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전, 필자가 모 신문사에서 편집 기자로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점심식사를 마친후 그 당시 사회면 담당편집이였던 운룡선생이 나의 손에 원고 한편을 쥐여주며 한번 읽어보라면서 혼자 키득키득 계속 웃는것이였다. 점잖은 분이 실 없는 장난을 할리 만무하고 뭔가 수상쩍은 나는 조심스레 원고를 받아 들고 읽기 시작하였다. 그때 길림성 안도현 모 통신원이 써보낸 원고 제목이 바로 (오직 당나귀만이 아무런 말이 없었다)였다. 그 사연인즉 이러하다.
개혁개방 이후, 대부분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외국으로 떠나가다 보니 한산한 시골마을의 수많은 홀애비, 늙은 총각이 짝을 짓지 못하고 장가 들기 어려웠던것은 결코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였다. 길림성 모 조선족촌에서 발생한 일이다. 조금 외딴 곳에 떨어져 사는 ***씨는 집안의 유일한 재산인 비술나무 아래에 매여놓은 당나귀가 하루 하루 여위여가는것을 발견하게 되였다. 원인을 알수 없어 부쩍 속을 태우던 그가 어느 날 저녁무렵 여물을 주러 나갔다가 한마을의 한 로총각이 제 집 당나귀와 흘레하는 모습을 벌견하게 되였다. 면바로 목덜미 잡힌 로총각은 손이야 발이야 빌었고 당시 당나귀가 부쩍 여윈것이 로총각때문이라고 판단한 ***씨는 법에 송사를 걸었고 법원에서는 이런 경우 어떻게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우리 나라 법률상 명확한 조목이 아직 없어 결과는 흐지부지하게 되여 내용이 ( 오직 당나귀만이 아무런 말이 없었다 )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어처구니 없어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고 뭔가 찝찝해 나는 그런 기분이다. 헌데 그런 기분을 나는 이 며칠사이 몇번 더 실감하게 되였다. 지난 6월 12일, 진황도 올림픽경기장에서 있은 하북 화하행복팀과 연변 부덕팀간의 축구 경기 중 명백한 오프사이드가 심판의 오판으로 연변부덕팀이 한꼴을 먹게 되였고 결국 중국축구협회가 연변축구 구락부와 수많은 연변팬들에게 사과, 이제는 좀 괜찮아 지려나 하니 지난 6월18일, 잔류를 목표으로 매번 경기마다 몸부림치는 연변부덕팀과 대부분 선수들이 우리 나라 국가대표 임원, 중국프로 축구계의 진정한 왕자로 군림한 광주 헝다팀과의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한 연변팀이 줄곧 1:0으로 앞 선 가운데 경기종료 88여분만에 연변부덕팀의 오영춘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져 있는 가운데 헝다팀 우한초선수가 꼴을 넣어 동점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다시 재 발생하였다.
사후 몇백명 연변축구팬들이 축구장밖에서 심판에게 강력히 항의ㅡ물론 그중에는 비신사적인 언어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제 편이 쓰러져 있는데 연변팀이 공을 장외로 쳐내질 않았기에 심판의 잘못이 아니라는 둥, 무방비 상태에서 차 넣은 꼴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둥, 시간을 끌기 위하여 오영춘선수가 일부로 넘어져 시간을 벌려다가 어이없이 당했다는 둥, 벼라별 억측들이 란무하고 있는듯 하다. 필자가 보건대 장내에 운동원이 쓰러져 있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를 중단시키고 운동원의 건강상태를 먼저 살피는것이야 말로 진정 합격적인 심판의 모습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사기 회음후렬전(史记淮阴侯列传)에 이런 구절이 하나 있다。<<지자천려 필유일실, 우자천려 필유일득>>(智者千虑 必有一失, 愚者千虑 必有一得)뜻인즉ㅡ <<지혜로운 자는 천번의 고려끝에 한가지를 잃게 되고 우둔한 자는 천번의 고민끝에 한가지를 얻게 된다>>는것이다. 일찍 성현들은 안간의 성품을 상ㅡ중ㅡ하ㅡ 세 부류로 나눠놓았다. 례로 그 해석을 꼼꼼히 살펴보면 하등인(下等人)은 남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질투심이 생겨 배 아파 하고 중등인은 자신이 어려울때 곤경에서 벗어나려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모지름을 쓰고 상등인은 남에게 즐거운 일이 생기면 마치 제 일인것처럼 기뻐한다는 뜻이다. 결국 이 모든것을 따지고 보면 각근한 인간성이야 말로 모든것을 지배할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수 있는 것으로 해석 할수가 있다. 오직 당나귀만이 아무런 말이 없다.더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우리들의 신변에서 일어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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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5 ]
5 작성자 : 하면
날자:2016-07-08 11:05:29
하면, 선생 말씀대로라면 그냥 이대로 개한테 물리기만 해야 합니꺼?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입니다..
4 작성자 : 허창렬
날자:2016-07-07 20:40:13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어찌 사람이 개를 물수가 있겠습니까? 너무 극단적인 말씀인것 같군요. 댓글 고맙습니다.
3 작성자 : 갈수록...
날자:2016-07-07 17:35:13
당나귀만 말이 없었다.. ㅎㅎ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당나귀는 내심 좋아서 말이 없었던 거라고.. ㅎㅎ 그 두껨의 경기에서 이득을 본 당자는 수염 싹 씻고 아무 말도 없었잖습니까. 사람들이야 뭐라고 떠들던 지네들은 웃음주머니만 흔들흔들했던 거죠. 인간의 성품을 상-중-하로 분류했다는데.. 맞습니다. 그런데 조선족이 지금 번마다 꿀 먹은 벙어리 모양, 당하기만 하는 원인은 바로 그 상에 있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셨는지요? 너무 얌전해서 너무 대범하고 신사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나가다간 연변팀은 올해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야료를 부릴 때 가서는 야료도 부리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윤봉길이나 안중근 같은 의사까지는 몰라도 킬러 한명만 나와도 해결될 일인데... 연변팀을 농락한 주심 한두놈만 처단하면 그 다음부턴 주심들이 사타구니에 불이 나게 뛰어다니며 연변팀을 싸고도느라 정신없을 터인데 말입니다.
2 작성자 : 허창렬
날자:2016-07-04 21:45:25
감사합니다. 변변찮은 글 좋게 봐 주셔서
1 작성자 : 정곡
날자:2016-06-22 17:29:49
圣人의 예리한 필치입니다.동물은 오직 먹거리를 쫓아다니며 동분서주하면서 헤매고 인간다운 사람은 먹거리가 있어도 주위를 살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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