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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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문학입문서》

제 3 절 문학언어
2007년 08월 12일 22시 21분  조회:3355  추천:22  작성자: 최균선

                                       제3절 문학의 언어

   “문학의 제1요소는 언어이다. 언어는 문학의 기본도구이며 사실 및 생활현상들과 더불어 문학의 재료이다. …문학은 언어로써 형상, 전형, 성격들을 창조하며 언어로써 사건, 자연풍경과 사유과정을 반영한다.” 문학언어는 사상교류의 일종 도구만이 아니라 문학이 구비해야 할 품격과 자질이다.

    물론 문학을 위한 언어가 따로 존재하는것은 아니다. 일상용어를 정교하게 다듬고 독자적인 생명을 불어넣어 새롭게 조직할 때 비로소 문학언어로 거듭난다. 문학언어에는 광의적의미와 협의적의미가 있다. 협의적의미에서의 문학어란 문학작품의 언어 및 대중의 구두창작에서 다듬어진 언어로서 선명하고 생동하며 감정색채와 음악미, 감화력 등을 갖고있다.

   아. 똘쓰또이는 문학어를 “신기한 전파”라고 하였다. 작가는 바로 이런 신기한 전파를 리용하여 자기의 감정, 미묘한 환상과 각종 사상을 발사해 내보낸다. 고리끼는 “언어는 일종 마력이고 예술은 곧 일종 기적”이라 했다.

   2. 문학언어의 속성

    문학작품의 예술형상에 매료되여 울고웃는것은 상상을 거쳐 마음속에 그려진 형상때문이지 직접적, 시각적 감수때문이 아니다. 그래서 문학형상은 간접성특성을 가진다. 문학형상의 간접조형의 특성으로 하여 강렬한 직관성은 없으나 대신 사상적구체성이 있기에 독자들에게 상상과 재창조를 진행할수 있는 광활한 천지를 제공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동일한 인소로 하여 문학형상에는 모호성특징도 고유하게 되였다. 말하자면 언어의 매개로 인해 산생되는 상상의 차이성과 불철저성, 불가모방성은 때문에 작가들은 흔히 암시의 방식으로 사물을 묘사하고 형상을 부각한다. 그러나 이 간접성, 모호성이 가져다주는 상상의 자유성, 풍부성과 핍진성이 언어예술의 표현력을 가강해준다.

   1) 생활반영의 광범성

    고리끼는 “언어는 꿀이 아니지만 온갖것에 붙어다닌다. 이것에 의하여 확증되는것은 말로 불리워지지 않으며 이름할수 없는것이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는 그 사실이다.”라고 했다. (고리끼 문학론 4권 56페지)바로 이런 언어를 도구로 창작하는 문학은 기타 예술형식에 비해 보다 령활하게 다양한 형상을 부각해낼수 있으며 더욱 강한 표현력을 행사한다.

    례하면 력사사시 ≪3국연의≫는 3국시기의 전후 수십년간의 광범한 사회생활 화폭을 전시하고있으며 웅위로운 력사변화과정의 생활장면이 있는가 하면 규방속의 염사도 있고 산수간에 노니는 정취도 있고 취중에 시를 읊는 선비다 운 일상생활장면도 있다.

   조선의 홍명희의 력사소설 ≪림꺽정≫은 력사적현실에 대해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조선사람들의 생활에 있어서 민족적특성과 사회적, 계급적조건에 대해 탐구하였고 해당 력사시기와 환경속에 있는 인간들을 재현하였다. 많은 일화속에 조선사람들의 옛풍습의 다양한 세태와 계급갈등의 력사상황 등 서사적화폭도 펼쳐보였다.

  2) 사상의 선명성

   유고는 ≪레미제라블≫의 서문에 “법률과 풍습으로 말미암아 어떤 영겁의 사회적처벌이 존재하여 인위적으로 지옥을 문명의 한가운데 만들고 성스러운 운명을 세상의 인과로써 분규시키는 동안은 즉 사회최하층에 의한 남자의 실추, 기아에 의한 녀자의 타락, 암흑에 의한 아이의 위축과 같은 시대의 세가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동안은 다시 말해서 어떤 방면에서 사회적질식이 있는 동안은 그리고…더한층 넓은 견지에서 말한다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존재하는 동안은 본서와 같은 성질의 서책도 노상 무익하지는 않으리라.”라고 썼다.

   이것은 유고의 선언이다. 그런 선명한 창작사상을 소설에서 설교하지 않고 생동한 문학형상을 통하여 체현하였다. 문학언어는 다의미적이다. 문학언어는 사물에 대한 지시, 지식의 주입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감관을 자극하여 무엇인가 깨우쳐주고 보편적인 진실한 감동을 확대시켜주는 선정된 언어들이다.

   3) 형상성

    문학언어의 첫째가는 특징은 형상성이다. 작가는 비유, 과장, 의인법 등 온갖 가능한 여러가지 예술수법을 운용하여 언어의 표상공능으로 예술형상을 부각한다. 조선의 저명한 소설가 리기영의 장편소설 ≪고향≫에는 이런 정채로운 풍경묘사가 있다.

    솔밭우로 넘어가는 우중충한 달 그늘은 마치 조수물처럼 마을안으로 밀려나온다. 그러나 달빛을 받은 길건너편은 훤하게 딴 세계를 이루었다. 그것은 마치 이 지구를 두쪽으로 갈라놓은것과 같이 어둠과 광명은 딴 색으로 갈라있다. 어둠은 광명을 향하여 돌진한다. …미구에 원터동네는 그의 시꺼먼 아가리속으로 들어가고말것같다. …그러나 들건너편에 큰 희망을 안은 월세계는 넓은 땅을 그의 빛나는 광채로 껴안고 거기에 위대한 리상과 생명의 기쁨을 불어넣는다.

    이런 자연풍경묘사는 그야말로 한폭의 풍경화를 방불케 한다. 이 풍경자체의 아름다움도 감미롭거니와 명암의 두세계, 그것은 이제 곧 벌어질 사회투쟁에서 암흑과 서광의 투쟁에 상징과 암시적의의를 띠고있음을 알수 있다. 이렇듯 문학언어는 비유, 형용어 등 다양한 수단들로 표현의 의미상의 뉴안스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빛나게 수행하면서 예술경지를 개척해 나가고있다.

    문학언어는 인물의 복잡하고 은페되여있는 내심세계를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사상의 섬광, 정감의 불꽃은 천변만화하며 종잡을길 없기에 문학언어는 순간적으로 천변만화하는 령혼의 섬광점을 더 깊이 발굴해야 하며 인물자신의 언어로 마음의 파동과 굴곡을 실감있게 그려내야 할 사명을 지닌다.

    문학작품에서 구체성은 사물의 본질적속성으로서 그것을 떠나서 양상의 구체성, 선명성을 생각할수 없다. 형상이 구체적이여야 색갈이 나타날수 있다. 장편소설 ≪피바다≫에서 문학언어의 형상성이 잘 체현되고있다. 비록 전통적인 수법이지만 아주 생동한 꽃분이의 외모묘사를 보자.

      몸매가 물기오른 봄버들처럼 호리호리하게 자라났다. 목이 쑥 빠져올라가고 얼굴은 어린때의 군살을 벗으면서 그대신 맑고 훤하게 피여났다. 도드라지게 이쁘게 생긴데는 없으나 얼굴륜곽으로부터 함함하고 윤택있게 잘 자란 새까만 머리카락에 반쯤 가리워진 복스럽게 생긴 귀며 도두룩한 코날이며 볼우물을 지으며 수태를 감추려는듯 꽉 다문 입이며 언제나 정이 흐르고 따뜻하고 청신해보이는 맑은 눈동자이며 모든것이 부드럽고 은근하고 속 깊이에서 슴새여나오는듯한 아름다움을 풍기였다.

    비록 전통적인 묘사수법이긴 하여도 보다싶이 주인공의 초상묘사에서 우리는 문학언어의 형상공능이 안겨주는 매력을 실감할수 있다. 인간의 감정도 복잡하고 생활의 색채도 천태만상이다. 문학어는 더욱 형상적이며 구체적이고 정서성으로 하여 형상의 색갈을 살리는 결정적수단으로 된다.

    문학언어의 형상성은 곧 회화성이다. 언어의 회화성은 언어문장이 여러가지 색갈을 내고 구체적이고 직관성이 강하고 표현이 선명한데서 나타난다. 언어의 생동성은 여러가지 감정을 한문장안에 굴절시키면서도 간결하고 선명하며 단어의 배렬에서 중복을 피하고 규정어를 반복하여 쓰지 않으며 잔잔한 묘사를 하다가 극적인 장면에서는 폭발적이며 격렬한 표현을 하는데서 발현된다.

   4) 음악성

   문학어의 음악성이란 음조가 조화되고 절주감이 뚜렷하며 읽으면 입에 잘 오르고 들으면 귀맛 좋은 그런 특성이다. 문학어의 음악성은 직접어음에서 체현되지만 단순히 음향조합에서만이 아니라 음향과 뜻의 결합에서 생성되는바 특히 운문글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김소월의 민요풍의 시들은 시적정서가 차분하면서도 음향의 조화가 풍부하고 아름답다. ≪금잔디≫를 보자.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의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보는바와 같이 목적의도적으로 도입되는 다양한 음향성은 그대로 자발적인 률동감을 주면서 노래처럼 정겹고 그 애수에 사무친 정서에 깊이 빨려들게 한다. 이렇듯 시적표현의 특징은 시어의 뜻빛갈과 정서적색채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성음요소를 가지고있기에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음향미를 띠고있다.

    시어의 음향미는 언어의 성음적요소와 음향적으로 울리는 정서적발로서 성음적요소에 의하여 규정된다. 시어만이 아니라 문학언어 일반에도 음향미는 형상성과 예술성의 속성으로서 독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문학언어에 류의하는 작가들은 자기가 쓰는 문장에 감정과 박력을 주기 위하여 음향가가 높고 강한 음절을 선택하고 거센소리, 된소리의 단어들을 고르며 감정이 진한 어휘들과 힘있는 본딴말을 잘 쓴다. 글에 박진력을 주기 위한 문장의 간결성도 문학언어의 음향미를 살리기 위한 기법들이다.

    5) 정감성

    문학언어의 정감성이란 언어에 담긴 이미지 및 정감력량과 정감색채를 가리킨다. 로사는 “한편의 작품에는 어쨌든 모종 정감기조가 있게 된다. 정감기조는 비애 혹은 격정, 장엄성을 띨수 있다.”고 했다. 즉 문학언어의 정감공명 기능에 의해 미움, 분노, 기쁨, 비애 등 정서를 느끼게 되는것이다. 조선의 재능 있는 시인 리상화의 시 ≪통곡≫을 흔상해 보자.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발을 못뻗는 이 땅이 애달퍼

하늘을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말아,

달도 뜨지 말아,

    시인의 통곡은 일제치하에서 빈궁과 무권리에 처한 당시 인민의 통곡이다. 시형상의 힘은 정서적공감이다. 서정성이 시적형상의 정서적공감을 보장하는 본질적인 요인이라면 문학언어의 정감성은 모든 문학작품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며 문학의 존재와 성패와 운명과 관련되는 핵심적문제이다. 시적언어란 바로 특이한 정감성을 아우른다.

   시는 인간과 생활을 화폭으로 펼쳐보이지 않는다. 시에서 서정을 느끼는것은 시인 자신만이 아니고 독자들이다. 시인자신이 어떤 정서에 감흥되고 어떤 사색에 가치를 느낀다고해도 독자들의 심미취미와 정서지향에 맞지 않으면 그것은 벌써 서정으로 되지 못한것이다. 공성이 없는 정서는 예술정서가 될수 없 기 때문이다. 정감성이 결여된 서술언어는 문학어도 아니다.

중국의 저명한 산문가 주자청의 산문들은 제재의 독특성에도 매력이 있지만 언어조합이 시적이여서 독자들은 어감상에서부터 감화되여 문감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정감지향성을 확보한다. 서정산문《봄》의 서두단을 보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바람이 불어온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 온다, 새봄이 온다. 삼라만상이 방금 잠에서 깨어난듯 넘치는 기쁨 안고 눈을 뜬다.

산은 산뜻이 단장을 하고 개울물은 찰찰 넘쳐흐르고 해님은 얼굴에 홍조를 띤다. 연두색 풀싹이, 파란 풀싹이 땅속에서 뾰족뾰족 고개를 쳐든다.

    봄은 방금 태어난 갓난애처럼 모든것이 새롭다. 봄은 처녀애처럼 아릿답기 그지없다. 봄은 건장한 젊은이처럼 무쇠같은 팔다리를 가졌다. 봄은 바야흐로 우리를 이끌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원문도 좋지만 우리 말로 번역해 놓으니 더구나 음향미가 넘친다. 특히 반복수법으로 시에 운률미가 가첨되여 색채도 있고 소리도 있게 하다. 이렇듯 문학언어의 정감성은 문학예술작품에 혈액과 같이 흐르는 중요한 속성으로서 문학형상을 생동하게 하고 정서적공감력도 강화한다. 소설에서 순수한 자연묘사도 작품의 정서성을 강화하는 아주 좋은 형상수단이 되고있다. 소설의 결말도 정서성이 강하게 철학적으로 맺아주어야 바람직하다.

    최서해의 ≪탈출기≫에 결말은 아주 정서적이다. “나는 이러다가 성공없이 죽는다 하더라도 원한이 없겠다. 아아 김군아! 말은 다하였으나 정은 그저 가슴에 넘치누나!” 이렇게 정감적일뿐만아니라 침중하고 비장하며 사색적인 여운을 남겨주어 박군의 형상이 종시 잊혀지지 않게 하였다.

    6) 함축성

    함축성이란 문학작품의 “유한성”으로 “무한”을 표현하는 문학어의 기능이다. 즉 글로 직접 나타낸 뜻보다 글속에 보이지 않는 더 깊은 뜻을 담게 한다는것을 의미한다. “말은 다하였으나 정은 오히려 무궁하다.”는것처럼 문학어는 독자들에게 되새기고 음미하고 사색할 광활한 공간을 남겨주는 특성이 있다.

   문학언어는 비문학성언어에 비하여 어음과 어의(뜻)라는 두개 층차외에 세번째 층차 즉 심층의의에 대해서도 강구한다. 문학작품을 흔상할 때 언어의 표층의의를 터득한 후 문학언어의 정체적언어풍격을 통하여 특정된 언어환경속에서의 심층의의를 파악할수 있다.

   서정적인 문학작품의 특징은 함축과 여운이다. 함축은 시인의 시적사색에 기초를 두고있다. 체험된 정수적인 주정자체가 집약되고 함축된 성질을 고유하므로 그것은 짧은 형식에 담는 적합한 특성을 가진 문학언어의 함축성을 능란하게 리용해야 한다. 시에서 대담한 비약과 생략, 표현의 간결명료성은 문학언 어의 함축성이라는 고유의 특징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소설, 희곡에서도 언어를 가능한껏 함축해야 글에 박력이 있게 된다는것은 자명다.

   언어의 함축미는 우선 문학어의 세련성에서 기약된다. 마야꼽쓰끼는 “글자 하나를 적절하게 쓰려면 몇천톤의 언어광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있다. 특히 서정적표현은 생활속에서 느낀 감수가운데서 정수만을 토로하기에 함축과 생략을 요구하게 된다. 서민시조의 선구자인 황진이의 시조를 음미해 보면 문학언어의 함축미를 육감으로 쉽게 발견할수 있다.

동지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헤내여

춘풍이불 아래 셔리셔리 너헛다가

어루신님 오신날 밤이여드랑 구뷔구뷔 펴리라 

    이런 애정시조는 풍부한 서정으로 하여 유교적멍에밑에 거의 질식상태에 놓여있던 인민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주입시킬수 있었다. “산은 옛산이로되…”라든가 “청산리벽계수야” 등 시조도 단순한 련정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유교적멍에로부터 개성을 해방시키려는 지향으로 관통되고있으며 자유로운 정서의 발양을 구속하려는 유학자들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상술한 문학언어의 제 특징들이 일상적인 언어와 의미적으로 구별되게 한다. 소설이 경험의 언어적재현이라고 한다면 이 재현은 두가지 종류를 포함한다. 행동과 사건의 재현이 그 한가지이고 사물과 인물의 재현이 다른 한가지이다. 서술은 이 두가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며 전자와 후자는 서술이라는 언어경영의 상이한 두국면이다.

    3. 문학언어의 갈래

   1) 화자의 언어와 인물언어

    화자의 언어란 작품에서 화자가 이야기를 하고 인물을 그리고 정경을 묘사하고 정감을 토로하고 평가, 의론하는 말을 가리킨다. 화자의 언어는 예술형상부각에 직접 참여할 뿐만아니라 작품속에 각양각색 인물들의 언어를 련계시키면서 유기적정체로 융합시킨다. 화자의 언어가 개성화되여야 함은 물론, 서술언어에서도 화자의 언어풍격이 체현되여야 한다.

   체호브는 “자기를 완전히 회피시켜야 한다. 자기를 소설인물속에 억지로 끼여넣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를 반시간만이라도 물러서게 하는것이 좋다”고 하였는데 작가의 직접적인 개입을 경계하고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어떤 인물이면 어떤 말을 하게 해야 한다. 화자의 언어를 개성화함은 물론, 서술언어에서도 화자의 언어풍격이 체현된다.

    최서해의 소설언어는 강렬한 주정토로가 특징적이고 정확성, 생동성, 명료성을 개성특질로 하면서 함경도방언을 그대로 살려썼기에 인물의 개성도 잘 살려지고있다. 리기영의 소설언어는 평이하고 소박하여 구수하며 민족적, 향토적색채가 짙은것이 특색이다.

    인물언어란 작품속에 인물의 외부적언어와 내심의 언어를 말한다. 대화, 독백, 일기, 련서, 내심속의 혼자말 등을 인물언어로 볼수 있다. 그것의 작용은 인물자신의 각도에서 화자가 인물성격을 표현하는데 있다. 인물언어는 독특한 개성특색이 살려져야 하는바 그 인물의 년령, 기질, 신분, 직업, 교양정도, 습관, 등 특징들이 체현되여야 한다.

    고리끼는 인물언어의 개념화문제에 대하여 이렇게 비평한바 있다. “매개 인물은 모두 자기의 생물학상의 의지가 있다. 그들은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람들로서 욕망이 있고 추구가 있으며 꿈이 있고 애호가 있으며 습성이 있다. 자기의 주인공을 강간하는 사회적천성은 그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말을 하게 하고 그들이 근본적으로 해낼수 없는 행동을 하도록 시킨다. 이것은 곧 자기의 재료를 유린하는것이다.”

    인물과 인물사이에 발생하는 화자에 의해 매개되지 않은 순수한 발화를 대화라 한다. 대화는 작중인물의 성격, 기질, 개성 등과 함께 여러 정보를 제공하주며 작가의 설명적인 개입을 차단시키고 사건을 극화, 장면화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실재감, 현실감을 높여준다.

    희곡인물들의 사상감정, 개성특점은 대화 혹은 독백에 의거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물은 자기 언어로써 자기의 가치를 제시해야 하며 자기의 존재를 긍정한다. 극중인물지간의 모순충돌은 극렬한 동작성에서보다 대화속에서 더 질감적으로 현시된다. 인물언어ㅡ대화에서 다음 같은 점에 류의해야 한다.

    첫째, 인물의 전형성이 보다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대화묘사에 탄성과 폭발력, 색채미, 조각성과 질감을 부여해야 할것이다.

    둘째, 대화는 될수록 간결생동해야 하며 뜻이 깊으면서도 명철하고 류창해야 하며 두고두고 음미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대화묘사에서 진부한 표현을 삼가하고 창조적이 되여 신선감이 있어야 한다. 명구라 해도 그대로 옮기면 새로운 멋이 나지 않는다. “매 한마디 대화가 마치 한알의 앵두 혹은 사과알처럼 독특한 제맛이 충만되여있어야 한다.”

    넷째, 대화묘사는 절주감이 있어야 하며 음조가 화해롭게 하여 독자들이 소리내여 읽어도 입에 잘 오르게 해야 한다.

    말은 마음의 메아리이다. 말은 꿰뚫어볼수 없는 인간의 내재세계이므로 미묘한 심리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변하는 그 언어적반응을 실감나게 표달하여야 한다. 대화중에는 드러난 뜻의 대화도 있거니와 잠재사도 있다. ≪햄리트≫에서 햄리트와 그의 어머니간에 오가는 이런 한단락의 대화를 보자.

 햄리트야, 너는 너의 아버님을 대단히 노엽혔다.

어머님은, 어머님은 저의 아버님을 대단히 노엽게 하셨소.

이봐라, 너는 허튼소리로 대답하는구나.

저봐요, 어머님은 악한 소리로 물으시는구만요.

    이 대화에서 한글자씩 바꾸어놓았지만 두사람의 남에게 털어놓을수 없는 복잡한 심리와 정감이 있기에 말하려는 뜻이 완전히 다를수밖에 없는것이다. 얼핏 보기엔 랭랭한 화답인것 같지만 대화의 용량이 극히 크고 내함이 자못 깊으며 간결하고 의미심장하다. 이 대화에서 우리는 모자의 심리상의 격돌을 얼마든지 엿볼수 있다.

    2) 경물언어와 정서언어

   경물언어란 서정류작품에서 경물을 쓰고 사물을 쓰는데 사용하는 언어이다. 그러나 구체적작품에서는 량자를 가려낼수 없다. 서정적작품의 본질이 주정에 있고 정감토로의 방식이 다종다양하기때문이다. 주정언어에는 내심의 독백이 포괄되는데 일종 무성언어로서 인물의 심령의 오묘한 자아발설이기에 적당하고 교묘하게 운용하면 인물의 심리상태를 보는듯이 그려낼수 있어 다시각, 다측면적으로 인물형상을 립체감이 나게 하는 목적에 도달할수 있다.

   현대시대에 들어와서 “상규를 벗어난 언어”라는것도 출현되였는데 이 리론은 작가가 문학창작에서 운용하는 예술언어는 비일상적언어라고 주장한다. 문학은 실용적인 혹은 학술적언어의 운용이 목적이 아니라 언어가 가지고있는 내함의 독특한 공능을 최대한도로 발휘시켜 예술세계를 표현하는데 운용하기에 “비상규언어”라는것이다.

    그들은 문예작품의 심미표준은 바로 예술언어의 “차이성”이라고 주장하였다. 사람들의 일상적언어의 반응은 오직 일종의 피동적이고 소극적인 “상규적반응”일뿐이라는것이다. 예술언어를 비상규적인 언어방식으로 경이로움을 느끼도록 조직할 때 비로소 그것의 심층적함의를 똑똑히 알수 있다고 하였다.

    무릇 어떤 종류의 예술부호이든, 그리고 어떻게 파격적이든 문학언어의 주요공능은 감정과 정보전달에 있다. 문학언어ㅡ예술부호는 실제상에서 자체공능의 변형체인것이다. 문학언어는 지시나 지식의 주입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관을 자극하여 무엇인가 깨우쳐주고 그리하여 보편적인 진실한 감동을 확대시켜 주는 극히 선정되여 구사되는 언어의 정화들이다. 례하여 “국화”라는 단어를 사전식으로 해석하면 객관적인 지식을 그대로 해석하여 전달할뿐이다. 이런 언어를 외연적언어라고 한다. 서정주의 ≪국화옆에서≫라는 시를 보자.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이런 표현에서 언어는 함축적이고 내포적이며 상징적, 암시적이라는것을 터득할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어감에 민감한 독자들은 “밤”이라 하면 단순히 낮의 반대로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그속에 담긴 다의적의미를 련상한다.

   4. 문학언어의 공능풍격

    풍격은 곧 문풍을 의미하는바 실제상 그 사람의 사상풍격과 그것의 작품에서의 표현으로서 특정된 사회환경, 시대의 산물이다. 즉 정치, 경제, 문화의 연혁이 문풍의 변화를 결정한다. 따라서 한 작가의 작품의 풍격, 지방특색의 형성은 환경기분과 취재문제만인것이 아니며 지리학상의 향토개념과의 등호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언어예술가로서의 작가의 풍격 그 자체이다.

   무릇 어떠한 종류의 예술부호이든지 주요공능은 감정정보전달에 있는바 일컬어 예술부호—문학언어는 실제상 자체공능의 최적화된 변형체라 말할수 있다. 문학언어의 공능풍격은 우선 특정된 인문환경속에서의 문화심리의 자연적표출로서 되돌아와 독자들을 감복시키는것을 그 심미가치척도로 삼는다.

    작가들이 대화효익과 표달효과의 최적화의 목적밑에 알심들이여 선정하는 상응한 언어수단 즉 표달방식의 계통질을 문학언어의 공능풍격이라 하는데 곧 문체풍격이다. 문학언어공능풍격에는 언어흐름마당에서 체현되는 모종의 어조와 어투, 그리고 언어의 뜻마당에서 산생되는 암시, 상징 등 요소가 포함된다.

   어조는 작가의 창작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서 그 실질은 분위기 조성 내지는 자기정감표현 형식인바 짙은 주관성을 띠고있고 창작주체의 개성특질이 집중적으로 체현된다. 문학적대화의 전략에서 어조의 기본은 작품에 관통될 작가의 정감기조로서 작가—화자를 개성적으로 만들어줄뿐만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과 정서와 욕망, 또는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문학장치로도 된다.

    뚜르게네브는 “중요한것은 생동하면서도 특수한 작가개인소유의 음조이다. 이런 음조는 다른 사람의 후두에서는 절대 울려나올수 없다.”라고 론술한바있다. 사실상 어조의 기본은 작가의 정감기조이다. 문학적대화의 전략에서 어조는 화자를 개성적으로 만들어 줄뿐만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과 정서와 욕망, 또는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문학장치로 된다.

   예술에서 반복은 죽음이라 한다. 그리하여 고금중외의 작가들은 누구나 늘 쓰는 일반생활어휘로 자기 작품을 구사하는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가능한껏 창조적으로 생신하고 독특하게 언어조합을 하려고 고심참담하게 경영해 왔다.

    조명희의 ≪락동강≫어조는 유유한것 같지만 그 기저에서 무겁고 비장한 강음이 은근히 고패지고있다. 그리고 항쟁을 부른 최서해의 ≪탈출기≫의 문장들은 글줄과 어휘마다에 힘찬 맥박이 느껴지지만 결말은 평온한 그속에 절절한 호소와 비애에 넘친 부르짖음이 메아리치고있다. 작가는 문장에 감정과 박력을 주기 위해 음향가가 높고 강한 음절을 많이 선택하고 거센소리, 된소리의 단어들을 고르며 감정이 진한 어휘들과 본딴말을 길게 쓰고있다. 그는 동시대 소설가들중에서 그 누구보다 짧은 문장을 제일 많이 쓴 작가이기도 하였다.

   어투는 어조와 같이 문학언어공능 풍격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어구들의 횡적련계로 구성되는 언어의 흐름마당에서의 일종의 표현이다. 어조가 객체에 대한 창작주체의 정감평가에서 기원되여 개체성이 생활소재에 대한 표현이라면 어투는 창작대상에 대한 형상적서술로서 생활소재자체가 창작주체에의 반작용이다. 문학언어로 체현되는 스찔은 지역문화의 영향을 벗어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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