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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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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행동
2013년 12월 14일 15시 11분  조회:2795  추천:0  작성자: 넉두리


보복행동/콩트이야기

 
김희수
 
 
여보게, 친구! 자넨 나를 그지없이 순진하고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고 믿고있겠지?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야. 사실 나는 악한 사람이구 나쁜 사람이라구. 요즘 난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먹고있으니말이네. 무슨 롱담인가구? 자넨 물론 내가 진짜로 살인했다고 해도 “저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법정에 증인으로 나설만큼 나를 믿고있으니깐 롱담으로 생각하겠지만 난 정말로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먹은거네.
여보게, 내가 왜 살인할 마음을 먹었으며 도대체 누구를 죽이려고 하는지 궁금하겠지? 하자만 내가 살인하려는건 악인 이등박문을 쏜 안중근의사처럼 의로운 거사도 아니고 호인 링컨을 암살한 자객처럼 테로행동도 아니네. 나는 염파석을 죽인 송강처럼 한낱 평범한 녀자를 죽이려고 한거네. 바로 지금 내앞에 있는 이 녀자를 말이네. 이 녀자는 내 안해가 아닌가구? 아니네. 이 녀자는 내 안해가 아니라 내 안해였던 녀자네.
내가 이 녀자를 안해로 맞은것은 이 녀자의 마음이 비단같이 고왔기때문이네. 그런데 이 녀자가 야누스 같은 두개의 얼굴을 가진 녀자인줄은 정말 몰랐네.
어느날 갑자기—아니, 사실은 오래전부터 획책하고있은 그 음모를 내가 모르고있었을뿐이네. 이 녀자는 나를 차버리고 외간사내를 따라 멀리 도망가버렸네. 이 녀자가 단지 남편인 내가 싫어서 다른 사내를 따라간것이라면 나는 이 녀자를 죽여버릴 마음까지 먹지 않았을거네. 용서할수 없는것은 이 녀자가 거금(내가 한국에 가서 3년동안 피땀으로 벌어온 돈)을 몽땅 털어가지고 도망간것이네. 아무리 순진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만하면 살인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수 있겠나?
나는 칼을 찾아들었네. 그런데 칼앞에서도 이 독한 녀자는 낯색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서있었네. 회개의 뜻이 전혀없는 이 녀자의 태도는 내 분노를 더욱 야기시켰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 내여 이 녀자의 심장에 복수의 칼을 꽂았네!
영국의 저명한 심리학박사 디죨은 세상에서 상상강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네. 말하자면 상상으로 녀성의 옷을 벗겨보지 않은 남자는 없고 상상으로 남성을 침상으로 끌어들이지 않은 녀성은 없다는 뜻이네. 상상살인도 마찬가지라고 했네. 이 세상사람치고 상상으로 사람을 죽여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거네.
여보게, 이쯤하면 자네도 뭔가 깨달았겠지? 그렇네. 난 방금 상상살인을 한거네. 난 내 안해였던 녀자의 사진에 칼을 꽂은거였네. 비록 상상살인이라지만 나는 복수의 쾌감을 느꼈네. 난 이것으로 보복행동을 그치겠네. 안해야 다시 얻으면 되고 돈도 다시 벌면 되는게 아니겠나?
여보게, 자네도 상상살인을 해본 경험이 있겠지? 상상살인을 하는건 나쁘지 않지만 절대 행동에 옮기지 말라구. 행동에 옮기면 범죄가 된다구. 그러나 지금 나 같은 경우에 상상살인이 얼마나 나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구.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녀자가 아무리 나쁜 녀자라고 해도 그녀의 가슴에 칼을 박아 새빨간 피를 보려는 마음은 없네. 내가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녀자를 죽이고 나도 따라서 살인범이란 악명을 쓰고 사형당해야 할 가치가 없다는것을 깨달았기때문이네.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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