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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퉁 썩궁리 시리즈11
돌발사태 발생시 영도들의 역할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
연길시 모 호텔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았다. “등개서기 김진길주장 진화작업 지휘”란 관련 기사제목을 보고 돌발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의 지도자들은 구경 어떤 배역을 맡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기사를 포함해서 매번 중대사고 발생 당시 관련기사들을 살펴 보다 모름지기 보이지 않는 룰이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즉 주 당위 서기, 주장, 시 지도자들이 현장에 와서 지휘부를 설치한다든가, 구조상황에 대한 상세한 회보를 청취한다든가, 구조작업에 대한 중요 지시를 내린다든가 하는 내용으로 일괄되어 있다는 것이다. TV화면에도 영도들의 현장지휘하는 모습은 반복해 담고 있지만 일선에서 구조작업을 벌리고 있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이번 화재사고를 예로 든다면 화재발생시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구조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가는 소방대 장병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전문 훈련을 받은 이들은 굳이 주와 시 당, 정 영도들의 현장지휘에 따라 구조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한발 물러나서 현장에서 내린 영도들의 지시를 들어봐도 거의 모두가 천평일률적이지 않는가. “모든 대가를 아끼지 말고 사람을 구하라”, “재산피해를 최대로 줄이라”든지, 혹은 “사후처리를 잘 하라”라는 부탁들이 고작이다. 인명재산이 경각을 다투고 있는 마당에 영도가 와서 일선 지휘관을 불러 상황을 요해하고 지시를 내리고 한다면 일사물란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구조작업이 오히려 지장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인본정치, 친민정치를 표방하는 시점에서 영도자가 사고현장에 나타나는 것 자체에 대해 비난할 바는 아니다. 다만 영도들이 사고현장에 와서 어떠한 배역을 맡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관료적인 자태로 일선 지휘자를 불러 상황보고를 듣는다든가 혹은 감정충동에 의한 즉흥적인 현장지시는 마땅히 삼가 할 바라고 생각된다. 진정 “현장지휘”를 하고 “권력행사”를 하고 싶다면 수중의 “권력”을 이용해서 구조작업에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보장해 주거나 관계부문의 상호협력을 감독한다면 백성들은 진정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사공 많은 배 산으로 간다”고 영도가 많은 구조작업도 필경 효율적인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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