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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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참고용 수필 10편)
2013년 02월 02일 10시 46분  조회:10997  추천:1  작성자: 최균선
                                           (대학생 참고용 수필 10편)   
 
                                                         최 균 선
 
                                            1. 아름다운 대학생활
 
  우리는 대부분 고등학교의 힘든 과정을 거쳐서 대학이라는 대문에 들어섰다. 잘 모르긴 해도 저마다 크나큰 기대감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담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대학생활에 대해 많이 생각하였고 아름다운 동경을 지녔기 때문이다.
   여느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생활의 첫날부터 우리는 자유분방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의 전공은 한국어이다. 한글자 한글자 배우면서 차차 한국 문화를 알 수 있게 되었고 한국사람의 사고 방식도 깊이 알 수 있었다. 때로는 기숙사에서 친구와 같이 한국영화를 보았고 KTV에서 선배님들과 동기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우정을 맺었다.
    원래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가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사람처럼 한국말을 잘하고 싶어서 친구들끼리 한국말로 이야기를 했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한국에서 내 적성에 맞는 직장을 선택하여 나의 소질을 개발하면서 보람차게 살고 싶다.
    대학생활은 많은 면에서 고등학교 생활과 다르다. 대학생활은 다양하고 풍부하다면 고등학교의 생활은 너무 무미건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시간이 많기에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수시로 운동도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은 모두 저마의 포부와 희망을 갖고 있다. 쉽게 이룰 수 있는 희망도 있고 쉽게 이룰 수 없는 희망도 있다. 나에게도 남모르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이루고 싶어서 매일 열심히 공부한다. 최대한 시간을 활용하여 뭐든지 많이 배우면서 충실하게 보내는 것이 나의 대학생활의 목표이다.
   무슨 일에서든지 노력하고 바삐 보내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기간 여러가지 알바를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협력하고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한 팀으로 업무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배웠고 항상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하게 되었으며 우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렇게 이 빈해대학에서 3년 동안 우수한 대학생으로 성장되었다.
   뭐니뭐니해도 대학 시절에 중요한 것은 기숙사 친구들과의 우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할 때 며칠 동안은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신정이 구정이라고 새로운 친구들과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가까워졌다. 그들은 모두 아주 상냥하고 친절한 친구들이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활에 지칠 때마다 나는 기숙사 친구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기숙사 생활에는 적응하기 힘들고 받아내기 어려운 일들도 있다. 자고 싶거나 공부할 때 사람들이 시끄럽게 하거나 음악을 크게 틀면 참기가 힘들었다. 몸이 안 좋을 때면 우리 집의 편안한 분위기가 못내 그리워지면서 기숙사 생활이 지겨워나기도 했다.
  “세월이 쏜 살같이 흘러간다”는 말이 있다. 이제 일년 후 졸업하고 모교를 떠나갈 것이다. 선생님들하고 친구를 헤어질 생각을 하면 벌써 섭섭하다. 삼년의 대학생활은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 추억은 나의 인생서에 귀중한 한 페지를 기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생활 다시 한번 했으면 좋겠다. 잘 있으라! 나의 모교여, 너는 내 마음속에 빛나는 기념탑으로 솟아있으리라. 잘가라. 나의 미더운 친구들아!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만나자!
 
                                                   2. 은혜에 대한 생각
 
   은혜란 누군가 어떤 사람에게 베풀어 준 혜택을 말한다. 그러나 은혜를 베푸는 사람은 스스로 은혜를 베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은혜를 베풀기 위해 베푼다면 그것은 벌써 은혜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한다. 사람은 살면서 자기에게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기 마련이다. 그만한 사람에게는 감사를 드려야 할 사람이 많다. 다만 당신이 발견하지 못할 따름이다.
   우리는 고고성을 울리며 이 세상에 태어나 강보에 쌓여 엄마의 젖을 빨고 말을 번지면서부터 제일 처음 불러보는 이름은 엄마,아빠이다. 그리고 걺음마를 타면서 이 대지위에 자기 인생의 첫 발자국을 찍으며 아장아장 걸어서 유년기를 넘기고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갔고 첫 번 째 받은 점수를 가지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보이고… 아마 이루다 셀 수 없는 성장과정의 그 모든 일들에 주의를 돌리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우리의 매 한걸음의 성장의 길에 우리 부모님들이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모르고 자란다. 당신이 무심히 지은 미소에, 성공과  실패의 희열과 실망 등을 부모님은 다 마음에 새겨두며 우리와 함께 웃고 울면서 자신의 다함없는 사랑을 쏟아부으셨다,
    봄에 움트고 여름에 무성하던 나뭇잎도 항상 어머니 대지를 잊지 않고 마지막 한 잎마저 그 품에 안긴다. 우리는 그것을 낙엽귀근이라 부른다. 낙엽은 조용히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땅을 걸구는 비료가 되는 것으로 어머니 대지가 베풀어 준 은혜에 보답한다. 대자연 속에서 흥망성쇠의 섭리를 체현하고 있는 낙엽귀근을 볼 때마다 나는 항상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나뭇잎조차 어머니의 은혜를 갚을줄 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다 크도록 보은사상에 대해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인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자기가 걸어온 인생행로를 되돌아 보면서 그 은혜가 태산같은 부모님께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가를 자문해 보곤 한다. 우리는 항상 애인한테 “사랑한다”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그렇게 자주 반복한다, 그런데 부모님 한테 가슴 에서 우러나온 사랑한다는 말을 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입버릇처럼 바다보다 더 깊은 부모님의 사랑을 잊지 말고 효도해야 한다. 한평생 다 갚을 수 없는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부모님들의 만년을 행복하게 해드려야 한다고 말은 쉽게 하지만 그 은혜에  백분의  일이라 도 보답하는 실천의 길은 멀다. 그래서 장자는 부모를 공경하는 효행은 쉬우나 부모를 사랑하는 효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그들한테 뭘 해드릴 수 있을까? 부모님이 땅이라면 나는 그 품에서 자란 한그루 작은 나무이다. 부모님이 바다라면 나는 그 깊은 곳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이다, 부모님이 하늘이라면 나는 그 하늘을 마음껏 날아예는 새이다, 부모님이 나에게 자유를 주신데 감사드린다. 어머니의 사랑은 바다보다 더 깊다, 아버지의 사랑은 산보다 무겁다.
    천지는 넓지만 인생길은 걷기가 어렵거늘 인생길은 파란만장하기만 하더라. 이제 나에게 사랑은 얼마나 남아있으며 나에게 눈물은 얼마나 남아있을까? 하늘은 알고 있을 것이어늘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나는 열 번이고 스므 번이고 <감사한 마음>을 외친다.
“고맙습니다. 나의 위대한 아버지, 어머니시여!! ”
 
 
                                                        3.  아름다운 추억
 
   추억은 커피를 마실 때처럼 처음엔 씁쓸하지만 뒷맛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지속시키면 순수하고 향기로워진다. 이처럼 청춘의 책 한권에도 추억이 내용으로 되면 풍요로워 질 것이며 그 단순하고 아름답던 좋은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는 영원히 굳어져 있고 많은 것을 잊게 한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많은 것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는다. 나는 또 한번 내가 걸어온 인생행로를 뒤돌아 본다. 시간의 흐름 위에 나는 나의 꿈을 그리였다. 그러나 나는 그 많은 꿈들을 이룩할 수 없다. 내 마음 속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겪었던 체험들이 모든 옛추억과 함께 떠나버렸다.
   고등학교 교정과 대학의 캠퍼스와 풍경은 변한것 없지만 우리는 뒤바뀌는 계절에서 자신이 천천히 성장하였음을 보게 된다. 어느 봄날, 나는 오솔길을 걸었다. 고등학교의 봄, 봄의 꽃, 우리가 부르던 노래들이 생생히 기억된다.
    지금은 청춘의 봄, 고등학생이 가장 매력적인, 그러나 바베큐 (통째로 불에 구운고기) 요리를 배우는 것이 더 유혹적이다. 게임을 하면 기분이 한층 더 돋구어 진다. 우리는 나무그늘 아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면서 하늘은 푸른 하늘이고 버드나무는 해마다 성장하고 우리는 봄 햇살에 목욕하면서 번화한 도시를 내려다 보았다. 그것은 평소 대자연과 접촉할 시간이 없고 기회가 적은 우리들을 환희에 넘치게 하였고 청춘의 활기를 되찾아 주는듯 싶었다.
    나는 새 봄의 신록이 무르녹는 계절(시즌)을 거쳐 여름에 록음이 짙은 고등학교 캠퍼스를 연상해 본다. 우리 학교 캠퍼스의 곳곳에서 화려하게 핀 꽃과 잔디의 키돋움을 볼 수 있다. 여린 녹색잔디는 꽃보다 더 화려한 꽃침대에 흩어져 있는 꽃, 그것들은 비록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란이 되지 않으며  향기가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매우 사랑스러운 점이 있다.
   어떤 날에 오후 방과후 우리는 남자들의 놀이인 농구를 치기도 하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배드민턴을 치기도 했다. 시계, 여자, 캠퍼스는 활력으로 가득 넘치고 우리는 피로하고 몸과 마음이 긴장해지게 하는 학습생활에서 해탈된듯 하다.
고등학교때의 내가 그립다. 동창들과 그때 한반 친구들 사이는 그야 말로 무공해라고 비유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같이 공부하고 함께 놀았으며 함께 아침에 달리기를 하였다. 때때로 작은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며칠만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인차 화해하고 다시 친해졌다. 그래서 그 시절의 친구들이 더 그리운가보다. 
 
                                             4.  친구에 대한 생각
 
    이 세상에서 친구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친구가 없는 생활은 마치 사막을 홀로 걷는 사람처럼 외롭고 슬플 것이다. 우리는 친구란 말을 쉽게 하지만 친구란 말에 담긴 함의는 다양하고 미묘하다.
    사탕알 같이 달콩한 친구가 있고 바람 같은 명랑한 친구가 있고 새같은 순진한 친구도 있다. 달빛 속에 고독한 여름밤을 같이 지내고 가는 의리있고 다정한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는 그저 미소를 띨 뿐 말이 없다. 이심전심 의사가 잘 소통되고 아주 비위에 맞는 친구다. 
   바람같은 친구는 달같은 친구와 달리 아주 변덕 많고 수다스럽고 믿지 못할 친구다. 그야말로 바람잡이 친구다. 바람같은 친구는 자기 마음 내키는 때 찾아 올 뿐 아니라. 어떤때는 알랑대고 어떤 때는 이유없이 앵돌아지고 또 어떤때는 공연히 심사가 뒤틀 려 남의 마음에 그늘을 지어놓고 달아난다.
   새같은 친구 역시 바람같이 믿지 못할 친구다. 역시 자기 마음 내키는 때 찾아오고 자기 마음 내키는 때 달아난다. 그러나 가다말고 제풀에 지쳤을 때 찾아와 쉬며 푸념하는 것이 귀엽다. 그리고 제멋에 흥겨워 노래할 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이 또 한 기쁨이 되기도 한다. 좋은 친구는 달만을 반기고 믿지 못할 친구는 새와 바람을 물리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달은 유달리 후대하고 새와 바람을 박대하는 일도 없다. 달은 달대로 새는 새대로 바람을 바람대로 다 같이 친구로 대한다.
   우리 인생도 나무와 너무 비슷해서 친구가 오면 다행하게 생각하고 오지 않는다고 하여 불행해 하는 법이 없다. 우리는 대방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행복한 일이다. 우리 서로 속속들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동정한다. 서로 마주 보기만 해도 기쁘고 일생을 이웃하고 살아도 싫증나지 않는 참다운 친구다.
   그 친구중 제일 소중한 친구가 있기 때문에 혼자 불러오는 고독도 즐거운 일이다. 사실 친구를 사귀는 일도 마음 졸이는 고생스러운 일이다. 연기나 구름같이 사라져 없어진다. 나무같이 노력하여 수분을 섭취하고 햇빛 마음대로 받으며 행복하기 위해서 하늘을 향해 뻗는다. 제각기 하늘이 준 힘을 다하여 널리 자기를 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더 힘을 싣는다. 이것도 생활속에서의 매일 다 새로운 시작이다.
   혼자일 때 신비하고 의미롭고 나름대로 즐거운 때가 홀로일 때이다. 그럴 때마다 험한 바위 위에 홀로서서 밤이슬을 맞고 가을 찬서리를 맞으며, 겨울에는 찬바람 속에서도 꿈을 식히지 않으면서 달과 별과 새들과 친구하는 외로운 나무를 흔상하게 되는 내 마음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혼자이고 싶고 그런 자기 모습대로 인생에 대해 사색하고 청춘의 의미와 내일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는게 더없이 좋기도 하다. 어느 책에서 보았는 데 고독을 잘 다룰줄 안다는 것은 일종 성숙의 표지라고도 하였다. 함께 웃고 떠들 때 는 진정한 자기 모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시골의 고향집 뜨락에서 하늘의 별을 세여보며 명상에 잠기어 보라, 그때면 마음도 냉정해지고 명상도 고요히 흐르게 된다. 그 고요함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을 때가 바로 진정하 자기 모습을 읽는 때이다. 그래서는 나는 고독도 마다하지 않는다.
 
                                                 5.  새 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봄이 오는 소리는 봄의 정취를 가진 사람만이 먼저 듣기 마련이다. 봄이 넘어오는 산언덕에 서면 꽃샘철 찬바람의 예리한 톱날도 점점 무디여 간다는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 한껏 멀어져버린 하늘가에서 싸늘한 미소를 던지던 해님의 미소가 한결 온기를 머금었다.
   계절의 달력장은 어김없이 절로 번져진다. 겨울의 절정 속에서도 봄은 만물의 소생을 위한 축제를 차곡차곡 준비해 온것이다. 남녘으로부터 겨울과 교대식을 하기 위해 봄이 입나팔을 불며 척척 걸어온다. 병색이 깊어가는 겨울이 계절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늙어진 마음에 싱숭생숭이야 가당하랴만 어떤 즐거움이 저만치서 손짓한다.
    귀기울이면 겨우내 꿈을 키우던 백양나무의 속살깊은 줄기에서 가지들더러 움을 틔우라고 재촉하는 소리가 방불히 들리는듯 싶다. 이제 빈가지의 끝자락에서 꽃눈이 새록새록 솟아나오는 것을 볼수 있을 것이다. 젊은 여인들의 옷차림도 얇아지는 것이 눈에 띄인다.
   개울이나 강에서는 얼음이 쩍쩍 갈라지며 해빙기의 성에장을 준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양지바른 산등성이에서 진달래꽃불이 타오 르면 들녘에 민들레도 몰래몰래 봄단장을 서두르고 있을 것이다. 봄이 오는 대지에 춘색이 무르익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메말랐고 유난히 추웠다. 해변가 도시에 나무가지에 눈을 틔우는 바람이 올해는 자별나다. 그렇다. 새 봄이 달려오고 있거늘 겨울인들 물러서지 않고 될소냐? 꽃바람 끝자락에서 뒤늦게 피여난 개나리가 아지랑이를 불러낼 때면 수양버들도 머리를 풀어 내린다. 봄날의 꽃비가 내리어 묵은 대지의 먼지를 말끔히 걸레질하는 멋이 좋고 손끝에 옮아든 풀향기에 저절로 신이 난다.
   봄은 노랗게 꽃을 피우고 그것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남산에는 아롱아롱 아물아물 아지랑이 춤추고 두견화, ××화, 나리꽃, 백화가 만발하는 봄날의 풍경선에 들판에서 풍년씨앗 뿌리는 농민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한폭의 풍경화를 이루는 고향, 그래서 나는 타향에 살아도 고향의 봄을 잊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작은 이름 모를 새들이 작은 나무숲 사이를 날며 소리를 내면 겨울이 가는 것이다 비둘기가 제짝을 찿으면 겨울이 가는 것이다. 봄이 오면 무언가가 꼭 이루어 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겨울 동안 내내 봄을 기다린다.
    꿈과 희망이 새 봄과 함께 오길 기다리듯...봄이 오면 가슴이 설레인다. 봄은 청춘의 계절. 청춘은 인생의 봄. 봄날의 꽃들은 길가에, 언덕에서 유혹하는데, 내 가슴 속에는 그보다 더 화려한 희망의 꽃이 핀다. 희망은 가슴에서 샘처럼 흘러내리고 꿈은 종달새처럼 하늘을 난다.환한 햇살과 초록이 솟구쳐 점점히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하는 그 원천 속에 겨울이 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만물이 새로 피어나고 태어나는 듯 잎은 아주 서서히 푸르러가 듯 엄마의 체온처럼 서서히 가슴을 파고드는 봄은 얼마나 좋은 계절인가. 우리 모두 그 꿈과 희망이 새 봄과 함께 오길 기다리 듯 자연의 이치도 사람이 사는 삶과  많이도 비슷하다. 그러나 어김없는 것은 세월이다. 땅속 깊이에 힘찬 생명력은 잘 참고 새로운 삶 속에 꿈을 잃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나는 대자연의 봄을 좋아하는 마음만큼 내 인생의 봄도 아끼며 이 봄날에 내 이상의 꽃도 피우고 행복의 꽃도 마음껏 피웠으면 좋겠다. 봄은 청춘, 봄은 꿈나라, 봄날의 꿈이 일장춘몽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새봄을 새롭게 장식하려고 벼른다.
 
                                                     6.  미 소
 
    누가 말했던지 유일하게 표정을 바꿀줄 아는 동물인 인간의 표정에서도 가장 바람직한 표정은 바로 미소라고 했다. 쉘리는 미소는 인간애의 상징이고 어느 철인은 미소는 세계의 공동어라고 했다. 세계 어디에 가든 성실하고 밝은 미소를 짓는다면 손짓 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맹수에게도 미소 짓고 다가서면 적대 감을 해소시킨다고 한다.
   미소는 상대방에게 우의적이고 친절한 감정을 전하고 싶을 때 얼굴에 피여나는 웃음꽃이다. 인간사회에서 웃음꽃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싱그럽게 해주는 꽃이 있으랴!그래서 쉐익스피어도 만약 당신이 하루에 한 번도 웃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 하루를 헛산셈이라고 하였다.손해볼 것도 밑질 것도 없는 미소로 행복과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웃음은 단순히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힘들다고 찡그린 얼굴로 세상과 마주한다고 무슨 좋은 일이 생기는가? 성난 얼굴, 미소 띤 얼굴…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듯이 행동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사람은 웃을 수 없다. 웃음을 선택했을 때 왜 행복해질 수 있고 삶이 재미있게 되는 것일까?
   웃음을 선택했을 때 왜 행복해질 수 있고 삶이 재미있게 되는 것일까? 그 해답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이츠하크 프리드박사가 해답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두뇌에서 웃음보를 발견하고 이 웃음보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일반적으로 재미 있는 생각을 하면 웃게 된다고 알고 있지만 실험결과 일단 웃고나면 신바람 나고 재미 있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더 많다고 피력하고 있다.
   웃음을 선택하는 순간 머리 속이 긍정적이고 재미 있는 생각으로 넘쳐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노상 웃음과 등질 때 부정적인 울화의 늪에 빠지기 십상이다. 웃음은 이렇게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3~4만가지 생각을 긍정적면으로 변화시키며 기쁜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웃음은 선택의 문제인 동시에 삶의 방식이고 일종 의무이기도 하다.
  희로애락으로 반죽된 인생마당에서 그냥 미소만 짓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고 한번도 밝게 미소짓지 못할만큼 불행하게 한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아미소는 심령의 정화제이다. 인간관계에서 최적의 투자가 미소이지만 돈이 들지 않는다. 미소가 일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미소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발산할 수 있는 마음의 빛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현대 도시인들은 점점 미소에 인색하게 되었을가?
   웃는 표정이란 보통 표정이다. 그러나 날로 풍요로와지는 도시사회에 점점 더 결핍한 것은 서로 미소로 대하자고 선전을 해야 할만큼 결여되어 있다. 미소로써 비애의 구름을 쫓아버리라. 그것이 당신의 눈을 가리지 말게 하라. 울고 웃는 인간, 결코 즐거운 한평생도 슬픈 한평생도 있을 수 없다. 날마다 자고 깨면 밝게 웃으며 반겨주는 저 아침해처럼 늘 웃으며 살면 좋은줄 누가 모르랴!
    하지만 어째서 우리들의 얼굴엔 늘 웃음이 흘러넘치지 못할가? 생활의 구석구석에 근심과 걱정이 도사리고 있어 그것을 피할궁리에 골몰한 것인가? 괴로운 기억의 보따리를 그냥 가슴에 안고 인생길을 걷는 사람은 언제나 인간세상이 슬프게 보일 것이다.
 
                                               7.   바다가에서
 
   여기 청도에 오기전 나는 푸른 바다를 많이 동경하였다. 그래서 바다가 도시 청도를 먼저 선택했다. 때때로 금사탄에 달려가 마음껏 바다를 흔상하며 생각의 모래 탑을 많이도 쌓았다.
    파도치는 바다의 물결을 바라보노라면 도시생활에서 먼지가 들어 앉은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는 듯 싶은 바다, 시원한 바다바람이 어서 뛰여들라고 꼬드기 듯 옷자락 끄는데 파도마냥 내 정서도 설레인다. 해빛 속으로 헤엄치는 파도의 격정에서 어쩌면 인생의 도리를 배워우 듯도 하다.
    참으로 바다는 격정만큼 짙은 정서를 안겨준다. 역시 바다는 위대하다. 바다의 해돋이는 더구나 가관이다. 그 창창함에 받들려 솟는 일출의 위용은 장엄함의 상징이런가. 푸른 아침, 새 하루가 열리는 희망적인 예시 앞에서 다시 한 번 솟구치는 격정 을 안는다. 숨결 높은 바다의 가슴, 태양빛 물결의 출렁거림은 내가 본 멋진 경관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지적인 풍경이다.
    바다가에서는 무조건 즐겁고 행복하다. 바다의 장쾌함에 감탄하며 꽁꽁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본다, 욕망도, 허영심도, 고달픔도, 그리움도 다 꺼내놓고 바다물에 씻어본다. 썰물이 미련없이 기슭을 비우듯이 종종 자기를 내주며 살아야 하겠다는 자각도 하게 된다.
   푸른 물빛은 바다의 생명의 빛이고 파도는 바다의 격렬한 정서이다. 부드럽고 따스한 모래위에 누워 잠간 눈을 감으면 아침해 두둥실 솟는 바다의 아침이 그려진다. 나의 미래세계를 설계하는 동경을 격려하 듯이 진정할 줄 모르는 바다의 정서처럼 청춘의 내 가슴도 끝없이 설레인다.
    어느새 저녁 노을이 파도위에 부서진다. 석양은 제가 해야 할 하루 일을 두고 말없이 마지막 축복을 보내는 데 나는 발길을 돌릴 수 없다. 찬란했던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서서히, 그러나 화려하게 스러지는 노을빛이 흰 파도위에 부서지는 장관이 나를 사로잡아서만도 아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유고는 하늘은 바다보다 넓지만 인간의 흉금은 하늘보다 더 넓다고 했다, 거짓을 모르는 바다가 주는 계시를 다 받아 안기에는 내 흉금이 너무 좁다. 환희로운 바다가에서 자신의 정서대로 바다의 신비를 다 해석하기도 어렵다.
…해변도시의 향락은 밤과 더불어 시작되는가 싶다. 사람들이 밀려들어 아득한 백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밤바다는 검은 장막을 들쓰며 고요를 잃는것이 불만인지 술렁대며 철썩이며 기슭을 친다.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동안에도 바다는 오염에 몸부림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친다. 깊은 바다 속에 모든 생명들을 바다는 소중하게 품어주고 있는데 우리는 바다를 오염시키고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천 수백년을 해양 생물들을 잡아먹었다는 생각을 하다가 저절로 싱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문득 바다구경을 했으면 좋겠다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마을에서 떨어진 거리만큼 산나물의 향기가 진하다고 하더니 고향을 떠난 그 거리만큼 본능적인 향수가 때따라 그리움을 부른다.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이 청도 앞바다에 찾아오리라 마음을 다지면서 바다가의 사색을 일기장에 옮기었다.
 
                                         8.  고향의 산에서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던 소년시절에 나는 부모님을 따라 고향을 떠났다. 그러나 사람이면 못잊을것 고향이던가? 나의  태줄이 묻히고 잔뼈를 굳혀준 고향은 긴긴 세월 내내 애틋한 그리움이었다. 내 동년의 꿈이 그대로 그렇게 새겨진 탓이던가?
그러다가 지난해 봄 오래간만에 옛고향을 찾아갔는데 감구지회가 가슴에 가득 차올랐지만 ‘산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었다. 강산에 찾아온 새봄, 5월의 동화가 아기자기하게 엮어지는 고향산은 왜 이리도 정다운지. 겨울이 물러간 자리에 봄아가씨가 따스한 입김으로 산꽃의 수집은 꿈을 깨워놓고 아지랑이를 불러내느라 이 산 저 산에서 나울거린다.
   창공에서 지저귀는 종달새가 내 마음을 꼬드기며 아득히 흘러가버린 동년의 파란 언덕에서 나를 세워준다. 나는 한소리 웨쳐본다. 못잊을 고향의 산아, 내가 다시 왔노라. 너는 높이만큼 뿌리도 깊어 세상을 겉으로만 보지 말고 속깊은 소망을 키우며 살라고 가르쳐준 내 마음의 성산, 너를 찾아왔다.
   너는 나무들이 잎을 더디게 피운다고 풀벌레들이 늦게 눈 뜬다고 조바심치지 않았지? 안개가 휘휘 제몸을 감싸 멋진 모습을 가리워도 불평이 한 번 없었고 모진 설한풍 바위를 떵떵 얼구어도 가슴 깊은 곳 푸른 꿈 흐트러뜨린 적이 한 번 없었지.돌이켜 보면 고향에 심어두고 떠난 그 꿈을 약처럼 먹으며 살아온 나이다. 산정에서 동네 개구장이들과 딩굴던 그젯날이 생생하게 안겨온다. 그들도 고향의 산을 잊지 않고 있는지…《야호─야아아─》 하고 외쳐보고는 랑랑한 메아리에 귀기울이고 섰던 짜개바지 친구들의 모습이 쪼르르 물매듭진 아침이슬에 잠방이 적시며 숨이 턱에닿아 산에 오르다가도 싱싱한 풀밭에 벌렁 드러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바다같은 푸름 속에 풍덩 뛰여들어 헤엄이라도 쳐보고 싶던 철없던 시절이 봄물이 오르는 산버들 가지처럼 생생하게 살아난다.
   꿈자락이 정처없이 떠돌던 쪽빛 하늘아래 봄볕처럼 쏟아지는 추억이 흐드러지고 산의 묵은 가슴을 어루쓰다듬는 진초록 산바람은 어서 산정에 오르라고 내 옷자락을 잡아끈다. 오구구 바위에 뛰여올라 구름이라도 잡을 듯 두팔을 뻗치고 만세를 불렀던 산아, 너를 딛고 발도움 하며 푸른 하늘에 날아오르고 싶어 퍼덕이던 동심의 날개 짓을 너는 기억하고 있겠지?
   하늘처럼 맑은 나의 작은 가슴에 꿈을 키워주었던 고향의 대지, 산과 물과 숲과 전야가 이렇게 정다울 수가 없다. 참으로 고향은 영원한 사랑의 품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비록 지금은 고향을 떠난 몸이지만 마음은 하냥 고향의 품을 잊지 못하는 데 지금은 조국의 방방곡곡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을 고향 친구들도 나처럼 나서 자란 어머니 품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인생은 어찌보면 등산과도 같다고 할 수 있으리라. 오늘 가벼운 발걸음으로 고향산의 정상에 올라있지만 아직 인생의 높은 봉에 오르지 못한 나이다. 한창 꿈이 무르익는 청춘시절, 장차 내가 고향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만약 성공의 높은 봉에 올라있다면 나는 꼭 고향을 위해서 한두가지 좋은 일을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다시 한번 고향산천을 둘러보았다. 향토애의 정이 가슴에 넘친다!
 
                                                             9.  민들레찬가
 
    꽃피는 봄 화사하던 그 웃음도 여름의 따끈한 입김에 속절없이 녹아버리고 진초록 바람이 산야를 애무하는 계절, 자기 생명의 권리를 찾아 어김없이 돋아나는 민들레, 어느새 여린 노란꽃을  피우고 깃털을 단 여린 씨앗을 맺았을가? 새 봄에 잠시 잠간 피였다가 금방 시들어버리는 속절없는 작은 꽃이지만 끈덕진 그 모습 사랑스럽다.
    민들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깊이 뿌리내리어 일단 꿈을 틔우면 다른데로 옮겨앉을 궁리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움트고 줄기를 뻗고 잎을 펼지고 제나름의 꽃을 피우는 봄의 어붓딸이라 할까? 민들레는 보잘것 없어도 한국어로는 정다운 애명들이 많다. 몀들레, 뫼음들레, 문들레무, 둘레, 씀바귀, 안질뱅이꽃…그리고 약재로 명명될때는 금잠초, 지정, 포공영, 포공초…등 이름이야 어찌 불리든간에 이 땅에 모든 생물이 자기의 생명권과 존재의 리유가 있듯 민들레도 자기 씨앗의 힘을 과시한다.
    민들레는 연한 목숨이지만 연한 자태로 비바람을 이겨내며 이 세상과 대화할줄 아는 착하디 착한 꽃이다. 그래도 봄이면 봄마다 자기의 권리를 찾아 이 땅 한 구석을 수놓아가는 민들레도 강자가 아니랴! 꽃으로서는 볼품 없는 앉을뱅이꽃이여도 우리들의 식탁에 올라 입맛을 돋구고 병든 몸에 약재로도 쓰이는 대지의 효녀로서 제구실을 착실하게 하거니 제멋에 자라서 제멋에 지는 무명초보다 더 돋보인다.
    민들레는 말없이 자기 꽃을 피웠다가 때가 되면 한오리 미풍에도 아기들을 포르르 날린다. 고이 키운 자기의 아들딸을 먼곳에 보내놓고 속을 태우는 수많은 엄마같은 민들레! 민들레의 그런 마음을 읽으며 나는 이 딸을 멀리 보내놓고 마음을 썪이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몰래 눈물을 머금는다. 
   민들레꽃씨는 농촌의 수많은 처녀애들로 연상해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나도 농촌에 태줄을 묻고 잔뼈가 굳었지만 늘 도시를 동경하였다. 나처럼 지금은 아무도 민들레꽃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도시의 화분통에 꽂힌 호화로운 꽃이고 싶어서 미련 없이 도시로, 도시로 날아든다. 그러면서도 저 민들레처럼 날아가버린 딸을 그리는 시골의 엄마생각에 나처럼 눈물을 지을 때 있을까? 
    민들레꽃의 외로움을 읽노라니 내 마음도 민들레씨처럼 바람따라 정처없이 날려간다. 민들레야 너는 지금 무엇을 속삭이느냐? 나도 입속말로 시구를 더듬는다.                 

                봄이면 봄마다 소문없이
                    노란 꽃잎 곱게 펼쳐들고
                      해님을 우러르는 민들레
                        내 고향의 사랑이여          
                           
                            민들레 꽃 미소를 보낼 때……
                                간절한 그리움의 씨앗 하나 
                                    당신의 따스한 품 속에 움트면                
                                        엄마, 이 딸의 미소인양 아세요.
      
민들레는 분명 나에게 속삭이고 있었다…나도 민들레와 눈물젖은 속삼임을 나눈다.       

※ 민들레(蒲公英)
 
                                        10.   만남과 이별
 
    인생이란 만남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우연히 세상에 태어나면 먼저 엄마를 만나고 아버지, 형제자매들을 만나고 차차 사회마당에서 딩구노라면 본의가 아닌 이런 저런 만남과 헤여짐이 무시로 엇갈리니 말이다. 상봉의 언덕에는 웃음이요 이별의 정거장은 눈물인데 인생려정에서 참으로 에돌아갈 수 없는 중간역인가.
   이별은 만남과 더불어 동일선상에 하나의 점이다. 어쩌면 이별은 삶의 삽곡이고 삶은 또 이별의 서곡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만나고 헤여짐이 반복무상한 인생길에서 이별의 아픔을 새기지 않고 끝까지 갈수 있는 사람이 있다할지라도 우리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의 정임에는 틀림없으리라.
   일상의 하루에도 참기 어려운 슬픔이 스며드는 것은 가슴 속에 알게 모르게 차지하고 있는 이별의 아픔이 고질이 되어서인가? 만나지 않으면 헤여짐도 없을 것이요 오지 않으면 갈 일도 없을테지만 이별은 왜 우리네 인생에 얽히기만 하는 것인가?
    느닷없는 이별은 껍질을 벗는 뱀의 아픔처럼 그렇게도 처절한 것이다. 누구나 가슴을 몹시 앓고나면 이별의 의미가 새롭게 새겨 질게다. 가슴을 어루만지며 애달프게 헤어지면 석별이요 다시 만나자고 손잡고 약속하면 작별이요 떠난다고 알리면 고별인이요.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면 영별이고 죽어서 갈라지면 사별이라 한다.
   그 어떤 이별이든 가슴이 쓰리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살아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생이별은 가슴을 오리오리 찢는 아픔이요 고통의 극한이다. 이별을 견뎌내지 못하는 몸짓과 이별의 아픔이 쏟아내는 눈물이 없다면 그저 무정한 정도가 아니라 차디찬 돌심장을 가졌기때문이리라.
   추억이 더욱 추억되게 하는 것은 이별이 있기 때문이다. 이별은 대전제이기 때문에 갖가지 형태의 이별의 기억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번도 이별의 고통을 체험하지 못했거나 이별의 시각에 미처 할말을 챙기지 못했다면 마음 속으로라도 눈물 젖은 이별가를 불러보라.
   이별이 가슴 아픈 사실로만 기억된다면 사람에겐 처음부터 그리움이란 없었을 것이다. 이별은 바람에 실려가는 하늘가에 뜬구름같이 허무하다고도 하지만 결코 허무가 아니고 망각은 더구나 아닌 것이다. 잊는 고통이 없다면 생명없는 사물처럼 될 것이고 기다림이란 슬프도록 아름다운 마음의 언덕이 없을 것이라고 가볍게 말하지 말라.
   어쩌면 삶 자체가 이별의 마디마디로 이어져서 그 순간을 느끼고 있을 틈이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일 이별을 연습하며 산다. 이별은 사랑하는 남녀간에 더 유난하겠지만 연인들의 언저리에서만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딸을 둔 산골의 어머니에게만 있는 일도 아니다.
    우리는 너나없이 이별의 아픔을 새길줄 알아야 한다.
 
                     2008년 8월 ㅡ2011년 5월
 
                      (청도 빈해학원 동방언어학원 사작지도용 보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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