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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문학의 형식
1. 형식의 내재함의
형식이란 사물의 제요소의 조직, 결구와 표현형태로서 구체적인 존재방식이다. 문학의 형식은 작품의 내부결구, 표현수단과 외부형태의 유기적결합으로서 언어, 결구, 체재, 표현수법 등 요소로 구성된다. “형식에는 내형식과 외형식이 있다. 내형식은 대상성사물의 내부 조직의 련계를 가리키며 외형식은 사물형상의 구체형태이다.”
문학리론의 력사가 시작된이래 의연히 거론되고 있는 시비거리의 하나가 문학에서 우선하는것이 내용이냐 아니면 형식이냐 하는 문제이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일지라도 훌륭한 형식에 담겨지지 않을 때 훌륭한 문학이 가능할수 없다는것이 형식우선론자들의 주장에고 반대로 내용중시론자들은 형식이 아무리 훌륭하여도 내용이 충실하지 않고는 속빈 감정에 다름아니라고 맞서왔다.
초기에세이《현대희곡의 발달》에서 웽그리아 맑스주의적비평가 게으르그 루카치는 문학에서 진실로 사회적인 요소는 형식이라고 하였다. 그는 맑스주의비평은 전통적으로 모든 종류의 문학적형식주의를 반대해 왔으며 순전히 기술적특성에만 관심을 기울여 문학에서 력사적의의를 빼앗고 문학을 하나의 미적게임으로 환원시키는것을 반대해왔다고 피력하였다. 맑스는《형식은 내용의 형식이 아닌 한 무가치하다.》고 론평한바 있다.
헤겔도 자기의《예술철학》에서 “모든 일정한 내용은 그것에 알맞은 형식을 결정한다. 형식의 결함은 내용의 결함에서 발생한다. 내용은 형식이 내용으로 변형된것에 지나지 않으며 형식이란 내용이 형식으로 변형된것에 불과하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맑스주의비평은 형식과 내용이 변증관계를 지닌것으로 보지만 결과적으로는 형식을 결정하는데서는 내용의 우위성을 주장했다.
비록 내용이 형식을 결정하지만 형식은 소극적이고 피동적인것은 아니다.형식은 자신이 형상화하려는 내용의 종류에 의해 결정된다. 형식화된 방식은 언어에 따라 다르다. 문학에는 한결같이 제민족의 삶의 슬기가 스며있는바 언어형식은 그 어떤 형식에도 선행되는것이다.
≪청산별곡≫이나 ≪가시리≫는 한문학적으로는 도저히 복사할수 없는 민족적색채가 오롯이 깃들어있다. 정철이나 윤선도로 대표되는 시조나 가사작품의 우미함은 그 어느 민족의 언어도 미칠수 없는 아름답고 풍부한 우리 민족언어만이 이룰수 있는 유산이다.
2. 형식과 내용의 관계
문학에서 내용과 형식을 바늘과 실의 관계로 비유한다. 비록 내용이 형식을 결정하지만 형식은 소극적이거나 피동적인것이 아니다. 내용은 형식속에서 풍부해지고 형식은 내용을 통해 찬란해진다는것은 기성리론이지만 내용과 형식의 융합방식은 쉽게 리해거나 해석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문학리론계에서 시종 시비거리로 남아있게 되였다.
내용과 형식의 력동적인 상호관계에서 문학창작과정과 수용과정을 리해하는것은 력사와 사회의 변화속에서 변모하는 당대문학의 본 모습을 찾는 지름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참된 모습을 어떻게 보다 생신한 형식에 담을것인가 하는 창신성문제이다.
벨린쓰끼는 “만약 형식이 내용의 표현이라면 그는 반드시 내용과 긴밀히 련계되여야 한다. 만약 당신이 형식을 내용과 분리시키려 한다면 그것은 내용의 훼멸을 의미하며 반대로 내용을 형식으로부터 분리시키려 한다면 형식을 훼멸시키는것과 같다”라고 쓰고있다.
예술작품은 형식적측면이 탁월할수록 그 내용도 역시 더 높은 진리를 가지게 된다. 예술에서의 “형식의 결함은 또 내용의 결함에서도 비롯”하게 된다. “리념의 추상성과 일면성은 형상을 외적인면에서 결함이 있는것이자 우연적인것”으로 만들기때문이다.
형식과 내용의 관계를 토속적으로 비유하고있다. 수정꽃병에 꽂아도 꽃은 의연히 그 꽃이지만 더 돋보일수 있다. 형식과 내용은 동전의 앞뒤와 같고 달리는 마차의 두바퀴와도 같다고 할수 있다. 꽃병에 풀을 꽂아놓아도 의연히 꽃병이라 부르지만 꽃을 꽂아도 요강은 의연히 요강인것이다. 이처럼 형식은 내용에 의해 규정되지만 상대적으로 독립성도 가진다.
내용이 형식을 결정할진대 사회생활내용의 변화는 문학내용의 변화를 가져오며 동시에 형식을 개변하려는 수요와 추구도 불러온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낡은 술병에 새 술을 담을수 있고” “새 술병에 묵은 술을 담을수도 있다.”
문학의 내용과 형식은 불가분리적인것으로서 어떤 내용이 산생되면 동시에 형식이 뒤따르게 된다. 심각한 사상과 완미한 형식의 결합만이 진정한 예술작품을 낳을수 있다. 내용에 걸맞는 형식이 아니라면 심미적으로 손상을 야기할것이고 형식이 내용보다 더 크면 작품은 무게를 잃을것이 자명하다.
3. 형식으로서의 예술수법
문학창작에서 생활을 반영하며 형상을 창조할 때 쓰는 구체적인 묘사방법을 예술수법 혹은 표현수법이라 한다. 표현수법은 작품의 구성과 슈제트 전개, 인물형상 구성, 언어표현 등 작품의 전반에 작용한다. 표현수법에는 묘사, 서술, 서정, 의론 허구, 과장 등이 있으며 또 다양한 수사학적수법들이 망라된다.
형상적표현이란 표현적묘사의 계선을 뛰여넘어서 남이 다 보고있으나 말로 형언하지 못하는것을 놀랄만큼 재치있게 생동한 미적대상으로 구체화하는것이다, 시는 창조적표현, 줄글은 구성적표현이라 할수 있다. 특히 시는 류추작용에 의한 비유세계에 속하는것으로서 단순히 감별하는 기능만이 아니라 융합하는 재능에 의해 창조된다.
묘사는 문학창작에서 형상창조의 기본적인 방법 혹은 표현수법으로서 인물이나 경물, 장면, 정경 등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만지는듯하게 구체적으로 생동하게 그린다. 묘사는 크게 환경묘사와 인물묘사로 나누며 직접묘사와 간접묘사, 정태묘사와 동태묘사로 나눈다. 환경묘사는 자연묘사, 풍물묘사, 사회환경묘사들을 포괄하고있으며 인물묘사에는 초상, 심리, 행동, 언어 묘사가 있다.
(1) 초상묘사: 초상묘사는 인물의 개성적인 성격특징을 나타내는데 매우 큰 의의를 갖는다. 잘된 초상묘사는 인물의 년령, 출신, 사회지위, 생활경력, 및사상, 성격, 내면세계까도 력력히 보여줄수 있다.
(2) 심리묘사: 심리묘사에는 일반적으로 작가가 제3자의 시점에서 인물의 심리활동의 변화를 직접묘사하거나 인물자신이 자기의 내면세계를 직접 토로하는것이 있다. 그리고 측면묘사 즉 인물의 외부특징이나 동작 혹은 환경묘사로인물의 심리활동을 암시하기도 한다. 때론 량자를 결합해 쓰기도 한다.
(3) 행동묘사: 인물의 행동은 인물의 사상감정, 도덕품성과 성격특징의 구체적표현이다. 인물형상이 생동하다는 말은 정태적인 초상묘사로써만 완성되는것이 아닌 살아서 숨쉬는 인간, 행동하는 인간상을 말하는것이다.
(4) 언어묘사는 인물의 독백, 또는 대화를 통하여 인물의 성격을 그려내는 수법으로서 대화묘사라고도 한다. 인물의 어투, 목소리, 표현방식은 그 사람의 년령, 직업, 취미, 애호, 문화정도, 수양, 습관 등을 알아볼수 있게 한다.
(5) 환경묘사: 인물성격이 이루어지고 인물이 생활하고 활동하는 사회시대적배경이나 구체생활환경, 장소, 정황들을 묘사하는것을 말한다. 소설에서의 배경은 사건의 환경이며 사건이 일어나고 전개되는 직접적인 세계이다. 소설은 묘사에서 시작되고 묘사에서 끝난다고 하여도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묘사는 크게 객관적묘사와 주관적묘사로 나눈다. 주관적묘사는 문학적묘사라로서 감각을 통해서 받아들인것을 생동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수법이다. 소설이 다른 쟝르를 제치고 왕좌에 앉아서 각광을 받는것은 바로 다양한 묘사의 매력때문이다. 듀마의 ≪동백꽃아가씨≫에 마르그리트의 외모묘사를 보자.
례: 그가 바로 꽃의 서울 빠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녀인 마르그리트이다. 한없이 아릿다운 얼굴에 물찬 제비같은 몸매, 말소리와 걸음걸이, 몸가짐조차 남달리 고상하고 우아해보이는 그 녀인은 후작부인이라고 하여도 의심할 사람이 없는 녀인이다.
고골리의 ≪죽은 넋≫에서 치치꼬브의 눈에 비친 쁠류쉬낀의 서재에 대한 묘사는 유명하다. 소설에서 보통 객관적묘사가 너무 길지 않지만 쁠류쉬낀의 린색한의 형상을 안받침해주기 위하여 작가는 세부묘사를 하였다.
2) 서술: 서술의 시점은 곧 인칭문제이다. 서사결구는 정체적형태로서 표층적결구와 심층적결구가 있다. 서술방식에는 1인칭서술, 3인칭서술방식이 있다. 소설에서 작가의 주정토로도 한몫을 담당한다. 주정토로를 서정토로라고도 하는데 직접적인 주정토로와 간접적인 주정토로가 있다.
서사적작품에서 주정토로에는 직접적주정토로와 간접적주정토로가 있는데 인물, 사건, 경물, 의론 등을 빌어 토로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주정토로는 작가의 사상감정을 직접표현하거나 혹은 묘사된 생활현상들에 대한 태도로서 작가의 변상적개입이다. 주정토로는 성격형상과 작풍의 사상적기백을 돋구는데 이바지한다. 심각한 의론과 결합된 주정토로는 작품에 색다른 감을 주고 정서적무게를 누르기도 한다. ≪탈출기≫에서 주정토로의 매력을 음미해보자.
례: ≪김군! 나는 이때로부터 비로소 무서운 인간고를 느꼈다. 아아, 인생이란 과연 이렇게도 괴로운것인가 하는것을 생각하게 되였다. …이때 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 하면 적당할가?…아아 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한 안해를 나는 의심하였구나!이 몸이 어찌하여 그러한 안해에게 불평을 품었던가?…≫
사회최하층에서 겪었던 작가의 극한 정서체험에서 칠정륙욕을 가진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나이라면 가히 분출될만도 한 가슴저린 주정토로이다. 스탕달의 ≪붉은것과 검은것≫에서 의론과 결부된 주정토로도 인상적이다.
아!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그 고귀한 아씨가, 그 활홀한 미모의 령양이, 보잘것 없는 비천한 한 시골청년을 사랑하다니!그것은 꿈아닌 현실이기는 하나 그들사이에는 구경 뛰여넘을수 없는 깊은 홈이 가로놓여있었다.
형식에 비해 내용의 발전변화가 더 활발하고 신속하나 내용에 비해 형식의 변화는 완만하며 상대적으로 온정성을 가지고있다. 새로운 내용에 적응되는 새 형식은 왕왕 옛형식의 기초상에서 혁신을 거쳐 형성된다. 새로운 내용도 잠시 옛형식으로 표현될 때가 많다. 내용과 형식의 모순의 통일과정은 새것과 옛것의 대립통일중에서 발전하는 과정이며 문학혁신의 장거였다.
4. 형식문제와 이데올로기
문학의 형식문제에 대한 론쟁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있다. 부동한 관점은 대체상 세가지이다.
첫째, 문학예술의 내용이 형식보다 더 중요하다는것이다. 그 전형적인 대표로 체르늬쉡쓰끼를 꼽아야 할것이다. 그의 관점에 의하면 예술의 미는 내용에 있다. 그는 “예술작품은 어느때이든 현실에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그렇게 위대하지 않다. …객관현실미야말로 철저한 미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둘째, 상기한 관점과 반대로 로씨야형식주의자, 영미의 신비평, 프랑스의 결구주의자들은 예술작품속에 생활, 력사, 사회, 심리내용 등은 모두 문학의 “외계”로서 오직 예술형식만이 예술작품의 본체이므로 예술형식은 자연히 형식우에 놓인다고 주장하였다.
로씨야형식주의자 야꼽슨은 “문학과학의 대상은 문학이 아니라 ‘문학성’으로서 한부의 작품이 문학으로 되게 하는것이다. ‘문학성’은 근근이 문학작품의 형식이며 더우기는 언어형식, ‘문학형식’은 문학언어의 련계와 구조속에 있는것이다. 그러므로 문예연구는 오로지 형식분석에 몰입해야 과학적경지에 이를수 있다.”라고 력설하였다.
셋째, 상술한 두가지 관점과 달리 헤겔은 ≪미학강의≫에서 “예술의 내용은 리념이며 예술의 형식은 감각적이자 구상적인 형상화”라고 쓰고 ≪예술철학≫에서 “모든 일정한 내용은 그것에 알맞는 형식을 결정한다. 형식의 결함은 내용의 결함에서 발생한다. 내용은 형식이 내용으로 변형된것에 지나지 않으며 형식이란 내용이 형식으로 변형된것에 불과하다.”고 쓰고있다.
웽그리야의 철학자, 문예리론가 루카치는 초기에세이 ≪현대희곡의 발달≫에서 문학에서 진실로 사회적인 요소는 형식이라고 선언했다. 루카치에게서 전형적인것은 어느 사회에서든 력사적으로 가장 의미깊고 진보적인, 그리고 사회의 내적구조와 원동력을 드러내주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리얼리즘론의 핵심은 내용과 형식의 통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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