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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수교수는 신혼휴가를 리용하여 도현려행을 해보는것이 좋겠다고 하였다.리정은 도현은 도인력사문화연구와 관계되는 고장일뿐만 아니라 산수가 기막히게 이쁘다는 리장수교수의 말에 신혼려행이든 도현려행이든 괜찮겠다고 대답하였다.
도현(桃縣)의 도자는 복숭아 도자이기는 하지만 복숭아가 아닌 호두(胡桃)에서 따온 글자이다.그것은 도현이 먼 옛날부터 호두재배로 이름난 지역이라는 사실에서 유래된다.도현 지방지에는 도현의 호두는 천지개벽때부터의 본토산이라고 기록되여 있다.그러나 리장수교수의 말에 의하면 근년에 도현 경내에서 많은 도인고분들이 발굴되였고 그속에서 사람 해골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속에 목탄처럼 흑화되고 거의 돌멩이처럼 단단하게 화석화된 탄화물 비슷한것들도 많이 발견되였다 한다.그 탄화물 비슷한것들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육안도 여러개의 호두알들을 꿰여만든 목걸이라는 판단을 내릴수있을 정도로 완벽한 보존이 되여있다고 한다.또 부장품으로 사용된 그 호두알목걸이들은 옛날 야만시대 사람들에게도 심미의식과 미적추구가 있었음을 설명해주며 도인고분들에 호두알목걸이가 대규모적으로 집중매장된 근거로부터 학계는 도현지방지를 비롯한 문헌자료의 진실성에 의심을 두고 있으며,도현의 호두는 도현의 본토산이 아니라 까마아득한 옛날 도인부족이 북방으로부터 남하하였던 시대의 전래품일것이라고 추정한다고 한다.도현의 까마아득한 옛날을 살았다는 도인부족과 그들의 도인왕국은 리장수교수의 학술연구대상이다.그의 말로는 그의 학술연구는 지역사학이고 지역문화학이기는 하지만 독특한 력사가치와 인문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동강시를 빠져나온 노란 중고차는 서북방향으로부터 동남방향으로 흘러내리는 동강을 거슬러서 국도를 질주하기 시작하였다.하늘은 끝없이 맑고 산야는 검푸르게만 안겨왔다. 노란 중고차 뒤자석에 기여오른 대통령은 앞발 하나를 운전석 등바지에 척 걸어놓았다.리장수교수는 “현실과 리상의 머나먼 거리”를 흥얼거리면서 악세레다를 힘차게 밟아대였다.
“이 길은 말이야,내가 도현 노루골에 지식청년으로 내려갔을 때로부터 다녔었지.특히는 도인력사문화연구를 시작해서부터 엄청나게 다닌 길이지.그러나 도현까지는 적잖은 킬러수여서 자가용으로 내려가보기는 처음이구.”
노란 중고차는 산골짜기를 내달리다가도 때로는 큰 산등어리들을 수없이 톺아올랐다. 중고차이지만 탈없이 몇시간 잘 달렸다.
“아마 황혼무렵이면 도현 도착일거야.이번 기회에 가본지도 몇년이나 되는 노루골에 가서 원대장도 만나보면 좋겠는데.”
“노루골 원대장?”
“흐흐,나를 노루골 정치대장으로 만들어준 노루골 생산대장이지,저 앞에 바라보이는 높은 산이 바로 도산의 주봉이야.”
남편의 말에 리정은 앞을 내다보았다.멀리 하늘가에 우중충 솟은 산봉우리 하나가 보였다.그런데 둥둥 감도는 흰구름에 잠기여서 산봉우리가 깨끗하게 쳐다보이지는 않았다.
“도강이 저 도산에서 발원하는 강이거든.도강이 동강에 합류되는데 조금만 가면 그 합수목이야.그 부근에서 들고온 점심을 먹자구.”
리정은 동강이 몇천리를 흘러가서 바다로 입주됨은 알고있었다.그러나 칠성뱀장어가 많이 살았다는 도강이 동강에 흘러든다는것은 금시초문이였다.
“사실 우리도 도강의 물을 먹고 사는거야.도현 사람들 똥오줌이든 무엇이든 받아먹고 사는거지.”
리정은 지글거리려는 남편의 잔등을 탁 때렸다.그리고는 운전으로 어깨가 쑤셔난다고 아우성치는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노란 중고차는 드디여 길옆에 멈추어섰다.수십메터 앞에서 넓은 강곬에 비해서는 강폭이 너무 작아보이는 도강이 큰 산굽이를 에돌아서 동강에 흘러들고 있었다.점심 보자기를 들고 강언덕에 내려서니 강물소리가 음악처럼 귀맛좋게 들려왔다.신문지 몇장을 짙은 쑥냄새가 코를 근질거려주는 풀밭에 펴놓았다.둘은 동강의 번뜩거리는 물빛속에서 점심을 먹었다.리장수교수가 동강 대안을 가르키였다.
“저 언덕에 있는거 말이야,호두나무들에 주렁진 호두알이 보이지?”
리정은 호두를 먹어본적은 있지만 호두나무를 구경한적은 없었다.그는 동강의 대안을 한동안 바라보았다.대안 언덕에는 육성해보이는 수많은 교목들이 숲을 이루어 줄느런히 서있었다.그런데 호두나무숲 륜관만 보일뿐 호두알은 하나도 안보였다.
“저는 호두알 하나도 안보이네요!” “허허,사람이 고지식하기두! 이 거리를 사이두고 호두알까지 보이면 천리안이지! 천리안이면 나한테 시집오겠나?”
“호두나무에 호두알이 많이 달렸을가요?”
“아마 엄청날거야,호두는 개살구보다는 산아제한모범이기는 하지만 사람보다는 자식농사 잘해.”
호두나무가 자식농사를 잘 한다는 말에 리정은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 강건너 가봐요.호두나무 구경!”
“도현에 도착하면 온통 호두나무거든,도현은 가로수도 호두나무인거야.”
남편은 도현에 도착하여 호두나무 구경을 실컷 하라는 이야기였다.그러나 리정은 계속 고집을 부렸다.
“처음 만나는 호두나무는 그리고 호두나무에 호두알이 주렁주렁 열린 장면은 꼭 구경해야지요! “
둘은 언덕을 내려서 동강가에 이르렀다.리장수교수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청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렸다.그런데 리정은 그때까지도 강건널 준비를 하는 남편을 내려보기만 하면서 자기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않고 있었다.
“신발 신고서 강에 들어갈려구?”
“저는 강물에 못들가요.이 몸으로는…”
리장수교수는 리정의 녀자몸이 여러날째 불편하다는것이 생각났다.
“그럼 어쩍하지?”
“어쩍하기는? 저를 업고 건느면 되지 뭐! 호호…”
초가을 갈수기이였지만 옅은 곳을 찾아건는다 하더라도 필경은 도강마저 먹어삼키는 동강이므로 수심이 무릎을 넘을것이였다.리장수교수는 리정을 업고 동강을 건늘 자신심은 없었다.그러나 그는 리정을 등에 둘쳐업었다.그런데 뭐야? 탁구운동으로 배꼽아래 배살내리기까지를 하였던 사람인데도 발이 땅에 질질 끌리게 업고보니 침대우에서보다는 엄청 무거웠다.리장수교수는 몇발짝만에그냥 비칠거렸다.력도운동원이 아닌 이상 누구나 자기의 체중에 가까운 무게를 몸으로 운반하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좌우로 비칠거리는 남편이 사람을 업고 동강을 건는다는것은 무리임을 알아챈 리정은 남편더러 되돌아서 걸으라고 하였다.리장수교수가 강언덕에 힘겹게 올라서자 리정은 그의 등으로부터 인츰 미끄러내렸다. 마누라도 업어내지 못하는자기의 힘꼴이 안쓰러웠던지 리장수교수의 얼굴은 크게 붉어져 있었다.리정은 남편의 얼굴에 송곳송곳 내돋는 땀을 쳐다보면서 너무한 짓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남자라 하여도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총가목”을 굳게 잡고 거의 날 마다 “몸붙이기로동”에 골몰하여 왔었다.그런데 오늘은 먼길을 운전하였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가! 리정은 휴지를 꺼내들고 남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강건너 호두나무구경은 포기한.둘은 대통령과 함께 노란 중고차를 올라타고 길을 다그쳤다.리장수교수는 오후에는 말문을 꾹 잠그고만 있었다.리정은 남편이 운전중에 잠기에 걸리지 않도록 말거리를 많이 만들려는 생각은 있었다.그러나 남편이 침묵만을 지키자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소르르 잠들고 말았다.
“도착했어.호텔이야.”
리장수교수가 어깨를 가볍게 다독여주면서 깨워주는 소리에 리정은 눈을 떴다.노란 중고차는 이미 도현호텔 주차장에 도착되여 있었다.때는 도현의 황혼이 붉게 불타고 있었는데 도현호텔 유리창들은 받아내는 황혼빛을 크게 번뜩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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