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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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수상록 (24)과유불급라던데…
2014년 12월 18일 16시 53분  조회:5491  추천:1  작성자: 최균선
                            과유불급라던데…
 
                                      진 언
 
   《론어-선진편》에 나오는 구절이 있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贡)이 스승에게 동 창생인 자장(子张)과 자하(子夏)중에 누가 더 현명한가고 물었다.
   공자는 "자장은 늘 주례의 요구를 초과하고 자하는 늘상 주례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니라."고 대답했다. 이에 자공이 다시 물었다.
   “자장이 초과하는것이 좋은 일이 아닙니까?”
   “지나친것은 미치지 못한것과 같니라”하고 공자가 대답했다.
   보는바와같이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란 말의 유래이다. 공자의 중용은 결국 물극필반(物极必反)이라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유지를 말한다. 공자의 “과유불급”은 주요하게 도덕적범주와 도덕명제이지만 그속에 변증법적사유방식과 변증법적내용을 포함하고있는것이다. 달리말한다면 과유불급은 량이 일정한 정도에 이르면 필연적을 질변을 일으킨다는 도리를 말하고있는것이다.
   그것을 얼마든지 장편대론으로 엮을수 있지만도 그것을 읽는 사람도 별로 리해되지 않거나 납득이 가지 않을것이다. 지탐잡을줄밖에 몰랐던 농부였던 그 시절에 과유불급이라는 유식한 말은 어케 된 도리인지 몰랐으나 될수록 적게 먹어 량식을 절약할것을 제창하던 때에 너무많이 먹는 사람을 경계하느라고 “과식은 불식”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는지 모르나 둔한 머리에도 얼른 깨득이 갔더랬다.
   울퉁불퉁하고 얼룩덜룩한 인생마당을 황혼이 짙어서 돌아보니 아쉬움과 애석함은 유감으로 굳어지고 희노애락으로 혼탁해진 심령의 류수에 정한은 앙금으로 갈앉고… 이것은 자연인으로서의 감수라 할것이요 소수는 철철 넘치도록 가지고 향락하는데 다수는 못가지고 처져서 막막한 삶이라 불평등이 합목적이 되는 현실에 개탄함은 보통의 민초라도 사회인로서의 절감이라 하리라.
   그러나 리익을 위한 각투장인 인생마당에서 넘치고 처지지 않게 평형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인간사회가 자초에는 조물주의 의지대로 넘치고 처짐이 없었다. 어느날 조물주는 로심초사하다가 하나의 천평을 만들어놓고 이 천평으로 인간세상의 공평을 가늠하려 하였던것이다. 그리하여 천평의 평형을 잡아주는 분동을 만들려하였지만 실패했다. 탐욕과 허위의 늪에 빠져든 인류를 조물주인들 어찌할손가?
   결과적으로 너무 넘치고 너무 처지는 사회현상이 생긴 원인은 과연 무엇일가? 옛날엔 근로치부로 기준을 삼았지만 그런게 아니라는것을 현실이 말하고있다. 머리로 축재한것은 정당하다할세 엉덩이ㅡ위치로 축재하면 갑부라하지 않고 부정축재자라 한다. 근로치부란 리론적으로 더없이 정확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되는 현상도 많다. 신근한 로동의 구슬땀이 얼마나 부유를 창조했는가?
우리는 수단이야 어떠하든, 그 과정이 여하튼 많이 차지하면 지혜로운 사람이라 여긴다. 맞다. 자기의 두뇌와 땀으로 정당하게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경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런데 지혜의 외연과 내포는 돈에서 시작되여 돈에서 그치는것은 아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량심도 짓밟고 나가면서 부정축재한 자들은 지혜가 과인하다고 양양자득할것이지만 기실 제일 제혜롭지 못한 우자속에 우자들이다. 
   인간의 소유욕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이 문제는 관념적이고 복잡한 인성문제에 소급된다. 무엇이든 쓸만한것을 준다면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가져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천성이라 해석해도 되겠지만 결국 오색잡다한 유혹의 늪에서 그 기원을 찾을수밖에 없으리라. 하다면 인간은 또 어찌하여 탐욕의 늪에서 헤여나오지 못하는가? 불교에서 정답을 하고있다. 즉 인간은 무명(无明)하기때문이란다. “무명”의 뜻인즉 지혜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혜라는것도 이분법으로 해석해야 할것이다.
   생명선상에서 출발할 때는 평등하였지만 인생경영에서 평등이란 있을수 없다. 사람마다 평등해야 한다는것은 희망사항인 교조주의적인 거짓말이다. 넘치고 처지는 부조리한 현실이 너무나 잘 증명하고있다. 인생의 지혜는 고관대작에게 특별히 부여되는 무슨 혜택이 아니다. 위치는 축재할수 있으나 소질을 높여주지 않으며 부귀공명에 대한 갈망을 만족시킬수 있고 물질욕망을 만족시켜줄수 있으나 그 자신의 가치와 생명의 의의를 실현시키지는 못한다.
   부정축재지도도 도박의 정률과 맞아떨어진다. 도박은 딸때도 있고 잃을때도 있다. 잃은자의 실락감속에 따냈던 그 시각의 희열이 녹아있고 따낸자의 자호감속에 잃었을 때의 비애가 숨어있다. 끝없이 수뢰하는자는 다다익선에 입이 벙글써해질것이나 울며겨자먹기로 회뢰하는 자가 밑빠진 항아리에 물을 부으면서도 시원해할 멍청이는 없다. 멋없이 잃기만하는 도박군에게는 찢어진 아쉬움만 있을것이다.
   좋은 주인이면서도 가장 나쁜 주인이기도 한 금전의 노복이 된것을 뒤늦게 깨달았을때는 탐욕의 배가 이미 흑심의 강을 건너간 뒤이다. 욕심의 균형지혜를 끝까지 터득하지 못하면 인생패필은 쓸것이고 늦게나마 터득했다면 가히 일패도지를 피면할수 있을것이다. 옛글에 지족자부(知足者富)라 했으며 극에 달하면 되돌아가는것이라 했다. 넘치고 무유정법(无有定法)이라했으니 인생을 경영함에서 저마끔이겠으나 과유불급은 공동하리라.
   인간의 욕구단계는 생명→안전→사회적관계→존경, 명예→자아실현이다. 사람은 먹거리를 얻으려고 종일 헤매다가 포식하게 되면 좋은옷을 생각하고 몸에 릉라비단을 감게 되면 녀자를 생각하고 한구들 넘치게 처첩을 거느리고나면 명예를 바라고 권세가 없어 남에게 기시당할가 걱정한다. 새는 높은곳에 둥지를 틀지만 먹이는 땅에 내려와 먹고 깊은물속에 고기는 낚시끝에 미끼를 잊고있다하더니 금언이라 하겠다.
   의식형태의 각이한 집단속에는 군자나 소인이 있다. 그가 어떠한 위치에 있든, 위인으로 뜨르르하든 결과적으로 금전의 노예, 재물신의 하녀로 전락되였다면 소인중에도 소인이 아닐수 없다. “사람이 나고 돈이 낳지 돈이 사람을 낳냐?”라는 말은 아주 교훈적이지만 지구촌에 돌아가는 일들을 보면 인간의 량지는 미끄럼질한다.
   기득권자이면서도 넘칠수록 더 가지고 싶어하고 가지지 못하여 뒤처진 사람들은 가져보자고 속상한 한숨을 톺는다. 공을기가 회향두맛을 들이고 자꾸 냠냠하는 아이들에게 “많을소냐? 많지않도다!(多乎哉,不多也)”,라고 한것은 어쩌다 사먹는 한접시 회향두를 아까워서였지만 루만금을 가진 억만부자들도 역시 “많을소냐? 많지 않도다!” 라고 말할것이다. 말하자면 과유불급을 믿지 않기때문이다.
   가령 별로 대단하지 않은 벼슬자리이나 부동산을 관할하여서 응당 안겨야 할 세 금액을 롱간질해주는 조건으로 주택을 한채, 또 한개체씩 뢰물로 챙기다보니 일곱채나 되였다면 그는 일시 총명이 과잉하다고 할수 있겠지만 지금 호랑이다음 파리도 잡는다고 단단히 벼르는판에 언젠가 차디찬 세멘트바닥에 들어앉을게다.
   탄생과 죽음, 현연과 소실, 얻음과 잃음, 존재와 사멸. 이 모든것은 필연적으로 진 행되는 영속과정이다. 재물신의 하녀가 되고서도 공중앞에서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렴결봉공을 웨치며 군자연하다가 결국 좋다가 마는날 사상학습이 어쩌고 하면서 후회막급을 짓씹는다면 먼저 바지띠를 매고 누어버린격인가? 바지띠를 풀고 누려는데 이미 내쌌으니 어찌할것인가? “아함, 과시 ‘과유불급’이로고…” 
 
                                        2013년12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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