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http://www.zoglo.net/blog/jinxuesong 블로그홈 | 로그인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홈 > 전체

전체 [ 64 ]

64    1~25 댓글:  조회:481  추천:0  2022-09-15
  1.머리글/서시">1.머리글/서시 2. 자치주 송가">2. 자치주 송가 3. 자치주와 나">3. 자치주와 나 4. 등불 같은 그 이름">4. 등불 같은 그 이름 5. 백학">5. 백학   6. 월강곡/오랑캐령/9월의 의미">6. 월강곡/오랑캐령/9월의 의미 7.연변">7.연변 8. 해란강/해란강반 벼꽃 향기/꿈의 강">8. 해란강/해란강반 벼꽃 향기/꿈의 강 9. 내 사랑 연변">9. 내 사랑 연변 10. 연변은 연변이다/연변의 봄">10. 연변은 연변이다/연변의 봄   11. 장백산 물안개/장백 서정/승차하(乘搓河)">11. 장백산 물안개/장백 서정/승차하(乘搓河) 12. 두만강/두만강 여울소리">12. 두만강/두만강 여울소리 13. 연변 입쌀/연변 황소">13. 연변 입쌀/연변 황소 14. 아리랑/무릉도원">14. 아리랑/무릉도원 15. 농부/오래된 리유">15. 농부/오래된 리유   16. 고향의 옛집에서/먼 곳에">16. 고향의 옛집에서/먼 곳에 17. 고향의 봄/새봄/새봄의 얼굴">17. 고향의 봄/새봄/새봄의 얼굴 18. 향촌의 여름밤/고목과 우물">18. 향촌의 여름밤/고목과 우물   18. 고향 일별/내가 살던 고향은">19. 고향 일별/내가 살던 고향은 20. 여름일기/삼복 이야기">20. 여름일기/삼복 이야기 21. 가을 논밭/가을날의 생각">21. 가을 논밭/가을날의 생각 22. 시골 정거장/방목/자라나는 것들">22. 시골 정거장/방목/자라나는 것들 23. 고향에는/고향">23. 고향에는/고향 24. 허공에 지은 집">24. 허공에 지은 집 25. 외가집 옛터에서">25. 외가집 옛터에서  
63    가을날의 생각□ 김학송 댓글:  조회:331  추천:0  2021-09-29
가을날의 생각 □ 김학송 어슬렁 8월이 왔다. 자연이 펼친 화폭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계절은 바람처럼 소리없이 왔다가 주름과 아쉬움을 선물하고 총망히 사라진다   풀벌레 우는 들판에 서서 나는 가을의 청신함을 감수한다 눈을 껌뻑이며 추연한 표정을 짓는 이슬을 보노라면 내 맘도 으스스 추워진다 홀연 갈바람 속에서 요동치는 내 마음이 보인다 잡아둘 수 없는 시간이 아쉬워 뒤돌아보니 모든 과거는 눈물과 탄식으로 변한다 인생사 영고성쇠가 한낱 물안개이고 운명의 부침도 세월의 장난임을 알 것 같다   황금의 해살 속엔 늦게 핀 들국화의 한숨이 있다 야릇한 쾌감과 상감이 겹쳐지면서 내 눈앞이 흐리마리해진다 락엽지추의 감각이 아물거리자 들창에 앉은 가을이 문득 시로 변한다 조락도 아름답다고 눈물로 말하는 나의 시   가을이면 시도 마음도 물처럼 단순하고 차분해진다 만물 만상이 사색 속에 깊어가는데 이 시각 나는 침묵으로 가을인사를 대신한다   순식간에 8월도 저물어간다 내 인생의 호시절도 저물어간다 계절의 뒤뜰에 서서 뒤늦게야 나는 깨닫는다 오직 호기심과 순수함만이 생명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걸   오늘은 바람이 서늘하다 가을의 청아함이 시의 행간에 축적되고 풍겨오는 암향 속에 월색 황혼이 흐른다   달밤에 보는 기러기 행렬이 장엄하고 슬프다 이 시각 나는 나무처럼 서서 바람의 시와 새의 음악을 듣는다 피는 꽃과 지는 꽃 사이에서 나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간다   아무튼 가을이면 우수도 많고 그리움도 많다 잔잔한 상념이 번져오며 내 심신을 감상의 늪에 빠지게 한다   “아득히 돌아가는 천리길- 가을바람이 차다 이럴 때면 머리에 백발이 는다” 처절한 생각이 담긴 옛사람의 시구다, 내 마음도 그렇다. 가을을 타는 마음은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하나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 생애에 을처럼 고운 가을을 몇번이나 만나게 될가?…   매양 가을이면 나는 열차게 앓는다 그리움을 앓고 후회를 앓고 그리고 나의 영혼은 나의 시와 함께 아픔 속에서 영글어간다   그래서 가을이 밉다 그래서 가을이 좋다. 연변일보 
62    삶의 여백에서 토막글을 줏다 댓글:  조회:275  추천:0  2021-08-06
인생 만필 1   한 장수할머니의 일화가 잔잔한 봄비처럼 지구촌을 적시고 있다. 흔히 인생의 전성기가 20세에서 50세까지라고 하는데 백세에서 시작된 그녀의 전성기는 106세인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하니 그 누군들 놀라지 않겠는가. 안무, 모델 등 여러 령역에서 인기절정을 치달으며 눈부신 활약상을 보이는 녀자. 무용이 전공이지만 개인전을 열 만큼 회화에도 달인급이다. 그녀의 전기(传奇)는 뭇사람들에게 각성제가 될 만큼 특이한 기행(奇行)으로 꼽힌다. 우선 그녀의 행적을 보기로 하자. 평생토록 미혼, 무자녀, 무주택, 무차(无车)로 살았다고 한다.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절대자유를 누렸기에 늘 가슴속에서 무애(无碍)의 바람이 불었을 것이고 싱그러운 예술혼이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감쌌을 것이다. 자기 내면에 최고급 에너지장(能量场)을 만들고 해와 달과 별의 뜨락에서 청풍과 이웃하며 지냈으니 어찌 건강이 찾아오지 않겠는가! 버린 것 만큼 얻게되고 낮춘 것 만큼 높아지는게 인생이다. 가장 깊은 꿈은 가장 어두운 밤에 찾아오는 법. 그녀의 삶의 여백에서 풍기는 신선한 기운이 나의 하루를 푸르게 물들인다.   인생 만필 2   간만에 찾은 연길시 인민공원, 나무숲이 울창하고 여기 저기서 노래바람 춤바람이 슬슬 불어온다. 얼시구나 절시구나 흥흥… 가요의 리듬 타고 세월의 파도 우에서 자기만의 쾌락을 노젓는 사람들, 젊은이도 있고 로인도 있다. 남자도 있고 녀자도 있다. 성별과 나이는 각각이여도 취미는 하나인 것 같다. 희열은 절로 걸어오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신나는 곡조에 맞춰 허널널 춤을 추니 몸이 즐겁고 마음이 즐겁고 인생이 즐겁다. 허위의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우주의 바람을 몸속으로 불러들이는 사람들. 구름을 탄듯 무보(舞步)가 가볍다. 보는 눈이 마악 즐거워진다. 자신도 즐겁고 타인도 즐거우니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인가. 저 인파 속에 풍덩 뛰여들고 싶다.   인생 만필 3   수석이 지닌 도덕적, 문화적 상징이 돌문화를 깊어지게 한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수석은 한 시대의 축경이고 이런 돌에는 자연의 정보와 력사의 락인이 찍히기 마련인데 거기서 자생하는 기운은 인간의 건강을 북돋아준다. 좋은 수석이 후손만대에 전해주는건 그 돌의 가치만이 아닌 소장자가 그 돌에 주입한 정감과 체험이다. 그대의 도량 만큼 그대의 내적 깊이 만큼 수석의 길을 걷게 된다.   인생 만필 4   또 하루가 시작된다. 해가 뜨니 수석도 깨여난다. 그 모습이 눈부시기 그지없다. 돌 속에 깊이 도사리고 있던 우주에너지가 내 몸속으로 흘러드는 순간 내 령혼이 깨여난다. 내 안에서 잠자던 작은 즐거움도 함께 눈을 뜬다. 돌마다에 주입된 생명량자들이 일시에 작동하며 미세한 떨림으로 싱싱한 기운을 내 세포의 곳곳에 전해준다. 해살보다 찬란한 아침이 예서 시작된다. 이맘 때면 내 생명은 우주의 가장 밝은 기상을 머금고 한송이 장미처럼 피여난다. 령혼에너지가 핵반응을 일으키며 엄청난 즐거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 이런 느낌 속에서 태여난 나의 시는 생동하는 기운, 밝은 에너지가 넘실거린다. 아, 고맙구나. 아름다운 우리 글로 시를 쓰는 이 행복이여!   인생 만필 5   로즈라는 미국 녀인이 87세에 대학에 입학했다. 1년 후 학기말 연설에서 그녀는 말한다. “늙었기 때문에 못 노는 게 아니고 못 놀기에 늙는다”라고. 매일 웃고 유머를 잃지 않는 그녀는 급기야 캠퍼스의 아이콘이 된다. 젊은이들과 잘 어울리고 무랍없는 친구가 된다. 늙는 것과 성숙은 다른 개념이다. 늙는 것은 저절로 되지만 성숙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꿈을 지녀야 령혼이 성숙한다. 로즈의 장거는 생에 대한 색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 깊은 꿈속으로 음표가 되여 나래치는 그녀의 삶은 용기와 도전과 활력으로 아름답다. 사람은 나이로 사는게 아니고 정신으로 산다. 정신이 로쇠하지 않는한 그 사람은 언제나 젊어있다.   인생 만필 6   인간은 기실 생각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생각이 기분을 결정하고 기분이 행복을 결정하고 행복이 건강을 지배한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코스가 결정되고 그날의 코스에 따라 그날의 풍경이 달라진다. 생각의 높이가 인생의 높이를 결정하고 생각이 깊이가 인생의 깊이를 결정한다. 아름다운 생각을 하면 아름다운 일이 생기고 추악한 생각을 하면 추악한 결과가 돌아온다. 늘 밝고 명랑한 생각을 하면 우주가 긍정적 에너지를 보내여 그대가 가는 길에 축복과 행운을 펼쳐주리라.   인생 만필7   래일은 토요탐석일, 그 어떤 기대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탐석지는 석현쪽 강변으로 정해졌고 내 마음은 벌써부터 그곳으로 달려간다. 야릇한 감흥이 나를 이끌고 예고된 행복지점으로 날아간다. 청석과 오석이 늘비한 그곳에는 나만의 행복이 숨어있고 물소리 새소리가 즐거움을 잉태하는 정서의 숲이 펼쳐져있다. 어떤 사람이 행복부자인가? 두말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많이 경험한 사람일 게다. 나이는 벌써 고래희문턱을 넘어섰지만 풋풋한 희열이 늘 내 일상을 감도는 것은 수석이 주는 쾌락에너지 덕분이다. 수석은 문화이고 예술이고 보물이다. 수석은 건강이고 희망이고 행복이다. 수석은 최고급 도락이고 고차원의 즐거움이다. 이런 수석과 30년이나 ‘연애’한 나는 꽤나 다복한 사람이 분명하다. 오늘도 내 하루는 수석이 주는 행복으로 웃는다!   인생 만필8   내 안에 무슨 능력이 숨어있을가? 가만히 살펴보니 한가지가 있긴 하다. 그것은 내 속의 작은 기쁨을 끄집어내는 능력이다. 자잘한 것에서 큰 열락(悦乐)을 발견하는 능력! 굳이 큰 것이 아니더라도 내게는 굉장히 소중하여 기쁨의 원천이 되군한다. 작은 풀 하나, 작은 잎새 하나에도 생명의 신비와 경이가 숨어있다. 개미 한마리도 신의 사자(使者)이고 이마를 스치는 작은 바람도 우주가 보내준 먼 곳의 기별이고 문안이다. 이런 감오와 각성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가장 작은 것 속에 가장 큰 행복이 숨어있음을 제6의 감각이 알려준다. 하기에 삶의 매 순간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물이 무궁한 아름다움 속으로 나의 령혼을 인도한다. 작은 일상에서 감지되는 전률이야말로 내 생을 힘차게 뛰게 하는 터빈이고 배터리이다.     인생 만필 9   사람 사는 기술에 능하지 못한 나는 여러모로 손해를 본 일이 적지 않다. 권력에 편승하지 못하고 늘 변두리나 밑바닥에서 맴돌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잠시는 불리익을 당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눈치볼 줄 모르고 우직하게만 살아온 것이 오히려 공이 되여 돌아왔기에 내 문학의 청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이다. 잃은 것 만큼 얻게 되는 것이 세상사의 아름다운 력설이다. 허례허식과 얼렁뚱땅을 멀리하고 오직 진실 하나만을 추구했기에 순수한 시심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었고 그것이 진정성이 넘치는 문자가 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리라. 삶이 아무리 고달파도 항상 푸른 하늘 바라보며 살아갈 일이다.   인생 만필10   새 두마리가 우리 집의 새 식솔이 되였다. 아내가 시장에서 70원 주고 사왔는데 참 귀엽다. 하얀 털옷을 입고 까만 안공을 데룩거린다. 가끔 푸덕거리며 날개짓을 하기도 하고 제 죽지속에 부리를 박고 재롱을 떨기도 한다. 둘끼리 무척 화목하다. 서로 챙겨주며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물리친다. 좁쌀 몇알을 먹고 생수 둬 모금 마시면 하루종일 버틴다. 사람처럼 많이 먹지도 않고 별다른 욕심도 없이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며 편하게 산다. 초롱 속에 갇혔지만 불평불만라곤 꼬물만치도 없다. 고놈들에게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아름아!… 다운아!…”하고 부르면 날개를 파르르 떨며 화답한다. 요렇게 착한 생령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앙증맞기 그지없다. 하늘이 보낸 천사가 분명하다. 보기만해도 눈이 즐겁고 령혼이 정화된다. 마음의 결이 부드럽기에 눈빛도 초롱하고 목소리도 티없이 맑다. 삐리리 삐리리… 피리를 부느듯 청아한 노래가 내 일상에 행복을 불어넣는다. 저 새들에게 인생방정식을 푸는 답이 있지 않을가? 나는 왜 저 새처럼 아름답게 살 수 없을가?…   이런 의문이 들면서 얼굴이 슬며시 붉어진다. 연변일보 
61    칼럼의 매력 댓글:  조회:389  추천:0  2021-08-05
칼럼의 매력 김학송   얼마전에 한 교원으로부터 보내온 메시지를 접했다.내가 쓴 칼럼 〈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2019년 7월 3일 《길림신문》 ‘두만강’칼럼 코너에 발표)가 조선족 중학교 8학년 하권 조선어문훈련과목에 실렸다고 한다.     기분 좋은 소식이였다. 솔직히 칼럼은 별로 써본 적이 없는데 그냥 청탁에 의해 쓴 글이 발표된 지 얼마 안돼 교과서에 수록됐다고 하니 가슴이 무척 설레이였다.   흔히 교과서에 오르는 글은 글중에서도 학생들의 글짓기 공부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가장 모범적인 글로 선정된다. 이번의 칼럼은 나도 모르는 누군가에 의해 리해관계가 철저히 배제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선정된 글이여서 더구나 보람차고 마음이 뿌듯해진다.   왜 하필 이 글이 교재에 올랐을가?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굴리게 되였다.   아래와 같은 몇가지로 그 원인을 개괄해보았다.   아마도 글에 담긴 소박한 내용이 긍정적인 메시지로 큰 울림을 낳은 것이 첫번째 원인일 것이다.   글에서는 명품수석이 형성되는 과정과 명품인간이 탄생하는 과정의 모종 류사성으로부터 시작하여 수석애호가인 ‘내’가 돌 앞에서 무한한 경이와 감동을 느끼는 원인을 하나하나 밝혀나간다.   수천만년 파도 속에서 뒹굴며 수마(水磨)와 사마(沙磨)와 풍마(风磨)를 거쳐 생겨나는 게 수석이다. 수석은 오랜 시간 모진 아픔을 감내하며 몸에 붙은 허접찌꺼기를 버리고 자연의 예술품으로 거듭 태여난다. 돌은 돌이지만 고난의 수련을 거쳐 돌의 경지를 넘어 수석이라는 새로운 생명으로 자신을 뛰여넘는다. 인간도 온갖 시련과 아픔과 역경을 이겨내야 비로소 정갈하고 단단한 내면을 지닌 참된 인간—명품인간으로 우뚝 일떠서게 된다.   론리적 련계가 잘되였기에 글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것 같다.   명품수석의 조건과 명품인간의 조건을 대입시키며 설득력 있는 비유로 공감대를 극대화시킨 데도 원인이 있다.   명품수석이 되자면 모양이 이뻐야 하고 수마로 피부가 부드러워야 하고 색상이 아름다와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석질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돌의 재질이 단단하고 물씻김에 의해 돌의 피부가 부드럽고 거친 데가 없어야 명품수석의 반렬에 오른다. 인간도 ‘문화의 물씻김’에 의해 내면이 윤이 나고 부드러워야 참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핵심적 문구는 ‘문화의 물씻김’이다. 문화의 물씻김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이 글을 제대로 읽은 키워드이다.   문화는 부드러운 물에 비견된다. 물은 부드럽지만 만물만상을 다스린다. 이 가운데 내재된 철리가 ‘문화의 물씻김’이라는 표현을 지탱하는 내적인 에너지이다. 한낱 무생물인 돌도 부드러운 물씻김에 의해 숭고한 예술품으로 승격되는데 하물며 인간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심령을 다스리는 문화는 무엇보다 강한 힘으로 우주에 참여하고 인간성의 형성에 참여한다.   문화는 경제보다 군사보다 강한 힘으로 인류의 진화를 추진한다.   여기서 물과 문화의 류사성은 합리성과 설득력을 가진다.   진정으로 깊은 문화를 가진 사람은 부드러울 수 밖에 없다.   령혼에 윤기가 돌 수 밖에 없다. 문화의 세탁에 의해 오물이 제거된 까닭이다. 하기에 목소리도 눈빛도 부드럽고 온화하다. 리타적이고 행실이 한없이 겸손하고 착하다.   성미가 거칠고 욕심이 사나운 인간은 사람접대를 받기 어려운 법이 아니던가! (성격이 거친 사람을 가리켜 덜된 사람이라 한다)   소박한 은유와 여러가지 수사법도 이 글의 문화성과 교훈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 작자가 궁극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은 결국 명품수석의 조건이 아닌 명품인간이 되는 조건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래서 굳이 날 선 사회비평이나 풍자가 아니더라도 부드럽고 짧은 글이 더 큰 감화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이 칼럼이 성공한 비결인듯 싶다.   길림신문
60    해바라기 련가 (외10수) 댓글:  조회:192  추천:0  2021-06-26
해바라기 련가 김학송 그대 햇살이 내 몸 비칠 때 난 눈 뜨지 못하고 꿈 속에서만 애타게 그리움을 익혀왔어요   언제나 언제나 퇴색하지 않는 싱싱한 기억 속에 그대의 햇살은 먼 인생에  유감을 뿌렸지요     계절이 지나 그대의 입술에서 한 되박 눈물을 주웠을 때 너무나도 뒤늦게야  나는 알았어요   그대 햇살이 나에게 속한,  나를 지켜 본 성스러운 봄날의 부름이었음을...   어쩔 수 없구려 아, 알알이 맺힌 내 가슴이여 애오라지 애오라지 애달픈 그리움만 스러진 꽃잎 위에 촘촘히 박힐 뿐.......     밀회.1   어느 순간 너는 아름다운 구름이고 미지의 구름에는 령혼이 비 내린다   찰나 속의 무한을 느끼는  마음이 이제, 하얀 구름비에 젖으며 주인 없는 주막에  하루만의 자유가 바람 분다     첫 사랑.3   첫 비가 오던 날, 너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꽃이 되였지 마냥  순수의 옷을 입고 그날의 지평선을  바장이는 너   첫 꽃을 피운 햇살 더불어 노상 내 곁에 다가와 눈물의 향기를 전해주는 너   오늘도 너는 내 생명의 들판에 바람의 시를 심어주는 별만이 아는 노래 뼛속 깊이 숨은 꿈   사랑은 아픔이다   그날  밤 니가 나에게 준 첫 번째의 입술은 마지막  계절의 추억이었다   그날 밤  니가 내 속으로 흘러들었던 첫 번째의 흐느낌은 봄비를 불러준 영원한 꿈의 하늘이었다     버리지 못하는 리유   앙상한 돌밭에 돋은 새 싹이 가여웁다   돌밭이지만 열 받은 보습날이 팍! 팍! 불꽃을 튕기지만 씨방을 터치고 죄 없이 돋아난 너무 이쁜 새 싹 뿌리를 내린 그 돌밭마저도 버릴 수 없는 슬픔이다     진달래   살며시 빨강 치마 하르르 고운 웃음 다섯 잎 수줍게도 열두 비밀 감쌋으니 창문 밖 노오란 치마 마음인가   그대 눈빛비속에서1     웃던 하늘이 홀연 큰 울음 터뜨리네   길가의 백양 밑엔 낯선 처녀 나무의 우산을 나와 함께 썼네   얼음 섞인 비바람 차갑게 달려드네   나무는 작아지고 사람은 커지고   해는 멀어가고 몸을 가까와지고   물에 젖은 분내음 바람속에 스민   따스한 체취 아, 나는 느꼈네…     울던 하늘이 파랗게 웃네   웃던 마음이 까맣게 흐려지네   처녀는 해를 따라 후울쩍 떠나갔네   기억속에 남은것은 하나의 영원한 세계를 펼친   고마운 소낙비 그리고 길가의 백양나무…     비속에서2   비, 오는 비는 몽몽히…   산에도 높은 산 비는 오는데…   그리워, 누군가가 나리는 저 빗속에…   머리 젖은 부엉새 우짖는 산마루…   하늘이 꽃잎에 쓰는 몽롱시…   비, 몽롱시에 젖는 마음…     숲속의 오솔길   일어서지 못한 누우런 생각이 길게 누워 신음한다 어제 밤 누군가와 나누던 이야기가 연한 잎새로 촘촘 돋아올라 조용히 내 마음 간지럽힌다   꽃의 눈물 새의 한숨 나무의 흐느낌이 안개속에 이슬 맺혀 깜빡이는데 비밀이 걸린 길의 한끝 정녕 이 길이 풀다가 만 그녀의 옷고름은 아닌지?     그대와 나     그대와 나는 앞을 향해 곧추 뻗은 두 가닥 레루장 함께 가면서도 영원히 만날수 없는     묻는다     사랑은 깨끗한것입니다 사랑은 정직한것입니다 사랑은 한곬으로 흐르는 바람입니다 사랑은 돌아설줄 모르는 강물입니다     생각이 구겨진 당신 웃음이 오염된 당신 이 산 저 산 바라보는 당신 이 잔 저 잔 부닥치는 당신 당신에게 사랑을 노래할 자격이 있습니까?
59    보이잖는 섬(외10수) 댓글:  조회:266  추천:0  2020-10-08
보이잖는 섬 김학송     저어기 처녀의 항구가 나를 오라고 한다   저어기 처녀의 파도가 나를 가자고 부른다   섬 기억의 저편에 묻힌 내 청춘의 섬이 저물어간다   아련히 그리고 겨웁도록 설레이는 옛노래 잠재우며   그녀의 바다는 침묵을 배 띄워 영원의 고향으로 출렁거린다     불면의 밤   산속이다 밤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 괜히 나방 몇마리가 유리창에 붙어 조롱하 듯 나를 바라본다 들킨 내 마음 부끄럽다 창밖으로 먼데 도시의 불빛이 흐릿하다 너의 눈빛 같다 흐느끼 듯 몸부림치는 솔바람 소리 내 가슴에 바람이 분다 철 늦은 바람 안타까운 바람 그 바람이 내 곁에 앉아 못견디게 나를 흔든다 어떤 바람에 쫒겨 갈대처럼 내 령혼이 휘청거린다 비라도 내렸음 좋겠다 뛰쳐나가 쏟아지는 빗줄기에 미친 갈증을 씻어내고 열린 하늘 그 푸른 자유를 마시며 와와 홍수처럼 울고 싶다 밤이 깊어간다 왜서 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우리만의 동화   훔치 듯 너의 이름 불러본다 낟가리 아래가 난 냄새 자욱한 시골의 달빛 풀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로 너를 부른다   너를 부른다 민들레속잎 펼치는 하아얀 부끄러움으로   논도랑 모래둔덕에 앉아 가슴 떨리던 황혼의 물소리로 너를 부른다   그 모든 달과 별과 노을이 어우러진 자연의 서정으로 너를 부른다   오늘도 나는 하늘 찢는 마음 내 생애 마지막 꿈으로 너를 부르나니   사랑하는 이여 저 소리 들리는가 먼 별의 신음소리가     눈속의 동화   옷 벗은 가로수에 겨울이 걸린 날 풀어진 생각에 랑만을 포개 안고 그리움으로 살그니 너를 보듬으면 아 하늘도 오르가즘 하얀 비명소리   오너라 오너라 은백의 자유 속으로 시간이 우리를 이곳까지 불렀다 정갈한 숫눈 우에 뽀뽀를 하자 너와 나의 거리가 하얗게 지워질 때까지     처음부터 그렇게   순결하게 만났던 열망의 입술처럼 재재 끓는 한낮의 태양 그 아래 추운 우리의 약속이 서있습니다   우유빛 찰랑이는 결 고운 살결 앞에 다가올 운명이 예감되어 처음부터 그렇게 세포마다 떨렸습니다   그 따사로운 눈보라는 사춘기의 유치한 몽상보다는 가버린 세월의 선물입니다   못 잊을 그 기억 아쉬움의 가시되어 꿈마다 나를 찌르는데 슬픈 아름다움이 지친 내 시간 안아줍니다   오직 령혼으로 사랑했던 당신 당신의 이름은 나의 마지막 존경입니다 그리고 내 존재의 마지막 잔치입니다   마냥 풀꽃 같은 당신     사나이의 꿈   진정 티끌 한점 아니 묻은 한 사람의 녀자를 만나고 싶다 이슬처럼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말하는 햇비둘기 같은 그런 녀자를 만나고 싶다 세속의 바람에게 때론 흔들리여도 그자체가 춤이며 노래인 그런 녀자를 만나고 싶다 그리운 손길 닿으면 가슴 열고 울 줄도 알고 소리 높이 웃을 줄도 아는 속살 뜨거운 그런 녀자를 만나고 싶다 아무나 만질 수도 없고 튕길 수도 없는 오로지 내 손이 닿아야 최고의 선률이 흘러 나오는 가야금 같은 그런 녀자를 만나고 싶다     묵시록   내가 그대를 욕심내지 않았기에 그대의 마음을 붙들 수 있었다   랑비하지 않으려는 비밀로 순간을 영원으로 이어주는 풀냄새 짙은 가난한 시간이 성숙의 끈을 드리워 주었기에 너는 내 속에서 나는 네 속에서 영원의 별이 되여 빛난다   아름다운 령혼의 신비로움으로 비밀을 물 주어 가꾸는 꿈의 나라 백성으로서     다시 만나도 그리운 사람   오늘도 지는 해 바라보며 황혼의 집으로 너를 보낸다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리유로 놓쳐버린 시간 안에 너를 가두고 싶지 않다 진정 마지막으로 너의 청춘과 작별하며 길게 시린 휘파람이나 불어볼까   내 작은 품에 너를 안고 가다가 아예 너의 깊은 곳에 내 꿈마저 흘러드나니 하늘 아래 어데가나 나는 너의 우물가에 앉아 봄날의 향기를 마신다   차마 그리워 가슴 시린 사람아 다시 만나도 그리운 사람아     가을 깊은 산속에서   하나… 둘… 떠나가는 련습으로 이제 우리의 하늘은 비여있다   짧게 반짝이다가 푸르게 무성하다가 반디처럼 꺼져버린 저 무수한 생명의 날들은 시린 추억의 내 가슴에 별의 언어를 전해준다   추락하는 죽음의 허무를 봄을 기다리는 세월의 바람 속에 잠재우며 이제 청춘은 먼 후날의 전설로만 남게되는 것인가?...   가을 깊은 산속에서 락엽 한웅큼 쥐어주고 리별처럼 쓸쓸한  이름들의 아픔을 불러본다   사랑하다 사랑하지 못한 그 녀자의 이름과 바라보다 넘지 못한 그 산봉우리의 이름과 불타는 미련 하나로 나를 떠나간 어느 이른 계절의 이름과 영이, 옥이, 순이… 그리고 애완용 강아지의 그 외풍스런 이름까지…   모든 것이 총망히 떠나가고 도든 것이 총망히 멀어가는 이 쓸쓸한, 가을 깊은 산속에서 나는 문득 리별처럼 슬픈 그 사람을 만난다     가을 약속     나무잎은 그 사람의 야윈 생각 우에 흔들립니다 나무잎은 그 사람의 쏟아버린 세월처럼 처량합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모든 것들은 절정을 향하여 마지막 도약을 준비합니다 어차피 맞이 할 슬픈 리별로 이제 우리의 시간은 익어가고 우리가 지상에서 불러야 할 마지막 가장 찬란한 음악을  위해 세월의 생명들은 부서지고 있습니다 신이 내린 그 하나의 아름다운 권리는  우리가 끝까지, 푸름을  간직한 채로 살아보려는 눈부신 고투(苦鬪)입니다 이 가을의 의미는 우리가 가을을 느끼는 그 속에 있습니다 막을 수 없은 리별이 숙명처럼 찾아올지라도 우리만의 비밀로 이 슬픈 가을을 불태웁시다   자, 길을 떠납시다 이제, 우리는-        령혼의 가을 속에     나의 가을 속에 빨간 그리움이 익어가는데   만남에의 소망은 강으로 출렁이고 리별에의 애수는 노랑 꽃잎 지운다   세월이 흘러 가을이 되면 더욱 슬픈 음악으로 다가서는 당신   조용조용 추락하는 락엽길 한숨의 추풍에 편지 한장 띄우면   깊어가는 리별의 우물 속에는 젊음이 빠알간 꽃잎이 두개   그 꽃물 마시면 내 꿈도 젊어질가? 추억 깊은 우물 속에 당신을 만날가?   모든 것이 흘러가도 사랑만은 남으리 령혼의 가을 속, 깊어가는 향기처럼…  
58    송이 따는 계절 (시초)□ 김학송 댓글:  조회:396  추천:0  2020-09-25
#8월을 물들이는 시골의 이야기   소나무  봇나무 사이사이로 반가운 기별이 돋아오르면 새벽안개 헤치는 나그네의 거쿨진 손이 구름나무에 옹맺힌 가난의 매듭을 풀어낸다   호랑이 꼬리밟는 발자국 소리…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노을로 타번지는 8월의 소망이 골연마다 하아얀 꿈이 되여 흘러가는데 재 넘어 들려오는 송이의 둥근 웃음소리가 시골의 번뇌를 세월 밖으로 밀어낸다.   #송이 총각   시골의 하늘이 웃는 건 그대의  하얀 손이 먹장구름 거둬가서니라   시골의 밤이 웃는 건 꿈틀거리는 그대의 기운이 농부의 꿈 속에 흘러들어서니라   시골의 8월이 웃는 건 그대의 고운 눈빛이 떠나간 춘심을 불러오기 때문이니라.   #송이와 인간   하늘을 향해 요동치는 고놈이 참 대견하고 존경스럽다 구름처럼 떠도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똑똑한 저 놈은 나서 자란 이 땅이 좋아 이 땅 지키는 보람으로 살아가느니   아, 송이야 내 고향의 착한 아들이여! 연변일보 
57    여름일기(외 10수) 댓글:  조회:230  추천:0  2020-09-25
여름일기(시 10수) 김학송   숲속은 파랗다 왜  파랄까?   란초잎에 감긴 사연 나의 마음 파아랗게 설레이는 까닭이지   숲속은 빨갛다 왜 빨갈까?   꽃나무에  걸린 시간 우리 비밀 빠알갛게 익어가는 까닭이지.                                      사랑.3   그대가 오면 나는 흐느낍니다 그대가 쓰러지면 나는 일어섭니다   그대가 작아지면 나는 커집니다 그대가 문을 열면 나는 길을 떠납니다.                                     가을 앞에   지천명 고개에 올라서야 나는 알았답니다 가을강이 맑고 깊다는 것을   락엽의 편지를 읽고서야  나는 알았답니다 그대가 나의 슬픈 운명인 줄을...     눈이 내립니다   올해도 막가는, 허허로운 시간의 빈 들녘에 함송함송 상실의 애수인양 눈이 내립니다 비여지는 땅 우로 눈이 내립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리워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입니다 고독하다는 것은 홀로 자기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홀로 자기를 느끼는 순간만은 인생이 허무함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가슴은 가난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자기를 느끼는 날 눈이 내립니다 걷잡을 수 없는, 허허로운 가슴의 빈 하늘에는 그대의 눈물이 가득합니다     님이 있는 풍경   하아얀 가슴 우로 파도가 일어서는 날 또 본 그대는 차마 슬프도록 아름다운 천사였습니다   상처까지도 눈이 부신 그런 앞 모습을 바라보기에는 나의 오늘이 너무나도 초라했지만   그래도 그대는 밉지 않게 밉지 않은 가슴으로 나의 오늘을 띄워줍니다   언제  또 오시지요? 님이여, 우리만의 비밀을 깊은 곳에 간직하는마음이 나를 아프게 합니다 기다림까지도 그대는 나의 아름다운 눈물의 강입니다     밤비   잠결엔 똑똑 노크했어요 소리 없이 자취 없이 살구꽃입대문 사알랑 열어놓고   누구와도 기별 없이 가만히 왔어요 밤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밤안개와 손 잡고   왔다간 총총 떠나갔어요 푸른 들에 푸른 련정 담뿍하니 뿌려놓고   어디론가 가뭇없이 사라졌어요 넋에는 파란 그리움을 뿌려놓고 어디론가 가뭇없이 사라졌어요 넋에는 파란 그리움을 뿌려놓고...   누구를 보려고 찾아왔나요 날 보러 가만히 왔던 거지요   사방을 두리번 바라보는 요 눈에 고옵게 뛰여드는 하아얀 물방울-- 아, 푸른 잎에 두고 간 님의 눈물!     순애보   하염없이 령혼을 불 밝혀 머언 그리움에 쪽배 띄우면   철썩이는 파도의 한끝으로 부끄럽게 내 청춘은 저물어가고   흔들리는 섬이 되어 추억 속에  머물다가   마침내 메아리로 돌아와 내  꿈속에 눕는 사람   목 마른 나의 젊음은 오늘도 그대 깊은 바다로 가고 있다     하늘에게     당신이 허락하신 만큼의 세월을 보내다 당신의 부르심을 따르겠습니다   시련으로 나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당신   그런 당신 안에서 크고 넓게 사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작아짐으로써 더 커지는 진리 앞에   결국은 내가 또 살아야 하는 그 고운 리유를 눈 뜨고 싶습니다   저의 어리석음까지도 감싸는 당신   당신이 만드신 우주의 모든 것을 죽도록 사랑하다 당신이 부르시면 가겠습니다.     첫사랑 련인과의 해후     길가에서 문득 마주치니 심장이 뚝 멈춰선다   무슨 말을 하랴 무너진  사랑탑을 두고...   마가을 찬비만 가슴을 때리는데 침묵 속에서 그녀는 운다   그녀의 눈망울에 고요히 담겨진 늙을 줄 모르는 나의 젊음   청춘시절에 함께 가꾸던 사랑 지금은 이즈러진 꽃그림자...   소망   늦가을 언덕 들국화 한송이 날 보고 웃는다   그 꽃, 너라면 좋겠구나!
56    그리워하며 살자(외 10수) 댓글:  조회:252  추천:0  2020-09-24
그리워하며 살자(시 10수) 김학송   그리워하며 살자 생각나는 대로 서로 그냥 그리워하며 살자 살아가는 것이 기다림일진대 서로 기다리며 생각으로 다리 놓아 그리움을 살자   그리워하며 그리움을 살자 우리의 시절  만남을 기대하는 리별의 시절 우리의 첫 꿈은 비밀이였다 두고 온 비밀이기에 생각이 길다 긴-긴 생각에 열린 오늘의 꿈도 비밀이다   알 수 없는,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을 심어 그리움을 가꾸는 그늘 없는 해빛 속에 우리 살자   그리워하며 살자 추억의 밀물에  달려오는 그리움을 시간의 썰물에 밀려가는 그리움을 령혼의 바다, 하아얀 갈매기 웃음에 쪽배 띄워 그냥 그냥 그리워하며 살자.     파랗게  살아나는 귀속말   사랑이 찾아올 때  부디 외면하지 마세요 사랑할 시간이 별로 많지 않은 우리에게 사랑을 체념해야 할 리유가 있다면 그것은 죽음 뿐입니다 체념보다는 리유 없이 넓게 열어보이는 가슴이 진정, 자유하는 우리의 집입니다   자, 어깨의 힘을 빼고 버릴 수 없는 해살을 반기며 둘만의 시간을 열심히 가꿔가야 하는거라고 나는 스스럼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내  마음에 기대이십시오.   꽃과 나비   온몸에 향기처럼 5월을 바르고   귀여운 첫 이파리에 첫 꿈을 묶어놓고   꽃 속에 빠진 봄나비 한쌍   그것는 너, 그리고 나였다!     밀강의 밤   산들바람 버들잎 포옹하네요 은물결 밤요정 춤을 추네요   머리 갸웃 저 달은 보고도 못 본 척 마음 좋게 싱글벙글 웃어만 주네요   뭉게이는 떼구름은 무던한 파수군 엿보는 눈길을랑 사알랑 가리워   “보지 마, 보지 마!” 귀띔하는 그 소리 하마 들리여오는 듯   뽀드득 이발 깨물고 죽고 싶은 밤인데요 오래오래 꽃에 안겨 꿀 빚고픈 밤인데요   속삭이는 풀벌레의 가느다란 숨결이 몽롱의 금현을 튕겨주는 밤   흔들리는 이 밤의 작은 꽃나무에 하아얀 행복이 물새처럼 푸드득-- 깃을 치네요     첫사랑1   오얏나무 입술마다 등불 환한 이야기   잃어버린 바람 속엔 애달픈 락엽소리   또다시 세월의 호심 깊이 흐느끼는 꽃이파리                                  추억 속에  웃는 너   너만이 나에게는 전부였다 웬 일인지 너밖에 없었다 착각은 아니라는 믿음과 너만의 시간으로 나는 행복했다   너와의 만남을 위해 아픔조차도 아름다움이였고 널 바라보는 그  순간은 열두 태양이 함께 웃는  느낌이였다   그 신성한 하나를 위해 살아온 나의 삶이여,  슬픈 미련에 모자람이 없나니   너는 순결한 꿈으로,  나의 높은 생명의 값을 감싸안고 있다     나비의 키스     나비 한마리 날아와요 꽃 우에   바람은 잠깐 발을 멈추고 세월의 장엄한 순간을 지켜봐요   오래도록 탈을 쓰고 시간의 어둠 속에 갇히였던 나비는 자유의 화신 되였어요 해살과 열리는 하늘의 전부를 안고 고옵게 반겨주는 그립던 몸에 입을  주어요 하나의 불타는 갈망의 찬란함이 뜨거웁게 봄을 마실 때   들려와요 빨간 웃음소리...     첫사랑2     그 날의 그 물결은 어디로 흘러갔을가? 그 날 밤 그 개구리 어디로 떠나갔을가?   논물따라 흐른 마음 만리 밖에 서성이고   벼꽃 속에 숨은 꿈 흰 돛 되여 펄럭이네     취옹일기   맑은 정신일수록 더어 큰 고통 감내해야 하는 삶을 두고 꼬부랑 쌀내음 뛰는 정토길에 풀의 노래를 흘리여볼까?   오르는 이 길 산속에도 산을 돌아 또 구름길...   꿈 익는 언덕 오얏나무 꽃마을 따스한 품속 기쁜 시간 열두어잔 숨가삐 풀어놓고...   몽롱한 이 세상, 에라 뜨겁게 사랑하고 볼지어다!    보리밭 련애   개구리란  놈도 한 몫 끼일 셈인지 가랑새에 퐁당 뛰여듭니다   손조차 잡을 수 없기에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보리수염이 얼굴을 찔러도 아프지 않습니다   달아오른 숨결과 함께 풋풋한 보리 내음새가 기분을 한결 돋굽니다   남의 눈 피해가며 육적인 애무 대신 그런 마음 억제하며 순결하게, 그런 기분만을 느끼며 행복했던 보리밭 련애
55    오월 나그네(외 10수) 댓글:  조회:178  추천:0  2020-09-22
오월  나그네(시 10수) 김학송   보일 듯  말 듯 흔들리는 호수 우에 연분홍 하늘이 고옵게 담겼어   너, 그 꽃 꺾어들고 나에게로 걸어오렴   해해년년 오월은 다시 오련만 너와  나의 아리숭한 꿈빛 오월이야 어찌 다시 오겠니?   바람이 분다 너, 나의 손 잡아주렴!   너의 꽃불에 이  밤을 구워 먹고 정처없이 떠나는 나는 나그네란다     꽃비 속에 오는님.1   영원으로 통하는 비가 오던 그 밤 칠월의 추억이 나를 그대와 만나게 합니다 마음의 밭에선 한껏 생명의 록파가 넘치였지요 가녀린 새싹들이 단비에 미역 감던 날... 당신과 나는 새로운 탄생으로 보송보송 일어섰지요. 아름답게, 떳떳하게, 부끄러움 없이, 신성한 체험 속에 생명의 아름다움을 흐느꼈지요. 온갖 경이로움이 갈망과 함께 어둠 속에 태질하던 아, 칠월의 그 꽃비 오던 날...     꽃비 속에 오는 님.2   혈관 속에  흘러들어 피를 재촉하는 거룩한 생리는 당신입니다 바람 속에 흘러들어 비를 불러오는 구름의 화신은 당신입니다 기대 속에 움터올라 꽃을 피워주는 봄날의 미소는 당신입니다 멀어도 그냥 멀 수가 없는 변함없는 하나임을 육감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의 존재와 꿈의 출산지- 그것은 당신입니다   미풍의 살랑 속삭임에도 당신의 살결이 느껴지여 부서지는 한점 물방울에도 당신의 모습이 삼삼 전해와 오늘도  래일도 꾸준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꽃비 오는 날에는.     꽃비속에  오는 님.3   나의 시는 님을 부르는 내 목숨의 향기입니다 님이여, 당신은 너무나도 침묵이십니다 나의 눈물 나의 상처 모두가 님에게 드리는 노래의 불꽃입니다   님이여 하늘의 크기 안에 언제나 나를 포근히 깨우쳐 일으키시는   당신의 사랑 그 속에서 나는 매일마다 새롭게 태어남을 준비합니다   (봄이 왔어요 꽃을 아파하세요)   내가 가야 하는 래일의 언덕은 당신이 알고 나만이 아는 구름과 바람 사이에 있는 미지의 주소   꽃비 속에 오는 님     꽃비 속에 오는 님.4   자꾸만 가십니다 이슬의 밭 속으로  당신은 자꾸만 오십니다 불타는 비 속으로  당신은 봄날의 옷을 입고 푸른 바람 솔솔 부는 마음의 푸른 공간을 당신은 보여줍니다 퍼내도 퍼내도 다함을 모르는 그리움의 우물가에서 나는 날마다 당신을 만납니다 당신은 나의 령혼의 갈증을 더해줍니다 당신은 끝없이 마시고픈 정(情)의 샘물, 아무리 보아도 자꾸만 보고 싶은 하늘의  꽃 자꾸만 취하고 싶은 꿈의 술입니다 가면서도 오는 사람, 리별 속에 남는 사람, 그것이 바로 당신이겠지요?... 슬픔을 터뜨려 비를 내리는 당신의 구름을 나는 오늘도 침묵으로 맞으며 당신이 가신 길을 묵상합니다 당신의 안녕을, 영원한 안녕을 기도하면서... 님이여, 자꾸만 비를 주소서 어쩔 수 없는 정화(情火)를 달래줄 그런 세찬 바람의 비-   기다리고 있을게요, 님의 꽃비를.     여름, 깊어가는 그대 이름   초록빛 열광이 푸른 숲을 태우던 그 눈부신 계절 출렁이는 시간의 호수가 그대와 난 손에 손 잡고 푸른 잎의 언어로 세상에서 가장 진솔한 젊음을 불태웠지요     나의 도시와 내 마음의 뜨락엔 태양을 먹은 꽃들이 피여나 그대 이름의 뜨거운 향기 뿜어올렸지요   이상한 구름이 이상한 감각을 퍼붓고 떠나간 뒤 나의 동산엔 지지 않는 무지개가 떠올라   꿈의 영원을 지키여섰지요   젊음의 나무가 그토록 무성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삶 속에 그대의 이름이 꽃비로 쏟아진 까닭입니다.     그대의 꿈이 나를 부를 때     그대의 웃음에는 나를 휘여잡는 짜릿한,  힘의 꽃바람이 숨어있습니다   그대의 자그마한 손짓 하나에도 사나의의 큰 몸은 물결처럼 휘청거렸습니다   그대의  꿈이 나를 부를 때 미치지 않을 수가 없는 성급함마저도 하아얀 설레임으로 용인하여주신 그 뭉클한 감동의 숨결을 기억하는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     첫 사랑의 추억     아주 못 사는 온돌방에 아주 민감한 나이가 앉아 8월, 풋고추도 알감자도 탱탱 익어갈 무렵 우린 단 둘이였다   그냥 짧게만  느껴지는 한없이 고요한 내 시간의 호수에 그대의  웃음이 떨어져 높은 격랑을 일으켰다   그 격랑이 일으킨 물꽃은 내 마음의 응접실에 걸린 색 바래지 않은 한 장의 그림.   날 위해 노래 한곡 불러주렴     날 위해 노래 한곡 불러주렴 요 귀염둥이야 작은 입을 크게 벌리고 밤꾀꼬리처럼 그렇게 나의 술잔이 흔들리도록 오늘은 나를 위해 노래 하나 불러주렴 이나 이 아닌 거나 이런 노래 불러주렴 요 귀염둥이야!     너는 누구니?     나의 모든 건 널 알면서 또한 시작이란다   너의 생각이 닿는 곳에 기나긴 나의 시절은   너와 더불어 그처럼 푸르게 머무르고 있단다   그 꽃자리에...
54    그대의 이름 속에 잠이 들겠습니다(외 10수) 댓글:  조회:223  추천:0  2020-09-16
그대의 이름 속에 잠이 들겠습니다(시 10수) 김학송   너무나도 설레이는 그대 앞에 차라리 내 육신은 허상이였습니다 가냘프리만치 작게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며 나는 그렇게도 전률해야 했습니다   시공이 멈추어선 그  예쁜 첫 가을 나의 차는 그대의 턴넬을 질주하고   그대의 길은 내 몸 속으로  뻗어갔습니다     그대의 노랫소리   눈뜨는 봄우뢰의 손기척입니다 꽃내음 그리는 겨울새의 배고픈 흐느낌입니다 달리는 호수의 추파입니다 젊은 상처가 찢기는 음표입니다 싱싱한 살내음이 무너지는 향기입니다 봄졸음에 로곤해진 햇고양이 달콤한 울음입니다 예쁜 산나리 햇살과 입 맞추는 빠알간 메아립니다 열아홉 꽃대문이 살며시 열리는 꿈의 세계에로 나의 넋 불러주는 사랑의 뜨거운 종소리입니다     사랑에게   만나기에 앞서  내 안에 가득한 이여 내 깊은 곳에서 나를 일으키는 이여   이름만 들어도 야릇한 봄내음 감도는 이여 예쁘고 착한 손으로 나의 아침 열어주는 이여   과거와 미래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여 수십년 추동(秋冬)을 한줄에 꿰어 긴긴 오작교 펼치는 이여   언제나 바람처럼  나를 흔드는 이여 어제나 신앙처럼 나를 깨어나게 하는 이여   술 마시지 않아도 나를 취하게 하는 이여 영원한 처녀 되여 내 꿈속으로 달려오는 이여   나를 넘어서는 곳에서 나를 지켜보는 하늘보다 높으신 나의 하늘이여...              사랑은 바람이 아닌 거야   사랑은 바람이 아닌 거야 발정한  철새의 예쁜 꼬리 흔들어놓고 구름 따라 흘러가는 그런 바람 아닌 거야   사랑은 바람이 아닌 거야 귀여운 오얏꽃 치마폭 찢고 입 한번 뽁 맞추고  도망치는 그런 바람 아닌거야   사랑은 바람이 아닌 거야 곰팡이 낀, 색깔에 눈 먼 오욕에 젖은 살 속만 기어드는 그런 바람 아닌 거야   사랑은 바람이 아닌 거야 꽃이  꽃에게만 건네는 무성의 언어 죄 없는, 성스러운,  가장 찬란한 생명의 향기인 거야   사랑은 절대 바람이 아닌 거야.     사랑합니다.2   나의  령혼의 뒤뜰에 서있는 그대의 청춘을 사랑합니다   오직 기다리는 마음 하나로 세월을 이겨낸, 슬픈 그대와 나의 숙명을 사랑합니다   마냥 그날의 순수함으로 때가 묻은 세월을 등지고 서있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너와 나의 지난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속에 고요히 묻혀있는 추억 속의 아픈 너와 나의 산촌을 사랑합니다   세월 더불어 젊음은 사라져가도 백발이 막을 수가 없는 영원을 함께할 너와 나의 우정을 사랑합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떠오르는 기억이 나를 울리는, 너무너무 맑은 그대의 진실을 사랑합니다   나의 모습 안에 그대라는 고마운 인연을 베풀어주신 그분의 은혜를 감사합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살아서 죽기에 이르기까지   다만 그대만이 나에게는 녀자입니다 다만 그대만이 나에게는 행복입니다 다만 그대만이 신념 안에서 나의 미래를 지켜줍니다   그대가 있기에 아낄 수밖에 없는 오늘을 사랑합니다 그대의 눈물과 그대의 고집과 나를 실망케 하는 그대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서울 녀자들.1     서울 여자들은 얼굴은 물론이지만 말씨가 더 예쁘다 전화통에 매여달려 들려오는 그 목소리가 천사 같아 평화와 따사로운 향수를 건네준다   그리고 또 이성의 저 다른 세계로부터 오는 야릇한 신비도 느껴질 것 같다 령혼의 맑은 가락으로 울리는 서울 여자들은 참 말씨가 곱다 어쩌면 그녀들의 말씨와 련애라도 하고 싶다     서울 녀자들.2     어느 한번   지하철에서 이런 일에 맞띄웠습니다   맞은쪽에 앉은 20대의 아가씨가 굉장히 예쁘게 생겼대요 바라보는 나의 눈이 막 즐거워지던데요   그런데 아주 못 사는 모양으로 청바지를 입었는데 무릎이  터져 맨살이 삐죽이 내어보이고...   어찌 못 살면 저 예쁜 처녀가... 참 눈물이 납니다 불쌍한 생각이 자꾸만 솟구칩니다   어쩌면 시장에 데리고 가 바지라도 하나 사 입히고 싶습니다   해여진 바지를 입고 다니는 그 예쁜  처녀가 가긍해보이여 무척 마음이 아팠는데...   그런 게 아니라고 일등짜리 멋쟁이들은 일부러 찢어입고 다닌다고...   공연한 근심 역시 촌사람!   참, 서울 여자들은 멋도 아주 째지게 따는 줄 내가 어찌 알았겠수?     서울 녀자들.3     88담배 뽁 뽁뽁... 양담배도 뽁 뽁뽁... 목 마른 햇병아리 물 마시듯 쫄쫄 맛있게  빨아먹습니다 빨간 입술이 부엌이 되고 예쁘장한 코구멍이 굴뚝이 되여 몰-몰 자유론 기분을 토해냅니다 다방이나 카바레 레스토랑에 가면 담배 피우는 녀자들이 되게 많습니다 남자들보다 더 극성스레 피웁니다 남자들보다 더 멋지게 피웁니다 서울의 녀자들은 담배를 아주 열심히 사랑합니다.     서울 녀자들.4     녀자친구들과 함께 술을 나누고 노래방 갔다가 술기운 반 노래기운 반 공연히 기분이 좋아   어울려 한바탕 디스코를 추다가 그 여흥이 식지를 않아 저도 몰래 가만히 이미화 씨를 손 잡고 있었는데   그녀의 친구 오경숙이 발딱 화를 냅니다 "손은 와 잡고 있는 거여?..." 도둑질 하다가 들키운 아이처럼 슬그머니 얼굴이 붉어집니다.       나는 그대를 사랑했더라     ...긴긴 꿈속에서 나는 그대로 하여 아름다운 그대의 봄을 그렸더라 후회가 못 박힌 가슴 속엔 그대의 기억만이 넘쳐나   어제도 오늘도 나는 그대의 꿈으로 행복했노라 오늘도 래일도 나는 그대의 생각으로 꿈의 먼 날을 행복하리니   믿어다오 그대여, 열리는 나의 ........이승의 하늘 속 오직 그대만이 눈물 젖은 별이옵거니.
53    봄비(외 10수) 댓글:  조회:180  추천:0  2020-09-16
봄비(시 10수) 김학송   기억의 산들바람 진주를 물고 세월의 묵덤불에 떨어집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봄을 물고서 령혼에는 파릇파릇 새움 틉니다   가뭄 든 순정에 이슬 뿌리며 쪼그라든 욕념에 꽃불 지피며   생글생글 웃으면서 내리는 봄비 늙지 않는 인생 속삭이는 봄비   봄비는 하이얀 마음입니다 봄비는 그리운 얼굴입니다.   봄날의 소망   날마다 꿈속으로 파아랗게 밀려드는 향촌의 그 소박한 저녁 바람과 함께   나의 가장 소중한 시간의 감동 속에 꽃이 피는 당신.     사랑합니다.1   만날수록  깊어지는 그대의 향기 들을 수록 맛나는 그대의 목소리 어두울수록 빛을 뿜는 그대의 눈동자 부르지 않아도 달려오는 그대의 꿈   튕기지 않아도 노래를 부르는 그대의 초록빛 감성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내 생애 마지막 녀자로 갈무리하고픈   진정 그대의 모오든 빛과 그림자와 아리송한 마음의 향기를  사랑합니다.     숙망   가장 조용한 곳에서  그대의 향기를 마시고 싶다 가장 조용한 곳에서 못다 부른 그 노래 부르고 싶다   만나서는 아니 되길래 더더욱 만나고 싶다 그리워해선 아니 되길래 더더욱 그리움이 가슴을 허빈다   가장 조용한 곳에서 조용히 움터난 우리길래 속세를 떠난 오염을 버린 조용한 시간 속에 조용히 숨 쉬고 싶다 그리고 단둘이서 살아있는 순간의 이 모든 감격을 참된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따라서는 아니 되길래 더더욱 따르고 싶다 꿈을 꾸어선 아니 되길래 더더욱 꿈마다 새롭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대의 청춘을 긴--긴 그리움을 보듬고 싶다.     그대를 알게 된 후로부턴   그대를 알게 된 후로부턴 내 령혼은 홀연 첫 깃을 포득이는 어린 봄 새가 됩니다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웃음은 풍년이고   몸에는 무궁한 힘샘 솟아나고 얼굴도 어쩐지 슬그머니 슬그머니 예뻐집니다   그대를 알게 된 후로부턴 허무한 시간이 없고 주름진 해달이 없고 시간은 살찌여 공간은 충실해 삶의 보람 꽃잎처럼 피여나    그대를 알게 된 후로부턴 모든 아픔이 아프지 않고 모든 슬픔이 슬프지 않고 참한 마음 앞서지고 추한 마음 사라지고.      꽃속에  만난 그대   청춘이라는 이름 하나로 하나님은 우리를 운명 같은 만남이게 합니다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잠 자던 나의 20년은 깨어나고 맙니다 바라보기에는 너무나도 높은 산 같은 그대 앞에서 너무나도 작아지는 자신이 아팠을 때, 마침내 고백은 땅 밑으로 흐르는 작은 강물의 흐느낌이 되였고... 끝없는 환상이 그대의 언덕을 에돌아 그대의 꿈과 만났을 때는 우리의 산에 생명이 개화하고 있는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그 꽃은 신통히도 우리의 령혼을 닮아있었습니다 그날 진달래가 된 그대 앞에서 난 처음으로 행복이란 두 글자를 배웠습니다.     그대의 향기 앞에 가슴을 떨고     백옥으로 다듬은 듯 은빛 눈부셔 보기  전에 그만 진동하는  향기에 나 이제 무너진다   느낌만으로도 그 숲에는 새가 날고   상상만으로도 그 샘물에는 영원이 뛰논다   한겹 두겹... 육체의 비밀을 벗기며 한뽐 두뽐... 마음의 키는 자라고   나, 지금 그대의 우물에서 봄날의 기쁨을 마신다        훔쳐 본 독신녀자의 일기                                    혼자이길래 나의 밤은 길고   혼자이길래 나는 가장 깊은 꿈을  꾼다                         비 오는 날이면   비가 오면 소록소록 젖어드는 님생각   이랑마다 파릇파릇 움터나는 님생각   시줄마다 주룩주룩 숨어 우는 님생각  
52    내 말 좀 들어봐(외 10수) 댓글:  조회:222  추천:0  2020-09-16
내 말 좀 들어 봐(시 10수) 김학송   사랑은 원래부터 거기에 서 있었다고 해   몸 없는 몸이 몸을 만들면서   오래오래 거기에 서 있었다고 해   보이지 않더라는 말 아예 하지도 마   사랑은 그걸 느끼는 만큼 사랑이랬어   나에게로 오는 너.1   열 수 없는 문은 너에게로 들어가는 진짜의 문이란다   이  하루 즐거웠어 널 만나 진정 부담이 없는 친구를 만나 맑은 령혼 앞에 나 진정 행복했어   손을 놓아야지 놓친 오늘이 있길래 우리에겐 또 하나의 아름다운 기다림이 있을 거야.     나에게로 오는 너.2   오늘밤은 웬지 발걸음이 가볍구나 오늘밤은 웬지 가슴에서 바람이 부는구나 버릇처럼 머물다 가는 차집에서 예쁘기만 하던 마담의 얼굴도 나를 외면한 채 오직 하나의 그림자에 묶이였다는 사실이 참—묘한 기분에 바람이 부는구나   넌 왜 오늘에야 나의  앞에 나타났니? 아마도 난 널 만나기 위해 오늘까지 살아온 것만 같다 오늘밤 내가 얼마나 기쁜지를 뉘도 몰라, 하나님밖에는   사랑.1   나를 버리며 나를 찾아가는 기나긴 려정   장농에서 꺼내 읽는 색 바랜 책   오랠수록 빛을 발하는 뚝배기 그 안에 웅크린 묵은 술   사랑은 오래 참고 오래 기다리고   마침내 쏟아내는 령혼의 눈물     편지   흰  비둘기처럼 날아내리는 포동진  달빛에 늙지 않는 햇꿈   살그니  얹어 자꾸만  띄워 보내요   달빛 타고 날아가는 마음의  편지     혹시 접하시거든 부디 회답을랑...   그대 고스란히 갖고 간 청춘 한조각 웃음에 싸서 봄날의 주소로 보내주세요     령혼의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슬픈 날에는 시인이 된다 살아 한번 쯤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 할 때면 님 그리는 마음 만큼 시인이 된다 막을 수 없는 리별이 먼 후날 비가 되여 쏟아질 때 비에  젖은 추억이 시가 된다 이슬이 슬퍼 질 때 락엽이 아플 때 봄이 꽃을 장엄하는 현장에서 사람은 사랑 만큼 시인이 된다        단풍잎 편지   가을 깊은 산속에서  나는 행복에로 가는 길을 발견했습니다   희맑게 웃는 심산의 벽계수처럼 나의 삶은 그대의 숲을 향해 흘러갑니다   풀끝에 대롱이는 이슬 한방울에도 나를 부르는 그대의 꿈이 반짝입니다   눈물로 아롱붉은  단풍잎 편지에 령혼을  얹어 그대에게 보냅니다     사랑.2   그것이 아름답지 않다면 생물은 실재로부터 가능성을 잃고 맙니다 그것이 막을 수 없는 힘이 아니라면 인류의 오늘은 너무나도 꿈으로부터 멀어집니다 만약 그것이 생존의 별이 아니라면 우주는 쓸쓸한 무덤이 되어 노래도 웃음도 죄다 삼키고 영원의 허무로 돌아갑 니다.....                                                   그대의 몸에서  나는 태어나고   그대의 입에선 예쁜 새들이 봄꽃 닮은 착한 새들이 연해연방 줄치어 날아나오고   그대의 눈동자에선 고운 별들이 이슬을 닮은 영근 별들이 요리조리 술잔 우에 내려앉는다   지평선을 닮은 흰 팔뚝 너머로는 백로가 날고 꽃피는 마을이 보이고......   그대의 콧구멍에선 맑은 바람이 피리 소리를 닮은 예쁜 바람이 산들산들 나의 수림 흔들어준다.     오춘기는 아름다워   정전이 되어도 어둡지 않다 눈보라 세차도 추운 줄 모른다   스치는 한 점의 미풍에서도 새로움의 의미를 느낀다   마지막 발악이라기 보담 갓  시작하는 그런 경건함마저도 내어비친다   오춘기는 사춘기보다 더 아름다운 폭풍이다.
51    행복해지는 리유(외 10수) 댓글:  조회:246  추천:0  2020-09-14
행복해지는 리유(시 10수) 김학송     꽃이 예쁘게 보이는 건 님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하늘이 푸르게 손벽 치는 건 욕심이 비어있는 까닭입니다   이 거리가 정답게 느껴지는 건 그대의 향기가 커피잔에 넘치는 까닭입니다   또오늘이 좋아지는 건 그대가 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식 련애   “안녕?” 하고  인사했더니   “내가 예쁘죠?” 하고  반문한다.   “예뻐!” 하고  손 잡았더니   뒤로  발랑 넘어진다.   너무  세련되고 너무  뻔뻔스러워   별로  재미가  없었다.     참 이상하다   리유 없이 갈증이 난다   웬지 조바심이 난다   무엇인가 기다려진다   바람도 없는데 물결은 휘청거린다   어떤 따사로운 바람이   가슴의 깊은 곳 흔들면서 지나간다...     련가   그리움의 칼로 가슴을 쭈-욱 가르면 심장은 뛰쳐나와 퐁-퐁 두 발이 자라나   콸-콸  피 같은 울음을 흘리며 온기 없는 온돌에서  맴을 돌다가 홀연, 구름 우에 뛰쳐올라   진달래의 웃음소리 깃발처럼 펄럭이며 일어서는 곳으로 날아갑니다   그냥 훨훨 떠나고 싶어   날이 좋구나 멀리 가볼가? 세상엔 단 두 사람 뿐인 듯   꽃이 폈구나 멀리 가볼가? 둥-둥 구름처럼 자유의 나그네 되여   신록이 푸르구나 멀리 가볼가? 오직 하나 기쁨만을 데리고…   어떤 행복한 날   산속엔 그대와 나 그리고 친구들...   파르르 햇순 돋는  나무보다 가슴들이 더 푸르러 있었다   억금 주고 살 수 없는  찬란한 우주를 발견하는 이 신생(新生)   한껏 살아있음을 느끼였다 그리고 나는 그대의 세계에 들어가는 련습으로 부풀리고 있었다   이깔나무는 그림이었다 골짜기 개여울에 옛말을 남기였다 련애하는 나비들이 부러웠다 조각 난 구두조차 아름다움이였다 하야니 살진 웃음이 귀여운 버들개지 꽃잎을 입 맞추었다…   아무렴, 이름할 수 없는 행복이 나의 오춘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텅 빈 정거장   마반산으로 가게 되었어 기차 타고   친구들은 모두 왔는데 유독, 기다리는 네가 아니 보였어   내 입술이 타들어갔어 내 발이 동동거렸어   행여 오나 하고 짧은 목이 길어졌어   기차가 떠날 때까지 내 눈은, 한 점의 희망을 쫓아 미친듯이 플래트홈을  달리고 있었어    그냥 아니 오는 너, 기차가 떠나는 순간 난 마음이 무너지고 말았어!   살아있는 한   살아있는 한 끼가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남 다른 옷을 입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착한 야망으로 불타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그대는 내 사람입니다     은하의 풀밭   은하의 풀밭, 비는 내리고 우린 상사(相思)의 강을 건너고 있었지   넌 비방울에 내 시를 앉히고 난 너의 꽃잎에 비밀을 파종하며 촉촉하니 우리의 시간은 젖어있었지   별이 아우성을 치는 술잔 속을 걸어나와 우린 구름 우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지   살아가는 일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며 보다 찬란한 의미를 향해 우리의 꿈은 날고 있었지   긴-긴 은하강도 짧다는 생각으로 환상 속의 세월을 숙명인 듯 그렇게 너와 나는 까무러친 우주에 불 켜고 있었지…     완전무결한 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결점이 있지만 오직 너에게만은 결점이 없다   한 것은 내가 네가 갖고 있는  그 흠결마저도 좋아하는  까닭이란다
50    [시]무제(외4수) 댓글:  조회:586  추천:0  2019-07-12
무제(외4수) 김학송   어둠 속으로 길을 더듬어 나아가다 누군가의 그림자에 걸려, 나그네의 몸이 허우적이다 밤이 가슴을 열어 지친 꿈 안아주다 나그네는 구부정한 허리에 조각달을 짊어지고 까울령 높은 고개  넘어가다 쓰러지다 고향도 어머니도… 바람 속에 묻히우고 철야보다 깊은 고독이 나그네의 하루를 집어삼키다 누군가의 그림자에 걸려 나그네의 령혼이 걸레처럼  찢어지며 울다     시간절벽 마지막 가랑잎은 늦은 계절을 붙잡고  우두커니 서있다 황소 잔등 긁적이며 문드러진 손가락으로 일년의 풋값을 셈해보는 아날로그 세대의 계산법에 찔려 서천이 불그레 부끄러움을 흘리고 누군가에 휘둘려 방황하던 바람은 농가의 돌각담에 부닥쳐 뒤로 벌렁 넘어진다 스스로 만든 절벽에 부닥쳐 가을은 울긋불긋 피멍이 들었다 수석에 미쳐 돌이 되여버린 나그네도 단풍보다 붉은 울음으로  시간의 절벽을 물들인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야 고향이다 고향에게는 발이 없다 고향에게는 날개가 없다   고향은  도망치지 않는다 고향은 류행을 따르지 않는다   고향은 그냥 그 자리에서 고향은 그냥 그 모습으로   우리가 섰던 유년시절의 그 자리에서 우리가 뛰놀던 유년의 그 내가에서 떠나간 이들을 기다리며 서있다   변하지 말아야 고향이다 원 모습을 지켜야 고향이다 고향은 그냥 그 자리에 있어야 고향이다   별, 시 그리고 나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어느 날, 먼 별자리에서 온 밤별 하나가 내 꿈속에 날아들었다 그 별은 나를 향해 야릇한 언어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 별이 들려준 이야기는 내 생명의 강 속에 시가 되여 흘러들었다 드디여 나의 시도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별의 말이고 어느 것이 시의 말인지? 분간조차 하기 어렵게 되였다 지금도 별은 밤마다 나를 찾아온다 빛을 잃은 시에게 광명을 주려고…   새가 하늘을 나는 리유 막혔다가 뚫린 거리에서 바쁜 걸음 재우치다가 흑색 벤츠가 치익-하고 내 발치에 멈춰서자 어제밤 꿈속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술집, 노래방, 카페… 이곳 저곳 전전하며 놓아보낸 시간들이 모두 떨쳐나와 경적소리로 나를 깨운 게 분명하다 쾌락을 너무 과식했었나봐 소화 안된 욕망을 꾸역꾸역 열물로 토해내고 칼바람이 옐로카드를 내들 무렵에야 온전한 나로 돌아와 멀거니 하늘을 바라본다 누더기 같은 구름층을 간신히 벗어난 어린 새가 하얀 분변으로 내 가슴팍에 ‘바보’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지나간다 행여 몸이 무거울세라 똥마저 덜어낸 새들이 뼈의 무게마저 비워낸 새들이 저렇게 흥그럽게 나는 리유를  더러는 알 것 같은 이 아침 안개처럼 피여나는 부끄러움 딛고  하루의 어깨 우에 올라서니 깨잎 만큼한 행복이 내 겨드랑이에  파아란 날개를 달아준다 출처:2018 제3호
49    [두만강칼럼]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댓글:  조회:570  추천:0  2019-07-04
돌은 돌만이 아니다. 따져보면 우주 물질의 본원은 암석의 무한한 화분과 화합의 결과물이다. 최초의 생명도 돌에서 발원하였다. 원시인류도 돌과 ‘친구’하며 돌을 징검다리 삼아 한걸음씩 문명에 다가섰다. 한점 돌 앞에서 나는 늘 무한한 경이와 감동을 느낀다. 수억년 세월의 신비를 소장한 활화석이 아니던가. 수석(夀石)취미도 돌에 대한 경이에서 출발한다. 자고로 문인아사(文人雅士)들이 그토록 경배한 수석은 자연사랑과 선비정신에 바탕을 둔 동양문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대저 수석이란 자연 속의 흔하고 흔한 돌중에서 엄격히 선발된 예술적 기품을 갖춘 자연석을 지칭한다. 수석이 되자면 우선 석질이 좋아야 하고 형태가 빼여나야 하고 색상이 아름다와야 한다. 이 세가지를 모두 겸비한 수석은 귀품(贵品)이 되여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되거나 수석박물관에 모셔져 후손만대에 기쁨을 선물한다. 석질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는 두가지인데 우선 모오스경도(莫氏硬度) 5도 이상의 단단한 돌이여야 한다. 다음으로 수마가 잘되여 돌갗이 윤택이 나고 부드러워야 한다. 돌갗이 거칠면 좋은 접대를 받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이다. 날카롭거나 날 선 석피(石皮)는 시각적으로도 불편하고 촉감도 좋지 않고 자칫 손이 상할 념려가 있어 누구든 거부감을 느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명품인간’이 되자면 우선 마음수마가 잘되여 모 나고 거친 데가 없어야 한다. 마음결이 비단처럼 함함하고 포근하면 가까이 다가가도 찔리거나 상할 념려가 없으니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마음결이 부드럽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승화되고 문화적으로 진화가 잘되였다는 것을 반증한다. 성격이 모 나고 거친 사람은 아무리 벼슬이 높고 돈이 수없이 많아도 우수한 인간의 반렬에 서지 못한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타인을 존중한다. 불리익을 당해도 쉽사리 화를 내지 않고 모든 것을 평화로 감싼다. 아무리 열 받아도 머리뚜껑이 도무지 열리지 않는 건 분노를 억제하는 브레이크가 작동이 잘되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 가서도 행여 타인에게 방해가 될세라 목소리의 톤을 낮출 줄 안다. 이런 사람은 동물적인 야성보다는 인간적인 기질이 훨씬 강하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모든 것에 감사한다. 작은 수입, 소소한 일상, 하찮은 사물한테도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풀 한포기, 해빛 한줄기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 숙인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소박하고 겸손하다. 양보할 줄 알고 한걸음 물러설 줄 알며 허세나 사치와는 멀리하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몸을 낮출 줄 안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의 령혼은 웃는다. 가슴 속에 늘 온화한 바람이 불기에 그의 눈과 입과 얼굴에는 항상 꽃이 핀다. 이런 사람은 그 존재만으로도 눈부신 풍경이 되여 주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방출한다. 마음결이 부드러운 사람은 이웃을 사랑한다. 부질없는 욕심이나 욕망에서 해탈되였기에 그의 가슴은 언제나 외부를 향해 정답게 열려있다. 리타적인 삶을 갈망하며 타인을 위한 행실에서 생명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다. 심성이 부드러운 사람은 인격적으로 완성된 가장 아름다운 인류의 꽃이다. 심성의 부드러움은 인간의 품질과 무게를 가늠하는 가장 명확한 저울이다. 마음이 부드럽게 수마되자면 문화의 ‘물씻김’을 자주 받아야 한다. 자기를 낮추는 훈련, 오기나 독기를 버리는 연습, 타인을 배려하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점차 거칠고 모가 난데가 사라지게 된다. 저 수석을 보라, 얼마나 조용하고 겸손한가? 우주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성자(圣者)이지만 늘 침묵하며 자신의 몸을 그늘 속에 숨긴다. 소리 높은 물결에게 자리를 양도하고 제 무게 하나로 억년을 버틴다. 그러다가 그 누군가와 인연이 닿으면 어줍게 웃으며 흔연히 그의 ‘친구’가 되여준다. 그래서 나는 석광(石狂)이가 되였다. 돌은 나의 영원한 스승인 까닭이다. 때론 석질 좋고 수마가 잘된 수석들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대의 령혼은 안녕하신가” 라고. 길림신문
48    행복을 ‘과식’하다 댓글:  조회:643  추천:0  2019-04-08
[두만강칼럼] 얼마전 평소에 좋아하던 개고기를 잔뜩 포식한 데다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급성위장 장애가 생겨 며칠간 병원신세를 톡톡히 진 교훈이 있다. 과식이 나쁘다는 것은 평소에 잘 알고 있었지만 견물생심이라고 정작 끝없이 먹고 픈 개고기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한 게 탈이였다. 과식하는 작은 습관이 자칫 큰 병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하였다. 단지 음식 뿐이 아닌 것 같다. 욕심을 ‘과식’하면 욕심쟁이가 되여 타인의 질타의 대상이 되고 만다. 명예를 ‘과식’하면 명예중독에 걸려 그 후유증으로 마음의 뜰이 황페해지기 십상이다. 권력을 ‘과식’하면 또 어떨가? 능력 이상의 권력을 ‘포식’하면 허영심에 불이 붙어 결국은 육체와 정신이 함께 무너지게 된다. 행복을 ‘과식’하면 행복불감증에 걸리기 쉽다. 어릴 적부터 행복을 ‘과식’한 아이들일수록 정신적 체질이 허약해지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 자가용을 ‘과식’하면 과시욕의 팽창으로 오만방자해지기 쉽고 너무 크고 호화로운 자택에서 살면 가족 사이의 마음의 거리가 멀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이렇게 보면 물질을 과식해선 별로 좋을 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식은 불식’,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그냥 생겨난 말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가난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당한 모자람이 오히려 심신의 건강에 유조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데 있다. 누구나 물질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 로출되였기에 욕심의 파도에 휘말려들어 허우적거리다가 결국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에 그에 대한 경각심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물질적 풍요가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겨냥하는 과녁이 될 수는 없다. 삶을 밀어주는 근원적 에너지는 오히려 내가 선택한 가난과 소식에 있다. 배속에 음식이 적을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법이다. 사람은 탐욕이나 야망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참인간으로 돌아온다. 음식을 과식하면 거기에서 생겨나는 독소가 피를 혼탁해지게 하고 건강 이상을 초래한다. 우월감을 ‘과식’하면 허파에 바람이 들어차 과대망상증을 불러오게 되고 명예, 권세, 황금을 ‘과식’하면 거기에서 파생하는 무형의 독소의 작간으로 오기나 ‘풋기’ 따위 불순물이 자라나기에 마음은 길을 잃고 허무의 광야에서 헤매돌게 된다. 인간의 령역을 올곧게 지키기 위하여 인류의 선각자들은 무소유의 삶을 살면서 자원하여 가난을 선택하였다. 텅 빈 충만을 즐기였다. 이것이 바로 어른다운 품위이고 경지가 아니겠는가?! 과식해도 좋은 게 더러 있기는 하다. 그것이 바로 책이고 지식이고 문화이다. 물질이 외부적인 포장이라면 문화는 포장 속에 숨겨진 내용물에 해당한다. “좋은 술은 뚝배기에 담긴다”는 말이 있다. 형식보다는 내용의 중요성을 설파한 고담이다. 물질적인 것, 외향적인 것에 치중하다 보면 자칫 그보다 훨씬 중요한 내적인 것을 상실하는 착오를 범하게 된다. 아무리 호화차량, 호화저택을 소유하고 최고급 브랜드에 진주보석을 휘감고 다녀도 인격적으로나 지적으로 빈약한 사람은 타인의 존경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작 물질적인 식욕은 분에 넘치게 팽창하지만 정신적인 식욕은 형편없이 위축되여가는 게 현대인들의 ‘통병’이라면 이를 지양하고 치유하는 처방으로 독서와 명상을 권장하고 싶다. 물욕이나 명예욕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것이 령적인 존재를 완성에 이르게 한다. 은퇴한 후로 나의 삶은 팽팽하던 긴장감을 상실하고 안일과 포만감에 휩싸여 게을러질 때가 많다.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샘 솟 듯하던 시상도 가끔 흐름을 멈추군 한다. 이것은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적신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마 나도 행복을 ‘과식’했나봐. 길림신문
시 해란강은 말한다 -어머니 생일에 드리는 시의 꽃다발 김학송 2백년 ‘봉금’으로 붕긋한 숲 속에 액체의 동화가 굽이굽이 숨어있으니   아련히 피여나는 얼의 아지랑이 그 너머   하얗게 하얗게 태동치는 조선족의 젖줄기여 해란강이여!   2   숲의 정령이 잉태한 생명이 소망으로 기다랗게 외태머리 늘이고 순정으로 곱다라니 흰 옷고름 드리우고 긴 설음 매듭 뽑아 장타령 부르며   하얀 운명의 손으로 거룩한 우로(雨露)를 모아 오호, 마침내 너는 우리 조선족의 생명수 되였니라.   3   태초의 이슬 털고 깨여나 발걸음도 가벼웁게 진달래 웃음 속에 수십리 민들레 발자취 따라 수백리   와룡, 팔도, 고성촌에 잠깐 들려 안부를 묻고 베개봉, 룡산을 스치며 옛 노래 부르다가 천평벌 세전벌에 젖줄기로 스며들어   천년의 풍운 휘휘감아 올릴 때 해란강이여, 너는 조선족의 토템이 되였니라!   4   내 안에서 길이 되여 일어서는 강 내 밖에서 길을 찾아 굽이도는 강   강물은 흘러 백옥미가 되고 강물은 흘러 세월이 되고 강물은 흘러 옛말이 되고 강물은 흘러 추억이 되고   강물은 흐르고 흘러 너와 나의 운명을 하나로 묶어주는 동아줄이 되였니라.   5   해와 란의 아름다운 전설이 뿌리로 드리워 향긋한 버드나무 그 숲 속에는 해종일 이야기도 무성했고 짝 짓는 종달이의 불타는 날개짓에   처녀 총각 가슴에도 봄이 출렁이던 사연 많은 물결은 흘러 흘러 3백리, 이 고장 사람들의 혈맥인양 푸르러 생기롭고 강마을 스쳐지난 세월을 감돌아 피고 진 석양노을 얼마였던가!   6   천근 사색을 등에 지고 만근 번뇌를 가슴으로 삭이고   천가닥 해살에 벼꽃 피우며 만가닥 달빛에 사과배 익히며   하나의 민족이 흐른다 한줄기 신화가 흐른다.   7   물의 들창가에 두툼한 카텐이 드리워졌다 파도는 구름을 뒤집어 쓴 채 해를 안고 잠을 잔다   지금은 물이 논밭으로 가야 하는 시간인데 절뚝거리는 물결은 낚시터에서 서성이다가   모래채취장 구덩이에 빠져 목 마른 비명소리 지르다가 어디론가 도망쳐버렸다.   8   초하(初夏)의 뜰에 무더기로 꽃이 피였다 패랭이꽃, 나리꽃 대신 얼굴 없는 안개꽃만 가득 피였다 그 꽃의 틈새를 비집고 한줄기 오래된 강이 흐른다   고성(古城)의 옛이야기를 지팽이 삼아 밤별과 더불어 길 떠난 강물은 오늘도 꿈 푸른 소리표 되여 우주의 한복판을 향해 달려간다 벼꽃 속에 잠 자는 흰 옷 입은 사람들의 체취를 싣고…   9   비가 내린다 해란강에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9월의 명절을 부르며   시원한 축복인양 비가 내린다 비에 젖어 아롱진 계절   먼 곳에서 떨어지는 비소리 마시며 1억년 전의 공룡이 어슬렁 어슬렁   시간의 껍질 터치고 알뜰한 기별처럼 달려온다.   10   샘이 깊은 물줄기가 뿌리 깊은 나무와 손 잡고 교향곡을 연주한다   때론 눈물이였다가 때론 웃음이였다가 때론 구름이 부른 가장 슬픈 노래였다가 때론 바람이 지은 가장 아름다운 시였다가   마르지 않는 추억이 되여 늙을 줄 모르는 신념이 되여 마시지 않아도 취하는 신비한 술이 되여   백자에 음각된 우리의 넋을 숭고한 곳으로 인도하는 성수(圣水)가 되여   내 사랑의 강, 내 령혼의 강,   해란강은 흐른다 흐르며 말한다. 연변일보 2017-8-17
46    [시] 꽃이 핀다 (외 4수) (김학송) 댓글:  조회:713  추천:0  2017-07-26
시 꽃이 핀다 (외 4수) 김학송   4월이다 꽃이 핀다 봄비가 언덕을 만지니 꽃이 핀다 바람이 마음을 흔들고 지나니 그 자리에 꽃이 핀다 꽃이 핀다 너와 나의 아픔만큼 꽃이 핀다 님을 잃은 시골의 산과 들에 피처럼 붉은 꽃이 핀다 꽃이 핀다 꽃이 핀다 잔인한 4월, 슬픈, 4월의 가슴에 꽃이 핀다.   비속에서 웃던 하늘이 홀연 큰 울음 터뜨리네 길가의 백양 아래엔 낯선 처녀 나무의 우산을 나와 함께 썼네 얼음 섞인 비바람 차갑게 달려드네 나무는 작아지고 사람은 커지고 해는 멀어가고 몸을 가까와지고 물에 젖은 분내음 바람속에 스민 따스한 체취 아 나는 느꼈네 울던 하늘이 파랗게 웃네 웃던 마음이 까맣게 흐려지네 처녀는 해를 따라 후울쩍 떠나갔네 기억속에 남은것은 하나의 영원한 세계를 펼친 고마운 소낙비 그리고 길가의 백양나무…   숲속의 오솔길 일어서지 못한 누우런 생각이 길게 누워 신음한다 어제 밤 누군가와 나누던 이야기가 연한 잎새로 촘촘 돋아올라 조용히 내 마음 간지럽힌다 꽃의 눈물 새의 한숨 나무의 흐느낌이 안개속에 이슬 맺혀 깜빡이는데 비밀이 걸린 길의 한끝 정녕 이 길이 풀다가 만 그녀의 옷고름은 아닌지?   동그라미 생각이 겹치고 겹치면 동그라미가 된다 동그라미속에 들어간 내가 너를 만나면 꽃이 된다 나는 언제나 동그라미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두루미 청청한 거울속 흰 구름 한점 꽃바람 황홀히 펼치는 꿈이여 노을이여. 연변일보 2017-5-18
45    [조시] 내 사랑 연변 (김학송) 댓글:  조회:1131  추천:0  2017-07-24
시 내 사랑 연변 김학송   입쌀의 고향   피땀으로 논을 풀어 배미마다 넋을 고여   하얀 벼꽃 방실방실 황금 파도 넘실넘실   집집마다 식탁마다 하얀 꿈이 모락모락.   항일의 고향   ‘산마다 진달래 마을마다 렬사비’ 하경지 시인이 그려낸   연변의 얼굴은 눈물겨워 사랑스럽다 벗들이여, 그대는 아는가?   천지(天池)가의 봄밤은 피로 물든 꿈나라…   축구의 고향   동북호랑이 따웅— 푸른 잔디밭 주름잡아   둥그런 꿈 하아얀 얼을 둥실둥실 구름 우에 띄워 띄워 가면서   얼씨구 절씨구 승리 향해 나아간다!   춤노래 고향   ‘연변인민 모주석을 열애하네’ 이 한수의 노래가 연변이라는 이름에   아름다운 날개를 달아주었다 남녀로소 ‘흥’을 먹고 살아가거늘 춤 노래 고향이 아니고 무엇이랴.   사과배 고향   처녀들의 얼굴인가 하아얀 사과배꽃 총각들의 기상인가 꿈 푸른 너른 잎새   꽃이 피는 계절이면 사랑꽃도 벙긋벙긋 열매 익는 계절이면 사랑열매 주렁주렁   ‘아리아리 스리스리 사과배는요 연변의 자랑이라 소문도 높네’   교육의 고향   소 팔아 자식 공부 시키고 피 팔아 후손 앞길 열어주었네   아, 그 정성 그 열망 가없이 뻗어올라 우리네 하늘이 저리도 푸른 것을   례절의 고향   경로애유(敬老爱幼)는 깨끗한 심령에 피여난 생활의 꽃이라네   전통의 물결 우에 하얀 맘 띄워놓고   아름다운 미풍양속 얼싸- 절싸- 노 저어가네.   민족단결의 고향   해란강 두만강 손 잡고 흐르 듯이 장백산 모아산 어깨 겯고 섰듯이   형제민족 하나되어 행복의 꽃 피워가니 천국이 따로 있나 우리 연변 천국일세   초가집   우리 할배 순정으로 불 지펴 온돌 가득 온기를 불어넣었고   우리 할매 사랑으로 창호지 발라 고운 해달 살살 불러들였지   아, 그 뜨락에 흐른다네 내 령혼의 강물이…   연변일보  2017-7-21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