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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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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녀사의 운명
2013년 11월 17일 15시 51분  조회:2874  추천:0  작성자: 넉두리


B녀사의 운명

 
소설
 
김희수


 
사람들이 그녀를 B녀사라고 부르는것은 그녀가 시병원의 B형초음파현상계기의 조작일군이기때문이다. B녀사는 B형초음파현상계기앞에 선 임신부들에게 범관마냥 단마디명창으로 “좋아요” 또는 “그저 그래요”하고 딱딱하게 내뱉는다. 속이 조마조마하여 자기의 운명을 기다리던 임신부들은 “좋아요”하는 말을 들으면 “남자애이니 밝은 세상을 보게 하라”는 뜻인줄 알고 기쁨에 겨워 어깨춤을 춘다. 그러나 “그저 그래요”하는 말을 들으면 “녀자애이니 출생금지”라는 뜻인줄 알고 락태한 고양이상이 되여 인공류산하러 산부인과로 달려간다. 얼마나 많은 녀태아들이 B녀사의 “그저 그래요”하는 한마디 말에 밝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무고하게 “살해”됐는지 모른다.
B녀사는 백메터밖의 미인이다. 먼발치에서 보면 몸매가 균형이 잡히고 쪽 빠져서 보는 남자들마다 “와!”하는 소리와 함께 침을 한발씩이나 흘릴 지경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으악”하는 소리와 함께 3년전에 먹었던 떡이 목구멍까지 올라올 지경이다.  여드름투성이 얼굴에 빈대코가 납작하게 붙어있고 감았는지 떴는지 알수 없는 새우눈이 실룩거린다. 게다가 입은 또 이 세상의 물건을 혼자서 다 먹을듯이 짝 벌어진것이 하마입이 신통하다. 그래서인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처녀를 30년이나 묵여두었다. 아까운 처녀를…
그래도 아들을 낳은 집들에서는 B녀사를 구성으로 생각한다. 아들을 보기 위해 조총경리의 안해는 세번이나 녀태아를 떨궈버리느라고 갖은 고생을 다했다. 하지만 마침내 생남하여 소원성취한 그녀는 입이 합박만해졌다. 시립병원 오박사의 며느리도 두번이나 녀태아를 지워버린 덕분에 삼태자를 보게 되여 B녀사를 은인으로 생각하고있다. 아들을 낳은 집들에서 례물꾸러미를 들고올 때마다 B녀사는 어깨를 저절로 으쓱거리군 한다.
그런데 재앙은 눈섭에서 떨어진다고 B녀사는 가엾게도 간암이란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게 되였다.
“암세포가 이미 확산되여 현대의학으로는…”
시병원 오박사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국내외적으로 암연구에서 권위적인 오박사마저 손을 드는것을 본 B녀사는 눈앞이 캄캄해났다.
“오박사님, 절 살려주세요. 전 아직 젊어요. 시집도 못갔는데… 시집이 다 뭔가요. 남자와 키스도 못해봤는데… 오박사님, 제발 절 살려주세요. 저는 오박사의 며느리가 삼태자를 낳도록 해줬잖아요? 제발 절…흑, 흐흑…”
“그거야 그렇잖구. 내 어찌 B녀사의 은혜를 잊을수 있겠소. 한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
한가지 방법이 있다는 말에 B녀사는 귀가 번쩍 뜨이면서 “이젠 살았구나”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떤 방법인데요? 제가 살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지 다 하겠어요!”
오박사는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말했다.
“지금 B녀사를 랭동해두었다가 의학이 발전한 30년후에 가서 다시 수술하는것이요!”
오박사의 말에 B녀사는 흥분되여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무렇게나 살고 볼 판이였다.
“그런데…”
오박사는 미안한 눈길로 B녀사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산 사람을 30년동안이나 랭동하려면 거액의 자금이 수요됩니다.”
B녀사는 천당으로 오르다가 다시 지옥에 떨어지는 기분이였다. 그때 하늘에서 들려오는듯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금은 제가 대드리겠으니 오박사님께서 마음놓고 B녀사를 랭동해주십시오!”
그 목소리의 임자는 조총경리였다. B녀사는 너무도 기뻐서 조총경리의 손을 꼭 잡았다.
“조총경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B녀사께서 저의 대를 잇게 해주었는데 어찌 이만한 일도 못해드리겠습니까? B녀사께서 30년후에 수술에 성공하여 다시 소생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리하여 B녀사는 동태처럼 랭동되여 병원의 랭동실에 보관되였다.…
…B녀사는 달콤한 잠에서 깨여난듯 눈을 떴다. 오박사와 몇몇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있는것을 본 B녀사는 이상하여 물었다.
“오박사님, 왜 절 랭동시킨다고 하구선 잠을 자게 내버려뒀어요? 그래 절 죽게 할 작정인가요?”
“하하하, B녀사, 당신은 이미 30년동안이나 잠을 잤습니다. 지금 수술에 성공하여 당신의 암증은 완치되였고 당신은 30년전의 청춘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럼 제가 한잠을 자고난 사이에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단 말입니까? 그래 제가 지금도 여전히 서른살이란 말입니까? 그런데 오박사님이랑 조경리님이랑은 왜서 그냥 그 년세대로 있어요?”
“하하하…오해입니다. 저는 오박사가 아니라 오박사의 아들이고 이분은 그때 B녀사의 덕분에 태여난 조경리의 아들이지요.”
그러자 이번에는 조경리의 아들이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이분은 오박사의 아드님이시고 병원의 원장님이신데 이번에 B녀사의 수술을 책임졌습니다. 저는 조경리의 아들인데 텔레비죤방송국의 기자이지요. 오늘 B녀사의 재생장면을 찍어서 보도할 책임을 지고왔습니다.”
조기자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더듬거렸다.
“B녀사께서 처…처녀란 말을 들어오신지 오…오랩니다. 지금은 처…처녀 하나 보기가 실로 조련찮습니다. 저…전 가장 절절한 마음으로 B… B녀사께…청…청혼하는바입니다!”
“아니, 제가 어떻게 조기자같은분과 다…”
난생 처음, 그것도 미남자한테서 청혼을 받아보는 B녀사는 얼굴이 단통 익은 도마도처럼 새빨개졌다. 동시에 가슴도 세차게 쿵쿵 뛰였다. 30년만에, 아니 60년만에 처음으로 그렇게 뛰여보는 로처녀의 가슴이였다.
그때 오원장도 두손을 모아쥐고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존경하는 B녀사, 저도 저의 삼태자아들을 대표하여 녀사께 정중히 청혼합니다. 저의 세 아들의 안해가 되여주십시오!”
오원장의 생뚱같은 말에 B녀사의 눈이 튀여나올듯이 커다래졌다. B녀사는 홱 돌아누우면서 화약같은 분노를 터뜨렸다.
“당신들이 사람을 깔보아도 분수가 있지 어찌 이토록 모욕하는가요?”
“우린 B녀사를 모욕한적이 없는데요.”
“세 남자가 어떻게 한 녀자한테 장가를 들수 있어요? 전 못생겨도 자존심은 있어요. 흑, 흐흑…”
“우리가 어찌 B녀사를 업신여기고 모욕할수 있겠습니까? 금은보화보다도 더 귀중한 B녀사님을 말입니다. 제발 저의 세 아들을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장가못간 친척친구 다섯을 녀사께 더 소개해드릴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저도 장가못간 친척친구 다섯을 더 소개해드립니다!”
B녀사는 너무도 기가막혀 버럭 소리질렀다.
“당신들은 미치지 않았어요? 제가 그래 더러운 기생년인줄 아세요?!”
B녀사가 화를 내자 오원장이 조용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B녀사께서는 30년전의 사람이니 지금의 사정을 모르고 화를 낼겁니다. 지금 남녀비례가 현저하게 차이가 있어 장가못간 총각들이 기수부지입니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새혼인법을 내와 일처다부제를 실시하고있습니다. 한 녀성이 최저로 15명의 남편을 맞아야 한다고 규정을 지었습니다.”
조기자가 동을 달았다.
“하지만 사실은 한 녀성이 100명의 남편을 거느려도 로총각들의 혼인문제를 제대로 해결할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럴 때 로처녀인 B녀사께서 이 세상에 새로 오셨으니 어지 우리 로총각들의 복음이 아니라 할수 있겠습니까?”
“아이구머니! 이게 무슨 세상이란 말인가? 내가 어떻게 남편을 15명이나 거느린담?”
B녀사는 너무 기가막혀 침대에 머리를 틀어박았다.
그때 갑자기 밖이 소란해지면서 왁작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오원장이 B녀사를 바퀴달린 의자에 앉혀가지고 창밖을 내다보게 했다. 창밖에서는 수만명의 남자들이 시위를 벌리고있었다. B녀사는 이상하여 물었다.
“저 사람들이 왜서 저럽니까?”
“로총각들이 소식을 듣고 B녀사께 청혼하러 달려온것이 틀림없습니다.”
조기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이, 이걸 어쩌면 좋아요?”
“될수만 있으면 저 사람들의 청혼을 꼭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물러가지 않을것입니다!”
조기자의 말에 이어 오원장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번에도 지난번에 살려낸 30년전의 그 젊은 과부처럼 혼인을 정해야 할것입니다. 즉 로동자, 농민, 개체호, 지식인의 비례를 평등하게 배치하고 나이 많은 차례로 순서를 정해야 할것입니다.”
핸드폰으로 계산해보던 조기자가 말했다.
“이번에 B녀사께서는 150명의 로총각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B녀사는 눈앞이 캄캄해나면서 하마트면 뒤로 나자빠질번 했다.
“뭐라구요? 제가 남편을 150명이나 섬겨야 한다구요? 맙시사! 이런 법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이건 방법이 없습니다. 30년전부터 모두 남자애들만 낳는 바람에…”
“그렇습니다. B녀사께서는 현실을 정시하고 150명의 남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원장과 조기자는 B녀사의 두팔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B녀사는 눈물범벅이 되여 발버둥치며 넉두리를 했다.
“하느님, 30년전에 제가 녀태아들에게 ‘출생금지령’을 내렸다고 이런 천벌을 주시는겁니까?”
B녀사는 온몸을 사시나무떨듯 부들부들 떨었다. (199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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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라주
날자:2013-11-21 15:56:56
선생의 글은 독자들의 호감을 자아내는군요."뢰봉의 눈물"이나 "b녀사의 운명"같은 글은 참 좋다고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13514332619에 련락을 해주실수 있겠는지요?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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