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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설가 김군과 그의 문학세계
2014년 10월 07일 11시 45분  조회:799  추천:0  작성자: 장학규
 
평론


벽소설가 김군과 그의 문학세계
 
 


 김군의 벽소설집 "사랑의 외연"이 출간되였다.알알이 꽉 여문 59편의 벽소설로 묶어진 작품집은 그만큼 무겁기만 하다.낯도 코도 모르는 한 한국인에 의해 출판되여서인가? 그렇찮아도 한번쯤 김군을 곁들며 무언가 말하려고 하던 참이였는데 마침 출판 소식이 전해져 다행이라 생각된다.
 
  김군이 누구냐? 
 
물론 이런 질문도 따져보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그만큼 문단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니깐. 언론이나 문예지에 몸 담은 그런 직계가 아니니깐.료녕성 신빈현의 한 교원에 불과한 그를 중시해줄 사람이 없는것도 해괴할리 없다.
  필자는 좀 괴벽한 사람이다.남들이 서로 올리추고 내리출 때 나름대로 "방계부대"에 눈길을 돌리고 자료 수집에 나서게 되였고 그러는 와중에 발견한 사람이 바로 김군,어느 눈 내리는 겨울날에 예고도 없이 차를 여러번 바꾸어 타면서 문뜩 찾아갔었다.
  김군을 면대해보니 여러모로 삐여진 사람이였다.180에 가까운 훤칠한 키에 준수한 얼굴을 가졌었다.50대의 사나이에게 "준수"라는 단어 사용이 좀은 억지에 가까운 느낌이 들지만 실지로 김군은 그런 형용에 부끄럼 없이 젊고 생기있는 모습을 하고있었다.본명도 아이러니하게 김진수(金真秀)이다.
  소주 한근쯤은 숭늉 마시듯 례사롭게 굽내는 김군은 필자와의 10년 년령차이도 불구하고 너나들이로 망년지교를 맺자고 접어드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다.편벽한 신빈현의 교육부문에서 사업하면서 20여년간 주로 벽소설을 꾸준히 창작해온 무명인물이기도 했다.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벽소설은 저그만치 200여편,이외에도 단편소설 수편과 1편의 중편소설,그리고 100여편의 수필과  20여수의 시가 있다.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수자였다.
  그런데 우리는 왜 여직껏 김군을 잘 모르고있었을가? 우리 문단에서 벽소설가로 이미 작고하신 박은선생과 아직도 창작에 무비의 정열을 쏟고있는 박일선생은 꼽고있지만 유독 김군만은 빠드리고 있는것이다.작품수와 수상경력이 상기 두분에 손색 없는 김군을 말이다.그 원인은 주로 아래와 같은 몇가지에 있다고 본다.
  우선 지역성이다.김군의 활동범위는 주로 료녕성에 국한되여있다.료녕에는 공개간행물이 없기에 망각된 구석으로 될수밖에 없는것이다.
  다음은 김군작품의 70프로이상이 신문의 문예부간지에 발표된것이다.주지하는바 우리의 평론계는 종래로 신문문예부간지따위에는 눈길도 돌리지 않는다.물론 종합간행물에 실린 글도 작품 취급을 받지 못한다.
  끝으로 활동성이다.재야계 문인들은 언론지나 문예지를 찾아다니며 안목을 익히는것이  자신을 알리는 아주 중요한 환절인데 김군은 소탈한 성격과는 달리 그런데는 또 숙맥이였다.
  김군의 처지는 한두마디로 말하기 어렵다.애처롭다면 너무 비감적인것 같고 서글프다면 어딘가 비중이 경감되는 느낌이다.아무튼 그를 동정하기에 앞서 그의 작품세계를 파헤침으로써 공정한 평가를 기대해보는것이 더 좋을것이다.
 
  넓은 사색의 공간을 주는 여운미
 
  어찌보면 우리 사회는 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농후한것 같다.당연히 실력이 모자라니까 어디서 두루 얻어들은 소리로 눈가림을 하거나 자신의 "유식"함을 뽐내려는것이 우리 문인들의 고루한 인습인것 같다.그래서 대수라도 알고있는것을 모두 쏟아놓아야 남들이 긍정해줄줄로 알고 대서특필하기를 즐긴다.마치도 독자들은 멍청이인듯 모든것을 글쓴이가 혼자서 이야기하기에 읽고나면 남는것이 꼬물도 없다.기실 작자가 말한것은 독자들도 알고있는 일이기때문이다.
  김군은 위인이 그렇듯이 좀체로 뽐내는 법이 없이 언제나 겸손하다.경상도 사나이답게 호매롭기는 하나 비위 거슬리는 호기는 도무지 없다.술 한컵을 부어놓고 "먹어라"가 아니고 "먹는다"하는 단마디로 먼저 굽내는 스타일이였다."안 먹으면 어쩔란다"라는 억지도 전혀 없다.
  때문에 그의 글에서도 이래라 저래라 또는 이렇다 저렇다는 식의 서술이 없이 독자 나름대로의 리해나 해석에 스스럼없이 맡겨버리는 어른다운 멋이 있다.바꾸어 말하면 김군의 작품은 확 드러나는 주제가 없다.독자의 감상수준을 충분히 긍정한다는듯 많이는 주제선행의 전통에서 벗어남으로써 깊은 여운미를 풍기고있다.
  수상작이며 역시 대표작이라고도 할수 있는 "사랑의 외연"은 남새장사를 하는 녀인이 자신의 첫 련인과 동명인 고객에게 덤으로 채소를 안겨주는 간단한 사실을 쓰고있다.작자는 "그녀"의 동기에 아무런 설명도 가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녀의 배경도 설정하지 않았다.하기에 독자들은 제가끔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밖에 없다."그녀"가 너무도 다정다감한 녀인이여서 시종여일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있다는것,또는 "그녀"가 이미 리혼하고 애타게 첫사랑과의 파경중원(破镜重圆)을 기대한다는것,혹은 인젠 바람날 나이가 되여 첫사랑과의 밀회를 그리고있을지도 모른다는것,아무렇게나 뜻풀이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인류가 수천년 사랑을 영위해오면서 그 내포에 대한 정의는 벌써 규명해놓은지 옛날이다.그러나 사랑이 복사하는 외연은 폭이 너무도 넓어서 도무지 종잡기 어려운것이다.두말할것 없이 거기에 작자의 주장이나 의도 같은것을 삽입하는것은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만이 할수 있는 일이다.거꾸로 풀이한다면 작자의 동기가 베일에 가리워져 있을수록 독자들에겐 사색의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고 작품은 새김할 여운미가 더욱 진하게 풍기기 마련인것이다.여하튼 "그녀"의 소박한 행위와 절절한 마음을 통해 독자들은 진한 사랑의 내음을 맡게 되고 따라서 아름다운 동양화 한폭을 머리속에 우렷이 떠올릴수 있는것이다.
  "여름 타는 녀인"도 인물체격이 쭉 빠진 미모의 녀인이 무더운 한여름철에도 치마 입기를 거절하는 장면만 쓰고있다.멋 부리기를 즐기는 젊은 녀성들의 공성이랄가."그녀"도 여름이 오면 다른 녀인들처럼 슈펴에 가서 치마 한견지쯤은 쇼핑한다고 한다.그러나 종래로 입지 않는단다.남들이 보지 않는 자택에서도 입을념을 하지 않는단다.왜서일가? 궁금하다.그녀의 종아리에 생채기가 있을것이다.아니면 음특한 남성들이 날씬한 다리에 매료되여 따라다닐가봐 두려워서이다.여러번 그런 일이 있어 인젠 두렵다.그렇지도 않으면 무작정 치마를 배격하는 심리병이 있을것이다.작자가 설명하지 않고 알려주지 않았기에 독자들은 나름대로 짐작할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대파적 창작수법을 도입한것도 아니다.자연주의 냄새가 얼마간 풍기는것도 사실이나 그것과 등호를 치기에는 사실주의 성분이 너무도 많다.슈제트 자체가 한코한코 이어졌고 장면이 놀랍도록 진실하다.그리고 인물의 행동이 엉뚱한데가 없이 질서정연하고 대화도 론리성이 강하다.그런데도 작자가 노린 점이 은페되여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지 도무지 잡혀지지 않는다.단지 영문 모를 녀인의 영문 모를 행위가 마그네슘 섬광에 의해 재현되듯 우리의 눈앞에 커다랗게 클로즈업될 뿐이다.물로 그녀는 아름다왔다.
  이처럼 독자가 완전한 피동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는 아마도 김군의 작품에서 처음일것 같다.주제 선행의 고루한 인습에 물젖은 우리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여직껏 우리는 현대파냐 사실주의냐 하는 문제에만 쟁론의 초점을 모았을뿐이였지 사실주의 자체도 계속 파고들수 있는 여지와 계기가 있다는것은 의식하지 못했었다.아니,전혀 거기에 관심이 없었던것이다.
  사물은 내부의 끊임 없는 모순투쟁으로 라선식발전을 한다고 철학은 말하고있다.이것이 진리라고 전제할 때 사실주의 전통도 개변의 여지가 다분한것은 두말이면 잔소리이다.말하자면 전통이란것은 요지부동한 개념이 아닌것이다.전통은 수시로 변할수 있으며 전통은 또한 수시로 창조할수 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언젠가 김군은 이렇게 말한적이 있었다.
  "인간은 특별한 리유가 없이 발큰 성을 낼수도 있는 사유론리를 가지고있다.따라서 자기의 사상을 한사코 은페시킬수도 있는 보호의식을 가지고있는것이다."
  풀이해 말한다면 문제는 하나이지만 답안은 여러개일수도 있다는 말이다.3원 3차 방정식 같다고나 할가.그 어느 답안이나 모두 정확하다는 얘기가 되겠다.
 
  함축과 진실에 받쳐진 독특한 심미관
 
  최대한으로 숨긴다는것과 최대한으로 줄인다는것은 모름지기 김군의 창작풍격이다.하긴 편폭의 제한을 받고 있는 벽소설 자체의 특성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김군과 얘기해보면 오히려 그의 성격기질에서 유인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수 있다.
  김군은 자신의 창작성과를 그의 글쓰기처럼 간단하게 "운이 좋았다"라는 한마디로 귀결시켰다.그의 인생길은 퍼그나 순탄했다고 한다."문화대혁명"때의 초중졸업생으로 고향에 돌아간 그는 철자는 물론 띄여쓰기도 잘 모르는 형편에서 민영교원으로 채용되였고 그뒤 사범학교에 추천되는 영광이 차례졌으며 졸업후에는 소학교,중학교,현 교원연수학교로 두루 전전했었다.그사이에 연변대학 통신학부에 입학하여 1986년에 졸업증을 타기도 했단다.이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창작성취도 있을리 만무하다는 귀납이다.
  "운"이란 운수의 간칭이다.사전을 들춰보면 운수란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써는 어떻게 할수 없는 천운과 기수라고 한다.그러니까 숙명론적냄새가 다분히 풍기는 단어인것이다.기왕 하늘과 땅 그리고 돌아가는 운명의 조화였다면 인간의 노력은 마땅히 무시되여야 할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김군의 생애를 다시 들추어보지 않을수 없다.그 세대 사람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김군도 십여세의 한창 나이에 배움의 길을 잃고 귀향한다.가령 운의 작간이 제대로 되였다면 그는 곧장 대학으로 진입했어야 할것이다.그리고 민영교원으로 초빙되고 사범학교로 추천되는 오직 김군만이 선택될수 있는 그 조건과 노력을 우리는 간과할수 없는것이다.
  우리 앞에 김군은 이런 형상으로 나타나고있다.천자도 아니되는 짤막한 글을 쓰기 위해 수권의 책을 읽는다.벽소설에 취미를 붙여서부터 벽소설에 관한 잡지와 책자를 주문 또는 구매하여 탐독한다.그의 책상머리에는 20여년간 줄곧 "벽소설 선간"이 놓여있다.그는 비록 볼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직접 생활과 부딪쳐서 글감을 발굴하군 한다.
  설날에 우편물을 받고서 감수했다는 "보람",우편물을 받은 당사자가 우편물을 배달하는 주인공으로 달랑 신분을 바꾸었을뿐 자기가 직접 겪은 진실한 사실을 간단하게 쓰고있다.물론 글속의 "김선생"도 작자 자신임은 두말이면 잔소리이다.제목만 없었더라면 우편물을 전달한 그 행위결과를 "보람"과 이어주기에는 모자라는 장치가 너무도 많다.고루한 사유모식으로 추리를 한다면 아무리 벽소설일지라도 "수위실 아바이"는 비오는 날  우전국으로 전보 가지러 가기전에 두루 심리전을 거쳐야 하고 또 "김선생"에게 그 전보를 전달한 후엔 뿌듯함을 느껴야 정상적일법도 한 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사실을 스케치하고 카피를 떠버린 거기에는 작자의 고의가 숨어있다."왜?"라는 되새김을 부추기도록 의경속에 생명반성을 직접 담아버린것이다.
  실생활과 찰나의 령감을 그대로 적고있는 이런 작품을 례로 들자면 적지 않다.
  "어느 하루"에 등장하는 구두닦이 동창생도 진짜 모델이 있다.틀림 없는 김군의 동창이였고 신빈현성에서 구두닦이를 하고있었다.김군의 소개로 필자가 구두발을 내밀고 앉아 직접 취재를 하여 신문 1면 톱기사로 올린적까지 있는 사람이였다.한국바람이 몹시 불어치던 20세기 90년대말,한 조선족사나이가 코리안드림에 흔들리지 않고, 그것도 타향이 아닌 친인들이 지켜보는 고향땅에서 떳떳하게 구두닦이를 하고있었다.그때 그분이 한 말 "한국바람에 조선사람들 코풀 힘이라두 생긴건 사실이지만..."이 그대로 벽소설 "어느 하루"에 등장하는것만 봐도 김군의 창작태도가 아주 해학적이란걸 알수 있다.나아가서 작가가 어떤 심미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선히 느껴진다.
  이외에도 로인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옮긴 "할머니의 사랑이야기", 밥을 먹다가 주었다는 "밥상머리에서 주은 이야기" 등이 있다.
  "운이 좋았다"는 단마디 짧은 대답에 너무 긴 해석을 했다.기실 문체는 되도록 소박하게 처리하고 짜임새는 반대로 정교하게 꾸미기에 집착하는 김군의 스타일은 이번 출판된 소설집의 앞부분에 작가의 말 제목을 "혀 짜른 소리"로 단것만 보아도 대강 짐작을 할수 있을것이다.아마도 숙명같은것이 따라다니는가부다.
 
  흑색유머와 과장으로 이루어낸 환상미
 
   분량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많다고 해야 할것이다.김군의 성격 및 김군의 개성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일것이다.
  김군은 여유를 잃는것을 대가로 하는 그 어떤 일도 할념을 않는다.현소학교 교장 자리도 시간을 잡아먹는 일감이라고 선뜻 벗어버리는 "패기"를 가진 사람이다.남들은 그 자리를 서로 다투느라고 혈안이 되지만 김군은 히쭉 웃고 뒤로 물러났다.그 이유는 역시 글쓰기이다.담배 한대 느끗하게 피워물고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작품을 발굴,구상,완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러한 김군을 만나게 된다.주방일을 돌볼 필요없는 중년 남성이 할 일 없이 채소시장에서 빈들빈들 돌아다닌다.괜히 매일 먹는 채소를 만지작거리거나 불량한 마음을 품은 사람같이 장사군 아줌마들을 뚫어지게 살펴본다.그렇게 거기서 "사랑의 외연"과 같은 소재를 주었단다. 남자가 백화점에 자주 다니는것도 드문 일이다.사지도 않으면서 실없이 판매원아가씨와 가격흥정하는것도 싱겁기만 하다.김군이 로천시장이나 슈퍼나 백화점에 다니는것은 "여름 타는 녀인"과 같은 이야기를 줏기 위해서라고 한다.그래도 김군이 제일 즐겨 찾는곳이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환담하는 자리이다.독보조던 길거리던 또는 아빠트단지내의 공원에서던 그런건 상관없다.그런 자리라면 천하기문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오니깐.그런 자리에서 걷어낸것들을 굳이 라렬하자면
  우선은 "심양사람"이다.난생처음 도회지 그것도 심양 구경을 간 "달광"이가 심심하던차 호텔을 쳐다보다 낯선 젊은이 둘과 맞닥뜨린다.상대가 뭘하냐고 묻자 "달광"이는 몇층이나 되는가 세여보는중이라고 대답했고 심양에선 층집을 세려면 매층에 돈 2원씩 내야 한다는 협박을 받게 된다. 그래서 "약삭빠른" "달광"이가 17층까지 센걸 5층을 셌다고 거짓말 하여 10원을 내게 된다.그로써 "심양사람도 그저 그렇구나" 하는 결론을 도출해낸 "달광"이는 퍼그나 으쓱해진다.동네방네에 많이 떠돌아다니던 과장된 이야기이다.재미로 소일거리로 읽을만한 작품이다.
  다음은 꽤나 심각한 "외지녀자"이다.마촌장의 작풍문제를 밝히려고 현규률검사위원회의 장씨가 파견된다.자신의 신분을 농업국 직원으로 숨기고 마촌장과 대작을 하게 된 장씨는 예기치 않게 마촌장과 렵기적인 내기를 하게 된다.장씨가 나가서 들고온 팬티 냄새만 맡고 어느 집의 누구거란걸 두번이나 마촌장은 대뜸 알아맞췄다.억이 막힌 장씨는 가게에서 새 팬티 하나를 사가지고 와서 마촌장네 암소 궁둥이에 둬번 비벼대고 들어왔다."이번에야 흥!" 냉소했지만 마촌장은 "이건 우리 집 냄새 비슷한...외지녀자의것이 분명해!"라는 "정확한 판단"을 한다.그 내기가 본질 겸 자백 겸이 되여서 마촌장은 직에서 나떨어지고 장씨도 도덕적인 멍에로 내부 비판을 받게 된다는 야싸한 이야기이다.육담마당에나 들어갈상 싶은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회문제가 저 정도로 심각하고 위험한 경지에 이르렀다는걸 감안할 때 유머보다는 경종으로 받아들이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작가도 한번 웃고말자는 쪽으로 타이밍을 맞춘것은 아닐것이다.
  "속죄"도 좀은 과장되고 좀은 유머화된 그런 쪽으로 맥락을 같이 한다.림종을 앞둔 령감이 량심 발견인듯 전에 바람 피웠던 사실을 고백하고 마누라의 용서를 빈다.저 세상으로 가는 령감이 심리평형이라도 이루라고 마누라는 자기도 바람 피웠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다섯째 딸의 아버지가 령감이 아니란것이다.결과는 생각밖에 속좁은 령감의 명을 재촉하였다.첫돐 제사날에 마누라는 그런 일 없었다는걸 밝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다.이 소설은 인성이 상당한 깊이로 다루어진 작품이다.자기의 잘못은 남의 용서를 받기를 원하면서도 남의 차실은 쉽사리 량해할수 없는 인심의 량극을 블랙유머를 통해 또렷하게 표현하였다.작가는 마누라의 입을 빌어 령감을 속좁은 사람으로 타매하지만 실지로 인간으로서 참말로 극복하기 어려운것이 바로 남 말 하기 쉽다는 것이다.한치 눈앞도 캄캄한게 인성이고 그런 인성앞에선 누구나 우렬이 없다고 보면 역시 극단일가?
 
  맺는
 
  책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오랜만에 독서의 취미를 느껴보는거 같다.벽소설집이라는 테마가 흥미로왔던 점도 있었지만 바쁜 세월에 바로바로 읽기에 편한것이 벽소설이라는 설명을 실감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특히 작가와는 10여년 사귀여왔었기 때문에 그 내역을 비교적 잘 아는 편이여서 작품론에 작가론을 곁들었음을 정중히 밝힌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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