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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기인 정치가 리항복 53)호역과 호역
2015년 12월 29일 19시 06분  조회:1807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53.호역(户役)과 호역(护逆)
리항복은 탄핵을 받고 한 어린 종에게 말고삐를 잡히고 동교(东郊)를 나가서 
 
강가에 오두막집을 지어놓고 우거하게 되였다.
 
   한여름의 날은 개일때가 별로 없고 하늘에선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렸다.
 
   가을이 되여 산과 들에 락엽이 지고 눈이 내리고 서북풍이 세차게 몰아치니 강가에서는 추워서 견딜수가 없었다.리항복은 처소를  로원(芦原)의 시골집으로 옮겨왔다.오두막집에 쑥대로 드나드는 문을 엮어 달고 지내였다. 그는 잡곡밥도 넉넉지 않아 종종 주린 배를 채울수 없었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태연하였다.그는 온갖 시름을 쓸어버리고 조정에 있을 때 바빠서 읽지 못한 책을 읽었다.책속에 깊이 빠지다보면 하루해가 어느새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그는  한가할 때면 짚신을 신고 산과 시내를 찾아다니면서 마음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었다.
어느날 리항복이 집에서 책을 읽고있는데 마을에 사는 한 농부가 그를 찾아왔다.리항복과  이런저런 농가의  이야기를 나누던 농부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다.
   “대감나으리,우리 농민들은 호역(户役)때문에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소이다.”
그 말을 듣고난 리항복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나 역시 호역(护逆)때문에 살아가는게 이만저만  어렵지 않다네.허허허.”
해학을 즐기는 그는 농부가 빈번한 부역때문에 농민들이 편안히 살수 없다는 뜻으로 말한  호역을 그는 역적을 보호하다 탄핵을 받고있다는 동음이의의 호역이란 단어를 써서 그 농부를 웃기였다.
한번은 그가 마복차림으로 나귀를 타고 청평산(清平山)에 가서 노닐었는데 그와 안면이 없는 사람들은 그를 일개 시골농부로 알고 장난을 걸었다.
“여보게 령감, 보아하니 벼슬 한자리쯤 한 늙은이같은데 글을 읽기나 했소?”
“아무렴 일자무식이고야 벼슬살이를 어찌 할수 있겠소?”
“당신이 글을 안다는데 우리한테 시조 한수를 지어 읊어보실수 있겠소?”
“그까짓 시조따위를 지어읊는거야 식은죽먹기이지.내 시조 한수를 읊을테니 들어보시오.”
  유마유금유주(有马有金有酒)하니 소비친척강위친(素非亲戚强为亲)을
일조마사황금진(一朝马死黄金尽)하니 친척환위로상인(亲戚还为路上人)이로다. 세상에 인(人)사이 변하니 그를 슬허하노라.
“정말 멋진 시조입니다.지금 세상에 금전과 벼슬에 아부하여 량심을 개먹인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이 시조를 듣고나니 속이 후련합니다. 어디 한수 더 읊어주시겠습니까?”
 “그게야 뭐 어려울게 있겠소?”
리항복은 농부들의 청에 못이겨 꽃과 나비라는 제목으로 시조 한수를 지어 읊었다.
    꽃아 색을 믿고 오는 나비 금치 마라
    춘광이 덧없는줄 넨들 어이 짐작하랴
    록엽이 성음자만지(成阴子满枝)하면 어느 나비 돌아오리.
  농부들은 늙은이가 읊는 시조의 깊은 뜻은 다 알리가 없었지만 이 늙은이가 학식이 대단하고 겸손한 관리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어르신님, 우리가 눈이 있어도 어르신님을 몰라봤습니다.함자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내 성은 리씨이고 관명은 항복일세.”
 “예?!리항복대감이시라고요?”
농부들은 너무도 놀라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사람들, 갑자기 왜 이러나? 이 늙은이가 자네들을 해칠까봐 두려운가? 허허.어서들 일어나게.”
농부들은 리항복과 마음이 가까워져서 그에게 서울에서 보고들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리항복은 이날따라 기분이 유달리 좋아져서 농부들에게 관청에서 벌어진 우스운 이야기를 하여 농부들의 배를 째게도 했고 그들과 서슴없이 롱을 주고받으면서 하루해를 즐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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