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혁 대하소설 황혼
26. 조상 환상곡
종호는 나영과 지영을 한때 잘 접대해 택시에 앉혀 보내고 나서 려향을 돌아보았다.
“우리 경복궁 구경하러 갈까?”
려향은 책보따리를 들어보이면서 상을 찡그리었다.
“삼복지간에 이 무거운 책짐을 들고 어데로 가겠습니까?”
그러나 그녀는 상을 찡그리는 아빠를 보고 인차 생각을 바꾸었다. 감방 같은 병실에 오래동안 갇혀 있던 아빠가 시원히 바람을 쏘이는 것도 좋을 거 같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책짐을 들고 아빠를 뒤따라 광화문 거리에 갔다.
“아빠, 아빠 한국에서 책짐을 메고 다니면서 고생했습니다. 아빠를 고생하게 해 미안합니다.”
종호는 려향을 되돌아보면서 외까풀눈이 데꾼해졌다.
“왜?”
려향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었다.
“아빠, 내 진작 아빠 글을 온라인에 올려 드렸더라면 아빠 무슨 책짐을 메고 다니면서 그런 고생을 다 했겠습니까?”
종호는 개의치도 않았다.
“아니야, 다 내가 사서 한 고생이야. 목숨 바쳐 싸운 선렬들에 비하면 아무 고생도 아니야. 다 달가운 고생이야.”
종호는 려향의 손에서 책짐을 나눠 들면서 말했다.
“나는 항일투쟁사를 쓴 력사이야기는 그래도 책에 내야 한다고 본다. 책에 내야 력사에 길이 남을 수 있어. 특히 력사책은 말이야.”
려향은 외까풀눈이 데꾼해졌다.
그녀는 주춤 멈춰서 아빠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
“왜서요?”
종호는 려향을 마주 바라보며 정색했다.
“아까는 나영과 지영이 앞인지라 속심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책에 낸 글이야 말로 정통문화를 대표할 수 있다. 책은 소장가치도 있다. 책은 독자 가가호호뿐만아니라 국내외 여러 도서관에 소장해 둘 수 있다. 전번에 낸 ‘동만 항일렬사영웅 이야기’책은 국립도서관에 보관됐어. 그 책은 이제 국립도서관과 함께 력사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물론 온라인에 올린 전자책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전파범위도 넓을 수 있다. 허나 전자책은 싸이버문화에 속한다고 본다. 온라인에 올린 전자책은 정(전)통문화에 비해 격이 낮아지지 않느냐? 물론 전자책을 써서 온라인에 올리기도 쉽고 책짐을 메고 다니지 않고 책 출판과 발행 하느라고 고생은 덜 하겠지. 그러나 어쩐지 목숨 바쳐 싸운 항일 렬사들과 영웅들에게 격이 낮은 사이버문학으로 푸대접하는 것 같아 량심상 미안하다. 사이버문학은 어쨌든 사이비문학이니깐.”
려향은 아빠 말에 일부 일리가 있다고 여기면서 머리를 끄덕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시대에 뒤처진 묵은 관념으로 온라인시대를 보는데는 통 리해되지 않았다.
(온라인시대에는 무슨 글이든 온라인을 통해야 널리 전파되는데... 참. 이게 아마 아빠랑 우리 젊은이들이랑 세대차이겠지. 아빠도 천천히 온라인의 위력을 알게 되겠지.)
그녀는 전파매체는 뭐든 백성들한테 널리 전파되면 그것이 성공적인 전파매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빠의 관념을 한날 한시에 개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여 아빠와 더 쟁론하고 싶지 않았다.
“아빠, 그럼 이러면 어때요? 아빠 글을 책에도 내고 온라인에도 올립시다. 그러면 아빠 글이 널리 전파될 수도 있고 력사에도 영원히 남길 수 있어 좋을 거 같아요.”
“그래. 네 말대로 정통문화와 싸이버문학을 결부하면 항일투쟁사를 홍보하는데 좋을 거 같다.”
려향은 종호를 따라 가면서 물었다.
“아빠, 이전에 왜 국내에서 출판하지 않고 자꾸 한국에 나와 책을 냈습니까? 출판비용도 비싼데다가 그 무거운 책짐을 메고 중국으로 가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가요? 국내 출판사에서 본판도서로 내면 원고료도 있고 좀 좋아서 그래요?”
종호는 려향을 힐끔 돌아보면서 한마디 했다.
“내라고 국내에서 내면 좋은줄 몰라 한국에서 애나게 책을 냈겠니? 조선족은 180만명인데 지금 한국에 80여만명이나 나와 있다. 그것도 젤 끌끌한 로동력이. 그들도 국내 조선족들과 마찬가지로 생존경쟁 외에 민족의 전통력사를 알 필요있고 문화생활이 필요하다.”
려향은 의아해 했다.
“우리 민족의 항일투쟁사인데 당당하게 국내에서 낼 수 있잖은가요? 우리 중국 조선민족의 항일투쟁사도 전반 중화민족 항일투쟁사의 일부분이 아닌가요?”
종호는 주춤 멈춰서더니 려향의 잔등을 다독여주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너도 이제 책을 내자고 출판사에 가 봐라. 그럼 차차 내 어째 자살까지 하자고 했겠는가도 알게 될 거야.”
려향은 그 말을 듣고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아빠 손목의 칼에 벤 흉터를 보고 가슴을 칼로 어이는듯 아파났다.
(어진간히 고통스러우면 저 손목을 칼로 베 자살하려고까지 했겠는가!)
종호는 려향의 비통한 심정을 읽었는지 한참이나 입에 빗장을 질렀다.
그들 부녀간은 한참이나 무거운 침묵을 지키면서 묵묵히 걸었다.
종호는 재생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오늘 따라 려향을 데리고 조상왕님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옛 궁전으로 데리고 갔다.
맑게 개인 푸르른 하늘 아래, 수림이 울울창창한 잔등을 드러낸 북한산을 배경으로 웅장한 광화문이 활짤 열려 있었다.
삼복염천에도 조상왕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경복궁은 그들 부녀간을 반기며 넓은 품으로 안아 주었다.
그들 부녀는 경건한 마음으로 경복궁 앞마당에서 웅위로운 궁전을 돌아보았다. 웅장한 궁전 룡마루가 푸르른 하늘 아래 도고히 우뚝 솟아 있고 궁전 추녀 끝초리가 도고히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들 부녀간은 조상왕들이 정사를 보던 궁전 앞에 다가갔다.
궁전 앞마당 정면에는 터덜터덜한 돌바닥길 량쪽에 정1품, 정2품. 정3품… 서렬순으로 나라 량반나으리들의 립지 돌비석들이 줄느런히 늘어서 있었다.
종호는 그 돌비석들을 보노라니 궁전 앞마당에서 태조 리성계 대왕님, 그리고 조선조에서 제일 현명한 세종대왕님의 사열을 받던 나라 관리들과 량반 나으리들의 름름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순간 종호는 가슴이 뭉클해났다.
궁정으로 올라가는 돌층계는 옛 궁정 대신들과 황관들, 량반나으리들, 금위군 위사들, 궁중 궁녀들의 발바닥에 다슬고 다슬어 반들반들하였다.
종호는 려향을 데리고 그 돌층계를 한 층계, 한층계 밟으면서 궁전 정전 가까이에 다가갔다.
종호는 조상들의 손길에 다슨 터덜터덜한 문선을 매만지노라니 콧마루가 시큼해났다.
그는 려향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긴 우리 전주 리씨 조상왕님들이 정사를 보던 궁전이야."
려향이 커다란 문짝 안으로 궁전 안을 들여다보니 정면에 력대 대왕님들이 앉아 정사를 보던 황금빛 룡의가 그대로 높으직이 모셔져 있었다. 벌거스름한 아름드리 기둥들이 줄느런히 늘어서서 궁전 천정의 황금룡을 받들고 서 있었다. 높디높은 궁전 천정 황금룡은 의연히 하늘을 날아예며 황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종호는 려향을 돌아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저 아름드리기둥들을 봐라. 옛날 궁전 관료들이 임금을 받들듯이 몸바쳐 대들보와 천정 황금룡을 받치고 서 있지 않는가. 나라와 민족에도 저렇게 몸바쳐 받드는 기둥 같은 충신이 필요해.”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궁전 안을 들여다보노라니 현명한 세종대왕님이 궁전 관료들과 함께 정사를 보는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바로 이 궁전에서 세종대왕님은 조선 전국에서 ‘훈민정음’을 널리 사용할데 관한 왕령을 공포하셨단다.”
그러나 정사들을 돌보던 세종대왕님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려향은 적막한 궁전은 쓸쓸하기만 했다.
이때 종호는 경복궁을 둘러보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동궁으로 가보니 왕자들이 공부하던 서당방이 안겨왔다.
“이 동궁에서 왕자들은 ‘공자’와 ‘맹자’, ‘대학’, ‘중용’ 등 유교학설을 배웠고 장차 집정을 계승하기 위해 왕도를 배웠단다.”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종호는 조상왕들의 궁전을 돌아보노라니 저도 몰래 콧마루가 시큼해났다.
그는 려향을 돌아보며 즉흥시를 읊었다.
야속하다 야속해
어디로 갔는가
그제날 천하를 호소하던 세종대왕님
아직도 귀전에는 들리는구나
훈민정음 반포하던
세종대왕님 우렁찬 그 목소리
가슴을 칼로 어이는구나
궁녀들의 치마자락 소리
둥기당당 가야금 소리
나를 울리네
쓸쓸하고 비통하구나
텅텅 비여버린 궁전
적막강산이여,
애닲고 원통하구나
세종 대왕님 계시지 않는 황금룡의
무너진 리씨 조선이여
경희루 아래 연못도
슬픔에 겨워 흐니끼는데
그젯날 궁녀들 춤사위 나를 울리누나
아, 달도 뜨지 말고 해도 뜨지 말라!
“참 좋아요.”
려향은 박수까지 쳐대며 환호했다.
“조상왕님들을 기린 즉흥시 탄생을 축하해요.”
종호는 려향의 손바닥을 쨩 마주치었다.
“생각나는대로 직설했을뿐이야.”
그들 부녀간이 높다란 토성에 난 문으로 해 후궁에 들어서니 왕후의 대조전이 마중했다. 대조전에는 왕후의 커다란 침대가 정중히 누워 있었다.
종호는 한국에 나오기만 하면 조상왕들에 대한 긍지감을 안고 번마다 경복궁을 찾군 했기에 대조전에 대해서도 얼마간 알고 있었다.
그는 려향을 돌아보며 설명해주었다.
“대조전에서 왕후는 숱한 왕자와 공주를 낳았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대왕님들은 대를 잇는 일을 대단히 중시해왔다. 애를 낳지 못하는 건 ‘7거지악’을 지었다고 해 왕후나 왕비나 가차없이 페해버렸다.”
종호는 대조전 옆에 줄느런히 늘어서 있는 왕비궁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왕후가 애를 낳지 못할가 봐. 그걸 대비해 왕들은 숱한 왕비들에게서라도 후손을 보려고 숱한 왕비를 두었지.”
려향은 아빠가 또 옛 조상대왕님과 왕후 이왕지사를 빌어 자기를 보고 결혼하라고 재촉할가 봐 조마조마했다.
“아빠, ‘칠거지악’이란 뭔가요?”
“’7거지악’이란 일곱가지 큰 죄악이란 말이다. 그만큼 애를 낳지 못한 죄는 대를 끊게 한 젤 큰 죄란 말이야. 옛날 중국에선 애를 못 낳는 녀자는 ‘칠거지악’을 지었다고 극형에 처했다고 한다. 지금도 대를 끊는 죄는 대죄에 속한다. 나도 전주 리씨 집 안에 칠거지악을 졌다. 딸이라도 있어 천만다행이다. 내 한평생은 실패한 인생이야. 조상왕님들을 볼 면목도 없는 불효자야.”
그제야 려향은 확실히 옛날 일을 빌어 시집가지 않고 애도 낳으려고 하지 않는 자기를 찔러주려고 그런다는 것을 재삼 알게 됐다.
종호는 려향을 돌아보면서 입을 무겁게 열었다.
“경복궁은 우리 전주 리씨 조상왕들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곳이야. 강대하던 리씨 조선은 500년이나 조선을 통치해왔다. 그런데 뭣 때문에 무너졌는지 아느냐?”
려향은 제꺽 대답했다.
“일본 침략자 놈들 때문 아닌가요?”
종호는 려향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말했다.
“그래. 일본 놈들이 조선을 침략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강대했던 리씨 조선이 망할 수 있었겠느냐? 일본 놈들은 조선을 먹이치운 후 우리 조선민족의 얼을 일본 대화민족의 얼로 바꾸려고 미쳐 날뛰었어. 세종대왕님이 창제한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이름맘저 창씨개명해 일본식 이름으로 지으라고 강박했다. 그 놈들은 우리 조선민족을 정치와 경제, 문화를 야수처럼 유린할대로 다 했다. 일본 놈들은 이 궁전 뒤에 지은 창덕궁에 돼지까지 치면서 조상왕들을 멸시하고 릉욕했다. 때문에 나는 일본 침략자들을 더없이 증오한다. 그래서 항일투쟁이야기 책을 자꾸 써서 낸다. 알만하니?”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네. 알만해요. 아빠,”
종호는 려향을 마주보면서 정색했다.
“한 민족이 얼이 빠져선 절대 안된다. 얼빠지면 사지가 멀쩡해도 헛깨비들이야. 우린 필을 들어 민족의 령혼을 지켜야 한다. 령혼과 전통력사 그리고 문화가 없는 나라와 민족은 아무리 강대해도 아무 때나 망하게 돼. 우린 한 조선족 장군의 생전 말씀대로 급변하는 세월에 이젠 지혜롭게 살줄 알아야 한다. 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 아무리 한국은 언론자유라지만 말을 조심해 해야 한다. 특히 민감한 문제에 대해 삐쩍도 하지 말라. 넌 문학박사인데 우리 민족을 위한 성스러운 사업에 동참하지 않겠니?”
려향의 얼굴에는 검은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아빠는 저 보고 아빠를 계승해 글을 쓰라는 겁니까?”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었다.
“그래, 넌 문학박사인데 민족의 얼을 지키는데 힘써라. 강렬한 민족심과 열정만 있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조선족애들한테 조선어와 조선민족문학사를 잘 가르칠 수 있고 조선어로 글도 아주 예술적으로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호는 려향의 두 어깨를 잡고 기대에 찬 눈길로 마주 바라보며 부탁했다.
“아빠가 채쓰지 못한 항일투쟁사를 네가 써라. 아직도 이름모를 항일 렬사들과 영웅들이 누구도 모르는 어느 산 어느 기슭에, 나무 밑에 묻혀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 나지면 김학철 작가랑 참가한 태항산 호가장항일전투 전적지도 아빠와 함깨 답사했으면 얼마나 좋겠니?”
려향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아빠를 따라가면서 한참이나 궁리했다. 아빠처럼 한뉘 글만 쓰면서 쪽방촌에서 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빠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릴 수는 없었다. 아빠한테 뭘 부탁하려면 우선 아빠 말을 들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었다. 황차 아빠는 금방 퇴원했는데 정신타격을 줄 수도 없었다.
그녀는 머리를 천천히 들더니 아빠를 정색해 마주 보았다.
“아빠, 알겠습니다. 아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나라와 민족을 위한 성스러운 사업을 계승해 나가고 싶습니다.”
종호는 너무나 기뻐 려향을 꽉 안아 번쩍 들어 한고패 빙 돌렸다.
“내려놓으세요. 숱한 사람들이 웃습니다.”
그들 부녀간이 희희락락거리며 경복궁을 나와 광화거리에 나섰다. 광화거리 저 앞에 리씨 조선의 현명한 세종대왕님 동상이 눈에 뜨이었다.
종호는 려향을 데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숙연한 마음으로 오래도록 세종대왕 동상을 우러러 보며 묵념했다.
려향도 아버지 뜻을 알아채고 옷깃을 여미고 세종대왕님의 동상에 머리를 숙였다.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려향은 요즘 세상에 세종대왕의 동상을 참배하는 뜻을 알 것 같았다. 아빠의 묵념 속에 뭔가 자못 무거운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깊이 느꼈다.
웬 일인가?
환각인가?
갑자기 어디에선가 감탄소리인지 뭔지 들리어왔다.
“아- 야-”
세종대왕 동상이 입을 열었는가?
려향이 머리를 쳐들어보아도 세종대왕 동상은 기대에 찬 눈길로 그들을 내려다볼뿐이었다.
“오-우= 으- 이- 가로사되…”
려향은 이상해 세종대왕 동상 주위를 둘러보았다.
붐비는 행인들이 광호문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갈뿐 다른 이상 정황은 없었다.
민족심이 한가슴 가득 부풀어오른 탓인가?
아니면 환상인가?!
푸르른 하늘에는 조상들이 물려준 ㄱ, ㄴ, ㄷ, ㄹ 아름다운 환상곡이 오래도록 메아리치고 있지 않겠는가!
먹장구름이 뒤덮여 온다. 불뱀이 먹장구름 속에서 궁전 룡마루에 쭉 뻗쳐오더니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며 궁전 기와지붕을 핥아간다.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더니 궁전 추녀 끝에서 실폭포가 쏴르르 쏟아진다.
아무리 번개가 내리치고 우뢰가 우르릉거려도, 아무리 빗바람이 미친듯이 휘몰아 쳐도, 설악산의 무궁화, 금강산의 연분홍철쭉꽃, 백두산의 연분홍 진달래꽃이 조상 환상곡의 아름다운 선률에 맞춰 치마폭을 나풀거리며 도라지춤을 한들한들 춘다.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애명: 조왕돌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촌 출생.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농가"잡지와 "로년세계"잡지 련합편집부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당지부 서기.. 편집부 주필.
주요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350여만자)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120여만자)
대하소설 "졸혼"(총 6권, 150여만자)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작, 90여만자)
대하소설 "황혼"(총 4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공저) 등
장편소설 26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등
총 33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