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31일 오후 3시 영철이는 이날의 마지막 짐, 아니 20세기의 마지막 짐을 싣고 삼륜차의 페달을 힘겹게 돌리고있었다. 목적지에 거의 다달았을 때 택시차로 먼저 도착한 물건주인이 기다리고있다가 그를 집까지 안내했다.
《이거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짐을 다 부리고 숨을 돌릴 때 주인은 흥정한 가격보다 10원을 더 얹어주었다. 그는 기분이 좋아서 빈차를 몰로 나오다가 길에서 양복차림을 한 두 동료를 만났다. 그들은 영철의 손을 잡아끌었다.
《영철아, 같이 가서 놀자!》
《가긴 어딜 간단 말이냐?》
《녀편네도 없는데 노래방에 가서 아가씨나 안고 20세기 마지막 밤을 멋지게 보내자!》
같은 홀아비인 두 동료가 잡아끌었지만 영철이는 그들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향했다.
5년전 공장이 파산되여 실업을 당하게 되자 영철이는 술과 도박으로 세월을 보내며 타락하기 시작했다. 안해는 참고 기다리다 못해 그와 헤여져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났다. 리혼증을 내지 않았으나 사실상 리혼이나 다름없었다. 그때 사람들은 영철이가 완전히 타락할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안해가 달아나자 영철이는 도리여 정신을 번쩍 차리고 술과 도박을 딱 끊어버렸다. 그리고 부지런히 삼륜차를 몰며 한푼두푼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집이 가까워 오자 영철이는 어쩐지 가슴이 허전했다. 오늘따라 안해가 없는 텅빈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 단란하게 모여 즐기는 20세기 마지막 밤을 내가 어찌 홀로 썰렁한 가마목에서 고독하게 보내야 한단말인가.
하지만 싫은대로 들어가야 했다. 인력거를 마당에 세워놓고 집문을 연 영철이는 깜짝 놀랐다. 자기가 남의 집에 잘못 들어섰나 의심했다. 지저분하고 어지럽던 집안이 깨끗하게 정리되여있는데다가 한 녀인이 술상까지 차례 놓고 반색하여 맞는것이 아니겠는가.
《오셨어요?》
《?…》
방그레 웃으면서 반색하는 녀인은 낯선것 같으면서도 낯익은 녀인이였다. 자나깨나 보고싶던 얼굴, 밤마다 그리던 얼굴이였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당신이 나쁜 버릇을 고치고 새사람이 되였다는 소식을 듣고 전 몹시 기뻤어요. 전 당신곁을 떠날 때 20세기 마지막 날에 중대한 결정을 내리리라고 마음먹었어요. 이날까지 당신이 악습을 고치지 못하면 리혼할것이고 새사람이 된다면 당신곁으로 다시 돌아오리라고 그렇게 작정하고 얼마전에 귀국하자마자 당신의 소식부터 수소문했어요. 어때요? 제가 당신곁으로 돌아오는것을 환영하나요?》
《환영하구말구! 환영하구말구!》
영철이는 너무도 기뻐 안해의 손을 꼭 잡아쥐였다.
《난 당신이 꼭 돌아올것만 같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소. 드디여 이날이 왔구만! 당신이 떠난후에야 나는 내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 되였소. 이제부터 난 당신이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뜨거운 사랑으로 잡아두겠소!》
《이제부터 우리 다시는 리별하지 말고 저 하늘끝까지 함께 갑시다!》
20세기 마지막 밤은 각일각 깊어간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된 그들은 새 사랑과 새 희망이 솟짓하는 새천년의 문턱을 향해 한발작 한발작 다가서고있었다…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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