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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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长篇小说 도강은 흐르고 동강도 흘러

도강은 흐르고 동강도 흘러(45)
2014년 07월 26일 23시 45분  조회:1025  추천:1  작성자: 허동식
                                              45
   올해 봄은 비만 내린다.그것도 구질구질 보슬비만이 아니라 창대비까지도 줄창 내린다.텔레비죤 뉴스에서는 지구의 기후가 극단적인 재해기후로 변해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그리고 도현에 때아닌 봄홍수가 지고 습벌레들이 호두나무 꽃을 갉아먹으므로 올해의 호두재배는 아마 흉년일거라고 한다.
   주필의 예측이 맞았다.동강시교육위원회는 전문조사원들을《격정의 동강》에 내려보내였다.그들은 나의 소설과 나의 소설속에 들어있는 리장수교수의 제목도 없는 소설 그리고《격정의 동강》에 대한 전문조사를 진행하였다.그 전문조사 과정에《동강학지》가 광고회사와 비밀협상을 맺고《격정의 동강》을 팔아먹은 일도 들통나고 말았다.
   동강시교육위원회는 광고회사에 좌우지당하여 내용이 다채롭고 풍부하게 꾸려지였던《격정의 동강》을 정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그래서《격정의 동강》과 광고회사는 갈라지게 되였고《격정의 동강》에 줄기차게 련재되던 나의 소설은 련재를 끝내버릴수밖에 없었다.
   원고료를 받아먹는 소설가로 성장되는 련습을 하던 나는 그만 울적해지였다.원계획대로라면 나는 리장수교수가 소설을 어느만큼 써내려가면 나도 소설을 어느만큼 써내려가면서 원고료를 재간껏 받아먹어야 한다.그런데 때아닌 된서리를 맞고 요절해버리다니? 독 자들이 40년을 읽을 소설커녕 하루밤내로 쭉쭉 읽어버릴 소설로 끝장나다니? 편집진 몇명이 동참해서 열번인가 스무번인가 술먹을 돈을 만들어내겠다던 나의 꿈은 풍비박산되다니?
    나는 나의 소설속에 리장수교수의 제목도 정해지지 못한 소설을 “꾸어서 집어넣”은 나의 소행이 후회되였다.리장수교수의 하늘색인종의 푸르른 엉뎅이를 묘사한 소설이 아니였더라면 나의 소설이 혁명사실주의도 아니고 혁명랑만주의도 아닌 창작방법을 채용한 황당하기 그지없는 쓰레기작품으로 평받는 랑패상은 없었을것이 아닌가! 나는 스리슬슬 련재되던 나의 소설에 “소설속에 들어있는 이 소설은 동강대학 도인력사문화연구센터 ***의 제목도 없는 소설을 옮겨온것임”이라고 큼직큼직하게 밝힌것이 후회되였다.동강시교육위원회 선전처 책임자의 눈에 난 리장수교수가 아니였더면 나의 소설도《격정의 동강》도 아무런 일이 없었을것이 아닌가?
    나는 다시 시작하였던 주필 사무실 청소를 집어치웠다.그러면서 나의 소설때문에  《격정의 동강》을 좌우지하던 광고회사와 대판으로 싸웠고 행정경고처분까지 받은 주필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주필은 원래는 광고회사가 캔셀해버린 인민페 2백원인 월장려금을 다시 받아낼 계획이였다.그런데 모든것이 물거품으로 흘러버렸으므로 한숨만 풀풀 내쉬였다.주필의 가련상을 보고나니 나는 밀린 소설원고료를 언제면 내줄건가는 물음을 꿀꺽 삼켜버릴수밖에 없었다.
    내가 “소설속에 들어있는 소설”은 도인력사문화연구센터 부처장급 주임 리장수교수의 소설을 “꾸어서 집어넣”은것이라고 대주었으므로 동강시교육위원회 전문조사원들은 리장수교수를 불러다가 그를 호되게 비판하였다.그런데 리장수교수는 자기의 제목도 정해지지 못한 재미도 없는 소설이 비판을 받는데도 껄껄 웃어주기만 하여 그는 전문조사원들로부터 “사람이 정상적이 아니다”는 말까지 얻어들었다.리장수교수는 나의 행실때문에 비판받고 “사람이 정상적이 아니다”는 말까지 얻어들었지만 나를 한마디도 나무라지 않았다.
   며칠전부터 동강대학에는 리장수교수와 관련된 소문 하나가 나돌기 시작하였다.“사람이 정상적이 아닌” 리장수교수가 코가 동그랗고 치마입기를 좋아하는 원란에게 련애를 걸었는데 그만 거절당했고 그래서 원란에게 가슴까지를 탕탕 두드려대면서 응낙하였던 “치마폭을 슬쩍 들어주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그리고 리장수교수가 동강대학의  석사학위연구생모집에 관한 지시를 집행하지 않았으므로 동강대학에서는 도인력사문화연구를 구실대고 도견놀이나 하는 리장수교수의 석사학위연구생 지도교수 자격을 조만간에 취소해버릴거라고 한다.
   나는 리장수교수가 원란에게 여차여차하였다는 말은 컹컹-왕왕한 웃음도 아닌 가벼운 웃음 하나로 지나쳐버릴수가 있었다.그러나 리장수교수가 석사학위연구생 지도교수자격을 잃어버릴거라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괴로웠다.
   오늘 점심 나는 생각끝에 리장수교수의 도인력사문화연구센터 사무실로 가보았다.도인력사문화연구센터 부주임인 원란은 여전히 결근중이였다.리장수교수는 내가 그의 석사학위연구생 지도교수자격에 관심을 내보이자 “세상일이란 먼 옛날부터 그럴수도 있는거라!”고 하였다.그는 자기는 래일 노루골 암각화 관광기획서때문에 도현에 내려가려고 하는데 나더러 함께 기보자고 하였다.나는 리장수교수가 도현에 내려가는 일체 비용은 그가 전담할것이라는 한마디에 주필에게 청가를 내였고 리장수교수를 따라 도현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오늘도 궂은 비가 구질구질 내린다.나는 아주 전에는 대통령의 전문석이였고 그 다음에는 리정의 전문석이였던 노란 중고차 운전석 옆좌석을 차지하였다.리장수교수는 “현실과 리상의 머나먼 거리”를 흥흥거리며 악세레다를 밟아대다가 나에게 생각밖의 일을 물어보았다.
    “소설가선생은 어떻게 내가 ‘진짜결혼증을 위한 가짜결혼’을 하면서 ‘결혼리혼전문호’ 와 있었던 일들을 그렇게 신통하게도 알고 있었나?”
    "리교수님은 진짜로 저의 소설을 컹컹-왕왕 깨끗하게 읽으신 모양인데?”
    “그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리교수님.소위 ‘박식대통’이라는 리교수님은 저도 “결혼리혼전문호”와 결혼하였던 사람임을 진짜 모르세요?”
     “엉?”
    “저도 진짜결혼증을 위하여 ‘결혼리혼전문호’와 가짜결혼을 해보적이 있습니다.어디 우리들뿐입니까? 우리 동강대학에 ‘결혼리혼전문호’와 가짜결혼했다가  진짜리혼한 사람이 우리 둘을 내놓고도 몇사람이나 되는데!”
    나의 말을 듣고 리장수교수는 노란 중고차를 길옆에 세웠다.운전석에 앉아서 한동안 생각을 더듬다가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세상에는 없는 일이 없구먼!그런데 나는 어째서 그것을 꼬물만치도 몰랐을가?”
   “리교수님,‘박식대통’도 모르는 일이 실존하는것은 전설이 아니라 강철같이 실존하는 사실입니다.허허.그런데 말입니다.리교수님,저의 소설속에 든 리교수님의 제목도 정해지지 못한 소설때문에 저의 소설은 이젠 <격정의 동강> 련재를 끝장낸건 가슴이 죄여듭니다.”
    리장수교수는 비판정신으로 전신무장한 사람이므로 엉터리 소설가를 훈계함을 잊지 않았다
    “그래? 그런데 당신네 소설을 쓰는척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세부를 중요시하고 사물의 본질을 모르는것이 결점이야.”
    “예? 사물의 본질이고 뭐고 원고료도 받아먹지 못하게 되였는데.그런데 리교수님,이번 도현에 가면 노루골에 가시나요?”
    “글쎄말이여,노루골루 가면 또 원대장을 만나야 하는데 나는 원대장을 만나볼 자신심은 없어.원란은 자기 아버지에게도 내가 ‘치마폭을 슬쩍 들어주기’를 해주지 않은것을 고자질한 모양인데,원대장 령감태기말이야,전화에서 나를 량심을 잘라매기를 당한 도견한테 떼여주었다고 욕하더란 말이여.어하하.”
   “리교수님,한가지 알고싶은것이 있는데.”
    “뭐길래?”
    “흐흐,제가 원고료나 받아먹으려는 소설을 금방 시작하였을 때 말입니다.리교수님은 처음엔 제가 리교수님의 첫결혼이 첫리혼으로 되였던 일을 소설에 끄집어넣는것마저도 싫어하셨거든요.그런데 나중에는 어째서 ‘이야기속에 은둔한 이야기’까지를 끄집어넣는것마저도 동의해주셨습니까?”
    “하하하,그것도 ‘알고도 모를 무형의 진보’에 속할가? 사실은 말이야,나는 소설가선생이 ‘결혼리혼전문호’의 프라이버시를 건들릴것이 제일 무서웠지.그래서 그녀한테 전화 한통을 해보았는데 그녀는 자기를 꼭 소설속에 등장시켜달라고 하는게 아니겠어? 그녀가 그렇게 떳떳한 태도로 나오는데 내가 무슨 무서울것이 있어서 소설가선생의 소설창작자유를 빼앗아버리겠나!”
   가는 길 도중에 구질비가 창대비로 바뀌여지여 억수로 쏟아지였다.노란 중고차는 엄청난 봄홍수를 받아내는 동강과 도강을 거슬러서 수많은 산등성이들을 조심스럽게 톺아올랐다.우리는 밤늦게야 도현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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