:  조회:877  추천:1  2016-09-14
오늘에 살자 허창렬 내가 한묶음의 꽃을 당신의 넓은 가슴에 안겨 주었을때 그 꽃 향기를 제일 먼저 맡을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였다 내가 저주의 흙덩이를 님의 먼 발치에 꺼리낌 없이 쥐여 뿌렸을때 제일 먼저 어지러워 지는것 역시 나 자신의 두 손이였다!   오늘도 하루종일 누군가를 흠모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높이 우러러 쳐다볼수 있다는것은 얼마나 이 가슴이 울먹하고 자랑스러운 일인가? 허나ㅡ 불의에 맞서 그렇게 다 이겨놓고서도 결국 인정앞에 다시금 두 무릎 털썩 꿇어야 한다는건 또한 얼마나 비감한 일이였던가? 누가 지는것이야 말로 진정 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라 말을 했던가? 알고서도 모르는 척 살아야 했던 지난 30년, 모르면서도 아는 척 살아야 했던 지난 30년은 죽고 싶도록이 불행하게 행복한 운명의 장난이였다 오늘에 살자! 이제 단 하루 더 살지라도ㅡ 나다운 나가 되여 너다운 너와 함께 마침내 우리가 되여 손에 그 손을 잡자! 이리 흔들리고 저리 또 넘어지고 여기서 부딪치고 저기서 생긴 상처 두손을 홀홀 불어가며 아파하면서라도 무한의 영속성속에 어둠은 걷히고 새날은 까아맣게 밝아 오려니ㅡ 래일은 오늘도 우리들이 마음껏 지껄일수 있는 희망 사항일뿐ㅡ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열리지도 않았으니 분함도 ㅡ억울함도ㅡ 저주도ㅡ 분노도ㅡ 죄다 잊고 우리 지금이라도 오늘에 살자! 비 내리면 찬비속에 눈이 내리면 또 눈보라속에 단 한번도 고장이 없는 저 세월을 지느러미 하나로 평행 유지해가면서라도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오늘에 살자!ㅡ 억만년이 지난후 우리들 삶의 흔적이야 보이던지 말던지 죽으러 온 세상 죽기전까지 래일을 희망으로 그렇게 살자! 난 불행하게도 너와 함께라면 오늘도 하루종일 너무 행복하다... 라일락 꽃 향기 꽃살이 하르르 쏟아져 내리는 이 가을 벤취에 앉아 손목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햇살 한잔씩 풀어 커피잔에 나란히 담아들고 무심한 저 세월을 이제는 홀짝홀짝 마셔버리고 싶다 둘이 만나 결국 하나가 되여 가듯이 즐거운 천국의 부름에 울먹울먹 목이 꺼억 메이도록 행복한 날은 꽃밭을 살금살금 걸어 어디론가 또다시 떠나가는 너의 모습에서 젊은 꽃향기라도 킁킁 맡아 보고싶다 숲이 수풀속에 점잖게 들어앉아 여름의 꽃잎 점잖게 세여보는 이 가을은 수줍을 잘 타는 산들바람이라도 이제는 만나 보고 싶다 내 생의 빈 둥지일지 몰라도 항상 나보다 그 정성이 너무 알뜰한 너를 지금이라도 만나고 싶다
14    하늘이 높은 까닭 댓글:  조회:1034  추천:0  2016-08-21
하늘이 높은 까닭 새 소리 따라 숲속 깊숙히 들어서면 멀리서부터 머리 풀어 헤친  휘파람소리 깡충깡충 마중한다 아직도 살아 팔딱이는 맑은 계곡물에  슬쩍 발을 잠그면 심장마저 꽁꽁 얼어 붙었던 천년바위가  어흐흥 ㅡ 어흐흥 ㅡ 건가래 떼며 잠이서 깨여 난다 심안을 활짝 열고 자연과 긴 대화를 시작하면 스킨십을 피해 가난뱅이 젊음이 바지가랑이 사이를 슬쩍 빠져 나와  아카시아나무 그늘아래에서 또 반나절 기도를 시작한다. 하늘이 높은 까닭은 우리들의 눈이 이마 그 아래 있기때문ㅡ 내려다 보면 구름은 소 발자국 고인 물에서도  조용히 뜬다... 하늘에 깔려 1 어저께 였던가 하루종일 쨍하니 해가 뜨고  콧소리ㅡ 쟁쟁하더니 그저께 였던가 하루종일  바람이 불고 폭우가 휘 몰아치더니 오늘은  삭신이 노긋하도록 찌물쿠고 벌레들도 잠시  종적을 감춘 무더운 날씨ㅡ 나는 어딘가에  기대고싶어 하늘아래 담장아래 한포기 풀로  꿋꿋이  일어 선다! 내가 아파 네가 웃고 네가 아파 내가 웃을수 있는 이 세상 야박한 인심이라면 나는 이제 휘우듬한  저기 저 산기슭 길섶에  두 무릎을 털썩 꿇고 들어 앉아 멍이 든 세월의 피리 목메여 불어보리! 아무도 없는 이 들판 또 어딘가에 곱게  피여 있을 이름 모를 꽃 한송이에  못 다한 사랑도 전해주리! 충성에 눈이 먼 푸른 종소리 래일은 또 누구의  가슴 설레이게 하려는지? 백년도 채 못 사는  우리네 인생, 맨손, 맨발로 그대로 하늘에 깔려서라도 잠시 몸부림 쳐보자! 발버둥 쳐보자! 나는 장승이 아닌 목석을 닮아 가리! 하늘에 깔려 2 하늘에 깔려  풀이 된다! 나무가 된다! 구름이 된다! 바람이 된다! 물처럼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납죽 엎드려 흐억ㅡ흐억 ㅡ 흐느껴 울다가도 통뼈 가진 뭇산처럼 제야에 벌떡벌떡 일어선다 일년 삼백륙십오일 즐거운 날은  정말 즐거운 날이다! 일년 삼백륙십오일 슬픈 날은  정말 슬픈 날이다! 갈곳이 없는 날이면 나는 두눈을 꾹 감고 맨살로 땅바닥에 해빛으로  슬쩍 내려 앉는다... 바람 3 달ㅡ달ㅡ 볶아대다가 들ㅡ들ㅡ 볶아대다가 아무런 흔적도 없이  또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 버리겠지! 사품치며 흐르는 내 고향 강 기슭에  한그루ㅡㅡ  버드나무로 우뚝 섰다가 가슴을 쾅쾅 치며  또 한번 엉엉 소리 내여  울어도 버리겠지! 아직 아무런 준비조차 채 안됐는데ㅡ 낯익은 사람들을 이끌고 저기 터벅터벅  걸어 오는 세월속엔 삼베옷 곱게 차려입으신 울 엄마 모습도 어렴풋이 보인다...
13    나는 이런곳에 산다 (외 3 수) 댓글:  조회:1404  추천:1  2016-07-17
나는 이런곳에 산다 (외3수) 창문을 열면 법글이 뚝ㅡ뚝ㅡ 마당안을 뛰여 다니고 천년의 고요속에 잠자리떼 념불이 되어 잔디밭에 다소곳이 내려 앉는 곳 ㅡ 아침마다 잘 익은 노을이 세월의 이마위에 천연스레 가부좌 틀고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두손이 파랗게 물 들것만 같은 저기 저 들녘에 듬직한 바위들이 한결 명상이 깊은 곳ㅡ 나는 이런 곳에 산다 숨결이 하도 맑아 개울물이 오손도손 다리밑을 조리졸졸 흐르고 수련{睡莲}의 문턱을 넘어서면 활량이는 심장에 새봄이 마침내 여름에게 인사 전하는 곳 서투르면 또 어떠하랴? 우리네 정서 우리네 그 가락에 둥기당기ㅡ 가야금소리 저만치서 달려오고 가나다라마바사 잘 다스른 훈민정음이 마침내 툭ㅡ하고 줄이 끊어져 진주 알맹이로 새로운 씨앗이 되는 곳 나는 이런 곳에 산다 참새 몇마리 땅에 떨어진 아리랑 한쪼각씩 입에 물고 포르릉 포르릉 나뭇가지에 살풋이 내려 앉는 곳ㅡ 천연의 사랑(天然的 爱) 하늘이 외면하면 나도 결국 외면해야 겠지요 그리고 꼭 내가 아픈것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절반쯤은 에누리없이 돌려줘야 하겠지요 천년이 아니고서야 어찌 바위라고 하겠나이까? 바람이 불어오면 하얀 꽃가루 온몸에 뒤집어 쓰고   알룩달룩 꽃향기로 얼굴마다 죽죽 법글을 새겨가며 풀이며 나무며 산곡을 에돌아 바다로 흘러가는 저 많은 강물들과 주절주절 하루종일 륙자진언(六字真言), 십륜금강(十轮金刚) 지장경(地藏经)을 외우는 나의 참된 사랑, 저 검푸른 하늘이 아니고서는 우리 이제 어데로 더는 돌아가야 할 곳이 없겠지요 허나 하늘이 기어이 나를 외면한다면 나 역시 조용히 저 하늘을 이제 외면하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계명과 거룩한 부처님의 오계명으로 내 이마에 반짝반짝 내려앉는 찬란한 해빛ㅡ 풀이면 풀 나무면 또 나무 어데론가 다시 정처없이 흘러가는 저기 저 뭉게 뭉게 꽃구름이 되여 내 오직 그대 한 사람만 사랑하다 이제 여한이 없이 죽으렵니다 죽어서라도 너무 아픈 그 사랑에 깊은 잠속에서 깨여나면 난 그래도 여생을 한없이 사랑하다 왔노라 누군가와  묵묵히 눈빛 하나로 이야기 나누렵니다 그리고 미워할수 있는 용기만큼 이제는 자신을 더욱 사랑하렵니다 강물 따라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걸가요? 세월의 언덕배기마다 흐드러게 피여난 저기 저 할미꽃은 서러운 풍경ㅡ 바람 한모금 입에 물고 인정에 목이 메여 가슴 들먹이는 저녁노을은 숫처녀의 화려한 순정 개울물에 두 손 깨끗이 씻고 얼굴을 깨끗이 싶을 만큼 얼룩 진 나의 가슴을 이제 누가 또 씻어주려나? 단 한번의 고장도 없이 한번 가면 두번 다시 되 돌아올줄 모르는 그 세월이 그리워  마주섰다 돌아서면 꾸역꾸역 강물속에서 떠오르는 아버지의 옛말 한마디... 쥐 방울 꽃 넌 ㅡ 앙증 맞고 볼품이 없는 저기 저 쥐방울꽃이 되어라! 난 결코 초라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게 새봄을 알리는 초스레꽃이 되리! 비가 내리는 날이거나 해 뜨는 아침이면 우리들의 생명의 함의는 오히려 더욱 찬연하다ㅡㅡ 비람이 불면 언제나 두 손을 옆꾸리에 살짝 얹고 잔디풀과 여기 저기서 철없이 살아온 지난 이야기 허물없이 두런거리다가 비 오는 날이면 비실비실 물러서거나 제 자리에 물 앉는것이 아니라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산마루에 톺아 올라 짤랑짤랑 귀엽고 작은 방울 즐겁게 흔들다가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발목마다  꽁꽁 세월을 묶어두리
12    이제 시인들은 한 백년쯤 굶어 죽어도 좋다(외4수) 댓글:  조회:1119  추천:0  2016-07-14
이제 시인들은 한 백년쯤 굶어 죽어도 좋다! (외4수) 지옥에 가보신적이 있으십니까? 스크린같은 단떼의 지옥ㅡㅡ 보들레르의 타고르의 그 앞에 꺽두러니 서서 이제 시인들은 한 백년쯤ㅡㅡ 굶어 죽어도 좋다 저어기ㅡ머얼리ㅡ 오랑캐 꽃들의 우아한 눈빛, 깃털같이 가벼운 홍채(虹彩) 홍모보다 부드러운 우리들의 랭혹한 사유ㅡ 너무 오만해지는 뉘앙스 더 더욱 순진하고 어리무던한 자연(自然) 그리하여 오늘도  봉쇄된 육아실에서 우리들은 죽으러 온 세상 부지런히 죽는 련습을 계속하고 있다 보라 저기 저 활발한ㅡ 발자크의 교훈을 보라 저기저 말라르메의 간교한 숲의 움직임을 언녕 땅바닥에 떨어져 버린 시편 빈약한 설움의 제 2 음절ㅡ 오늘도 우리는 여기서 자신심을 잃어서도 안되겠지만 바슐라르 호프만 클라게스의 령혼(魂魄)으로 우리는 이제 무엇을 더욱 길게 말할수가 있는가? 형이 상학적인 그 간결한 부드러움이나 현상학적인 우리들의 그 지향성은 어느 행동주의 유연성 앞에 항상 물거품으로 산산히 부서지고 있거늘 이제 우리 이 시대의 어리석은 시인들은 커피나 엽초, 저급적안 랑만 대신 한 백년 보리밥속의 돌멩이 삼키다가 마침내 굶어죽어도 좋다... 척 아는척 하지 마라 잘난척 하지마라 보고도 못 본척 하지 마라 그래도 고상한척 그래도 우아한척 그래도 너무 사랑하는 척 그래도 의연히 ㅡ 미워 하는 척 매일 이밥에 거짓말을 말아 꿀꺽 삼키고 배 부른 척 아무렇치도 않은 척 아픈 척ㅡ 무척 두려운 척ㅡ 척하면 제 잘났다고 뽐내고 으시대다가 돌아서면 언제나 모르는 척 다 알고 나면 알고도 또 모르는 척 척하며 사는 세상 너무 두렵다 너무 싫다... 벌레 벌레들의 움직임 벌레들의 꿈틀 거림ㅡ 벌레들의 반항 벌레들의 활발한 사유ㅡ 저기 저ㅡ 벌레들의 울음소리 내 신경을 한 오리 두 오리씩 물어 뜯을때 난 벌레들의 울부짖음소리 자장가 삼아 종소리 푸르른 오월의 숲에 조용히 누워 하늘이 주는 힌트를 다시 읽는다 피와 눈물로 벌레처럼 살아 온 세상 나무도 꽃이 아닐바엔 풀뿌리 인생이면 또 어떠하랴? 서럽게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떠나가야 할 죽으러 온 세상ㅡ 내 기꺼이 벌레들과 춤을 추고 벌레들과 노래 부르며 목이 메여 별을 부르고 달을 부르고 바람을 부르고 구름 따라 터벅터벅 홀로 걷다가 하늘이 부르는 날 알아서 조용히 떠나 가리라... 명상 1 매일 부처를 만난다 매일 악마를 만난다 나는 죽어 부처가 아니면 악마가 되리! 부처도 악마도 아니라면 나는 성황당 돌담위에 한송이 코스모스꽃이 되여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와 내가 미워하는 모든이들과 손 저어 반갑게 인사라도 나누리 살아가는 하루 또 하루가 지옥이라면 나는 이제 죽어서라도 천당에 가 못 다한 우리들의 슬픈 인연 시로 소설로 전설로 이 세상에 남기리라 물과 풀 젖어 있는 불꽃은 눈굽이ㅡ 축축하다 불의 물 방울ㅡ 풀의 봉긋한 젖 가슴ㅡ 리그베다와 아그니의 몽상속에서 새벽이 숨을 쉬며 깨여난다... 피는 가슴으로 흐르고 힘은ㅡ 가슴으로부터 다시 빠져 나가고 경험이 메마른 콤플렉스 사실주의 광기는 호프만의 레몬즙에서 풀과 나무와 바람과 구름과 질식 직전인 자연을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11    물 1 (외 5 수) 댓글:  조회:838  추천:1  2016-07-13
물 1 지옥의 계절에 한마리 사슴이 되여 풀밭과 숲사이를 스럭스럭 걸어 다닌다 제발 좀 눈물이 멎게 해달라고 들불에게 두손 모아 간절하게 간청 해본다 뾰족뾰족 싹이 트는 두개의 주제, 우리들의 욕망은 너무 인공적이였다! 오늘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너에게 보여줄수가 없을때 나는 이제부터라도 오로지 하나의 진실에만 몰두해야지! 폴 크로델의 동방의 의식에는 통ㅡ통 ㅡ물이 오른 한 녀인의 말랑말랑한 유방이 모성애로 가난을 키우고 있었다! 아무도 진실을 믿지 않는다! 나도 결코 나를 믿지 않는다... 물 2 이 나이에 우리ㅡㅡ 다시 사랑해야 한다는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구겨지고 찢겨지고 거창한 과거따위는 이제라도 말끔히 잊어야지! 비굴하거나 초라하지도 않게 맨 처음 만난 그때처럼 두근닥근 설레이는 가슴으로 그 누군가를 다시 사랑해야 한다는건 얼마나 자랑스럽고 아름찬 일인가? 그러나 이름조차 없는 그 강가에 그리움이 아직도 봄풀처럼 살아 숨쉬는 그 펑퍼짐한 언덕ㅡ 투명한 눈망울이 아닌 이불을 멀리 던져라! 싱싱한 망령들의 환영(幻影)이 잘못된 판단으로 할미새가 되여 살색이 어둡고 우울한 그 강가에서 제 이름과 제 손발을 찾아 어지러이 헤맬때 우리는 얼마나 즐거웠던가? 무거운 잔디속에 다시 발을 불쑥 잠그면 그리움은 언제나 청초한 련꽃잎처럼 동ㅡ동ㅡ 떠오른다... 물 3   더 낮은 곳이 어디 없나 두 눈을 부릅뜨고 언제나 이곳 저곳 두루두루 열심히 살펴본다   사상은 항상 맑고 투명하고 허리는 유연하게 산기슭 불쑥 감싸안고   호매로운 세월 비장한 삶의 노래속에서 하고픈 말들을 꿀꺽 가슴에 조용히 집어 삼킨다   어느 집 바자굽에서 문전 박대에 온갖 오물을 다 뒤집어 써도 결코 싫다고 하질 않는다 날 짐승들이나 집 짐승들이 철퍼덕거리며 강을 건너면   세월의 로고, 어지러운 흙 먼지 두손으로  말끔히 깨끗이 딲아준다   뼈는 없다 자존심은 버린지조차 오래다 오직 한 마음 한뜻으로 더 낮은 곳으로 와ㅡ와ㅡ 사품치며 흘러가   머루알같이 새까아만 두눈 깝빡 깜빡이며 말이 많은 세상을 조용히  지켜본다   물 4   강해지기 위해서는 부드러움이 더욱 필요하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발끝에 고개 숙이는 그런 용기가 더욱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팔힘보다 뚝힘이 더욱 필요하고 미련없이 져주기 위해서는 잔뼈마저 눈물로 녹여버릴수 있는 그런 용기가 더욱 필요하다   세상에 호올로 남겨져도 잠시의 망설임이나 주저도 없이 추호의 거짓도 없이 낮은 곳이라면 서슴없이 맨발로 달려 간다   이 세상의 야비하고 야박한 인심때문에 온갖 더럽고 어지러운 오명 온몸에 다 뒤집어 써도 결코 비겁하거나 비굴하게 피하질 않는다   한사발의 물에 우리들의 희노애락이 있다 길러 준 은정을 알고 세월의 깊은 상처 온몸으로 말끔히 씻어주며 륜회의 열두대문 활짝 열어젖히고 물은 하얀 손수건 살랑살랑 내흔들며 하늘로 돌아간다 미련없이 다시금 조용히 돌아간다 물 5 술병이 시름 겨운 하늘을 들녘에 불쑥 쏟아 놓으면 잔등이 구부정한 바람이 세월을 채찍질하여 아리랑 고개를 또 슬쩍 넘어간다. 눈썹이 까아만 포플러 나무ㅡㅡ 살색이 하아얀 아카시아 꽃향기ㅡㅡ 수줍어 동구밖에서 마냥 두 손을 만지작이는 봉선화, 들국화ㅡ 그리고 새벽 이슬에 바지가랑이 흠뻑 젖어 파르르 파르르 눈섭이 떨리는  아직 젊은 별 하나... 물 5   다시 돌아가 제 자리에 눕는다 동그랗게 눕는다 하아얗게 눕는다 파아랗게 눕는다 말랑말랑한 가슴 쭉 펴고 울렁울렁 파도아래 옹송그리고 다시 눕는다 말똥말똥 맑은 하늘을 우러러 결코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항상 가장 낮은 곳에서 이 세상 무자경(无字经)을 두런두런 읽다가 바람과 함께 구름과 함께 부처님 삼장십삼부(三藏十三部)를 령혼으로 중얼중얼 다시 외운다 사상은 파랗다!  살색은 하얗다! 얼굴은 가끔 빨갛다! 배꼽은 없다 머리카락도 없다 골격이나 굵은 뼈는 더욱 없다 살짝 건드리면 몰랑몰랑한 젖가슴 촤르르 촤르르 오르가즘 쏟아내고 봄이나 여름이면 청아한 꾀꼬리 노래소리에 푸른 산을 슬쩍 바구니에 담아들고 황소 따라 첨벙첨벙 들녁을 지나간다 익숙하다 싶으면 왠지 낯 설고 생소하고 생소하다 싶으면 언제나 홀딱 벗고 알몸으로 내곁에 살풋이 드러눕는다 괜스레 짜증이 나고, 멀미 나고, 현기증이 일렁이면 먼 시골마을로 시집 간 누나 찾아 맨발로 달려간다 맨몸으로 꿈틀꿈틀 기여간다 돌아서면 기어이 헐레벌떡 따라 와서는 뭐라고 쉐라 쉘쉘ㅡ 자꾸 주문을 외운다 물은 결코 인간들처럼 간교하거나 선량하지도 착하지도 않다
10    엄마 생각이 절로 나네요 댓글:  조회:870  추천:0  2016-07-12
엄마 생각이 절로 나네요 외1수 봄비가 푸실푸실 내리던 날 빨래 강가에 서면 토닥토닥 누데기 헌옷들을 정성스레 다듬이 질 하시던 울 엄마 생각이 절로 나네요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언덕아래 말뚝처럼 우뚝 서면 부르튼 내 손발 먼지 오른 내 얼굴 삼베적삼 옷고름으로 정성스레 딲아주시던 울 엄마 생각이 절로 나네요 아프고 서럽고 외롭고 너무 배가 고프던 날 거미같은 자식들에게 새알만큼한 감자 하나씩 나눠 주시고 부뚜막에 그림자처럼 웅크리고 앉으셔서 시래기 우린 물로 모진 허기 달래시던 울 엄마생각이 절로 나네요 전생에 무슨 죄 그렇게도 많이 지셨길래 원쑤같은 이 자식들ㅡ 팔남매 남 부렵잖게 키우시느라고 한일평생 변변한 옷 한벌 옳바른 식사 한번 제대로 못하시고 정안수 한 그릇 장독 위에 정히 떠다놓고 자식들의 먼 앞날 손발이 다 다슬도록 싹싹 빌고 또 비시다가 하늘로 가신 울 엄니ㅡ 가슴이 텅 비고 허전한 날일수록 천사같으신 울 엄마생각이 절로 나네요 해마다 이맘때쯤 어머니 명절 (母亲节)이 돌아오면은 한평생 부엌데기로 고스란히 살다 가신 울 엄마가 꿈인듯이 생시인듯이 저기 저 눈물속을 터벅터벅 걸어 오시네요... 뭐가 되여 래생엔 또 누구네 집 막내 아들이 되여 가문의 작은 영광이나마 빛낼 련지? 서럽고 외롭고 아프고 쓸쓸했던 그런 날은 어서 가라 맹물에 맹물을 탄것처럼 슴슴하고 시무룩하고 손톱이며 발톱을 깎던 그런 날들도 어서 가라 햇빛이 쟁글쟁글 방안에 쏟아지고 머리털이 텁수룩한 날이면 나도 이제는 뭐라도 되어야지 사랑이 꿈틀거리고 행복이 꿈틀거리고 분노가 사품치고 그리움이 뼈에 사무치던 날 밤 하늘의 별이라도 잠간 쳐다 보아야지 물처럼 출렁이고 숲처럼 술렁이고 불처럼 이글 이글거리던 정열의 그런 날들이 곧 다시 돌아오려니 마냥 갑갑하고 허전했던 그런 날들은 어서 가라 사랑이 무엇이고 삶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날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찰랑거리는 시내물에 두 손을 깨끗이 씻고 나 또다시 어데론가 ㅡ 떠나가야지...
9    내 이름에 성스러운 사명을 걸고 댓글:  조회:1130  추천:2  2016-07-06
내 이름에 성스러운 사명을 걸고 외 2 수 태여날ㅡ 때부터 나에게는 이름이 둘ㅡ 하나는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ㅡ 하나는 "조선민족!" 개구장이 그 시절 이웃마을 한족 애들한테 "꼬리빵즈" 라는 천대를 받고 낯에 홈타기를 패워가며 피 튕기게 싸웠다 어른이 된후 간혹 가차칸에서 "니쓰 초우쎈주마?"하는 한족 로인들의 물음에 수긍의 뜻으로 나는 고개를 끄떡였고 성스러운 민족의 사명감으로 항상 자신의 언행을 다듬고 또 다듬어 왔다! 돌이켜 보면 너무나도 방대한 우리네 력사 반만년의 유감과 반만년의 원한 반먼년의 설움이 오늘도 생생하게 우리들의 얼굴에 새겨져 있는 태여날ㅡ 때부터 나에게는 이름이 둘 하나는 ㅡ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하나는 ㅡ 누구나 쉽게 알수 있는 "조선민족!" "조선민족!" 내 느끼듯이 내 느끼듯이 너도 뼈저린 참회 느끼면서 추억에 설레이는 저 바다 언제 잠이 드는가 묻지를 말자 어느해 가울이였던가? 생소한 꿈이 불쑥 떠올라ㅡ 지평선 저 끝에서 풀이슬 두드릴때ㅡ 조금씩 꿈꾸기로 온다던 그 사람들이 저 어둠속 불빛을 생명으로 느꼈 듯이ㅡ 다시 오는 이 아픔을 우리 함께 슬픈 자의 비망록에 새겨넣고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마냥 밝기를!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냥 그윽하기를! 이처럼 빨리 오는 아픔이 있을줄을 미리ㅡ 알수가 있었다면 내 느끼듯이 너도 뼈저린 참회를 느끼면서 량심의 청진기를 민족의 심장에 대고서 그 힘찬 고동소리 함께 들어보자! 언제면 그 곳에서 희망의 새싹이 너무 쉽게 터 오를때까지ㅡ 오늘도 내 느끼듯이 너도 뼈저린 참회 느끼면서 인정에 목이 메여 설레이는 저기 저ㅡ 바다가 언제 잠이 드는가? 묻지를 말자! 어머니 혹한에 난방시설마저 꽁ㅡ꽁ㅡ 얼어 붙고 끼니마저 라면으로 설때울 때면 어김없이 두툼한 엽서묶음 꺼내듭니다 그러고는 고향에서 온 편지들을 따로 골라 놓습니다 고향에서 온 편지 들을 펼쳐들면 내 눈에는 고향의 산이 보입니다 고향의 강이 보입니다 앙상한 백양 나무가지에 하얗게 성에꽃이 활짝 핀 내 고향 동구밖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참으로 서러웠던 그 나날 ㅡ 온갖 시련 다 겪으며 배움 찾아 떠나는 이 아들을 바래주려고 꼬부장한 그 허리에 찹쌀가루 고이 지시고 내 손목 부여잡고 한사코 따라 나서시던 그 동구밖 올해도 그 앙상한 백양나무 가지에는 성에꽃이 하얗게 피였겠지요? 그 속에서 어머님은 또다시 이 아들을 기다려 바장이시고 ㅡ 아들 딸 팔남매 키우시느라 남먼저 귀밑머리에 하얗게 흰 서리 내리신 고달픈 인생 아아 고향에서 날아온 편지를 읽을적 마다 속으로 조용히 불러 보는 거룩한 그 이름 어머니ㅡ 부를수록 오척의 사나이 목이 메여 왈칵 눈물을 쏟습니다 어머님의 향기 찾아 마음이 정이 든 고향으로 달려 갑니다... (북행렬차) 중에서
8    태초의 욕망 댓글:  조회:1000  추천:1  2016-07-06
태초의 욕망 (심양 허창렬)   외 2수   삶의 무거운 십자가 고스란히 등에 짊어 지고 아담 이브마저 없는 황량한 골짜기를 나 혼자 피리불며  성큼성큼 내려갑니다 가다가 가다가 도토리 몇개 더 줏고 가다가 가다가 까마귀떼 하얀 울음소리에 예민한 감성 와뜰ㅡ 와뜰ㅡ 놀래우기도 하며   한 여름 수없이 부처님과 예수님의 집 처마밑을 드나들었을 어떤 제비의 날쌘 몸매에서 인간의 냄새를 잠깐 맡아보기도 합니다 벌겋게 피가 돋은 바위들의 아스라한 전설에는 우리들의 유치한 몽상보다  항상 알수 없는 파멸의 푸우른 소금자국이 더욱 짙고ㅡㅡ   차츰 목이 말라 겨불내음이 풀풀 나는 우리 이 시대의 피리소리에서는 각혈을 시작한 피아노 건반들이 아침노을을 거미줄 삼아 희망을 꽁꽁 묶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언제나 있으나 없으나 똑같은 삶의 방식, 멀리 ㅡ 산너머로 이사 가던 구름 한송이 가을의 문턱을 밟고 서서 여름의 누드를 넋 잃고  또 한참 지켜보고있습니다 태초의 욕망에는 남자와 녀자의 손이며 팔 눈굽, 바지 가랑이마저 흠뻑 젖어 있었고 세월은 무엇을 자꾸 말하려는지 하루종일 강물처럼 소리없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태초의 여름     태초의 여름 자유의 궁전에서 나와 당신은 홀딱 발가벗은 진실앞에 한참씩 웃고 떠들며 까부러 치다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루한 시간을 석쇠에 굽고 있었습니다     어리무던한 태양은 그냥 존재의 의미로 빛이 났고 무수한 별들은 우리들 삶의 이야기에 취해 두 눈을 깜빡거렸고 달은 뼈마디 굵직한 좌우명을 십자가처럼 목에 척 걸고 예수님의 십계명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찬란한 우리들의 욕망인가? 얼마나 눈 부신 우리들의 사명인가? 얼마나 현란한 우리들의 과거인가 ? 얼마나 비참한 우리들의 현실인가? 얼마나 유치한 신들의 통곡인가?     숲을 이룬 문명, 더욱 란폭해지는 인심ㅡ 령혼을 팔고 사는 그리우보다 이제는 인정이 더욱 필요한 시기, 질투와 배신보다 관용과 포옹이 더욱 지혜로운 시기 산사의 종소리 목탁소리에 고요히 깨여나고 있다                         태초의 가을       네가 평생 알수조차 없는 비밀 하나를 이제는 알려주마! 네가 평생 깨우칠수조차 없는 부처님의 큰 뜻을 이제는 아낌없이 알려주마! 위대한 시인의 심장은 가난하였어도 쿵쿵 뛰였고 저 어리석은 광대들은 량심의 황무지에 궁전을 짓고  부를 축적하였다     태초의 가을도 오늘처럼 오곡이 한창 무르익었고 우유와 빵대신 설교로 주린 배를 달랬던 무함모드나 요셉의 진실한 (거짓말)은 오히려 거짓에 거짓 하나 없이 새빨간 거짓말 같은 진실이였구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오늘도 우리를 이처럼 힘들게 하고 있는가? 알려고 했던 자들은 아무도 알려고 하질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이 차려놓은 술좌석에서는 하느님이 항상 말석이다...
누가 감히 검푸른 저 하늘을 두손으로   만져보았다고 하였는가?(1) 외2수 심양 허창렬 산위에 산이 있고 강위에 강이 있고 물위에 물이 있다 하늘위에 하늘이 있고 구름위에 구름이 있고 사람위에 또 ㅡㅡ 사람이 있다 누가 감히 저 검푸른  하늘을 만져보았다고 하였는가? 죽으러 온 세상 인생이  부질없다 탄식하지 마라 그대 뼈 없는 여린 풀이 되여 하늘아래 산아래 개울물처럼 살풋이  드러누워 본적이 있는가? 먹이 찾아 포르릉ㅡ 포르릉 ㅡ 하루종일 이 땅에서 저 땅으로 임자 없는 콩 한알에도 목숨 걸어본적이 있는가? 길은 길대로 어디론가 떠나가고 바람은 내 손목 부여잡고 자꾸 수림속으로 이끄는데 하늘이 뚝뚝 녹아 한자깊이  내 가슴속에 소리없이 흘러내리네 누가 감히 저 검푸른 하늘을 손으로 만져보았다고 하였는가? 쫓기고 부대끼고 흔들리면서도 가느다란 지느러미 하나로  평행을 유지해가는 우리네 삶 바람앞에 기어이 벌떡벌떡  일어서야 하네 구름앞에 기어이 벌떡벌떡  일어서야 하네 찬비속에서 기어이 벌떡벌떡  일어서야 하네 하늘과 땅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그렇게 외롭질 않네 누가 감히 검푸른 저 하늘을 두손으로   만져보았다고 하였는가?( 2 ) 하늘을 만지면 뼈마디가 말랑말랑하고 바람을 만지면 온몸에 소름이ㅡㅡ  쫘악 돋친다 산을 만지면 남자들의  자존심이 벌떡벌떡 일어서고 구름을 매만지면 리유없이 슬픈 여자들의  시집살이 이야기가 슬며시 고개를 쳐든다 누가 감히 검푸른 저 하늘을 손으로 만져보았다고 하였는가? 산다는건 아무래도  사랑합니다.(我爱你!) 미안합니다.(对不起!) 용서하세요.(请原谅!) 고작 이 세마디면 족하리 이제와서 스쳐지나가버린 인연들을 슬퍼하면 무엇하리 이제와서 떠나가는 사람 앞을 막고 가지 말라 그렇게  애원하면 또 무엇하리? 한번 가면 되돌아 갈수 없는 어젯날 무너져 내리는 서까래에 어깨 무거운 이 하루 또 하루 희망과 절망이 없이는 결코 아무나 쉽게 부를수 없는   래일의 노래ㅡㅡ 나의 인생은 전설일수는 없지만 소설이고 시는 되여야 하리 눈을 뜨면 다시금 하얗게 밝아오는 새 아침 산다는건 행복이고 감동인것을ㅡ 오늘도 해는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 사람답게 살았었다는 증거 사람답게 살았었다는 증거를 어디 한번만 대보세요 사람이라면 고통스러워도 되리! 사람이기를 거부한다면 또한  무례해도 좋으리! 사람이라면 행복해도 되리! 사람이기를 거부한다면  마침내 방종해도 좋으리! 사람이라면 고민이 있기 마련ㅡ 사람이기를 거부한다면  은혜마저 말끔히 잊어도 좋으리! 사람아 ㅡ 사람아 ㅡ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 무얼 그리도 많이 바라나? 가난해도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그게 바로 행복! 아플때 누군가 보살펴 주면  그게 바로 행복! 고통스러울 때 누군가 부추켜주면   그게 바로 행복인것을ㅡ 인생은 구름ㅡ 어데론가  정처없이 흘러 흘러 가는것ㅡ 한잔의 차, 마시고 내려놓고 마시고 다시금 내려놓고 그게 바로 인생인것을ㅡㅡ 사람답게 살았다는 근거를 어디 한가지만 더 대보세요 바람에 하느작이는  작고 어여쁜 저 꽃처럼..
6    명상 88 (외4수) 댓글:  조회:1126  추천:0  2016-05-16
명상 88 (외4수) 어느 날 내가 죽은 후 나를 미워하던 모든 이들은 흥에 겨워 덩실덩실 어깨춤이라도 출것이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은 비 내리듯이 줄줄 눈물을 흘리리 그 다음 날 나의 시체가 싸늘히 서천(西方)을 우러러 몇자 깊이 흙속에 깊숙히 묻혔을때 나를 미워하던 모든 자들은 내 무덤을 손가락질 하며 잘코사니로 온갖 콧노래를 흥얼거릴것이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은 침묵으로 차츰 할말조차 잃어가리 그렇게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나의 시체는 마침내 썪고 문드러져 한무더기 구데기들속에서 악취가 풍길 때 나를 미워했던 모든 이들은 의연히 내 생각에 가끔 분노를 금치 못할것이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은 깊은 밤 쪼각달이라도 쳐다보며 소리없이 한숨 지으리ㅡ 일촌광음(一寸光阴) 광음류슈(光阴流水) 그렇게 다시금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흘러 마침내 나의 무덤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백골마저 흔적이 묘연할때 나를 미워했던 모든 이들은 나의 이름마저 잊어 버릴것이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마저 나를 따라 하나 둘씩 무덤속에 싸늘한 시체로 누워 있으리 삼천번화(三千繁华) 공망일생(空忙一生)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 우리 무엇을 바라고 그렇게 아글타글 살아 왔던가? 나의 모든 노력은 이 세상의 한 그루의 나무, 한포기 풀조차 가져 갈수가 없고 나의 모든 아집(执着)마저 명예와 영예, 사랑과 애모, 허영심마저 가져 갈수조차 없는 세상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하면서도 결국 이렇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불쑥 깨닫고 나면 인생이라는것 고작 일장춘몽인것을 인생사는 고작 손가락 한번 튕길 사이ㅡ 길어봤자 백년도 채 못 사는 우리네 삶은 결국 먼지같은 환영(幻影) 어느 날 만약 내가 죽은 후 모든 사람이 즐거워 박수 치고 노래 부른다면 나는 다시 돌아와 한번 더 살아야 하리 그러나 그것마저 륜회(轮回)이고 운명의 수레바퀴임을 스스로 깨닫고 나면 비로소 나는 소풍같은 인생 즐겁게 잘 살다 가노라고 말을 하리 평생 흘린 눈물은 몇 동이? 평생 흘린 땀은 몇 동이? 만약 내가 죽어 부처가 아니라면 악마가 되리 악마마저 아니라면 성황당 돌담길에 곱게 핀 저 코스모스가 되여 일찍 나를 미워하던 모든 이들과 일찍 나를 사랑하던 모든이들에게 다시 만나 반갑노라 손 저어 인사 하리.. 연변 사람 어떻게 살았냐고 묻지를 마라 그럭저럭 살았을꺼라 억측도 마라 바람이 불면 이리 저리 바람에 흔들리며 비가 내리면 찬비속에 오또기처럼 우뚝ㅡ 부질없는 세월 장백산처럼 내두산처럼 아기자기 남편과 아내로 그렇게 평생을 살아 왔다 두번 다시 되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수조차 없는 세월을 후회해선 무엇하리 부지런히 걸어 앞만 보고 걸어 내 인생에 거치른 인사로 돌멩이를 던지지는 마ㅡ 요리 조리 잘도 빠지는 미꾸라지라 욕하지 마라 어슬렁ㅡ 어슬렁ㅡ 저 깊은 산속을 내려오는 승냥이 같다 꾸짖지도 마라 서러우면 서러운대로 꽃이 피면 하아얀 그 배꽃속에 짜그배가 아닌 사과배로 평생을 그렇게 남을 위해 살아 왔다 되 돌아가고 싶어도 두번 다시 돌아갈수조차 없는 우리네 인생 어이 없어 울고 분들 무슨 소용 있으리 후회없이 걸어 앞만 보고 걸어 내 인생에 늦은 인사로 돌멩이를 던지지는 마ㅡ 섬 머리털이 텁수룩한 바다에 가면 수많은 올챙이들이 뭍으로 ㅡ뭍으로ㅡ  기여 오른다 머리통이 제법 굵은 놈과 잔챙이들이 오구구 모여 들어 손으로 얼굴이며 수염을 쓰윽 딲고서는 난파선에라도 기여 오를듯이 첨벙거린다 생각이 너무 깊은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서면 익숙하리만치 생소한 저기 저 륙지마저 결국 크나 큰 섬인것을 시나브로 밀려 왔다가 썰물로 하얗게 사라지는 저기 인간들 사이 나 역시 볼품없이 쬐꼬만 하나의 작은 섬 ㅡ 섬에 사는 섬이면서도 섬인줄을 미처 몰랐구나... 고향친구 한 이백메터 쯤 너를 앞 두고 한 세상 파란만장 풀뿌리 인생 거칠게 살아오며 엉망으로 망가진 너의 모습에 나는 불쑥 눈물을 쏟는다 제 철에 흐드러지게 피여나 통통 물이 올랐던 손이며 팔이며 그 잘록한 허리며 웃을 때마다 살짝 ㅡ 볼우물이 곱게 패이던 그 삼삼하고 함함했던 옛모습은 아예 없구나 보기에도 민망하게  축 처진 가슴과 김빠진 축구공처럼 훌쭉한 엉덩이ㅡ 난 너를 알아 보았는데 넌 나를 그예 몰라 보는구나ㅡ 한 십여메터쯤 너를 앞에 두고 내 기어이 네 이름 다시 불러본다 숙이야 쌍태 머리 소녀와 손에 손을 잡고 학교 가던 고향의 그 오솔길엔 지금쯤은 함박꽃이 활짝 피였게지? 청산은 아니 늙었는데 너만 폴싹 늙었구나 가슴에 흘러드는 짜릿한 그 전률 오늘도 메마른 우리들의 가슴속에서 고향의 뻐꾹새 한마리 구슬피 운다 다시 만나면 어데서ㅡ 어떻게ㅡ 살든 너무 반가운 고향 친구여ㅡㅡ 코스모스 아ㅡ디ㅡ다ㅡ스ㅡ 신발에 나이키 츄레닝에 두볼이 불그스레한 그리움 한입 물고 달려 갈듯이 달려 올듯이 한 자리에 점잖게 서 있구나 반나절씩 자글자글 들끓는 벌레들의 울음소리마저 늦은 밤 자장가 삼아 풀뿌리 사이 사이 거름으로 뿌려두고 비 내리면 다소곳이ㅡ 해가 뜨면 손나팔 나풀거리며 여기 저기서 방실방실ㅡ 나를 반겨 손 저어주는 고향의 코스모스여 상처 제발 만지지를 마라 피 고름 흐른다 제발 건드리지를 마라 입안에 골똑 고였던 분노가 쾅쾅 터진다 내가 살아온 동안의 그 모든 진실과 내가 살아온 동안의 그 모든 거짓과 내가 살아온 동안의 그 모든 사랑과 내가 살아온 동안의 그 모든 저주를 그 누군가와 마주서서 이야기 할수 있을때 우리들의 상처는 아물리 너는 한국인 나는 이붓아들이 아닌 중국 조선족 제발 좀 물고 빨고 어루 만지지를 마라 구멍이 난 량심에서 짜증이 불쑥 튀여 나온다
5    사랑이 내게 와서 문 두드릴때 (외1수) 댓글:  조회:1387  추천:1  2016-03-14
사랑이 내게 와서 문 두드릴때 (외1수) 사랑을 비 오듯이 하라 사랑을 눈 내리듯이 하라 사랑을 노래 부르듯이 하라 사랑을 꿈꾸듯이 하라 아픔이 없는 인생이 어데 있으랴 미움이 없는 인생이 어데 있으랴 사랑을 항상 마지막인것처럼 하라 하도 아파고 아파 어루만지면 상처마다 피고름이 뚝뚝 흘러내리고 덕지덕지 피눈물이 말라붙더라도 그것마저 당연하게 사랑하라 두번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록 않도록 그렇게 사랑하라 처음부터 우리 모두 그러했듯이 이끌면 이끌려 가는대로 두손을 맞잡으면 무작정 마음이 향하는 그대로 너 없인 더는 이 세상을 나 홀로 살아가야 할 아무런 리유마저 없었을만큼 그렇게 사랑하라 미움도 사랑하라 그리움도 사랑하라 기다림도 결국 사랑인것을ㅡ 사랑이 내게로 와서 살짝 문 두드릴때 나는 방문을 살짝 열고 달콤한 커피 한잔으로 산과 이야기 나누다가 바람과 이야기 나누다가 하늘과 이야기 나누다가 바다와 이야기 나누다가 구름과 이야기 나누다가 괜스레 얼굴이 가무잡잡한 풀들과 손발이 간지러워 멋적게 뒤통수 긁적이는 어리숙한 살구나무와 눈동자같이 맑은 가을 호수와 이야기 나누다가 사랑도 한철이라고 때 지나면 심드렁한게 사랑이더라고 누군가와 하루종일 두런두런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 구름 하루종일 멍하니 먼 가을하늘 쳐다보면 뭇산이 껑충껑충 달려와 내 발밑에 납죽 엎드린다 밟고 더 높이 올라 서라고ㅡ 가시내들의 간질간질한 웃음소리 봉두란발 그채로 동구밖에 서 있는 포플러나무 겨드랑이 어루만지면 바람이 든 세월이 까르륵 까르륵 호주머니에서 웃음 한보따리씩 꺼내놓는다. 통통 살쪄 오르는 향수 잔뜩 눈이 멀어 서러운 그리움이 개울 거너 모래밭길을 건너 가시밭길을 헤매다가 찔레꽃이 무궁화꽃과 서로가 서로를 너무 닮았다고 악수를 불쑥 청한다 다마치기며ㅡ땅 떼먹기- 하나로 세상을 골고루 평정했던 그 시절이 눈부시게 너무 그리워 태양의 눈굽이 어느사이 이슬에 또 축축하다 춥고 어두운 날이면 고향집 제비둥지에서 꾸벅꾸벅 새우잠을 자다가도 날이 밝으면 하얀 양떼들이 하늘밭에서 자유로이 풀을 뜯는다 아침마다 강물에 깨끗이 손을 씻고 아침밥 짓는 아낙네들의 순수한 모습 지켜보는 구름은 언제봐도 백의동포 이웃집 누나답게 정갈하고 풍만하다
4    계림에 가보셨습니까? 댓글:  조회:2275  추천:2  2016-01-30
계림에 가보셨습니까? (外2首) 보리밭을 아십니까? 꿩들이 푸덕이면 가난의 하얀 속살 훤히 다 들여다 보이던 그 메밀 꽃밭을 바람과 함께 가로 질러 쪼각달마저 낯 뜨거운 정사에 면사포로 슬며시 얼굴을 가리고 한마리 개구리 되여 쉼없이 벌판을 폴짝폴짝 뛰여가던 목릉하ㅡㅡ 한살배기 어린 아이 잠투정을 쇠꼬챙이에 살짝 꿰여들고 콧노래 흥얼거리는 거인의 콧등만큼 우뚝 솟은 鸡冠山 그 아래 진달래꽃 울긋불긋 까아맣게 기지개 켜면 해 뜨는 동쪽에서 마침내 수탉이 홱홱 볏을 내 휘두르며 멋지게 첫홰를 치는 계동에 가보셨습니까? 나즈막한 흙 둔덕마저 독산이라 불리우는 계림에서 다시금 살이 통통 쪄 오를듯한 찰진 진흙길을 따라 밀산쪽으로 또 십여리 길 학모며 영광촌 그 먼저 내가 태를 끊고 태여난 중흥이라 단결촌 계동을 아십니까? 계림에 가보셨습니까? 살아가는 동안 발걸음 먼저 항상 마음이 달려 가는 곳, 죽어서라도 넋 하나 달랑 가방에 챙겨 넣고 빈손으라도 기어이 찾아가고픈 내 고향 계동에 가보셨습니까? 내 고향 계림을 아십니까?... 아버지 1  하늘이셨고 땅이셨고ㅡㅡ 바람같은 존재이셨음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알게 해주소서 우물이셨고 깊은 호수이셨고ㅡㅡ 바다같은 존재이셨음을 이제라도 우리 모두 알게 해주소서 비록 예수 그리스도나 부처님처럼 거룩하고 위대하진 않으셨더라도 단단한 그 어깨에 쪽지게 짊어지시고 압록강, 두만강물 첨벙첨벙 건너 도라지 아리랑을 흥얼이시며 모래밭, 가시밭길을 맨발로 투벅투벅 걸어오셨음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알게 해주소서 단 하루 더 살지라도 이제는 결코 당신을 닮지 않고서는 내 살아온 하루하루가 쑥스럽고 부끄러워 당신의 무덤앞에 두 무릎 털썩 꿇고 흐느끼며 마침내 깨우치게 해주소서 밝은 거울이셨다가 파아란 한오리 연기로 하늘나라 가신 아버지ㅡ 눈물이 없이는 결코 한구절, 한글자 제대로 읽을수조차 없는 장편소설이셨고 서사시였음을 이제는 우리 모두 ㅡㅡ 깨닫게 해주소서... 아버지 2 대들보에 목 매달아 언녕 죽어버려야 할 그 모진 가난 전설로 흰 보자기에 고이 싸드시고 두만강, 압록강 건너 씨베리아 찬 바람에 하얀 뼈 가대기로 시퍼렇게 갈아 혈연의 강줄기마다 새록새록 가훈 아로새기며 삭막한 이 땅에 첫ㅡ 보습을 푸욱 깊게 그렇게 박으신 울 아버지, 고국으로 타향으로 대도회지로 ㅡ 모래알처럼 뿔뿔히 흩어져 떠나가는 자식들 손 저어 바래여 주시며 어데 가서 배불리 잘 먹고 잘 살더라도 고향은 잊지 말라 그렇게 신신당부하시던 울 아버지ㅡ 아아,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바람따라 구름따라 어디론가 정처없이 터벅터벅 또 떠나가야 할 서러운 내 인생, 고향의 뒷산에 이제는 무덤으로 고이 누워 계실 울 아버지 한일평생 모진 가난에 등이 고스란히 휜 우리 아버지 죽어서도 앞산을 우러러 어나제나 언제 오나ㅡ 이 못난 자식들을 그렇게 애 타게 기다리고 계실 목릉하기슭의 한 그루 비술나무로 찬비속에 홀로 서 계실 우리 아버지ㅡ
3    나팔꽃 1, 2 댓글:  조회:2051  추천:6  2015-04-26
나팔꽃 1 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오늘도 당신은 먼 길 떠나갑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 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간지러워 저절로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너무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이는 단념의 련서 한장 그렇게 고뿔에 신열이 쌓여가듯이 자꾸만 커져가는 생명의 우수 람루한 내 삶의 초라한 한 구석을 비 오듯이 저주하며 당신은 오늘도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로 또 나를 울립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끝없이 밀려오는 저 먹장구름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받들어야 할 하루 또 하루의 저 검푸른 하늘 이제는 찢어진 흰 셔츠를 깁기엔 바늘마저 없습니다 돌아 오세요 고향으로 철이의 울음소리 눈물로 꽁꽁 얼어 있습니다   나팔꽃 2     필요 이상 착하게 살지를 말어라 쓸데 없이 고상하게 살지를 말어라 뒤 돌아보면 덕지덕지 눈물이 얼룩졌잖아 태연한척ㅡㅡ, 아무렇치도 않은척 애써 그렇게 살지를 말어라 상처마다 얼룩덜룩 멍이 들어 있잖아 시퍼렇게 피 멍이 든 가슴에서는 오늘도 하루종일 고름이 줄줄 흐르고 있잖아? 아프고 쓰리고 저리다 못해 차라리 얼얼한 그 그리움은 마침내 한 떨기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여나 바자굽에 기대 서서 하아얗게 숨 쉬고 있다 웃으며 왔기에 웃으며 지면서도 나팔꽃은 하루종일 세상을 향해 망향가 부르네...      
2    꽃 (외14수) 댓글:  조회:2722  추천:7  2015-01-18
꽃 (외14수) 꽃 1   꽃은 죽지 않는다 꽃은 죽을줄을 모른다 천지간에 고고연한 꽃은 아름다운 꽃은 루루천년 해해년년 어김없이 순간에 피고 순간에 지지만   꽃은 죽지 않는다 꽃은 영원히 우리들 곁에서 사라질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것을 즐겨 꽃에 비기더라 이 세상의 가장 우아한것도 꽃에 비유하더라   허나 사람이 어찌 알랴 꽃은 슬픔을 모르고 인간의 마음에 슬픔이 가득한것을   슬프게도 꽃은 인간을 위하여 피고 지는것이 아니다 꽃은 오직 존재의 리유 하나만으로 이 세상을 끊임없이 오고 갈뿐   그래서 꽃은 죽지를 않는다 그래서 꽃은 영원히 죽을줄조차 모르는것뿐이다…   꽃 2   세상을 슬퍼하는 꽃도 없더라   세상을 애달파하는 꽃도 없더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장철 온누리에 곱게 피는 꽃   개나리 봉선화 들국화 하얀 성에꽃 ㅡ   세상에 너와 나처럼 고향이 그리워 우는 꽃도 없더라   세상에 너와 나처럼 인정이 그리워 웃는 꽃도 없더라   꽃은 굳이 몸짓으로 말하려느냐? 그것도 잠시 바람이 흔들어주기때문 ㅡ   꽃은 해마다 속세에 피고 지지만 속세를 모른다   올해도 할아버지무덤에는 개나리만 활짝 피였을뿐   천지간에 고고연한 꽃은 아름다운 꽃은   루루천년 해해년년 순간에 피고 순간에 질뿐이다…       꽃 3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꽃만큼 살으랏다   속새 풀 제 아무리 손톱 발톱 다 세워 옆꾸리 콕콕 꼬집어도   까마귀 풀 두서없이 여윈 어깨에 슬며시 두 손 올려놓아도   바람이 부르면 배시시 사립문 활짝 열고 달려오다 어푸러진 무르팍마저 아직 너무 아픈듯이 옷깃을 부여잡고 길섶에서 곱게 웃는 맨드라미   괴나리보짐 짊어지고 한양으로 떠나가는 나그네 발자국소리 따라 꾸벅꾸벅 큰 절 올리는 동구밖 라이라크   술향기 익어가는 최진사댁 담장아래 맨발로 쪼크리고 앉아 자나깨나 주인님 긴 부름 애 타게 기다리다 밤을 지새운 개나리   춘향이 옥살이 할때 리도령 소식 기다려 뻔질나게 동구밖으로 달려가는 향단이의 달달 끌던 그 나막신소리에   렬녀의 충절에 감복하며 놀란 가슴 움켜잡고 저 혼자 분노로 얼굴 빨갛게 붉히던 뜰앞의 봉선화   삼천리 이 강산 무궁화는 아니더라도 심심산골 도라지꽃 머슴애고투리 천하디 천한 노루궁둥이 동백꽃처럼 살으랏다   날로 각박한 인심 문전박대에도 껄껄 웃으며 돌아섰던 김삿갓처럼 꽃처럼 살으랏다   수억만번 붉게 지는 저녁노을속에서도 불타오르는 진달래처럼 인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꽃처럼 살으랏다     꽃 4   꿀벌이였구나 싶을때면 너는 나비가 된다   나비였구나 싶을때면 너는 꿀벌이 된다   까만 울음으로 머주서면 너는 하얀 웃음이 된다   하얀 웃음으로 마주서면 너는 빨간 울음이 된다   이것이였구나 싶을때면 너는 저것이 된다   꽃은 매일 무너지는 아픔을 잎으로 받아든다     꽃 5   맑은 날이면 꽃은 누나처럼 환히 웃는다   요염한 몸짓, 황홀한 고백 바람이 두볼을 간지럽히면   꽃은 향기로 나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   나비도 색깔인가봐 꿀벌도 녀자를 더 좋아하나봐   나이 어린 꽃일수록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따라   세상을 유감없이 크게 웃어보려 하고   상큼한 그 이미지 하나만으로 꽃은 내곁에 슬프도록 너무 예쁘다   꽃곁에 서면 나는 거름이 된다   정성이 촐랑촐랑 혈관에 흘러들면 꽃은 그제야 수줍은듯이 하루 일기를 다시 쓴다   꽃 6   우울하다 골목길이나 돌담길에서 마주치면 더욱 우울하다   창문너머 긴 테이블 커피잔속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는 그런 녀자 지켜보면 더욱 우울하다   한철 흐드러지게  피였기에 이제는 막바지에 다달은 절정   세월의 간사한 웃음에 꽃은  과거를 눈물로 덮는다   새는 달빛아래 홀로 앉아 꽃처럼 울음 울고   꽃은 죽는 날까지 뼈마디 하나없이 말랑말랑한 웃음 세상에 남겨준다   꽃 7   언제부턴가 누나는 가슴을 젖싸개로 살짝 가리웠다   그것이 궁금해 나는 매일 엄마의 젖을 매만지며   꽃본듯이 활짝 웃었다 나도 크면 장가 들래 ㅡ 응, 그래야지 우리 철이도 어서 커서ㅡ   헌데 꽃은 언제 벌써 저리 시들었는가? 별 밝은 밤 꽃밭에 서면   나는 누나가 너무 그리워 뻐꾹ㅡ뻐꾹ㅡ 하루종일 운다   꽃 8   이발 사이로 그렇게 내 뱉고싶었던 말을 꽃은 한 겨울 부글부글 끓어 오른 가슴에 고이 간직하였다가 상처며 피고름마저 사랑으로 활짝 피웠다   온몸속에 나비의 춤이 흐르고 오도독 이 깨무는 벌레들의 취침소리에 꿀벌은 침을 놓다 말고 세상을 거울로 넋 잃고 들여다 본다   화사하게 피여난 그날때부터 홀로 지어야 하는 운명을 알고 있어서일가? 꽃은 녀자들처럼 아침부터 분주하게 분 바르고 향수 뿌려가며 화장조차 하지 않는다   고독한 날일수록 내가 너를 이토록 그리워하는 까닭은 잘 썪어 문드러진 그 향기 방울로 짤랑짤랑 내 흔들어 내 사랑을 아픔으로 일깨워주기때문   발버둥치다가도 가을 하늘 다시 만져 퍼렇게 무릎이 멍 들어가도 꽃은 결국 한철임을 알기에 누나처럼 웃으며 왔다가 누나처럼 웃으며 간다   꽃 9   푸욱 ㅡ 한결 더 잘 썪은 꽃향기에 순결의 치마를 입혀놓고 청초한 웅녀의 첫사랑에 얼룩덜룩 붓으로 분칠해댄다   두 줄기 눈ㅡ물ㅡ은ㅡ 두줄기 굵직한 레루 나비와 꿀벌이 기차놀이로 저승에서 이승으로 달음박질 친다   한 옥타브 더 높여 애간장이 설설 끓는 삼천궁녀의 피리소리와 멀리 섬으로 떠나가는 쓸쓸한 배고동소리   꽃은 하루종일 나비와 꿀벌을 기다리다가도 바가지에 아름다움을 받아들고 세상으로 눈 동냥을 다시 떠난다   꽃 10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한 트럭을 꽃밭에 심는다   콜록콜록 잔기침 토해내며 색연필로 그려놓은 세상 ㅡ   누구세요? 이 넓은 벌판을 폴짝폴짝 뛰여 다니는 이   파랗게 두눈 치켜뜨고 시샘으로 배시시 창문을 여는 잔디   궁색한 변명들이 담장아래 줄 지어 서서 먼 하늘 쳐다본다   배꼽을 만지면 까르르 웃는다 토닥토닥 잔등을 두드리면 해죽 웃는다 살랑살랑 겨드랑이 건드리면 캐드득 웃는다   앵두같은 입술 감빨면 금방 순한 양이 되여 풀밭에 살풋이 드러눕는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래도 제 풀에 흥겨워 어깨까지 들썩 들썩인다   속살 깊숙히 사명이 파고들면 파르르 령혼을 흔들어 조잔한 열매 받쳐들고 세월의 문턱 기웃거린다   꽃11   두볼에 살짝 연지곤지 바르고 양산도 없이 땡볕아래 서서 오고 가는 길손들을 반겨 깔깔 웃는다   기다란 목에 톡톡 향수 뿌려가며 돌담길이나 어느 아파트입구에서 사람과 마주치면 스카트며 원피스자락 날리며 저 먼저 꾸벅꾸벅 인사 전한다   다가서면 살며시 어깨에 손을 얹고 ㅡ쉿,잔디풀이 지금 잠 들었어요 조심하세요ㅡ 귀속말로 조용히 귀띔해준다   종소리에 길 가던 나그네와 더불어 잠간 합장도 하고 더위에 빨갛게 달아오는 얼굴 나비의 부채질로 잠시 식혀보기도 한다   누가 꾸짖어도 슬픈 기색 하나없이 꽃은 사탕을 건네주면 되려 시원한 물 한컵만 주세요 찰ㅡ찰ㅡ 애교 부린다   꽃 12   너를 앞두고 나는 차마 울고싶지를 않다   너 홀로 두고 나는 차마 무심히 돌아서고싶지를 않다   열 손가락 중 깨물어 아프지 않은것이 어데 있으랴   흐릿한 하늘아래 서면 꽃은 나보다 더욱 우울하다   조금이라도 더 찬히 들여보고파 500도 넘는 안경 거치장스레 코등에 걸고 다가서면   꽃은 향기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세상이 우리를 버리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구경 나온 과객일뿐이라고   꽃은 우울하게도 너무 아름답다 단 하루만일지라도 울음을 웃음으로 바꿔 환한 표정 짓는다 꽃 13 나는 울고 너는 웃고 그렇게 톡 토옥 ㅡ 터져라ㅡ 무혈의 상처 자연의 아름다운 선률이여   너는 부처님 신전에 울려 퍼지는 녀인의 줄기찬 오르가즘, 천국의 계단에 하아야니 피여난 잘 썪어 문드러진 이름 모를 질투의 그윽한 향기여   해마다 눈이 부신 5월이 오면 너는 한겹 두겹 옷을 더 껴입고 나는 한겹 두겹 옷을 벗고   톡-톡- 터져라 툭-툭- 터져라 세월의 돌판위에 긍휼이 뭉치여 먼지같은 알르레기 손으로 톡톡 건드리는 통한의 새빨간 여드름이여   뼈는 삭고 피는 마르고 마음은 마냥 쓰리고 아리고…   꽃 14 어쩐지 허접해보이는 플래시모브 포샵한 여름의 하늘같은 알레르기 끈질긴 개나리 향기 그러안고 통곡하는 페이퍼페이스 이제 단 한번만이라도 함께 죽고픈 저주의 텀길 오호 저기 힘없이 걸어오는 잇힝 ㅡ 길섶위에 떨어져버린 비호감의 웰니스족(wellness) 차츰 엇갈리는 피속의 젊은 십장생 마침내 오열로 터져오르는 별들의 서툰 향연 ㅡ 꽃 15    아 하늘이시 여- 마침내 神이 나에게로 내려주신   천사의 달콤한 숨결이여 새벽마다 뭇별들이 马粪纸우에 뚝뚝 흘리는 빨간 피방울이여 두번 다시 펴지지 않을 내 삶의 노오란 입술위에 점잖게 포개여놓은 세월의 알뜰한 沉默이여 이렇게 평생을 유감없이 사랑하기만 하다가 아찔한 흉터며 상처마저도 아름다울 산등성이 호올로 넘어가는 긴 노래소리여ㅡ
1    래생 (来生 ) 댓글:  조회:2553  추천:11  2014-07-31
 래생                             그대가 만약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나는 한그루 느티나무가 되여                         산 넘고 바다 건너 정처없이 떠나가는 그대 향해    손 흔들어주리                                  그대가 만약 아침노을이라면                               나는 한마리 새가 되여                            산과 함께 들과 함께 강과 함께                     오직 그대 위한 노래를 목청껏 다시 불러주리                             그대가 만약 탑이라면                               나는 작은 목어가 되여                             콩콩콩 ㅡ여윈 가슴 두드려 가며                     부처님앞에서도 이였다고        감히 말을 하리                                       누가 래생에 우리는 다시 만날수 있다 하였는가       차생은 이미 나의 마지막 삶ㅡ                               좋으나 싫으나 기쁘나 슬프나                         법불고기 장경방생 도불허행 우연즉응       흙같은 인생 물같이 나는 학처럼 살다 가리                         전생 차생 나는 다치면 너무 아픈 살이였고 래생에 나는 향기 짙은 뼈가 되리   来生   如果你是一阵风 我愿意化做一棵柳树 攀山过海已无影无踪的 向你挥手告别   如果你是朝霞 我愿意化做一只小鸟 飞过山野飞过河水 永远为你唱同一首歌   如果你是一座宝塔 我愿意化做小小的木鱼 空空空-敲打自己胸脯 敢于在佛菩萨面前郑重声明   谁说来生我们也许还会再相聚 此生已是我最后一生 喜也罢,怒也罢,哀也罢,乐也罢 法不孤起, 仗境方生, 道不虚行, 遇缘及应 空手而来空手而去   前生 此生 我是 来生我只做泥菩萨…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