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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씨를 위해 청원한다 (정인갑56)
2007년 06월 02일 09시 55분  조회:5967  추천:118  작성자: 정인갑

김기덕씨를 위해 청원한다

정인갑


필자는 <동북아신문>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았다.

  조선족 김기덕씨는 1991년에 한국에 친척방문 가 모 건설업체에서 일하였다. 2003년 해당 업체가 부도나자 7억 원의 채무를 갚아주고 회사를 인수하였다. 연 수주액을 80억 원으로부터 300억 원으로 올렸으며 300∼400명의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였고 2005년 한해만도 세금 4억 원을 냈다. 그러나 주민등록증 위조죄로 구속, 추방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중한 수교 전에 입국하여 불법 체류하는 조선족은 1,000명 정도, 그중 800명은 한국에 호적이 있거나 4촌 내의 친척이 있어 국적을 취득하였고 200명은 김씨처럼 수시로 추방될 위험에 처하여 있다.

  필자는 김기덕씨를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請願하며 아래와 같은 시비를 걸어보고자 한다.

  1, 1990년 필자가 한국 L사장의 도움으로 한국에 보낸 친구의 여동생 부부가 불법체류 하였다. “노비도 뽑고 사업 자금도 좀 번 후 돌아가겠다” 라며 그들은 필자의 귀국 권고를 거절하였다(그들은 2년 후 돌아왔으며 지금 자그마한 식당을 꾸리고 잘 살고 있다).

  L사장의 핀잔에 필자 왈: “일본 놈이 쳐들어왔으며 위정자들이 나라를 팔아먹으니 우리는 할 수 없이 ‘無國之境’ ‘無人之境’으로 피난 갔으며 독립운동도 했다. 이젠 일본 놈도 없어졌고 살만해졌다고 하여 다시 돌아왔는데 왜 불법체류냐!” L사장 왈: “無國之境, 無人之境? 무슨 헛소리냐?”

  필자 왈: “한국이 중국을 승인하지 않으니, 말하자면 세상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없는 셈이니까, 우리는 ‘무국지경’ ‘무인지경’에서 온 셈이다.” L사장 왈: “하―하! 정교수의 궤변술 대단한걸! 어디 한번 글을 써서 신문에 내봐! 법무부를 설득시켜봐! 그러면 나도 불법체류 시켰다는 죄명을 벗을 거 아니냐!”

  필자의 농담 섞인 횡설수설이었다. 그러나 부언할 것은 중한 수교 이전에 입국한 조선족에게 불법체류라는 감투를 씌우기는 좀 걸리는 데가 있다고 보여진다. 조선족은 원래 한국인이었으며, 피난간 것도 사실이고, 그것도 국가 위정자들의 잘못 때문이며, ‘무국지경’의 사람이므로 여권이 아닌 통행증으로 제3국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갔으니 말이다.

  2, ‘호적이 있는 사람은 한국국적에 가입시켜준다.’ 한국의 호적은 원래 없다가 한일합병 후 일본놈이 만들었다. 그렇다면 일본臣民이 됐던 사람은 한국국적에 가입시켜주고 되지 않았던 사람은 가입시켜주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일본의 식민통치, 생각만 해도 뼈마디가 저려나는데 지금도 일본에 귀화했던 공식 증명이 있는 사람만 한국국적에 가입시켜준다, 된 말이냐!

  3, ‘한국에 4촌 이내 친척이 있으면 한국국적에 가입시켜준다.’ 중국으로 早期이민간 사람은 한국에 4촌 이내의 친척이 없고, 晩期이민간 사람만 있다. 조기이민간 사람은 독립운동을 했거나 독립군에게 貢糧을 바친 사람이 주축이고, 만기이민간 사람은(자원해 갔건 강제로 끌려갔건) 논을 일구어 일본 關東軍에게 쌀밥을 먹인 사람이 주축이다. 만기이민간 사람만 우대하는 것이 합리한가!

  4, 만기이민간 사람도 고향이 남한이어야 국적취득이 가능하고 북한이면 남한에 4촌 이내의 친척이 없으니 불가능하다. 남북한 분단은 광복 후 (정확하게 말하면 1948년 8월 15일 또는 9월9일 후)의 산물인데 상기의 규정에 따르면 고향이 북한이면 광복 전 반세기간도 한국국민이 아니었다는 결론에 떨어진다. 너무나 語不成說이다.

  5, 중국에서 북경 호적을 따기는 하늘의 별 따기로 어렵다. 그러나 상기 김기덕 정도의 공로면 북경 호적을 취득할 수 있다. 아니,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환영을 받을만한 공로다. 김기덕이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것만은 잘못이지만 그의 공로는 저지른 잘못을 메우고도 남음이 있지 않는가.

  필자는 줄곧 중국 조선족이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행위를 부정하여 왔다. 그러나 조선족이 한국국적을 취득할 권리와 근거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조선족의 한국국적가입에 대한 한국의 처사에 불합리한 것들이 적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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